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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9화

성홍주의 의자를 억지로 밀어내는 소리가 삐걱대며 울려 퍼졌다.

조그마한 체구에서 어떻게 이런 힘이 나오는 건지 강유리의 힘에 밀린 성홍주는 하마터면 의자에서 떨어질 뻔하다 겨우 중심을 잡았다.

“강유리!”

불쾌한 목소리에 고개를 돌린 강유리가 어깨를 으쓱했다.

“보다시피 병실이 많이 좁아요. 아버지까지 계시기엔 너무 답답하니 이만 나가주세요.”

“...”

말로는 강유리를 당해낼 자신이 없으니 성홍주는 강학도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이번에 강학도는 강유리를 꾸짓기는커녕 호탕하게 웃어보였다.

“넌 참... 어렸을 때 그대로구나. 조심해. 그러다 네가 다칠라.”

“할아버지는 제가 애인 줄 아세요?”

강유리가 싱긋 웃어보였다.

한편, 사이좋은 두 사람을 바라보는 성홍주의 표정이 조금씩 일그러졌다.

‘이 익숙한 기분... 참 오랜만이군. 전에도 이런 식이었지. 강민영도, 강유리도 두 사람이 뭘 하겠다고 하면 뭐든 응원해 주면서 난... 수십 년이 지나도 가족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이 기분... 저 영감 눈치 보는 것도 이제 지긋지긋해.’

“유리야.”

겨우 마음을 다잡은 성홍주가 다시 인자한 목소리로 강유리를 타이르기 시작했다.

“아빠한테 섭섭한 거 많다는 거 알아. 하지만 그건... 너에 대한 시험 같은 거나 마찬가지였어. 이게 다 우리 유강그룹을 위해서였다고.”

그제야 고개를 돌린 강유리는 또 무슨 개소리를 지껄이나 들어나 보자라는 심정으로 성홍주를 훑어보기 시작했다.

“네가 이렇게 훌륭하게 커서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몰라. 아까 할아버지한테도 말씀드렸지만 오늘 부로 유강그룹의 모든 업무를 네게 맡길 생각이다.”

쿠궁!

생각지 못한 전개에 당황한 강유리가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리고 강학도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양도 계약서는 제가 작성해서 월요일까지 보내주실게요.”

원하는 유강그룹을 쥐어주면 조금이라도 기뻐할 줄 알았것만 마치 빌려주었던 물건을 돌려받은 듯 너무나 당연하다는 표정을 짓는 그녀의 모습이 성홍주의 눈에는 너무 괘씸하게 보였다.

“다음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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