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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0화

‘신영이한테 그런 일이 벌어지고 위로 한마디는커녕 이렇게 매정하게 관계를 끊어내려 하다니.’

이익 앞에서는 사랑이고 의리고 없는 사람이라는 것 정도는 진작 알아보았지만 이정도일 줄이야...

유쾌하지 못한 통화를 마친 성홍주는 바로 육경서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그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었는지 연결음이 몇 번 울리기도 전에 전화를 받은 육경서의 여유로운 목소리에 성홍주는 더 화가 치밀었다.

“육 서방, 지금 이게 무슨 짓인가?”

“네? 아버님,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깊은 한숨을 내쉰 성홍주가 물었다.

“은행에서 대출 상환 독촉전화가 걸려왔던데.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인가? 1년 뒤에 갚기로 얘기 다 끝난 거 아니었나? 왜? 내가 갚지 못할까 봐?”

“아, 그 일 때문에 이렇게 화가 나셨구나...”

육경서 역시 이 상황이 난처하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유강그룹 상황이 악화되니 은행쪽에서도 불안한 모양입니다. 그리고 아버님도 아시다시피 집안에서 제 말은 딱히 통하지 않아서요. 형이 결정한 일인 것 같습니다.”

“개소리! 보증 설 때까지만 해도 이런 소리는 없었잖아!”

“...”

갑작스러운 침묵에 성홍주는 침을 꿀꺽 삼켰다.

하긴, 달라진 게 어디 육경서의 태도뿐일까? 지금 성홍주의 처지에 이렇게 따져물을 자격이 있을까 싶기도 했다.

잠시 후, 성홍주는 한결 더 누그러진 목소리로 말했다.

“어찌 되었든 한 가족인데 이렇게까지 나와야겠나? 지금 대출금을 상환하는 건 불가능하네. 설마 이 별장마저 빼앗아갈 셈인 건가?”

“말씀드렸다시피 이건 LK 본부에서 내린 결정이라...”

“우리가 남도 아니고 그런 입에 발린 소리는 그만하게! 내 이거 하나만 물을 테니 솔직하게 대답해. 설마 우리 신영이랑 정리하려고 이렇게 나오는 건가?”

“아버님께서 먼저 물으시니 저도 솔직하게 대답하겠습니다.”

살짝 한숨을 내쉰 육경서가 말을 이어갔다.

“저랑 신영이 요즘... 이혼 절차 밟는 중입니다.”

“...”

통화를 마친 뒤에도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성홍주는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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