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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화 파트너에 대한 미련

사실 지금에 와서 돌이켜봐도 크게 화가 나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하지현도 애를 꽤 먹었기에 엄연히 따지면 쌍방 폭력인 셈이다.

송재이가 다른 생각에 빠진 찰나 유은정이 문득 화제를 돌리며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재이야, 물론 설 대표님이 너한테 마음이 있어서 그러는 거겠지만 상대방이 먼저 헤어지자고 하지 않는 이상 나중에 네가 먼저 실수라도 한다면 워낙 가차 없는 성격이라 오히려 본인 걱정을 더 해야 할 것 같은데?”

어쨌거나 무자비한 수단과 한 치의 속마음도 알기 힘든 남자를 매일같이 마주해야 한다는 자체만으로 마음이 조마조마하기 마련이다.

송재이는 묵묵히 고개를 숙이고 한참이 지나서야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 이미 헤어졌어.”

“뭐?”

유은정이 깜짝 놀라며 한참 뒤에야 물었다.

“왜?”

지금까지 수다를 떨다가 그제야 설영준과 헤어진 일을 얘기하다니? 송재이의 인내심에 혀를 내두르는 순간이었다.

결국 쏟아지는 질문 공세에 못 이겨 결국은 오서희가 찾아왔다고 얘기해 주었다.

처음에는 진지한 표정으로 듣고 있던 유은정도 얼굴이 점점 일그러지더니 점차 똥 씹은 듯 떨떠름했다.

“설 대표 그렇게 안 봤는데 일 처리가 아주 형편없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아직도 첫사랑 대타를 운운하고 있지?”

유은정은 멈칫하더니 무언가를 떠올린 듯 다시 말을 이어갔다.

“근데 사실 맞아? 그 아줌마가 너희 둘을 헤어지게 하려고 일부러 지어낸 건 아닐까?”

송재이는 차라리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윤찬 씨한테 물어봤어. 심지어 윤찬 씨도 내가 정아현이라는 여자와 눈이 똑 닮았대.”

오서희는 거짓말할 가능성이 크지만 박윤찬의 됨됨이는 믿고 있는 송재이였다.

당시 그보다 더 실감 나는 반응은 없었을 테니까.

“헤어지자고 했더니 알겠대?”

유은정이 다시 물었다.

송재이는 입술을 꾹 다문 채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생각해보면 애초에 그 사람은 내 몸에만 관심이 있었을 뿐이고, 설령 날 좋아하는 건 아닌지 싶어도 고작 여자를 꼬시는 수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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