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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3화

“......”

여전히 아름다운 차한숙의 얼굴이 어느새 증오로 가득찼다.

과거의 그 일은 분명 그녀도 피해자였다. 그런데 고정남이 무슨 자격으로 이제 와서 그녀의 인성에 대해 평가질을 하는 걸까?

‘여자 한 명 찾겠다고 20년 동안 집에 한번 들어오지도 않고 이제 그 여자가 낳은 더러운 핏줄까지 내 집에 들여놓은 것도 기가 차는데 뭐가 어쩌고 어째?’

“당신... 설마 내가 당신 와이프라는 이 타이틀을 지키고 싶어한다고 생각하는 거야?”

“맞잖아. 이제 와서 아닌 척이야?”

말없이 서로를 노려보는 고정남과 차한숙 사이에 죽음 같은 침묵이 감돌았다.

고우신, 고주영 두 남매 역시 꽤 놀란 듯 눈이 휘둥그레졌다.

부모님 사이가 안 좋다는 거야 당연히 알고 있었지만 재벌 사이의 정략결혼으로 맺어진 사이는 의례 그렇게 지내는 것이거니 했었다.

그런데... 두 사람의 얘기를 들어보니 둘은 자기가 생각한것 보다 꽤 더 큰 악연으로 엮여있는 듯 싶었다.

“아빠, 그만하세요. 엄마도 정말 나쁜 마음으로 그렇게 말씀하신 건 아닐 거예요.”

자리에서 일어선 고우신이 어떻게든 중재를 해보려 애썼다.

그제야 울음을 멈춘 성신영 역시 고우신의 편을 들었다.

“그러니까요, 아빠. 화내지 마세요... 제가 떳떳하지 못한 딸이라는 건, 저도 알아요. 솔직히 사모님 입장에서 절 때리셔도 전 할 말 없습니다.”

고개를 푹 숙인 채 웅얼거리는 성신영의 모습은 가련한 신데렐라의 모습 그 자체였다.

그리고 그녀의 말에서 바로 포인트를 캐치한 고정남이 미간을 찌푸렸다.

“설마... 때리기까지 했어?”

차한숙의 차가운 눈동자와 눈이 마주친 성신영은 잔뜩 겁 먹은 얼굴로 움츠러들었다.

“아니요. 그럴 리가요. 사모님께서 저한테 얼마나 잘해 주시는데요...”

하지만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성신영의 손은 어느새 손목 부위를 가리고 있었다.

성큼성큼 다가간 고정남이 성신영의 손목을 홱 낚아채고 손목에 난 상처가 그대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게 뭐야?”

상처를 확인한 순간, 고정남은 물론이고 차한숙 역시 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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