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는 자기가 한 추측에 대해서 굳게 믿고 있다.강유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지만, 이미 설득 당한 듯했다.릴리의 두 눈을 바라보며 다른 문제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어쩌면 자기가 고정남이 찾으려는 그 딸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엄마하고 같이 생활했던 몇 해 동안 엄마는 늘 제멋대로 하고 싶은 대로 사랑에 얽매여 있지 않은 듯한 모습으로 사랑에 버림을 받은 흔적이 일도 없이 살았기 때문이다.게다가 고정남과 자기 사이에 뭔가 관계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던 신물인 귀걸이에 대해서도 엄마는 보통 물건처럼 대하며 별 다른 감정이 없어 보였다.“어찌 됐든 상관없어. 이제 마지막 한 단계만 남았어. 친자 확인 결과만 나오면 모든 것이 밝혀질 거야.”릴리는 마냥 귀찮아하며 손을 흔들었다.그 말에 강유리는 정신이 번뜩 들었다.“친자 확인? 너 고정남 찾아 갔었어?”릴리는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아직. 요즘 강성에 출장 간다고 하던데 따라서 갈 생각이야. 보통 이렇게 큰 보스가 오면 자회사에서 특수한 절차를 준비하는데, 중간에서 가로챌 생각이고. 만약 그 절차가 없다는 내가 준비하면 돼.”덤덤하기 그지 없는 릴리의 말투를 듣자 하니, 상승법이 분명했다.‘특수 절차? 가로 채?’강유리는 숨을 깊이 내쉬며 겨우 마음을 다스리고 욕을 삼켜버렸다.“너 지금 뭐라고 하는지 알아?”릴리는 망연한 얼굴로 되물었다.“뭐가 문제라도 돼?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거야?”“그럼, 넌 이게 된다고 생각해?”강유리는 언성을 높이고 덧붙였다.“결론이 뭐든 너하고 고정남 사이에 부녀 관계가 존재하든 아니든 그 사람은 중년 남자야. 근데 뭐? 사칭해서 특수 절차까지 준비한다고……”여기까지 말하더니 강유리는 순간 멈칫거리며 과감하게 부정했다.“안 돼, 결과를 따지 않아서는 안 돼. 만약 정말로 추측한 그대로라면 더더욱 말이 안 되는 일이잖아. 이건 인륜 도덕에 어긋나는 일이야.”릴리는 미친 듯한 강유리의 모습을 보고 몇 초 동안 멍해 있더니 두
어찌 됐든 고정남에게 다른 감정만 느끼지 않았으면 했다.“몰라. 어떻게든 검사하고 말 거야. 게다가 언니하고도 관련되어 있는 일인데, 중간에서 그만두게 할 건 아니지?”릴리는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솔직히 말해서 강유리로 궁금하기는 마찬가지나 이러한 방식으로 접근하고 싶지 않았을 뿐이다.강유리는 잠시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나한테 맡겨. 내가 샘플 가져다줄게.”그러자 릴리는 두 눈이 밝아졌다.“정말이야?”강유리는 어찌할 도리가 없어 했다.“널 속여서 내가 얻는 게 뭔데? 게다가 내 지역에서 이 정도밖에 안 되는 일로 동생이 얼굴을 팔게끔 놔둘 거 같아?”릴리는 멋쩍게 머리를 긁으며 말했다.“너무 복잡하게 생각했어. 얼굴을 판다니……””복잡하게 생각한 것이 아니라 생각 자체부터 잘못된 거야. 아빠 출장하는 틈을 타서 그쪽의 특수 절차를 가로채며 네가 사칭해서 호텔로 간다는 게 말이 돼?”“그럴 리가. 아빠는 절대 그런 일 하지 않을 거야.”