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리는 기지개를 키더니 머리를 이불에 문지르기 시작했다. 그녀는 금새 이상함을 감지했다.이 촉감…이 온도…그리고 튼실한 복근…“다 만졌어?” 그때, 갑자기 머리 위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 말에는 아무런 감정도 담겨 있지 않았고, 조금은 잠겨있는 듯한 목소리였는데, 유난히 섹시하게 들려왔다.강유리는 침을 두어 번 삼키더니 서서히 고개를 들었다. 역시나 익숙한 눈동자가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육시준은 침대맡에 몸을 기댄 채 담담한 눈빛으로 여자를 쳐다보고 있었다.잠에서 깬 지 꽤 된 듯한 모습이었다.단지 강유리의 행동 때문에 일어나지 못한 것 뿐이었다.강유리는 천천히 손을 거두었다. 뭔가 켕기는 게 있는지 눈빛은 미친듯이 흔들리고 있었다. 그녀는 입술을 오므리더니 먼저 선수를 쳤다. “당신이 왜 내 침대에 있어?”“여기 내 방이야.”???그 말에 강유리는 벌떡 몸을 일으키더니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게스트용 침실이긴 했지만, 낯선 환경이었다!주위를 확인한 그녀는 다시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남자를 쳐다보았다. 그의 눈동자는 무척이나 잔잔했지만 또 모든 걸 다 꿰뚫어 보는 듯했다.강유리는 머리를 굴리더니 대담하게 추측하기 시작했다. “내가 술에 취해서 네 침대에 온 거야? 내가 직접?”하지만 육시준은 당황하지도 않고 아무 말 없이 그녀를 쳐다보기만 할 뿐이었다.어젯밤 자신에게 달라붙던 그녀의 모습은 주인을 잃은 고양이와 다름이 없었다. 이것은 그에게 차갑고 도도한 강유리가 결국은 스무 살 초반의 여자일 뿐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알게 했다.육시준은 강유리가 자신과 결혼한 목적이 뭔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는 그녀의 집념이 뭔지 알고 있었고 또 줄곧 그녀를 응원하고 있었다.아마 강유리의 무조건적인 믿음과 의존을 받고 있는 다른 남자의 존재를 알게 되었을 때부터 일것이다. 그는 무척이나 혼란스러워 졌고 자신이 강유리에게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확인하는 것에 더욱더 집착하기 시작했다.사실 그동안 육시준도 그리 홀가분한
다시 안방.육시준은 강유리를 침대에 눕히더니 이내 몸을 일으켰다. 그는 무거운 눈빛으로 그녀를 내려다보았다.남자의 시선을 받던 여자는 기분이 조금 불편해졌는지 이불로 자신을 감싸기 시작했다. “왜 그렇게 봐? 할 말 못 할 말 다 한 것 같은데…”“그니까 지금은 내 감정에 대해 온전하게 답해주지 못한다는 말이지?”“…맞아.”그녀는 이제 겨우 유강그룹에 들어가게 됐다. 다른 곳에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그 말은 육시준의 표정을 조금은 누그러뜨렸다. “그 말은, 내 마음에 대해 생각은 해봤다는 거네?”강유리는 잠시 당황하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당연하지! 내가 쓰레기야? 나 그런 사람 아니야!”육시준은 갑자기 웃음을 지었다.그의 웃음은 시원시원했다. 뭘 어쩔 수 없다는 감정이 섞여 있는 듯했다. 그 순간, 방금까지 질식할 것 같던 공기가 서서히 사라지더니 며칠 동안 얼어있던 두 사람 사이도 서서히 풀어졌다.강유리는 여전히 당황한 얼굴이었다. “뭘 그렇게 웃어?”“난 남편 침대에 올라오는 행동을 뻔뻔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오히려 그 반대지. 나에게 더 뻔뻔한 생각이 하나 있었어. 오늘 안방으로 옮긴 후에 네가 술에 취해서 나한테 그렇게 하라고 했다고 말하려고 했는데.”“???”바닥에 떨어진 강유리의 체면을 육시준이 살뜰하게 주워주었다.강유리는 그제야 알아챘다. 자기만 술의 힘을 빌려 두 사람의 사이를 회복시키려 한 게 아니었다. 육시준도 줄곧 고민하고 있었다.그녀는 놀라움에 입을 벌리며 남자를 잠시 노려보았다. “그럼 지금은?”육시준은 여자와 눈을 맞추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술 취한 척 연기한 거라고 하니까… 이 계획은 이제 끝난 거지 뭐.”강유리는 입술을 오므리더니 반신반의한 얼굴로 말했다. “그냥 내가 어젯밤 취한 걸로 할까?”하지만 남자의 욕심은 끝이 없었다. “그럼 네가 멀쩡한 상태에서 날 안방으로 부른 거로 이해해도 되는 건가?”강유리는 정신이 아주 또렷했다. 자신이 거절당하는 상황은 절대로 용납할 수가 없
