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시준은 그녀의 발 연기를 보면서 담담하게 말했다.“사무실 기온은 그저 그래요.”강유리는 의자를 들고 육시준의 곁에 붙으면서 가엽게 손을 내밀었다.“그래도 추워요, 사무실 이렇게 큰데, 텅 비어있는데, 아니면 만져볼래요?”육시준은 이해가 안 되었다. ‘사무실이 큰 거랑 손이 차가운 거랑 무슨 관련이 있지?’하지만 그녀가 손을 내밀자 그는 냉큼 저도 모르게 손을 잡았다.손가락 끝이 닿는 순간 그의 미간은 자신도 모르게 찌푸려졌다. 손은 얼음물에 담그듯이 차디찼다.‘오버는 아니네......’“왜 이리 차갑지?”그는 두 손으로 그녀의 손을 잡으면서 부드럽게 문질러 주었다.강유리는 자신이 마치 뜨거운 모닥불 옆으로 가까이 한 듯한 그 따뜻함은 손으로부터 온몸에 달아올라 몸 안의 혈액을 다시 돌게 하였다.그는 따뜻한 온도가 탐이 나 몸을 기울여 아예 육시준의 품에 안겨버렸다.“당신이 놀아주지 않으니 제 맘이 서러워요.”육시준은 한숨을 몇 번을 넘게 쉬었는지 모른다.‘이 여자는 뭐든 바로 배우네!’애교의 절정을 완전히 장악한 것 같았다.단지 머리가 안 좋은지 육시준을 잘 안 믿는다.글쎄 오늘 전화에서 그녀는 육시준이 성신영을 도울 거라고 착각하고 있었다.그 순간이 떠오르자 그는 무표정으로 일어나더니 말했다.“가서 온도 올리고 올게요.”강유리는 그를 못 가도록 잡으면서 말했다.“아니 필요 없어요!그냥 당신이......”순간 그는 멈춰 섰다.육시준이 갑자기 일어나는 바람에 그를 잡던 그녀의 손은 허공을 헛잡아 몸 전체가 육시준한테 덮쳐져 턱은 마침 그의 몸에 부딪혔다..부딪친 건 둘째 치고 아프지 않으니 괜찮지만,당황스럽게도 두 사람 현재의 자세가 너무 애매해져 분위기가 묘했다.한 사람은 서 있고 다른 한 사람은 앉은 상태로 그녀가 부딪친 곳은 마침 상대방의 민감한 부위였다.그녀는 분명히 느껴졌다. 육시준은 몸이 굳어지더니, 바로 본능적으로 더 다치기 전에 손으로 그녀의 어깨를 떠밀었다.“저, 전 일부러 그런 거 아니에
그 익숙하고 청아한 숨결이 스프레이처럼 그녀의 얼굴에 닿았다.강유리는 동공이 흔들리더니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 뜨거워졌다.그는 조심스럽게 몸을 움직여 가장 편한 자세를 찾았다.이 과정 중 몰래 그 사람의 아랫배 이하의 방향을 힐끗 보다가 알아채지 못하게 얼른 시선을 비켜 모니터로 향했다.안 보면 그만이지만 그는 진지하게 일을 하고 있었다.육씨 그룹의 해외법인 쪽에 아마도 문제가 생겼는지 집에 돌아와서도 편히 쉬지 못하고 계속 일에만 몰두하고 있다.‘역시 우리 남편 짠돌이 아니었어. 그 정도 일로 삐쳐서 집을 안 들어가는 사람은 아니지! 하지만 사진 사건 아니면 왜 그녀한테 이토록 냉담하게 굴었을까?’오후 전화를 끊은 다음부터 그녀에게 아무런 답신도 안 줬다.강유리도 종일 바빴는데 큰일은 아니지만 신경은 항상 곤두서 있었다. 이럴 땐 익숙하고 따뜻한 품에 기대며 그 사람의 차분한 심장 박동 소리와 마우스를 클릭하는 소리를 들으며 자신도 모르게 스르르 곤히 잠이 들었다.얼마나 지났는지 육시준의 팔뚝이 살짝 움직인 듯 느껴져 슬슬 눈꺼풀을 열어 그를 향해 바라보았다.육시준은 지금 물컵을 들고 물을 마시고 있었다.그녀의 각도에서 그를 보면 마침 그의 꿀꺽 삼키면서 움직이는 목젖이 보인다.그는 한참 바라보다가 망설인 듯 눈을 깜빡거렸다.