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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7화 나를 위해

설영준은 사전에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았지만 하지현을 나락으로 내모는 과정에 처음부터 끝까지 참여한 건 사실이었다.

하지현의 신임을 두둑이 받던 사람은 사실 그 사건이 터지고 나서 서서히 그를 멀리하기 시작했다.

비록 겉으로는 평소와 별반 다를 바 없으나 등만 돌리면 다른 사람에게 하지현과 일하기 싫다고 불평불만을 늘어놓았다.

소문이 어찌저찌 설영준의 귀까지 흘러 들어가 상대방을 먼저 찾아가게 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결국 두 사람은 같은 편에 서기로 했다.

하지현은 돈을 좋아하고 재산을 불리기에 급급한지라 설영준은 우선 높이 추켜세우고 어깨에 힘이 들어가게 한 다음 철저하게 짓밟을 계획이었다.

그리고 돈을 넣은 지 일주일 만에 투자금은 무려 세 배로 불어났다.

재벌 2세 유은정과 연애하는 동안 그녀의 관계를 빌려 안목이 꽤 높아졌다고 자부했으나 단기간에 이렇게 많은 수익을 끌어올린 건 솔직히 처음이었다.

마치 올인해서 잭폿을 터뜨린 듯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어깨가 저절로 펴졌다. 눈 깜짝할 사이에 벼락부자가 된 느낌은 적응이 안 될 정도였다.

그러나 정말 정말 행복했다.

이 정도 재산이라면 더는 국내 상류층 사교계에서 눈총을 받을 필요가 없으며, 해외로 도피해 병을 치료하면서 호의호식하기 충분했다.

꿈틀거리는 욕망이 전신으로 퍼져나갔고, 지금이야말로 운을 바꿀 수 있는 적기라고 생각했다.

사람은 때로 벼랑 끝에 다다를수록 신에게 의지하는 경향이 컸다.

결국 침대 앞에서 무릎 꿇고 밤하늘의 달을 향해 세 번 절을 하며 온갖 신에게 이번만큼은 무사히 넘겨달라고 간절히 기도까지 했다.

현재의 그는 귀신에 홀린 게 분명했다.

그리고 정산받은 후 또다시 투자에 뛰어들어 남은 재산의 3/2를 올인했다.

3일 뒤, 투자금이 두 배로 뛰었다는 소식이 들려왔고 이를 접하자마자 하지현은 다리가 풀릴 뻔했다.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가정환경이 넉넉지 않았기에 밑바닥부터 힘겹게 기어 올라온 사람으로서 돈의 매력에 대해 너무나도 잘 알았다.

그에게 방탕한 생활보다 금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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