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송재이는 기품 있고 우아한 스타일의 옷을 즐겨 입었지만 이렇게 꽁꽁 싸매고 다니지는 않았다.어젯밤 그의 악행이 아직도 생생해서 지금은 그를 보고 싶지도 않았다.“오늘 밤에는 장하 별장으로 돌아가!” 그녀는 말하며 그의 맞은편에 앉아 작은 만두를 하나 집었다.“좋아, 너도 같이 가자.” 그가 말했다.“난 안 갈 거야.”“그럼 내가 다시 여기 올게.” 그가 또 말했다.“설영준!” 송재이는 참지 못하고 젓가락을 탁 놓았다.이른 아침부터 그에게 화가 나다니, 그는 정말 능청맞았다!“내 이름이 맞는데, 무슨 일이라도 있나?” 설영준은 눈꺼풀을 살짝 들어 올리며 그렇게 무심하게 말했다.“네가 나를 의심한다면 나도 묻겠어. 그날 밤 네 전화를 받은 여자는 누구야?” 그녀는 당당하게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술자리의 여자야. 그녀는 내가 앉자마자 나를 유혹하기 시작했어.” 그는 솔직하게 대답했다.솔직하다기보다는 자신만만하게 자랑하는 것 같아서 그녀는 화가 났다. 그는 일부러 도발하는 것 같았다.송재이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설영준, 너 정말 더러워!”“내가 더럽다고? 너는 매일 다른 남자에게 꼬리 치면서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그런 말을 해? 언젠가 내가 정말 다른 여자와 잤다 해도, 너의 정신적 바람이 먼저였으니 따질 자격 없어!”그는 원래 화를 내지 않으려고 했지만 이 순간에는 참지 못하고 약간의 화를 담아 말했다.송재이는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설영준을 바라보며 그가 “정신적 바람”이라는 글자를 어떻게 말할 수 있는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쳐다보았다.그리고 그녀는 언제 매일 다른 남자에게 꼬리를 쳤던가? 언제 그런 적이 있었던가?하지만 그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마치 그녀의 “범행”을 세세히 열거하는 것을 귀찮아하는 것처럼 보였다.어쨌든 아침부터 그녀는 그에게 기분이 상했다.......오후.그녀가 아직 근무 중일 때, 오랜만에 문예슬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그녀는 문예슬의 소식을 들은 지 한참이 지났다.한
“도대체 무슨 일인데 이렇게 신비롭게 굴어?” 송재이는 짜증이 났지만 문예슬을 거스를 수 없었다.그래서 저녁에 약속 장소에 갔다.룸에 도착했을 때, 문예슬뿐만 아니라 방현수도 있었다.그녀가 놀란 것은 방현수가 있다는 것뿐만 아니라 방현수와 문예슬이 언제 친해졌는지 였다.기억이 맞다면, 지난번 바에서 그 둘은 처음 만난 사이였다.그녀가 들어섰을 때 방현수는 안색이 좋지 않아 보였고 정확히 말하면 매우 우울해 보였으며 옆으로 고개를 돌린 채 문예슬의 말을 듣고 있었다.문예슬 역시 매우 심각한 표정으로 뭔가를 논의하고 있었다.그들은 송재이를 보자 방현수가 먼저 일어나서 인사를 건넸다.송재이는 문예슬을 향해 보았지만 예의상 고개를 끄덕였을 뿐, 담담한 표정이었다.문예슬은 송재이의 냉담함을 느끼고 약간 당황한 듯이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웨이터가 들어와 주문을 받은 후 송재이는 말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세요?”방현수는 입술을 꾹 다물고 먼저 입을 열었다. “송 선생님, 저는 강등되었습니다. 재무팀 팀장 자리에서 내려왔고, 본사에 머물 수 없게 되었습니다. 