그녀의 뜨거운 시선을 느꼈는지 육시준도 갑자기 그녀를 내려다보았다.“저 때문에 깬 건가요? 좀 더 자요, 저 금방 끝나가요.”육시준은 자신도 모르게 평소의 목소리와 달리 부드럽게 속삭이는 상냥한 말투가 나왔다.강유리는 가볍게 말했다.“저도 마실래요.”육시준은 물컵을 놓던 손을 멈추고 다시 그녀에게 내밀었다.강유리는 두 손으로 물컵을 껴안으며 한 모금 마셨다.그러다가 눈썹을 찌푸리더니 그를 향해 투덜댔다.“왜 커피에요? 오밤중에 커피를 마시면, 어떻게 잠들려고?”남자는 입가에 미소를 띠면서 청량한 목소리로,“괜찮아요,안 졸리니까 당신이 다 쉬고 나면 우리 다른 일도 해야지”‘이 얘기를 꺼내면 졸
한참 동안 답이 없자 강유리는 어색한 마음을 정리하고 나서야 육시준이 이미 일에 빠져있음을 발견했다.기다랗게 눈썹을 그린 두 사람은 스크린만 바라보고 있다.딴생각 중인 듯이 눈에는 초점이 없었다.몇 분 후 그는 일을 끝내고 노트북을 닫아버렸다.“자세하게 말해봐요, 뭐가 미안한지?”강유리는 멍해서 물었다. “응?”그의 차분한 눈동자를 보며 강유리는 그제야 사색이 돌아왔다.이 남자 지금 조금 전 화제를 이어가는 것이었다.‘이 사람이 어떻게 수시로 근무 모드랑 생활 모드를 여유롭게 전환하지? 너무 잘하네......’“오후 있잖아요. 당신한테 전화하지 말았어야 했고 내 일에 끼어들지 말게 해야 했어요.””그는 머리를 숙여 울적한 목소리를 내며 조금 전 기세가 당당했던 모습이 오간 데 없고 아주 얌전하게 있는다.육시준은 물었다.“단지 그것 때문에?”그녀는 고개를 흔들더니 그를 올려다보면서 말했다.“당신 믿었어야 했어요. 전에도 나보고 하고 싶은 일이면 하라고 했는데 전 겨우 성신영을 돕지 못하게 하려고 너한테 전화를 걸었잖아.”육시준은 사과가 맘에 든 듯 연신 고개를 끄덕인다.“그래요, 정확하게 반성을 하네, 양심은 아직 있군.”강유리는 고개를 기울여 그를 보면서 말했다.“그럼 화 풀었죠?”남자는 얇은 입술을 오물거리더니 몇 초간 침묵하다가 입을 열었다.“저도 잘못한 구석이 있어요, 잔업 한다면 당신한테 말했어야 하는 잡생각 하는 모습 놔두는 게 아니라.”강유리는 조금 놀란 듯 불가사의한 표정으로 그를 보고 있다.“당신 지금 나한테 사과하는 거야?”육시준은 말했다. “나라고 사과하면 안 되나?”강유리는 대뜸 고개를 흔들다가 또다시 끄덕이면서 말했다.“당연히 되지, 그냥 안 한 짓 하길래......”분명히 그녀가 일으킨 사단인데 쉽게 용서를 구했고 게다가 남자의 진정어린 사과까지 받았다.예전 같았으면 임천강이랑 싸웠을 땐 부단히 선물 공세를 하고 돈을 줘야 화해가 이루어졌는데 말이다.‘퉤. 재수 없어. 그 새끼 생각은
강유리의 볼은 점점 달아올라 뜨거워졌다. 두 눈동자는 어색하게 흔들렸다.‘이런 분위기에서 물어보는 사람이 어디 있냐?? 이토록 신사적인 면을 본 적 없었다!’그녀의 약간의 겁이 달리고 부끄러운 눈빛을 보며 육시준의 미소는 더욱 신비해졌다.몸을 더 기울여 가까이하며 섹시한 목소리로 말했다.“대답 안 하면 원하는 걸로 간주하겠어요?”강유리가 입을 열려고 하는 순간 그는 머리를 숙여 그녀의 입술을 덮고 말았다.이 키스는 가볍고 부드러우며 느릿하게 탐색하다가 점차 그녀의 의지를 매혹했다.강유리는 눈을 천천히 감으며 남자의 목을 둘렀다.이미 새벽에 들었다.이 시각 육씨 그룹 사무실의 불빛이 점차 꺼지고 회장 사무실 방만 등불이 아주 밝았다. 점심.강유리는 JL 빌라 안방에서 깨어났다.