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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4화

눈이 마주쳤다.

덤덤한 강유리와는 비교되게 육시준의 눈가는 한순간의 당황함이 스쳐 지나갔다.

그러고는 웃더니 그녀의 볼을 쓰다듬었다.

“유리가 이렇게 똑똑한데 내가 너한테 털어놓지 않은 일은 다 좋은 일이 아니라서 그런 거라는 걸 알잖아? 좋은 일이 아니면 왜 알려고 하는데?”

강유리는 그의 손을 톡톡 쳤다.

“뭐, 도리가 있는 말이지만, 내가 꼭 알고 싶다면?”

“…”

육시준이 생각을 정리하고 입을 열려고 하던 순간, 강유리는 한숨을 쉬고 그의 목에 팔을 두르고 품속에 안겼다.

“자기 나한테 너무 잘해주는 거 아니야?”

육시준은 그녀를 끌어안고 등을 토닥였다.

“나 그런 나약한 사람 아니야. 생각보다 강하다고. 그러니까 이런 일로 제약받지 마.”

육시준도 그렇고, 할아버지도 그렇고.

그녀가 상처받지 말았으면 하는 마음에 한 일이라는 걸 알고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할아버지가 성홍주한테 타협하고 10퍼센트의 주식을 내어줄 수 있게 하는 건 나에 연관된 일밖에 없다.

그녀와 가까운 사람들이면 모두 그녀가 자존심이 강하고 성신영 모녀가 다른 사람의 감정에 개입했다는 사실을 혐오하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성신영을 싫어하는 이유는 단지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성신영이란 사람 자체가 별로이다.

게다가 고성그룹에 관한 일은 육시준이 이미 그녀한테 말해줬다. 모두 고정남의 잘못이고 그가 애인이랑 딸을 배신한 거라고. 이게 그녀랑 무슨 상관이 있는 거지?

육시준은 멈칫하더니 의아하듯 그녀를 보았다.

“이미 알고 있었어?”

강유리는 화가 난 나머지 웃음밖에 안 나왔다.

우리 사이에 이 정도 신임이 있지 않나?

강유리는 자기가 알고 있는 모든 걸 말하고 마지막에 결론을 낸 후 그의 가슴팍을 토닥토닥 두드리며 물었다.

“내가 사기 칠까 무서운 거야? 네 맘속엔 내가 그런 사람밖에 안 되는 거였어?”

“자기가 너무 똑똑해서 조심 안 하면 안 돼.”

육시준은 그녀의 손을 잡고 입가에 뽀뽀했다.

따뜻한 촉감이 손끝으로부터 온몸으로 퍼져왔다. 강유리는 애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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