다음 주에는 벨기에 지사로 파견될 예정입니다. 알고 지낸 사이로서 작별 인사를 하러 왔습니다.”송재이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천천히 말했다.“그래서... 내가 배웅해줘야 하는 겁니까?”“송재이, 왜 못 알아듣겠어. 방 팀장님이 갑자기 강등되고 국내에서 멀리 보내지게 된 건 누군가를 화나게 했기 때문이야. 그가 누구를 화나게 했는지는...” 문예슬이 갑자기 말을 끊고 방현수를 동정하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방현수는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송 선생님, 저는 국내에 돌봐야 할 어머니가 계십니다. 정말로 그렇게 먼 곳으로 가고 싶지 않습니다. 제발 제발 한 번만 설영준 대표님께 말씀해주시면 안 될까요?”마지막 문장은 거의 간절한 어조로 말했다.송재이는 가슴이 철렁했다.그녀는 이제야 그들이 자신을 만나자고 한 이유를 깨달았다.그녀는 약간 찡그리며 물었다. “당신 말은, 이번 인사 이동
“방 팀장님, 당신이 송재이를 좋아하지만 설영준 때문에 한 번도 표현하지 않았죠? 설영준이 뭔가 눈치 챈 건 아닐까요? 워낙 똑똑하니까요...”문예슬은 방현수가 계속해서 말하지 않자 초조해져서 방현수에게 고개를 돌려 작게 속삭였다.그러나 그녀가 작은 목소리로 말한 것이 송재이의 귀에 다 들어왔다.“뭐라고? 누구를 좋아한다고?”송재이는 매우 혼란스러웠다.방현수는 테이블 아래에서 주먹을 꽉 쥐고는 입을 열었다. “네, 아마 설영준이 저를 그렇게 대하는 건... 제가 송재이 선생님을 아주 좋아하기 때문일 거예요. 우리는 절대 가능성이 없다는 걸 알지만 그래서 애초에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어요. 정말이에요. 설영준이 뭔가 오해한 거라면 제가 설명할 수 있어요...”이 말을 마치고 방현수는 고개를 숙였다.지금 자신의 모습이 너무 비참하게 느껴졌다.눈앞에는 자신이 아주 좋아하는 여자가 앉아 있는데 감히 다가가지도 못하고 관계를 분명히 해야 했다.그녀를 집까지 바래다주었을 때의 마음이 떠오르자 더욱 자신이 무능하다고 생각했다.주현아가 자신을 호텔로 유인했을 때는 아직 송재이를 지금처럼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기회를 놓쳤어도 그저 담담히 실망했을 뿐 후회하지는 않았다.하지만 지금은 달랐다.일과 사랑 사이에서, 그는 처음으로 그 둘이 똑같이 중요하다고 느꼈다.단지 송재이가 자신을 좋아하지 않아서 일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그가 선택한 일마저도 좋아하는 여자에게 부탁해달라고 해야 했다.이렇게 생각하니 눈물이 날 것 같았다.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 그의 표정은 송재이를 깜짝 놀라게 했다.설마 울려고 하는 건 아니겠지?“방 선생님, 전혀 몰랐어요... 하지만 이 일이 정말 설영준이 한 건지 확실하지 않아요. 제가 그에게 전화해 볼까요?”송재이는 방현수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아직 완전히 받아들이지 못했다.하지만 지금 그의 눈이 빨개지고 매우 슬프고 억울해 보이는 모습에 마음이 약해졌다.그녀는 일이 방현수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
