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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6화

한편, 자살 시동까지 벌였음에도 고씨 일가 사람들 중 그녀의 병문안을 온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나마 그녀를 측은하게 여기는 고우신마저 경찰서에 들어간 상태이니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리고 그런 그녀를 찾아온 건 성홍주였다.

그리고 그 뒤를 따라 들어온 왕소영이 성신영을 와락 끌어안았다.

“불쌍한 내 딸... 이게 다 엄마 탓이야. 애초에 네 아빠 그 황당한 제안에 응하는 게 아니었어. 널 그 불구덩이에 집어넣는 게 아니었는데...”

익숙한 부모님의 얼굴을 보니 서러움이 밀려온 성신영이 울먹이며 말했다.

“괜찮아요, 엄마. 저 괜찮잖아요.”

“괜찮긴 뭐가 괜찮아! 나쁜 자식들. 너 이용해 먹을 때는 언제고 어떻게 이렇게 매정하게 널 버릴 수 있어. 엄마가 말했잖아. 그 사람들한테서 뭐가 얻을 게 있다고 기어코 거길 들어가!”

그리고 고개를 돌린 왕소영의 표정이 표독스럽게 변했다.

“여보. 우리 그냥 신영이 다시 집으로 데려가자.”

“엄마, 제 걱정 많이 해주시는 건 알겠는데... 전 고씨 집안 사람이에요. 발표회도 엎어지고 상황이 좋게 흘러가는 건 아니지만 제 몸에 흐르는 건 분명 고씨 집안 피라고요. 그런데 제가 어떻게 두 분을 따라가요.”

하지만 말과 달리 성신영의 속셈은 다른 곳에 있었다.

뭐 하나 제대로 해본 거 없이 이렇게 쫓겨나자니 억울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누가 뭐래도 난 고씨 집안 사람이야. 이 신분만 지키고 있으면 언젠가 다시 판을 뒤엎을 기회를 찾을 수 있어... 이게 다 강유리... 강유리 그 계집애 때문이야. 지금이야 나한테 실망해서 그런다지만 물보다 진한 게 피라고 했어. 결국 날 다시 원하게 될 테고 고성그룹의 힘이라면 지금 이 상황쯤은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어. 강유리, 두고 봐. 절대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을 거야.’

성신영의 말에 흠칫하던 왕소영이 말없이 성홍주를 돌아보았다.

아직 신분에 대한 진실도, 이 사태의 심각성도 전혀 모르고 있는 딸이 안쓰럽게 느껴졌다.

“신영아.”

이때 가만히 있던 성홍주가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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