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588화

한편 어딘가 이상해진 분위기를 전혀 눈치채지 못한 강유리는 여전히 순수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응. 우리 오늘 은밀한 얘기도 많이 나누었지롱.”

“예를 들면 어떤 얘기?”

자연스레 대답하려다 정신이 번쩍 든 강유리가 급 브레이크를 밟았다.

“여자들끼리 한 비밀이야기야. 남자는 안 돼요!”

“주태규... 생각보다 매력이 떨어지네.”

나지막한 육시준의 목소리에 강유리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뭐?”

“그럼 우린 부부끼리만 할 수 있는 얘기를 해볼까?”

그리고 강유리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턱이 붙잡힌 그녀를 향해 뜨거운 키스가 쏟아졌다.

잠깐 멈칫하던 강유리 역시 어느새 자연스레 그의 품에 안긴 채 천천히 응하기 시작했다.

알코올 향이 깃든 달콤한 숨결에 육시준은 이곳이 아직 차안이라는 사실도 잊은 채 점점 빠져들기 시작했다.

“내일 일어나도 정말 다 기억할 수 있겠어?”

어느새 섹시하게 젖은 목소리로 육시준이 물었다.

“응.”

“그럼 똑똑히 기억해. 이 모든 걸.”

차가운 겨울 바람이 휘몰아치는 바깥 날씨와 달리 차 안의 온도는 점점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야릇한 숨결로 뜨겁게 데워진 차안에서 강유리의 이성은 점점 더 멀어져가고 있었다.

몽롱해진 큰 눈으로 그를 바라보던 강유리가 입을 열었다.

“육시준...”

“여보라고 불러.”

‘정말 여기서 하는 게 괜찮은 건가?’

이성과 욕망이 서로 얽히고 섥히는 가운데...

잠시 후, 강유리는 소안영의 질문을 떠올렸다.

“흠, 시간 보는 걸 깜박했네.”

강유리가 어딘가 아쉬운 듯 중얼거렸다.

이때 어디선가 차가운 기운이 느껴지자 강유리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뭐야? 에에컨 끈 거야?”

“추워?”

잠깐 멈칫하던 육시준이 질문과는 다른 대답을 던졌다.

“그럼... 다시 뜨겁게 달궈주면 될 거 아니야.”

...

다음 날 아침.

강유리는 해가 중천에 뜰 때에야 눈을 뜰 수 있었다.

어정쩡한 발걸음으로 계단을 내려온 강유리는 여유롭게 소파에 앉아있는 육시준을 발견하고 어색하게 고개를 돌렸다.

‘차라리... 취해서 필름 끊기는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