“그럼, 아빠 대신 준비해 줄 수 있어?”“……”릴리는 그 장면을 상상하며 저도 모르게 몸을 웅크렸다.‘그러면 아마 죽을 수도 있겠지?’이 문제에 대해서 두 자매는 의견을 일치하고 이 일은 그런대로 넘어가 버린 셈이다.이때 릴리는 또 애교를 부리며 말했다.“근데 형부가 정말로 날 외할아버지 댁으로 보내려는 건 아니지? 거기서 지내고 싶지 않아. 외할아버지 맨날 감시하고 있어서 자유도 없단 말이야.”이에 대해 말이 나오자, 강유리는 관조하는 듯한 눈빛으로 물었다.“형부가 얘기하자고 하지 않았으면, 나한테도 얘기할 생각이 없었던 거지?”그러자 릴리는 웃음을 거두며 즉시 대답하지 않았다.“너도 말했듯이 이 일은 나하고도 관련이 되어 있는데, 왜 말하려고 하지 않았어?”강유리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물었다.릴리는 이내 침묵했지만, 모든 것을 꿰뚫어 보기라도 한 듯한 강유리의 예리한 시선에 끝내 견디지 못했다.“외국에서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했단 말이야. 우리가 몰랐으면 하는 마음에 엄마가
강유리는 침실로 돌아와 샤워하고 나서 옷을 갈아입고 바로 일 층 서재로 향했다.육시준은 마침 전화하고 있었고 강유리가 온 것을 곁눈으로 보고는 몇 마디 하고는 즉시 전화를 끊었다.“릴리하고 얘기 다 했어?”육시준이 물었다.그러자 강유리는 소파에서 일어나 육시준에게로 다가갔다.책상 옆에 기댄 채 두 팔을 안고 육시준을 내려다보며 입을 열었다.“요즘 릴리가 뭐 하고 다녔는지 알아?”육시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덤덤하게 말했다.“대충 짐작은 돼.”“그럼,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는지도 알겠네? 하나도 놀랍지 않아?”강유리는 두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는데, 육시준은 그 눈빛에 깃들여 있는 뜻을 알아차리고 생뚱맞게 말했다.“외할아버지께서 비밀로 해달로 하셨어.”“……”강유리는 육시준을 바라보며 이내 의문스러웠다.그렇게 한참 지나고 나서야 육시준의 뜻을 알아차렸다.아마 릴리의 조사 방향이 맞으며 이에 대해 알아맞힌 것도 놀라지 않은 것은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고 강학도가 비밀로 유지하라고 당부했기 때문이다.이러한 생각은 강유리는 더더욱 의문투성이였다.‘그럼, 외할아버지도 알고 계셨다는 말인가?’‘계속 속이고 말하지 않으려고 했던 것도 이 일이었나?’그전까지만 해도 강유리는 단지 자기가 고씨 가문의 사생아임을 몰랐으면 하는 마음에 강학도가 숨긴 줄 알았다.이때 육시준은 강유리의 허리를 확 끌어당겼고 강유리는 즉시 그의 품속으로 들어갔다.육시준은 두 손으로 강유리의 허리를 꽉 안은 채 입을 열었다.“근데 내가 대답하지 않았어. 네가 물어볼 때 알려주려고 했었어.”그러자 강유리는 귀신에 홀린 듯 두 손을 들어 육시준의 목을 감으며 또렷한 그의 이목구비에 넋이 나가기 시작했다.뭔지 모르게 방귀 뀐 놈이 성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강유리는 아직 숨기고 있는 육시준에게 따지지도 않았는데, 육시준은 오히려 왜 묻지 않았냐며 하고 있으니 말이다.또다시 육시준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난 이미 대답할 준비가 되어 있었는데, 나한테 물어보
