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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화 저와 정아현이 많이 닮았나요?

송재이는 설영준에게 이별을 통보한 후 두 사람이 완전히 헤어지지 못하고 그 뒤로 이렇게 많이 엮이게 된 것은 꼭 무슨 이유가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었다.

후에 설영준은 그녀에 대한 태도가 많이 바뀌었다.

공개적 또는 비공개적으로 그녀를 지켜줬고 따뜻한 사소한 일들도 많이 해주었다.

그녀의 오피스텔에서 지내면서 밥도 자주 해주었다.

침대에서도 거칠게, 또는 부드럽게 대해줘서 그녀에게 자기는 그의 유일한 사랑이라는 착각이 생기게 하였다.

이 모든 것으로 인해 송재이는 설영준의 마음속에 자기는 점점 중요한 사람으로 되었다는 느낌이 들게 된 것이다.

어쩌면 설영준은 그녀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어 이런 일들을 함으로써 그녀가 떠나지 못하게 붙잡은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오서희는 사진 한 묶음으로 그녀의 모든 망상을 완전히 깨뜨렸다.

원래 품고 있었지만, 그녀가 조심스레 숨겨왔던 의혹들이 이때 무자비하게 까발렸다.

“영준이가 송 선생을 마음에 뒀다기보단 송 선생의 운이 좋아서 그런 거 같아요. 마침 그가 첫사랑을 잃어서 몇 년 동안 괴로워하고 있었는데 송 선생이 갑자기 나타난 거죠. 지금 그가 송 선생에게 한 것은 마음속에 있는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보상일 뿐이죠.”

오서희는 송재이를 향해 지은 미소에 심지어 동정심이 어려 있다.

오서희는 몸을 앞으로 기울이면서 송재이의 눈을 바라보았다.

“사실 이런 얘기를 일찍 송 선생에게 말했어야 했어요. 근데 저도 여자라 여자는 가끔 자신을 속이는 것을 좋아하는 걸 잘 알고 있죠. 그래서 송 선생이 달콤한 꿈에서 조금이라도 더 오래 있으라고 차마 진실을 말하지 못한 거예요.”

오서희는 정말 이런 선심을 썼을까?

송재이가 보기엔 오선희는 그냥 재밌는 구경거리를 보기 위해서이다.

그녀는 테이블 아래서 주먹을 꽉 쥐었고 부르르 떨 뻔했다.

“영준이는 마음이 한결같다고 할 수 있죠. 몇 년이나 흘렀어도 여전히 첫사랑을 잊지 못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무정하다고도 할 수 있는데, 첫사랑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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