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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2화

차량은 한참을 달려 단아한 분위기의 한식당에 도착했다.

“뭐 좋아해요?”

“매운 건 잘 먹나?”

“해산물은 좋아해요?”

“와인은 어때요? 술 좋아하나?”

메뉴판을 들여다보며 고정남은 끊임없이 질문을 이어갔지만 강유리의 표정은 점점 더 짜증스러워질 뿐이었다.

메뉴 주문을 마치고 직원이 멀어지자 강유리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고 대표님, 이렇게까지 제 비위 맞추실 필요 없습니다. 대표님이 무슨 짓을 하시든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니까요. 뭐, 제가 도울 수 있는 일이라고 해도 이 식사 한 번으로 무조건 오케이라는 대답이 나올 리도 없고요.”

그녀의 말에 고정남은 오히려 너털웃음을 지었다.

“참 직설적인 성격은 나랑 아주 비슷하구먼. 마음에 들어요.”

‘하, 누가 그쪽 마음에 들고 싶대?’

강유리가 속으로 구시렁댔다.

잠시 후, 메뉴들이 하나둘씩 테이블에 오르고 고정남은 요리 하나하나에 들어간 재료까지 설명해 주는 인내심을 보였다.

대충 요리를 다 맛본 강유리가 드디어 먼저 포문을 열었다.

“그래서... 도대체 용건이 뭐죠?”

“뭐가 그렇게 급해요. 일단 이것부터 먹어봐요. 내가 특별히 부탁해서 땅콩가루는 빼달라고 했으니까. 땅콩 싫어한다면서요...”

탁.

젓가락을 내려놓은 강유리가 차가운 얼굴로 고정남을 노려보았다.

그 시선을 느낀 고정남이 어깨를 으쓱했다.

“뭐, 뒷조사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난 어디까지나 유리 씨에 대해 더 알고 싶어서 알아본 것뿐이에요.”

“제가 그쪽 따님과 사이가 안 좋은 건 맞습니다만 맹세코 제가 먼저 건드린 적은 없으니 괜히 저한테 관심 가지지 마세요.”

이때, 깊은 한숨을 내쉬던 고정남이 어색하게 화제를 돌렸다.

“육시준 대표 말입니다. 유리 씨한테 아주 특별한 존재인가요?”

‘뭐야? 성신영이 아니라 고주영 때문에 온 거였어?’

“부부사이니 특별하다면 그 누구보다 특별하다고 할 수 있죠.”

강유리는 특별히 부부라는 단어에 힘을 주었다.

“두 사람 어떻게 만났습니까?”

“그게 왜 궁금하시죠?”

잠깐 멈칫하던 고정남이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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