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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2화 대역

솔직히 말해서 당시 설씨 저택에서 송재이는 설영준과 첫만남을 가진 후 며칠 만에 두 사람은 잠자리를 가졌다.

그때 그녀의 어머니는 편찮았고 또 아버지는 친 아버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사실은 그녀에게 큰 충격을 주었지만, 어머니 앞에서 드러낼 수 없었다.

병원비의 부담에다 출생 비밀의 충격에 그녀는 답답해서 한동안 술집에 가서 술을 마셨다. 그러다가 취해서 로비에서 방금 룸에서 나온 설영준과 부딪친 것이다.

평소에 감정을 많이 억제한 사람은 술에 취하면 통제력을 쉽게 잃는다더니 송재이는 평소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송 선생?”

설영준은 조금 놀란 표정이었다. 그렇게 착해 보이고 단정하고 고상해 보이는 여자가 이런 곳에 나타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반쯤 얼큰하게 취한 송재이는 비몽사몽인 상태에서 매혹적인 눈빛을 보냈다.

그리고 웃으면서 그의 목을 끌어안았다. 그의 귓가에 대고 한마디 했다.

“오빠, 날 데리고 가요. 네?”

그녀는 자신의 유혹은 특별한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이 남자는 이런 직설적이고 촌스럽고 저속한 유혹을 많이 받아서 대수로이 여기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걸려들었다.

그래서 그녀는 오랫동안 설영준은 주동적으로 품에 안기는 여자라면 다 받아주는 남자라고 생각했다.

사실 대부분 남자는 그러하지 않은가.

그날 그녀가 아니고 다른 여자라도 몸매와 얼굴이 괜찮고 그에게 그런 말을 했다면 그는 그 여자를 데리고 갔을 것이다.

하룻밤을 지난 후 설영준은 어디서 송재이의 어려운 사정을 들었는지 자발적으로 그녀 어머니의 병원비를 지불해주는 대신에 애인으로 되어달라고 제안했다.

그는 돈을 내고 그녀는 몸을 내준다.

송재이는 이런 거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다.

그녀는 다른 남자가 이런 제안을 하면 받아들이겠는지는 모르겠지만 설영준이기에 그녀는 크게 망설이지 않았다.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 설영준은 미리 결과를 짐작한 듯 얼굴에 지은 미소는 자신감 외에 약간 경멸스러운 듯한 빛이 보였다.

송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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