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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0화

싸우고 있던 지석훈과 소년도 입을 다물고 고한빈을 바라보았다.

고한빈은 지금 고개를 떨구고 눈꺼풀을 내리깔고 있어 그 어떠한 감정도 보이지 않았다.

그는 한참 동안 침묵하더니 마침내 얇은 입술을 벌리기 시작했다.

모든 것을 받아들인 듯한 모습으로 천천히 대답했다.

“네, 제가 먼저 손을 썼습니다. 하지만 저 또한 핍박으로 어쩔 수 없었습니다.”

도씨 가문 가주는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누가 널 핍박했다는 말이냐?”

“가주께서 강유리를 가장 아끼시는 건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우린 강유리를 이길 수도 없고 감히 겨뤄볼 수도 없습니다. 제멋대로 행동하고 어르신과 가주께서 그런 강유리의 뒤를 지켜주고 계신다는 것도 잘 압니다.”

고한빈은 멈칫거리더니 이어 말했다.

“근데 이번 신입생들은 모두 제가 심사를 거쳐 골라낸 것입니다. 여기에 있는 모든 신입생도 저와 선배들이 함께 정성껏 훈련한 겁니다. 근데 왜 강유리가 제멋대로 돌아와서 우리가 힘들게 이뤄낸 성과를 앗아가는 겁니까? 가주께서 말리기는커녕 왜 가만히 보고만 있으신 겁니까? 저희한테 너무 불공평하지 않습니까?”

말하다가 그는 갑자기 고개를 들며 질의하는 눈빛으로 가주와 강유리 쪽을 바라보았다.

가주가 강유리를 아끼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는 일이다.

다들 마음속으로 똑똑히 알고 있으며 받아들인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도가네 무술관으로 들어온 이들은 모두 좋은 운명을 타고 태어난 사람들이다.

그 누구도 편애하는 행위를 받아들일 수 없고 편애를 받는 이가 자신이 아니라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

고한빈의 말에 어느새 다들 공감이 가기 시작했다.

하여 그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없어졌고 일부 선배들은 잠시 침묵하더니 그만 참지 못하고 그를 위해 소리를 내주었다.

“한빈 후배가 잠시 어떻게 돼서 이런 실수를 저지른 것 같습니다. 다행히 다친 사람도 없고 스스로 교훈도 얻었으니 가주께서 너그럽게 봐주시기 바랍니다.”

누군가가 나서면 잇따라 나서는 이들이 있기 마련이다.

“맞습니다. 한빈 후배 손이 적어도 3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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