그녀는 어젯밤 어떻게 돌아왔는지 기억하지 못하고, 겉보기에는 시원시원하고 너그러워 보이는 남자만 기억났다.낮은 목소리로 그녀의 귓가에 부부간에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 신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그 남자와 그녀는 법적으로 부부 관계이지, 커플은 아니다. 지난번 금전으로 유지했던 커플 관계와는 사뭇 다르다.“쯧, 쯧.”강유리는 투덜대며 침대에서 일어난다.그녀는 다소 혼란스러웠다. 기억 속에 그 남자는 질투쟁이였으나 며칠간 지내온 덕에 마음이 넓은 남자처럼 느껴졌다.세수하고 계단을 내리는 강유리의 동작은 느릿느릿했다.가운을 걸치고 앉아 나른하게 태블릿을 보고 있는 남자가 있었다.그녀는 그를 보며 몹시 불쾌했다.“당신 왜 아직도 집에 있어요?”육시준은 눈을 거들어 뜨면서 그녀를 한 번 보다가 말했다.“오늘 토요일이에요.”강유리의 입은 삐죽 나와 말했다.“토요일이면 출근 안 해도 되는 거예요? 어젠 그렇게 바쁘더니, 오늘 다 해결된 거예요?”“어제 이미 처리 다 했어요.”남자의 목소리는 담담했다.그녀를 향해 손짓하면서 말했다.“여기 와요, 보여 줄 게 있어요.”오주선 아주머니는 주방에서 나오면서 강유리를 보더니 반갑게 인사했다.“사모님 일어
강유리는 스크린을 뚫어지게 보면서 감개무량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이게 바로 자본의 힘인가?”세력이 강한 자본 앞에서는 모든 책략과 배치는 보잘것없는 꼼수일 뿐이다.여론 전쟁이란 실력이 비슷한 사람들 사이에 존재한다.거물들한테는 심플하게 여론을 통제한다.어제 그녀의 처리 방식은 사실 완벽했다.아쉬운 점은 아마 그녀가 고정남이 성신영에 대한 중시도를 너무 과소평가한 것이다. 이 사건이 고씨 그룹 홍보팀까지 나서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 못 했다.“당신도 할 수 있어.”육시준은 차분한 목소리고 그녀를 일깨웠다.“당신이 마음만 먹으면…”강유리는 입꼬리가 올라가 웃으면서 말했다.“아니에요, 자본을 어떻게 이겨요, 이 판에서 지면 그만이죠.”육시준은 마음에 안 든 듯 눈썹을 찌푸리면서 말했다.“여기서 물러나 가려고?”강유리는 얼른 자신만만하고 차분한 자세로 답했다.“당연히 물러 안 나지! 다만 모든 것을 걸로 싸울 정도는 아니어서 쉽게 비장의 카드를 내놓을 순 없죠?”육시준은 그녀의 답이 맘에 드는지 눈썹이 위로 올라갔다.‘내가 이 여자의 히든카드라고? 너무 좋네......’강유리는 소파에서 휴대전화를 찾아 메시지를 보니 수많은 부재중 전화와 메시지가 떠 있었다. 마치 이 소식을 이제야 알게 된 듯이 말이다.그는 슈가의 대화창을 열어 그녀에게 답신을 줬다.【성신영 일 그만두고, 나 사무실 CCTV 동영상 내보내.】한꺼번에 처리 안 된다면 한 분 한 분씩 해결하면 되지.고씨 홍보팀은 성신영을 살리기 위해 추연화를 화제 몰이에 내놓았다.그녀가 이럴 때 증거를 방출하면 사건은 어느 정도 정리되어 대체 누가 표절한 지 명랑하게 될 것이다.대화창을 닫고 다시 밑으로 내리 보니 여한영 본부장 메시지가 보였다글자 하나하나가 그의 조급함이 넘쳐났다.마지막 메시지 내용은 인생 포기라도 한 듯 절망스러워 보였다.【나 모든 계정 열기를 내려놨어. 모든 걸 말이야. 유리야, 고씨 홍보팀이 나섰어. 우린 그 사람들과는 급이 안돼. 이 일은