주로 지금 송재이도 설영준에게 화가 나 있었다.어젯밤 그가 자신을 어떻게 말했는지, 그녀는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오늘 아침에도 그가 전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느꼈다.여러 번 쌓인 불만이 한꺼번에 터져 나왔고 지금 방현수의 일까지 더해지니, 그녀는 더더욱 설영준에게 화가 났다.“내가 왜 그렇게 했는지, 네가 모르겠어?” 설영준의 말투는 차가웠고 듣는 사람마저 오싹하게 만들었다.“방현수는 아무 짓도 안 했어!” 송재이가 소리쳤다.“네가 그가 너에게 무슨 짓을 하길 바라는 거야?”“설영준, 너 또 의심하는 거지?”“내가 그를 국내에서 쫓아냈더니 네가 속상한 거야?”“난...”“그럼 다른 남자가 떠나려 하니까 네가 왜 이렇게 흥분하는 건데?”“난...”“이미 나랑 함께 하기로 했으면 선을 지켜. 네가 밖의 남자를 위해 전화로 남편에게 따질 때는 집 열쇠를 꺼내서 네가 어떤 신분인지 상기해!”“내가, 내가 무슨 신분인데?”송재이는 설영준과 싸우면 도저히 이길 수 없었다.게다가 지금 그녀는 두 사람이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상황에서 설영준은 전화 저편에서 전혀 체면을 세워주지 않았다.“선을 지켜” 구시대적인 말까지 해댔다!그녀의 얼굴은 빨갛게 변했다가 하얗게 변했다.설영준은 저편에서 차갑게 웃는 것 같았다.그녀가 다시 말을 꺼내기도 전에 그는 툭 전화를 끊었다.송재이는 거의 울먹일 지경이었다!맞은편에 앉아 있는 문예슬의 얼굴도 좋지 않았다.그녀는 원래 두 사람이 싸우는 것을 보고 기뻐해야 했다.설영준이 송재이에게는 모질게 굴면서도 그녀를 강하게 소유하려는 욕구를 곳곳에서 드러내고 있었다.밖의 남자는 들개고 그는 그녀의 남자였다.특히 마지막 “선을 지켜라”라는 말에서 송재이는 고리타분한 봉건적 느낌을 받았지만 문예슬은 고대 남편이 바람피운 아내를 질책하는 듯 한 느낌을 받아서 묘한 감정을 느꼈다.보아하니 설영준의 마음속에서 송재이의 위치는 확실히 특별한 것 같다.문예슬은 마음이 매우 불편했다.“송 선생님,
통화 중 두 사람은 모두 화가 나 있었다.송재이는 나중에 그가 “열쇠”에 대해 말한 것 같다고 회상했지만, 당시에는 마음에 두지 않았다.앞쪽 도로가 막혔다.그녀는 차 안에 매달려 있는 열쇠를 우연히 보았다.딸랑딸랑 소리가 나는 “영” 자가 새겨진 열쇠고리가 다른 열쇠들과 섞여 있었다.그녀의 마음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그래서 아까 그가 말한 그녀의 현재 신분이란, 아마도 지금 그녀는 그의 여자친구이므로 다른 남자를 위해 그와 싸울 이유가 없다는 뜻이었을 것이다.하지만 그녀도 그럴 생각은 없었다. 그가 너무 지나치게 행동했기 때문이다!방현수가 도대체 뭘 잘못했기에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그녀는 손을 뻗어 열쇠고리의 “영” 자를 잡았다.글씨는 안쪽으로 움푹 들어가 있었고 그녀는 그 윤곽을 느낄 수 있었으며 그녀의 손가락 끝을 세밀하게 긁었다.아주 미세하게, 그녀의 마음을 긁는 듯했다.집에 돌아온 후, 그녀의 마음속에 있던 그에 대한 원망은 약간 사라진 것 같았다.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설영준이 과하게 반응했다고 생각했다.그가 지민건을 무너뜨리고 차근차근 지민건의 파산을 초래한 것은 송재이는 냉담하게 바라보았다.왜냐하면 그녀도 지민건이 악랄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그런 비열한 사람은 마땅히 교훈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하지만 방현수는 달랐다. 그는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 인품이든 일 능력이든, 그는 자신의 힘으로 오늘날의 위치까지 올랐다. 쉽지 않았을 것이다.설영준은 가볍게 사람을 강등시키고 외국으로 보내버렸다. 어떻게 봐도 그의 행동은 너무 지나치다.