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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3화

술에 취한 사람의 말은 믿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기에 차에 올라탄 임강준은 급히 자리를 떠났다.

남자는 잠옷 차림으로 쏘파에 앉아 있었고, 손에는 태플릿을 들고 뭔가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러다 인기척에 고개를 들었다.

그의 눈썹이 곡선을 그렸다.

“취했어?”

“아니! 아이를 원하지 않는다고 해서 날 더 이상 좋아하지 않는 거야? 그렇게 쉽게 질려? 좋아하게 되면 오랫동안 그 사람만 본다고 주영 씨가 말했단 말이야.”

마음속에 꽁꽁 눌러왔던 것들이 지금, 이 순간 폭발해 버렸다.

둘은 아무 말도 없이 서로 시선만 주고받았다. 그러다 육시준이 입을 열었다.

“이건 아이에 관한 문제가 아니야. 그리고 그 사람이 누군데?”

신발을 아무렇게나 벗어 던진 강유리는 손에 들려 있던 백도 문 앞에 던졌다. 그녀는 긴 얘기를 나눌 것 같은 비장함으로 빠르게 다가갔다.

“아이 때문에 생긴 문제잖아. 그렇게 아이가 좋아? 실체가 없는 그 아이 때문에 정말로 마음이 변한 거야?”

“...”

시선을 내리깐 육시준이 그녀의 맨발을 바라보았다.

어두운 톤의 카펫이 하얀 그녀의 피부를 더 돋보이게 했다. 핑크빛 발가락들이 가여웠다.

그는 몸을 돌렸다. 그러고는 어딘가에서 슬리퍼를 들고 나타나 그녀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몸조리하고 있다면서? 날씨도 추워지는데 아프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의 커다란 손이 강유리의 발목을 잡았다. 손끝의 온도가 그녀의 피부에 전해졌다.

다리에 힘이 풀린 그녀는 휘청거렸다. 손을 뻗어 그의 어깨를 잡고서야 간신히 몸을 지탱할 수 있었다.

그가 몸을 일으키는 바람에 어깨에 올려졌던 그녀의 손이 육시준의 가슴에 떨어졌다...

남자는 그녀의 손을 잡으며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

“내일 다시 말하는걸로 하고 얼른 자.”

그녀의 손은 아직 그에게 잡혀 있었다.

“나 아직 씻지도 못했는데?”

육시준의 눈이 깊어졌다.

“...”

“당신이 없으면 제대로 잠을 잘 수가 없어. 눈 밑에 이 다크서클이 보여? 피부도 엉망이야. 이것 봐.”

그녀는 얼굴을 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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