강유리는 다급히 화면을 끄고 머리를 돌려 그를 노려보았다.“아니, 남의 메시지를 왜 봐요! 무슨 습관이 그래?”육시준은 여전히 나른한 자세로 소파에 앉아 있었다.목소리도 나른하여 아무렇지 않은 듯 대답했다.“나도 보려고 한 게 아니에요, 당신이 제 눈앞에 보여 줬잖아요.”“......”‘비겁하긴!’강유리는 내심 불만스러워 투덜대고는 휴대전화를 들고 식탁으로 걸어갔다.육시준은 그녀의 뒷모습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는 지 얇은 입술이 위로 올라갔다.이때 진동 소리가 느껴져 휴대전화를 확인했다.장경호가 답장했다. 【네, 알겠습니다】그 전 메시지에 육시준이 보낸 내용은,【Seema표절 사건이 좀 가라앉혀지면 공식 vlog 에 가서 성신영 계정을 폭로해, 내용은 공식으로 불성실한 연예인과는 영원히 합작을 안 한다고 올려】그는 생각하다가 또 한 마디 추가 했다.【강씨 엔터 쪽 동향을 파악하고 때를 봐서 적극 지원 해.】【네, 알겠습니다.】아침을 먹고 난 뒤 강유리는 위층에 올라가 옷을 갈아입었다.옷을 갈아입은 그녀는 화장대에 앉아 거울에 비치는 모습을 한창 뚫어지게 보다가 다시 휴대전화를 들고 쳐다봤다.화면에는 고주영이 최근 소셜미디어에 올린 셀카 사진이다.꾸안꾸 메이크업인데 포토샵 수정이 너무 심한지 어딜 봐서 같다는 지가 잘 모르겠는데…화면에서 나와 직접 전화를 걸었다.한참 후에야 건너편에서 흐릿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강유리! 넌 시간이란 개념 없어? 여긴 새벽 3시야!”강유리는 못 들은 척 말했다.“너 평소에도 새벽 3, 4시까지 버티잖아?”그쪽은 더욱 소리가 높아졌다.“나 방금 잠 들었어!”“아, 그래? 미안.”“......”성의가 없다.욕하고 싶다.하지만 강유리는 기회를 주지 않고 바로 본론에 들어갔다.“나 지난번 너 보고 조사해달라는 거, 어떻게 됐어?”전화 건너편은 긴 침묵이 흐르자, 머리띠를 올리던 강유리의 손이 갑자기 멈추더니,“자니?”“아니, 그냥 조금 좌절했을 뿐이야.”여자의 목소리는
강유리는 슬쩍 그의 품에 파고들며 말했다.“추워 죽겠어.”육시준은 그녀를 한번 쳐다보고는 입술을 오므리더니 말했다.“다음부터는 이런 차림으로 외출하면 안 돼.”“왜? 안 예뻐?”그녀는 진지한 눈빛으로 그를 쳐다봤고, 그는 눈썹을 찡그리며 되물었다.“단지 예쁘게 보이려고 이렇게 입는 거야?”“당연하지!”“그럼 추워도 싸다.”그녀는 머리를 도리도리 흔들더니 그를 꾸짖었다.“이봐, 서른 살도 넘은 입에서 어떻게 이런 차가운 말이 나와?”둘은 집 밖에서 서로 농담하고 있었지만, 방 안은 오히려 긴장감이 돌았고 엄숙했다. 테이블 앞에는 노트북 한 대가 놓여있었고 그 옆에는 태블릿이 있었다. 송미연이 소파에 정색하고 앉아 휴대전화 화면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안돼,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한 시간 안에 스튜디오에서 연락이 오지 않으면 내가 나서야 해!”“……”육지원과 육경서의 서로 눈빛을 주고받더니 그녀를 말렸다.“그럴 필요까지 있나……”“엄마, 정말 그럴 필요까지는 없어요.”‘이런 작은 상황은 형수님이 틀림없이 대처할 수 있을 거야. 게다가 형도 있는데 뭐…… 이렇게까지 며느리를 감싸주는 시어머니가 세상에 어디 있을까?’