그날 밤, 설영준은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전화로 싸웠기 때문에 송재이는 그가 일찍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짐작했다.하지만 샤워를 하면서 열쇠고리의 “영”자를 생각하니 다시 마음이 간질간질했다.원래 그것은 그녀가 그에게 주려고 했던 것이지만 그는 받지 않았고 대신 그녀에게 돈을 송금하면서 자신이 없을 때 “영”자가 그녀와 함께할 것이라는 뜻이었다.이런 사랑에 빠진 풋풋한 연인들만이
설영준의 눈에는 송재이가 일부러 분위기를 망가뜨리려고 하필 이 타이밍에 방현수 얘기를 꺼낸 것으로 보였다.설영준은 흥이 확 깨져 송재이를 놓아주고는 비웃었다.“넌 역시 세 마디 할 때마다 방현수 씨 얘기를 빼놓지 않네.”송재이는 눈을 내리깔고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그러나 설영준의 눈에는 송재이가 방현수 때문에 속상해하는 것처럼 보였다.이에 화가 난 설영준은 마음이 더 답답했다.그는 송재이의 몸을 획 돌려서 그녀와 얼굴을 마주했다.“당신 오늘 방현수 씨와 함께 밥 먹었어? 밥 먹으면서 무슨 얘기 했어?”“현수 씨랑 단둘이 먹은 게 아니라 예슬이도 있었어.”송재이는 강조했다.“뭐가 달라?”설영준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말 돌리지 말고 내가 묻는 말에 대답해 봐. 그 사람이랑 무슨 얘기를 했어?”송재이의 머릿속에는 방현수가 자신한테 고백할 때 했던 말들이 스쳐 지나갔다. 그러나 방현수도 말했다시피 그는 단 한 번도 송재이와 어떻게 해보고 싶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고 그저 일방적으로 좋아하고 짝사랑하는 것이 전부였다.송재이는 사람의 감정은 때때로 통제할 수 없는 것으로 생각했다.누군가를 좋아하고 누군가를 싫어하는 것은 이성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며, 방현수가 자기감정을 마음속에 묻어두고 누구한테도 해를 끼치지 않았으니 이런 벌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송재이는 생각했다.“당신이 민건이를 건드릴 때, 난 당신을 말리지 않았어. 하지만 현수 씨는...”“방현수 씨는 다르다?”“현수 씨는 좋은 사람이에요.”송재이가 말했다.설영준은 시큰둥하게 웃었다.“좋은 사람? 송 선생님, 난 당신의 사람 보는 눈에 좀 문제 있다고 생각해. 당신 처음에 문예슬 씨를 보고도 좋은 사람이라고 했었잖아. 근데 실제로 어땠어?”송재이는 멈칫하더니 입술을 깨물었다.“난 지금 당신과 현수 씨에 대해 말하고 있잖아. 여기서 갑자기 왜 예슬이 얘기를 꺼내는 거야?”“문예슬 씨와 방현수 씨가 언제부터 그렇게 친하게 지냈다고 두 사람이 당신과 함께 밥
송재이는 남자가 아니기에 당연히 남자의 생각을 모르고 남자가 성에 대해 얼마나 신경 쓰는지 몰랐다.송재이가 보기에 방현수는 그저 무방하게 짝사랑 중이었고 누구를 해치지도 않았으니, 죽을죄를 지은 건 아니었다.심지어 송재이는 방현수가 사랑하는 상대의 사랑을 얻을 수 없는 모습이 불쌍해 보였다.그러나 현실은 얻을 수 없을수록 남자의 첫사랑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송재이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밤이 깊어지고 인기척이 없을 때, 그녀를 생각하면 온몸이 굳어지는 그런 정도였다.송재이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그녀는 그저 설영준의 마지막 귀띔이 너무 상스럽다고만 생각했다! 