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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8화

한편, 경호원이 별뜻없이 뱉은 말에 공허하던 고정남의 눈동자에 다시 빛이 감돌았다.

‘그래. 뭔가 문제가 있는 게 확실해. 사실 난 이미 답을 알고 있잖아? 그 마지막 확신이 그 정도로 중요한 건 아니잖아?’

자세를 고쳐앉은 고정남이 생각을 이어갔다.

‘아니지. 그러고 보니 LK쪽에서는 왜 내가 딸을 찾는 걸 그렇게 방해하는 거지? 육시준 그 자식이 무슨 자격으로...’

“유강그룹에서 주최한다는 그 디자인대회는 어떻게 돼가고 있지? 강유리, 성홍주 두 사람이 아주 강하게 대립하고 있다면서? 강유리는 세마, 성홍주는 추연화를 지지한다고 들었어.”

“네. 추연화와 세마가 내놓을 작품에 사람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특히 추연화 디자이너가 선보일 작품의 홍보대사는 신영 아가씨가 아닙니까? 신영 아가씨의 신분을 공개하는 기자회견장에 보석도 함께 보여줄 예정입니다.”

“...”

경호원의 설명에 고정남은 미간을 찌푸리고 경호원은 말을 이어갔다.

“추연화 디자이너는 회장님과 아주 각별한 사이입니다. 신영 아가씨의 신분을 밝히는 자리라면 언론사들이 잔뜩 모일 테니 이를 기회로 본 거겠죠. 실력적으로 보면 추연화 디자이너가 세마에게 밀리는 게 사실이니까요.”

“우리 동생... 몇년 사이에 많이 자랐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온갖 수단으로 딸을 찾으려는 그를 방해하더니 정작 딸을 찾고 나니 바로 이용하기 시작하는 점까지.

‘아버지와 참 닮았어.’

“조치를 취할까요?”

경호원이 물었다.

“아니야. 동생이 이렇게까지 마음을 써주는데 받아줘야지.”

사생아, 지금 다시 딸을 되찾는다 해도 그 아이에게 달릴 이 꼬리표가 신경 쓰여 그 동안 망설이고 또 망설였던 고정남이다.

‘그래. 누군가 그 모욕을 받아야 한다면 차라리 성신영 그 아이가 받는 게 나을 거야. 힘을 더 쌓은 뒤 고정철의 만행을 파헤친다면... 그땐 대중들도 되찾은 사생아보다 재산을 물려받기 위해 온갖 악행을 저지른 고정철에게 집중하게 될 테니까.’

“그래도 일단 더 이상 내가 하려는 일에 끼어들지 못하겐 해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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