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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8화 암묵적인 동의

설영준이 간 후, 박윤찬은 혼자 사무실에 앉아 있었다.

그는 먼저 최근에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사건의 파일을 보고 나서 다시 책상 위에 있는 시계 박스에 시선을 돌렸다.

그는 조금 전 했던 말들이 설영준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킨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시계를 봤을 때 설영준의 반응은 아무리 숨기려고 해도 이상함이 느낄 수 있었다.

누가 봐도 질투였다.

누가 그의 질투를 불러일으켰는지는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이 시계는 이틀 전, 즉 그의 생일 전날 봄 송재이가 운전하며 그의 법률 사무소를 지날 때 건네준 것이었다. 송재이는 서유리가 보낸 선물이라고 했다.

“유리 씨가 윤찬 씨에게 주는 생일 선물이에요. 유리 씨가 직접 전하기 쑥스럽다고 해서 제가 대신 전해드립니다. 유리 씨는 윤찬 씨 좋아하는 것 같아요. 윤찬 씨도 마음 있으시면 데이트 신청하고 싫으면 너무 깊게 빠지지 않도록 가능한 한 빨리 대답해 주세요.”

그날, 송재이는 최대한 자연스럽게 행동하려고 했지만 감정적인 일에 낀 적이 없어서 여전히 조금 어색한 모습이었다.

시계를 건네받은 박윤찬은 상당히 난처한 표정이었다. 그는 단 한 번도 서유리가 그에게 이성적인 마음을 품을 줄 몰랐다.

박윤찬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알겠습니다. 제가 직접 얘기할게요.”

‘윤찬 씨의 반응을 보니, 유리 씨를 거절한 건가?’

“윤찬 씨... 더 생각해 보지 않아도 괜찮겠어요? 두 분 모두 싱글이시잖아요.”

송재이가 서유리 대신 아쉬움을 표했다.

박윤찬이 허탈하게 웃었다.

박윤찬은 웃을 때 예뻤다. 웃지 않는다면 올곧고 매서운 분위기가 풍겼지만, 웃을 때는 봄바람이 부는 듯 따듯한 모습이었다.

“둘 다 싱글이라고 해서 꼭 연애해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

박윤찬은 침착하게 대답했다.

송재이의 말문이 막혔다.

하지만 연애도 어디까지 개인의 자유였다. 그녀가 고개르 끄덕였다.

“알겠어요. 유리 씨도 남자에게 먼저 대시하는 건 처음이니 조금 더 온화하게 거절해주세요.”

송재이는 에둘러 서유리의 마음을 상하게 하지 말라고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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