송미연은 눈을 치켜뜨고 말했다.“도와주지 않을 거면 상관 마!”육지원은 아내 말의 의미를 알아채고 차분하게 설명했다.“당신이 이 브랜드를 좋아한다는 건 나도 알고 있지. 유리가 최선을 다해 해명했고, 결과가 이상적이지 않다고 해도 어쩔 수 없잖아. 이렇게 무턱대고 도와주려다가는 유리를 지켜줄 수 없어.”“말할 줄 모르면 말하지 마세요! 지켜줄 수 없다고요? 진짜 베꼈다고 해도 감싸줘야 해요!”“……”육지원은 그녀의 표정을 보고 나중에는 무슨 영문인지 몰라 어리둥절해졌다. 그녀에게 예민해하지 말고 이성적으로 생각하라고 타이르려던 참이었는데 밖에서 웃음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엄마, 유리 표절한 거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세요!”그 소리에, 거실에 있던 세 사람이 일제히 고개를 돌렸고, 육경서는 본인이
인터넷에 CCTV 영상 하나가 게시되었는데 동영상 위치는 강유리의 사무실이었다. 한 남자가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살금살금 문을 열고 들어가 재빨리 컴퓨터를 켜서 무언가를 하더니 컴퓨터를 끄고는 사라지는 영상이었다……이 영상은 세마의 공식 계정에 공개됐는데 기사는【흑과 백이 뒤바뀌나? 이 사람이 내 조수인가?】라는 비꼬는 듯한 제목이었다. 여한영은 이 영상을 보고 눈이 번쩍 뜨였다. 상황을 뒤집을 절호의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배후에 세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자 더욱 자신감이 생겼다. 각종 이모티콘과 동영상을 만들어 홍보했다.영상 속 남자의 정체는 자료는 쉽게 밝혀졌는데, 추연화의 매니저였다. 댓글 게시판은 난리가 났다.“이게 무슨 일이지? 이 사람이 세마 매니저란 말인가?”“반어법인 거 모르겠어? 추연화 매니저라는 뜻이잖아! 팬이 몇십만이나 되는 셀럽인데……”“저 사람 지금 뭐 하는 거지?”“행동이나 눈빛이 수상쩍어. 아무튼 나쁜 일을 하는 거 같은데?”“유강그룹 관계자가 스포했는데 여기 강유리 사무실이라던데? 강유리가 세마랑 친해서 세마 아이디어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소문났어. 저 남자가 뭐 하는 건지 너무 뻔한데?”“젠장! 이게 무슨 시추에이션이야? 무슨 이런 반전 드라마가 다 있어?”“추연화가 세마 아이디어를 베끼기라도 했다는 건가?”“영상 하나 가지고 표절이라고 단정 짓기엔 너무 이르지 않나?”이 동영상은 대박을 터뜨려 유강그룹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성홍주는 신속히 추연화를 불러와 상황을 파악했다. 추연화는 영상을 보고는 조금 당황한 듯했지만 이내 담담한 표정을 되찾고는 입을 열었다.“인정해요. 제가 매니저를 강 대표한테 보낸 건 맞습니다. 회사에 금방 왔을 때 자문할 문제들이있어서 부탁했던 거예요. 그런데 강 대표가 협조를 해주지 않아서 우리 매니저가 부정당한 방식을 썼나 봅니다. 이 영상만 보고 저를 의심하시는 겁니까? 제가 그런 더러운 수법을 쓸 사람으로 보이세요?”성홍주는 추연화의 해명에 망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