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96화 수백 번 상상했을 건데 믿어 안 믿어?

설영준의 눈에는 송재이가 일부러 분위기를 망가뜨리려고 하필 이 타이밍에 방현수 얘기를 꺼낸 것으로 보였다.

설영준은 흥이 확 깨져 송재이를 놓아주고는 비웃었다.

“넌 역시 세 마디 할 때마다 방현수 씨 얘기를 빼놓지 않네.”

송재이는 눈을 내리깔고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그러나 설영준의 눈에는 송재이가 방현수 때문에 속상해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에 화가 난 설영준은 마음이 더 답답했다.

그는 송재이의 몸을 획 돌려서 그녀와 얼굴을 마주했다.

“당신 오늘 방현수 씨와 함께 밥 먹었어? 밥 먹으면서 무슨 얘기 했어?”

“현수 씨랑 단둘이 먹은 게 아니라 예슬이도 있었어.”

송재이는 강조했다.

“뭐가 달라?”

설영준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말 돌리지 말고 내가 묻는 말에 대답해 봐. 그 사람이랑 무슨 얘기를 했어?”

송재이의 머릿속에는 방현수가 자신한테 고백할 때 했던 말들이 스쳐 지나갔다. 그러나 방현수도 말했다시피 그는 단 한 번도 송재이와 어떻게 해보고 싶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고 그저 일방적으로 좋아하고 짝사랑하는 것이 전부였다.

송재이는 사람의 감정은 때때로 통제할 수 없는 것으로 생각했다.

누군가를 좋아하고 누군가를 싫어하는 것은 이성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며, 방현수가 자기감정을 마음속에 묻어두고 누구한테도 해를 끼치지 않았으니 이런 벌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송재이는 생각했다.

“당신이 민건이를 건드릴 때, 난 당신을 말리지 않았어. 하지만 현수 씨는...”

“방현수 씨는 다르다?”

“현수 씨는 좋은 사람이에요.”

송재이가 말했다.

설영준은 시큰둥하게 웃었다.

“좋은 사람? 송 선생님, 난 당신의 사람 보는 눈에 좀 문제 있다고 생각해. 당신 처음에 문예슬 씨를 보고도 좋은 사람이라고 했었잖아. 근데 실제로 어땠어?”

송재이는 멈칫하더니 입술을 깨물었다.

“난 지금 당신과 현수 씨에 대해 말하고 있잖아. 여기서 갑자기 왜 예슬이 얘기를 꺼내는 거야?”

“문예슬 씨와 방현수 씨가 언제부터 그렇게 친하게 지냈다고 두 사람이 당신과 함께 밥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