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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4화

잠시 후, 집에 도착한 육시준은 정원에서 문기준의 전화를 받았다.

“대표님, 고정남 대표가 사모님과 함께 식사한 테이블에서 빨대를 챙겨 병원에 도착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육시준이 바로 미간을 찌푸렸다.

“어느 병원인데?”

“고성그룹 산하의 DNA 감식센터입니다.”

“...”

육시준의 침묵에 문기준 역시 긴장하기 시작했다.

솔직히 오늘 처음 고정남의 행동을 지켜볼 때까지만 해도 이 남자 혹시 변태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었다.

여성이 사용했던 빨대를 몰래 챙기는 모습, 누가 봐도 정상처럼 보이진 않았으니까.

하지만 고정남이 그 길로 바로 병원으로 향하는 걸 본 순간, 지금까지 육시준이 그에게 알아보라고 했던 내용들이 퍼즐처럼 맞춰지며 머릿속에 놀라운 가설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앞으로 찰리와 함께 움직이도록 해. 고정남 대표가 검사결과지를 받는 일은 없어야 할 거야.”

이번 일을 위해 히든카드나 다름없는 프로 해커 찰리까지 동용하다니. 이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 건지 알아챈 문기준의 목소리가 한결 더 무거워졌다.

“알겠습니다.”

통화를 마친 육시준은 잠깐 고민하다 임강준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고정남도 귀국한 마당에 아직도 고성그룹은 고 회장 위주로 돌아가고 있나?”

‘갑자기 고성그룹에 대해 물으신다고?’

흠칫하던 그가 살짝 안경테를 올리며 대답했다.

“최근 고성그룹에 큰 이슈는 없는 것 같습니다. 굳이 관심을 가져야 할 일이라면 되찾은 딸에 대한 기자회견과 그 자리에서 소속 디자이너가 새로운 작품을 발표한다는 것쯤이랄까요?”

“디자이라면 추연화인가?”

“네. 추연화는 워낙 고성그룹과 각별한 사이입니다. 화제성 면에서 세마를 눌러버리기 위해 특별히 이번 기회를 이용하려는 것 같습니다.”

“...”

그저 입을 꾹 다물고만 있는 육시준이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무지 알 방법이 없으니 임강준은 말을 이어갔다.

“저희 LK 쥬얼리 소속의 두 디자이너도 전부 결정에 진출했습니다. 세마도 꽤 마음에 들어한다고...”

“추연화가 포인트네. 고성그룹이 확 바빠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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