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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4화

육시준은 순간 말 문이 턱 막혀 버렸다.

차 키를 들었다고 해서 꼭 자기를 찾으러 온다는 보장이 없다고 생각하며 별로 미덥지도 않았다.

그러나 오늘 강유리의 기분이 좋은 것을 보아 깊이 따지려고 하지 않았다.

“술집에 갈 필요 없어. 요즘 그럴 시간도 없었을 거야.”

그러자 강유리는 의문이 가득 찬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좀만 기다려. 이따가 집에 오면 직접 물어봐봐.”

육시준은 멈칫거리더니 덧붙여 말했다.

“그리고 그렇게 천진난만한 어린 소녀는 아니야.”

단순하고 천진한 어린 소녀가 낯선 나라에서 인맥이 그 정도로 넓은 리가 없기 때문이다.

만약 릴리 뒤에 사람을 붙이지 않았더라면, 은밀한 그 일을 알아내지 못했을 것이다.

강유리는 눈썹을 들썩이며 문득 강민영의 묘지에서 돌아온 그날에 그들이 했던 대화가 떠올랐다.

그때 육시준은 릴리는 아주 단순하며 강미영은 보호를 잘했다고 그랬었다.

근데 이제야 그 뒤에 숨겨진 대단한 일을 발견한 듯하다.

강유리는 육시준의 말을 믿고 차 키를 내려놓았지만, 요즘 릴리가 무엇을 하고 다녔는지, 육시준은 왜 갑자기 릴리에 대해 인상이 바꾸게 되었는지 참지 못해 캐묻기 시작했다.

하지만 육시준은 덤덤하게 강유리를 풀어 주고는 대답하지 않고 냉정하게 침실로 올라갔다.

그러자 강유리는 입을 삐죽거리며 치사하다고 속으로 생각했다.

샤워를 마치고 육시준은 편한 잠옷으로 갈아입고 나왔다.

아래층으로 내려오자 테블릿에 대고 정신없이 클릭을 하고 있는 강유리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진지한 모습은 요즘 슬픔에 잠겨 기운을 차리지 못하고 있던 때와 사뭇 달랐다.

육시준은 그윽한 눈빛으로 강유리를 바라보며 이러는 것도 좋다며 생각했다.

“자기야, 여기 와봐.”

강유리는 고개를 들어 육시준을 보고는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그러자 육시준은 강유리 곁으로 다가가 앉으며 태블릿 화면을 보았다.

“웨딩드레스 보고 있어?”

“구원과 합작하고 있잖아. 그쪽에서 지금 컬래버 해서 홍보하고 싶다고 하는데, 괜찮다면 결혼식 웨딩드레스 그쪽 브랜드로 바꾸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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