육시준이 망설이더니 물었다."진짜로 검증하려고?"강유리가 말했다."여기까지 왔겠다. 또 안 할 건 뭐야? 릴리가 이걸 조사할 수 있었던 건 당신이 도와준 것도 있잖아? 당신도 나 속일 생각이 없었잖아?"릴리가 해외에서 고정남의 자료를 못 찾는다고 해도 국내에서 갑자기 안 찾을 이유는 없었다.그녀가 인맥이 있다는 것은 거짓말이 아니었다.그러나 차한숙이 고성 그룹 아래에 있는 병원의 진료 기록은 아주 비밀스러운 거로 누구든지 접근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이미 홍성주가 당신의 생부가 아닌 걸 알았는데, 만약 고정남도 아니라면..."육시준이 조심스레 물으며 말을 다 잇지 못하며 그저 그녀를 바라보았다.모르는 문제는 무의식적으로 답을 찾으려고 한다.릴리가 전형적인 예다.그럼 강유리는?그녀도 자기의 생부를 찾으려고 하지 않을가?외할아버지가 릴리를 남겨두고 자유를 제한하지 않은 것은 아마도 그녀가 이 걸 조사하게 내버려두는 것이고 또 고정남더러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게 하는 것이다.결혼식을 하는 날에 너무 충격을 받아 결혼식에 영향이 가지 않게 하려는 것이었다.그러나 그는 강유리가 진실을 알고난 후에 어떤 반응일지 장담할 수 없었다.강유리가 눈썹을 잠시 찌푸리더니 말했다."아까 잠시 생각했는데, 만약 고정남이 진짜 아니라면, 나도 릴리처럼 그 사람을 찾지 않을까?""그럴까?'"그럴 것 같아. 근데 지금은 아니야.""..."육시준의 눈썹이 조금 꿈틀거리더니 마치 그녀의 답에 만족한 듯 했다.그녀가 급히 해명하는 것을 들었다."지금은 더 중요한 일을 해야 돼! 먼저 결혼식에 영향 가면 안되니까. 그리고 나의 행동이 이모한테 페가 되게 하고 싶지 않아. 이 일이 완전히 끝난 다음에 다시 천천히 찾아도 돼!"20년 동안 없었는데 지금 없다고 그녀에게 아무런 영향이 없었다.그리고 홍성주와 고정남 이 두사람을 보면 그녀는 이미 생부에 대한 기대는 크게 없었다.그저 궁금할 뿐이었다.그녀의 그 아버지보다 친절하지 않았다.육시준이 이 말
육시준이 그녀를 몇 초 보더니 웃음을 참으며 아무것도 모르는 척 말했다."아까 뭐라고 불렀는데?""...""사모님? 유리 씨? 유리야?""..."강유리가 눈썹을 찌푸리며 마음에 안 든다는 듯이 그를 바라봤다.그의 새까만 눈동자에 웃음기가 서려있는 것을 보자 그녀는 바로 반응했다."안 부르면 말라지. 잘자!""자기야."육시준이 웃음기가 서려있는 목소리로 그녀를 불렀다.그녀는 손목이 잡히고 한순간에 따뜻한 품속에 들어간 것을 느꼈다."착하지. 일할때 옆에서 같이 있어줘."강유리가 입을 삐쭉거리더니 고개를 돌려 테이블을 봤다."무슨 남편이 이래? 남들은 아내더러 먼저 들어가서 자게 하고 자기는 혼자서 묵묵히 일하던데!"육시준이 그녀를 감싸고 손은 키보드에 놓고 고개를 숙여 그녀의 이마에 뽀뽀를 했다."여보가 한 달에 5000만원 들여서 키우는 남편.""..."더 이상 거절을 못 했다.강유리가 가만히 그의 품에 안겨서 그 익숙한 온도, 빨리 뛰는 심장을 느끼며 일종의 귀속감을 느꼈다.눈꺼풀이 내려오는 것을 겨우 뜨면서 몽롱하게 계속 이런 상태로 있었으면 했다.생부든 뭐든 없어도 된다고 생각했다...토요일 오전.날씨가 아주 좋았다.겨울날에 개인 날씨는 아주 드물었다.강유리가 약속한 카페에 도착하니 고정남이 이미 기다리고 있었다.남자는 40,50대의 나이였지만 우아하고 일종의 분위기가 있어 젊을때 잘났다는 말을 들었을 법한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그의 앞에는 커피가 있었고 자연스레 의자에 기대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왔다.