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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7화

한편, 성홍주가 원래 살던 집을 되찾은 강유리는 일단 청소업체를 불러 다른 이들이 살던 흔적부터 깔끔하게 지워버렸다.

‘그 사이 바뀐 인테리어는 천천히 다시 돌려놓아야겠어.’

저녁 식사자리.

고개를 푹 숙인 채 밥알을 세고 있는 강유리를 바라보던 강학도가 갈비를 밥 위에 얹어주었다.

“얼른 먹고 집으로 가. 내일 출근도 해야 하잖아.”

‘쳇, 섭섭하게 내쫓으시긴.’

“할아버지, 아무리 생각해도 여긴 너무 외딴 곳인 거 같아요. 할아버지 혼자 여기 계시는 건 마음에 안 놓여요.”

하지만 그녀의 말에 강도식은 잠깐 침묵했다.

“갑자기 저희랑 같이 사시는 거 불편하실 거라는 거 알아요. 그럼 아버지가 사는 그 별장으로 가시는 게 어때요? 거기가 우리가 예전에 살던 집이잖아요.”

강유리의 반짝이는 눈을 바라보던 강도식이 피식 웃었다.

‘하여간... 하나라도 밑지면 못 사는 성격이라니까.’

“성 서방도 새로 들였다는 부인도 탐욕스러운 사람이야. 그 가족들도 마찬가지일 테니 같이 살면 가만히 내버려둬도 문제가 생길 거다. 이 별장만 되찾은 것만 해도 할아버지는 만족이야. 다른 건 알아서 하라고 해.”

‘그 별장까지 다시 빼앗아오긴 힘들겠지.’

“할아버님께서 원하신다면 제가 알아서 조치하겠습니다.”

육시준의 말에 강도식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니야. 궁지에 몰린 쥐는 사람을 물기 마련이지.”

“저희 손만 안 쓰면 되는 거 아닙니까?”

육시준이 묘한 미소를 지었다.

얼마 전 성홍주는 세마에게 위약금을 지급하기 위해 LK은행에게서 대출을 받았었다. 이 사안을 주도한 이가 바로 육경서, 당연하게도 이 대출은 그저 없는 일처럼 되어버렸다.

하지만 그때와 달리 지금 육경서와 성신영은 법적인 부부라는 걸 제외하고 실질적인 왕래는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 지금 LK그룹에서 대출 상환으로 육경서에게 압박을 가한다면...

‘자기 장인어른에게 어떻게 나오려나...’

육시준의 생각을 눈치챈 강유리의 입가에도 묘한 미소가 실렸고 그 모습을 바라보는 강학도는 오히려 마음이 착잡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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