그리고 그것 때문에 그녀의 마음속에 트라우마를 남겼다!송재이는 방현수가 자신을 생각하며 음란한 짓을 상상했는지 모르지만, 생각만 해도 속이 역겨웠다!그러나 이런 역겨움은 마침 설영준이 원하던 그림이었다....이튿날 아침 일찍, 송재이는 옷장 앞에 등지고 서서 옷을 갈아입을 때, 옷장에 한동안 놓아두었던 두 개의 가죽 벨트를 꺼내면서 생각난 김에 설영준에게 건넸다.“자, 이것이야말로 내가 당신에게 주는 선물이었어!”설영준은 눈꺼풀을 치켜들고 송재이가 건네주는 쇼핑백을 보며 멈칫하다가 바로 넘겨받았다.“가죽 벨트?”“맞아.”설영준은 눈살을 치켜들며 그윽한 눈빛으로 송재이를 바라보았다.“내가 당신한테 아무것도 선물하지 않는다고 당신은 불만을 늘어놓았었지?”송재이가 말했다.“사실이잖아?”“그럼, 지금 줬으니까, 앞으로 이 일로 내게 투덜대지 마.”송재이는 덧붙여 말했다.이 말을 할 때 송재이는 한편으로 자기 옷의 단추를 매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마치 설영준과 이것저것 잡담을 나누는 것 같았다.설영준은 손을 뻗어 송재이를 확 잡아당겨 그녀더러 자신을 마주 보게 했다.“뭐 하는 거야?”송재이는 사슴 같은 눈을 치켜들면서 촉촉한 눈빛으로 설영준을 바라보았다.설영준은 입꼬리를 올리면서 웃더니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추고 말했다.“당신이 직접 갈아줘.”송재이는 입술을
아침밥을 먹을 때, 송재이는 마치 큰 억울함을 당한 것처럼 줄곧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송재이는 진심으로 너무 섭섭했다. 이 선물은 그녀가 서유리와 같이 쇼핑할 때 정성스럽게 고른 선물인 데다가 설영준에 대한 송재이의 마음이 가득 담긴 선물이기도 했다.그런데 설영준은 그녀의 마음을 알아주기는커녕 도리어 그녀를 한바탕 혼냈다.이렇게 생각하자 젓가락을 쥐고 있던 송재이의 손은 부들부들 떨렸다.그러고는 눈물을 펑펑 흘리기 시작했다.그녀의 눈물은 줄이 끊긴 구슬처럼 걷잡을 수 없이 밥상 위에 떨어졌다.설영준은 젓가락을 내려놓고 송재이한테 손을 내밀었다.“이리 와.”그러나 송재이는 어린 여자애가 삐진 것처럼 고개를 다른 쪽으로 돌리고는 그를 바라보지 않았다.“울어?”설영준은 송재이를 안아 자신의 다리 위에 올려놓고서 그녀의 얼굴을 돌려 자신과 마주 보게 했다.“난 당신이 준 선물을 계속 차고 있을 거야. 그러나 당신도 그걸 알아야 해. 감정은 사람과 마음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걸.”“내가 안 그렇다는 거야?”‘내 마음이 아직도 부족하다는 건가?’설영준은 대답하지 않고 그저 미소를 지었다. 송재이가 자신한테 신경을 쓰는 셈이었지만 다른 사람을 대할 때도 자기랑 비슷하게 대하는 것 같았다.설영준은 그런 느낌이 너무 싫었다.설영준은 자신이 마치 송재이가 어장에서 기르는 물고기같이 느껴졌다. 같이 있을 때, 그녀는 고분고분 말을 잘 듣지만 일단 그의 시야를 벗어나면 그녀는 전혀 얌전히 있지 않았다.설영준은 송재이가 방현수 때문에 자신한테 사정하는 것도 싫고, 송재이가 박윤찬과 무심코 같은 책을 보는 케미도 싫었다. 그리고 그는 송재이가 박윤찬과 사적으로 만나서 밥 먹고 카톡 한 적이 여러 번 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그리고 박윤찬의 엄마 성수연도 송재이를 아주 좋아하는 것 같았다.이 일들이 우연이든 아니든,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어서 만난다고 해도 다 설영준을 짜증나게 했다.한번은 서유리가 실수로 그들이 같이 밥 먹고 있던 사진을 설영준의 핸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