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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1화

‘저번에 사무실에서 마주쳤던 게 단순히 우연이 아니었던 거야?’

그리고 그때, 고주영의 친절한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유리 씨, 나랑 같이 올라갈래요?”

정작 와이프인 그녀가 문전박대 당하는 이 상황이 상당히 불쾌했지만 강유리는 애써 미소를 지어보였다.

“아니에요. 남편이 내려올 거라.”

그저 아무렇지 않은 척 하는 것이라는 걸 눈치챈 건지 고주영은 그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 뒤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바로 그때, 인포 직원이 그녀를 다시 불러세웠다.

“잠깐만요, 주영님.”

“아, 괜찮아요. 내가 알아서 올라갈게요.”

이에 직원은 난처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아, 그게 아니라... 주영님, 지금 올라가실 수 없습니다.”

그녀의 말 한 마디에 고주영의 얼굴에는 의아함이 깃들고 강유리의 입가에는 미소가 실렸다.

‘뭐야. 상황이 재밌게 돌아가고 있잖아?’

“그게... 주영님께서 저희 회사 블랙리스트라는 게 방금 전에 확인이 돼서요.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사무실로 들이지 말라는 대표님의 분부가 있었습니다...”

누가 들어도 기분 나쁠 만한 말이었으므로 고주영의 눈치를 살피던 직원의 목소리는 점점 기어들어갔다.

‘뭐? 블랙리스트?’

고주영의 우아한 미소가 무너지고 강유리는 그제야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역시, 우리 남편이라니까. 이따 보면 뽀뽀 백 번 해줘야지.’

쌤통이라는 표정이 그대로 표정에 드러난 건지 고주영이 꽤 까칠한 목소리로 물었다.

“유리 씨, 남편분은 언제 오시는 거죠?”

“글쎄요. 그리고 얘기 들어보니까 지금 남편이 내려온다고 해도 주영 씨가 들어가는 건 힘들 것 같은데요.”

“지금 오해를 하신 것 같은데 저 육시준 대표님한테 할 말이 있어서 온 겁니다. 오늘 안 만나주신다면 내일, 모레 계속 다시 올 거예요. 그런데...”

고주영이 한 발 앞으로 다가섰다.

“그런데 유리 씨도 이렇게 문전박대 당하실 줄은 몰랐네요. 사람들 앞에서는 그렇게 사이 좋은 커플인 척하더니 결국 쇼윈도였나 봐요? 그러니까... 사람은 주제를 알아야 한다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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