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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화 무슨 신분으로?

설도영은 지금 집에서 엄청 얌전했다.

지난번에 설도영이 술에 취해서 집에 바래다줄 때 오서희한테 딱 걸렸다.

'어린 나이에 주색에 빠져 방탕한 생활을 한다니, 정말 대단하다!'

그러나 오서희도 체면을 중시하는 사람이라 남들 앞에서 아들을 꾸중한 적이 없었지만, 집 문을 닫으면 설도영은 좋게 빠져나갈 수 없었다.

그 당시 설영준은 설도영을 위해 사정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난생처음으로 오서희와 같은 편에 섰다.

설도영도 스스로 찔리는 게 있어서 그날부터 매일 열심히 등교하고 하교하면서 사고를 치지 않았다.

최근 학교에서 학부모회가 열리는데, 오서희는 귀부인으로서 상류층의 공개 행사나 부잣집 사모님들의 사적인 모임에만 참석하면 했지 이렇게 서민적인 일은 다 설영준에게 떠맡겼었다.

평소에 설영준은 다 참석했지만, 올해는 거절했다.

"송 선생님, 우리 형이 선생님더러 저의 학부모회에 참석하래요."

설도영이 그쪽에서 말했다.

송재이는 어리둥절했다.

"나?"

설도영은 국제 사립학교에 다니고 그의 주변에 있는 친구들도 같은 무리의 사람들이었다. 즉 부모들은 부자거나 지위가 높으신 분들이었다.

설영준은 일단 송재이가 이 학부모회에 참석한다면, 이는 그녀와 설영준의 관계를 대중 앞에 까밝히는 것과 같다는 것을 모를 리가 없었다.

설영준은 높은 자리에 있어서 아무런 압박도 받지 않을 테지만 송재이는 손찌검을 받게 될 것이다.

송재이는 동의하지도, 거절하지도 않은 채 설도영과의 전화를 끊고 설영준한테 전화를 걸었다.

"무슨 뜻이야?"

송재이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나 요즘 바빠서 학부모회 참석할 시간이 없어. 당신 그래도 도영이 피아노 선생님도 했었고 지금은 또 나와 그렇고 그런 관계인데 한번 도와주는 게 어려워?"

그런 관계...

설영준의 스스럼없는 네 글자가 오히려 썸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설영준의 말소리는 빨랐고 전화로 그쪽에서 분주한 타자 소리와 옆사람의 작은 말소리가 자꾸 들리는 게 정말 많이 바빠 보였다.

"근데 이건 학부모회잖아..."

송재이가 말했다.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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