발소리를 듣고 그가 고개를 돌렸다.강유리를 본 순간 엄숙한 얼굴에 웃음기가 서렸다."왔어?"강유리가 그의 앞에 앉으며 말했다."고 회장님 바쁘신 와중에 시간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만나서 영광입니다."고정남의 얼굴이 순식간에 바꼈다."여기에 우리 둘 뿐인데 그런 말은 삼가하자. 네가 날 불렀는데 아무리 바빠도 달려와야지. 아니면 지금 날 원망하는 것이냐?"뒤의 말은 비꼬는 것처럼 들리겠지만 사실 떠보
"네가 뭘 걱정하는지 알아. 그러나 인터넷에서 말하는 건 모두 소문이야. 고씨 가문은 한번도 뭘 표명한 적 없어. 잊었니? 내가 육씨 가문에 있을때 이미 동의한 일이잖아."고정남은 그녀를 위로하려는 듯이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강유리가 미간을 더 찌푸렸다."???"고정남은 변화를 발견 못하고 몇 초 생각하더니 계속 말했다."이모와 송씨 가문이 만났다고? 결혼식 날에 돌아오는 거야?"강유리가 말했다."당연하죠."고정남이 말했다."너와 이모 관계가 가깝니?"강유리가 웃었다."고 회장님도 참. 저희 강씨 가문에 어르신이라고는 저희 이모와 외할아버지만 남았는데 제가 그분들하고 관계가 가깝지 않을리 없잖아요?""아니. 내 뜻은 그 전에도 너와 너의 이모의 관계가 가깝냐 이말이다.""..."강유리가 말을 하지 않고 담담히 그를 바라볼 뿐이었다.뭔가 이상함을 느낀 그가 도둑이 제 발 저린듯이 말했다."이제 고씨 가문에 시집하가면 너희 이모도 미리전에 고씨 가문에 와야하니 시간을 정해서 미리 만나야 되니까."목소리는 다정했지만 그 말투는 뭔가 명령조였다.아마도 강유리가 고씨 가문에서 시집가는 것으로 타협한줄 알고 자연스레 거만해지는 것 같았다.강유리는 이제야 뭔가를 깨달은 듯했다.그가 방금 그녀가 결혼식 얘기가 그의 예상대로 흘러가는 것 같자 더 의기양양해 했다.그는 그녀가 그에게 부탁하러 온 줄 아는 듯했다.그녀가 비웃으며 손을 들어 웨이터를 불렀다."아메리카노로 바꿔주세요. 저는 같은 연령대의 아가씨들과 다르게 단 거 싫어하거든요."고정남이 눈썹을 찌푸렸다."..."그는 왜 이말이 그한테 일부러 하는 말이라는 것을 모른단 말인가."유리, 너..."웨이터가 떠나자 강유리가 계속 말했다."그리고 회장님하고 할 얘기는 고씨 가문에서 시집가게 해달라고 부탁하러 오는 게 아닙니다.""부탁이라니?"고정남이 반문했다."네 자존심이 강한 걸 알아. 근데 이렇게까지 민감할 필요 있니? 난 너를 시집보내고 싶어...""근데 제가
되게 위험해 보이지만, 사실 행동이 아주 느려서 피할 시간이 충족했다.강유리가 그녀와 얼마나 잘 맞는데 어찌 그녀의 의도를 모르겠는가.피하려는 걸 멈추고 가만히 칼이 그녀의 얼굴로 날아오는 것을 보고 있었다.뒷이어 큰 손 하나가 그녀의 얼굴을 막았다.거의 동시에 웨이트리스의 다른 손이 식판을 바로 잡더니 커피가 조금도 흘러나오지 않았다.얼마나 빠른 가 보아라.고정남을 바라보는 강유리의 눈이 조금 흔들렸다.아무리 그가 손을 뻗어서 그녀를 구해줄 거라고 예측했지만 진짜로 눈앞에서 보니 조금은 놀랐다."괜찮니?"고정남이 걱정스레 묻더니 고개를 돌려 웨이트리스에게 화냈다."어떻게 된 겁니까? 얼마나 위험한지 아세요? 사장님 불러와요."목소리가 커지자 릴리가 놀라 몸을 움츠렸다.그러나 그의 손등에서 흘러나오는 새빨간 피를 보자 눈썹이 조금 움직였다."괜찮아요. 다음에 조심하면 돼죠."강유리가 피가 묻은 칼을 다시 릴리가 들고있는 식판에 올리며 말했다.