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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8화

한참 뒤에야 강학도는 무거운 한숨을 내쉬었다.

“됐네. 유리는 어려서부터 절대 밑지고는 못 사는 성격이었지. 자네도 결국 유리를 설득하진 못할 거야.”

갑자기 드러난 비밀을 애써 묻어보는 강학도였다.

“할아버님, 장모님도 할아버님도 그땐 왜 그런 선택을 하신 겁니까?”

“그 이유가 뭐든 진실이 밝혀진다면 힘들어지는 건 유리뿐이야.”

“네, 유리가 잘못한 건 없으니까요.”

“난 저번 세대 사람들 사이의 원한은 그저 여기서 끝나길 바랄 뿐이야.”

강학도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육시준이 물었다.

“그러니까 제 말은... 왜 이런 가짜 비밀을 만드셨나 그 말입니다.”

“자네...”

이에 강학도가 고개를 번쩍 들었다.

강유리가 모든 걸 알고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보다 훨씬 더 충격을 받은 표정이었다.

“고정남 대표가 유리와 친자검사를 하신 건 아십니까? 물론 그쪽에서 받은 건 제가 조작한 결과였습니다. 진짜는 제 손에 있고요.”

하지만 여기서 반전은 애초에 검사 결과를 조작할 필요조차 없었다는 것이었다.

육시준이 받은 진짜 결과 보고서에도 역시 강유리와 고정남은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 적혀있었다.

그렇다면 왜?

가짜 비밀 하나를 숨기기 위해 이렇게까지 애쓰는 이유가 뭘까? 가짜 비밀로 도대체 무슨 비밀을 숨기려 하는 걸까?

“유리도 알고 있나?”

항상 의연하던 강학도의 얼굴에 처음으로 초조함이 묻어났다.

“아직 모릅니다. 하지만...”

“유리에겐 말하지 말게!”

“...”

“그럼 이거 하나만 묻겠습니다. 유리... 정말 할아버님 외손녀가 맞긴 한 겁니까?”

육시준이 강학도의 표정을 자세히 살폈다.

“당연하지. 나도 민영이도 누구보다 유리를 사랑했고 앞으로도 그럴 거야.”

“알겠습니다. 일단 지금은 비밀을 지켜드리도록 하죠.”

언젠가 강유리가 여기까지 알아낸다면. 또 진실을 원한다면 그땐 보장할 수 없겠지만.

차가운 겨울바람을 타고 눈송이가 하나둘씩 흘러내렸다.

둘이서 무슨 비밀 얘기를 그렇게 오랫동안 했냐고 따져물으려던 강유리 역시 창밖의 눈에 시선을 빼앗겼다.

“와,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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