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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화 날 묶어두려는 거야?

송재이는 남자가 아니기에 당연히 남자의 생각을 모르고 남자가 성에 대해 얼마나 신경 쓰는지 몰랐다.

송재이가 보기에 방현수는 그저 무방하게 짝사랑 중이었고 누구를 해치지도 않았으니, 죽을죄를 지은 건 아니었다.

심지어 송재이는 방현수가 사랑하는 상대의 사랑을 얻을 수 없는 모습이 불쌍해 보였다.

그러나 현실은 얻을 수 없을수록 남자의 첫사랑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송재이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밤이 깊어지고 인기척이 없을 때, 그녀를 생각하면 온몸이 굳어지는 그런 정도였다.

송재이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녀는 그저 설영준의 마지막 귀띔이 너무 상스럽다고만 생각했다! 그리고 그것 때문에 그녀의 마음속에 트라우마를 남겼다!

송재이는 방현수가 자신을 생각하며 음란한 짓을 상상했는지 모르지만, 생각만 해도 속이 역겨웠다!

그러나 이런 역겨움은 마침 설영준이 원하던 그림이었다.

...

이튿날 아침 일찍, 송재이는 옷장 앞에 등지고 서서 옷을 갈아입을 때, 옷장에 한동안 놓아두었던 두 개의 가죽 벨트를 꺼내면서 생각난 김에 설영준에게 건넸다.

“자, 이것이야말로 내가 당신에게 주는 선물이었어!”

설영준은 눈꺼풀을 치켜들고 송재이가 건네주는 쇼핑백을 보며 멈칫하다가 바로 넘겨받았다.

“가죽 벨트?”

“맞아.”

설영준은 눈살을 치켜들며 그윽한 눈빛으로 송재이를 바라보았다.

“내가 당신한테 아무것도 선물하지 않는다고 당신은 불만을 늘어놓았었지?”

송재이가 말했다.

“사실이잖아?”

“그럼, 지금 줬으니까, 앞으로 이 일로 내게 투덜대지 마.”

송재이는 덧붙여 말했다.

이 말을 할 때 송재이는 한편으로 자기 옷의 단추를 매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마치 설영준과 이것저것 잡담을 나누는 것 같았다.

설영준은 손을 뻗어 송재이를 확 잡아당겨 그녀더러 자신을 마주 보게 했다.

“뭐 하는 거야?”

송재이는 사슴 같은 눈을 치켜들면서 촉촉한 눈빛으로 설영준을 바라보았다.

설영준은 입꼬리를 올리면서 웃더니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추고 말했다.

“당신이 직접 갈아줘.”

송재이는 입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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