고정남이 말이 없는 웨이트리스를 보더니 눈썹을 찌푸리며 관찰했다.강유리가 손짓하며 말했다."케이크는 내려두고 가세요. 케이크 주셔서 감사해요.""넵!"릴리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재빨리 커피와 케이크를 내려놓고 갔다.고정남이 아까 강유리에게 날아오는 칼을 막느라 이미 서있었다.릴리가 가려고 하자 그가 한발짝 내딛으며 뭐라 말하려는 것 같았다.강유리가 일어서더니 바로 그의 앞을 막더니 말했다."그만해요. 카페에 아직 사람 많은데 일 키우지 마요."고정남이 바로 사라진 사람을 보고, 다시 차가운 얼굴을 보더니 뭔가 알아차린듯 햇다.다시 자리에 앉자 두 사람 모두 침묵했다.고정남은 아마 아까 어디까지 말했는지 까먹은듯 했다.강유리는 아까 릴리가 그를 베어서 샘플도 얻어서 목적도 달성했는지 기분이 아주 좋았다.그녀가 고정남을 흘깃 보더니 폰으로 릴리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왜 따라왔어? 나한테 맡기고 기다리라고 했더니만?]릴리의 답장 속도가 아주 빨랐다.[내가 안 오면 어떻
고정남이 미간을 찌푸리더니 낯빛이 안 좋았다."근데 우리의 대화는 평등했어요.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어요."강유리가 계속 말했다.고정남이 차갑게 물었다."내가 너한테 미안해하는 것을 알면서 어떻게 평등하지?"강유리가 웃었다."그래요? 내막을 아는 사람은 저한테 미안해 하는 것을 보아내고, 모르는 사람은 제가 고씨 가문을 감히 넘본다고 생각하는데요.""너...""제가 반드시 고씨 가문에서 시집 나와야 되서 꼭 회장님의 말을 들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제 이모를 만나서 저에 관한 걸 모든 걸 경정해서 아무런 거절을 못하게 하려고 하는 것 아니예요?""어떻게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니? 난 그저...""저 진짜로 거절을 못하긴 합니다. 전 이모의 말을 들으니까요."강유리가 그의 말을 끊으며 진지하게 말했다."그리고, 저도 회장님한테 화풀이 할 필요 없습니다. 전 한번도 고씨 가문으로부터 시집나가려고한 적 없습니다.고정남이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그녀를 봤다.강유리의 맑은 눈에는 차분하고 아무런 감정이 없어 보였다.고정남이 조금 당황했다."난 그저 전에 못해준 걸 조금이라도 해주려고 그런 거야. 왜 기회도 주지 않는 거니?"강유리가 웃으며 담담히 말했다."왜냐하면 어울리지 않으니까요."고정남의 일그러진 얼굴을 관심도 없다는 듯ㅇ이 그녀는 커피 한 모금 마시더니 눈썹을 찌푸렸다."커피 고마워요. 이모한테는 회장님의 말 잘 전달할게요."말을 마치고 그녀는 일어나서 가려고 했다."네 이모부가 널 시집보내는 거니? 그 사람은 어떤 사람이니?""..."고정남의 목소리는 강유리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그녀가 아쉬움이 가득한 그의 얼굴을 보자 마음이 조금 움직이며 물었다."만약 제가 기회를 준다는 전제 조건이 성신영을 내쫓는 거라면요?"고정남이 멈칫하더니 목소리에 여러 감정이 섞여있었다."유리야, 내가 처한 환경을 알잖니. 많은 일은 내가...""그 분은 회장님보다 대단한 사람이에요."강유리는 그의 완곡한 거절을 듣지않고 차갑게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