“지금은 원치 않아. 아직 아이 가질 준비가 안 됐어.”“그럼 갖지 말자.”강유리에게 한없이 잘해주던 그 남자가 다시 돌아온 것 같았다.그녀는 육시준이 며칠 동안 귀신에 씌었던 건 아닌지 의심하기 시작했다.위아래로 훑어보는 여자의 이상한 눈빛에 육시준은 조금 부자연스럽게 헛기침을 뱉어냈다. 복잡한 문제를 해명하고 싶지 않았던 그는 몸을 일으키며 화제를 끝낼 뿐이었다.“씻고 나와서 밥 먹고, 좀 이따 내가 회사에 데려다줄게. 방금 유강 그룹에서 온 소식인데, 이사회에서 너의 대한 중대 안건을 결정하겠데.”“…”가는 길 내내 강유리의 정신은 딴 곳에 팔려있었다.어차피 벌어질 현실이라 딱히 더 고민할 필요가 없는 문제였기에 유강 그룹의 일 때문에 그런 건 아니었다.그녀의 정신을 팔리게 한 건 다름 아닌 바로 육시준이 했던 말들 때문이다. 그녀는 아직도 그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고 있었다.막 입을 열어 물어보려는 그때 육시준이 먼저 입을 열었다. “이제 더 이상 세마 만날 일없어. LK 주얼리도 더 이상 그 사람이랑 협력하지 않아도 되고.”그냥….중간에 뭔가 자신이 모르는 일이 있는 것만 같았다.유강 그룹.강유리는 회사안으로 들어섰다. 그녀는 자신을 향한 사람들의 태도가 180도 달라진 것을 느꼈다. 다들 웃는 얼굴로 그녀를 맞아주고 있었다. 찬 바람 쌀쌀 불던 예전과는 아예 다른 모습이었다. 제일 열정적인 사람은 ‘오지랖이 넓던’ 그때 그 인턴이었다.인턴은 강유리에게 다가오더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던 소문들을 그녀에게 알려주었다. “그거 알아요? 유리 씨 곧 진급한대요! 아니, 진급이라고 할 수도 없어요! 한걸음에 하늘을 오른 거나 다름이 없어요! 성 대표님이 이사회에서 지분 10프로를 유리 씨에게 준다고 발표했어요. 저도 방금 들은 소식이에요. 유리 씨도 이제 회사 주주가 되는 거예요!”강유리는 인턴을 위해 준비한 케이크를 건네주며 아무 상관도 없는 말을 묻기 시작했다. “너, 세마가 남자인지 여자인지는 알아?”“네?”호기심이 가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이곳으로 쏠리고 있었다. 예전이었다면 벌써부터 ‘열정적인’ 사람이 이 문제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혀를 씹어댔을 것이다. 아마 강유리를 질책했겠지. 아가씨면 뭐? 결국에는 실질적인 권력도 없으면서. 장규진은 성 대표의 비서였다. 더 귀한 사람이 누군지는 모두 다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사람들은 모두 냉정하게 이 상황을 지켜보기만 할 뿐 감히 나서지 않았다. 다들 이 아가씨 예전에 자신들이 했던 무례한 행동을 기억이라도 할까 두려워하고 있었다. 장비서는 이런 냉정한 눈빛을 느꼈는지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다. 그는 분노를 억누르며 말을 꺼냈다. “이사회에서 결과가 나오긴 했지만, 아직 지분 양도 수속은 끝나지 않은 상태입니다. 근데 벌써부터 이렇게 권력을 뽐내지 못해 안달이 나시다니..” “당연하죠. 이게 다 장 비서님한테서 배운 게 아니겠어요?” 강유리는 웃음을 짓더니 이내 화제를 바꾸었다. “하긴 이러면 안 되긴 해요. 누구 말이 맞는지는 시간이 지나 봐야 아는 거니까요.” 그녀의 말 속에는 다른 뜻이 숨어있었다. 텃세를 부리며 권력을 뽐내던 장규진이 지금 그 행동의 응보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조롱하는 게 분명했다. 그녀의 말은 주위 사람들의 입도 막아버렸다. 그동안 잘난체하던 사람들은 어색하게 고개를 숙이기 시작했다. 강유리는 몸을 일으키더니 위층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그녀는 잠시 고민하더니 이내 도희에게 문자를 보냈다. ‘그날 밤 육시준이랑 무슨 말 했어?’ 만약 외부에 세마에 관한 소문이 떠돌지 않았다면 문제는 분명 이곳에서 나타났을 것이다. 육시준은 세마를 남자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세마에게 적대감도 좀 가지고 있는 것 같고. 왜? 뭐가 상황을 이렇게 만든 거지? 바쁜 건지, 강유리가 성홍주의 사무실에 도착했는데도 답장은 오지 않았다. 소파에 앉은 그녀는 눈앞에 놓인 파일을 보며 일부러 모르는 척을 했다. “성 대표님, 이게
녹음에는 강유리가 대답한 조건에 관한 내용만 담겨있어 전체적으로 성홍주에게 유리한 상황이었다. 그리고, 그에게 불리한 요구들은 이렇게 얼버무리며 넘어가는 것이었다. 그러게 누가 강유리보고 술에 취해 기억도 못 하래? “어차피 난 상관없어요. 육시준 명성이 나랑 크게 상관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리고, 지분 10프로가 내 손에 들어오게 된다면 그룹에서 묵묵히 일하는 직원보다는 처지가 나아지겠죠. 성 대표님, 더 볼일 없으시면 저는 이만 가볼게요.” 그녀는 계약서를 거두며 몸을 일으켰다. 예상치 못한 반응에 성홍주의 얼굴은 그만 얼어버리고 말았다. “강유리! 기어코 같이 죽어보자는 거냐!” 강유리는 오만하게 그를 내려다보며 그의 말에 대답했다. “성 대표님, 그렇게 말하시면 안 되죠. 계약을 파기하려는 사람도, 부탁을 하는 사람도, 저의 신용을 바닥으로 끌어 내리려는 사람도 다 대표님이잖아요.” “…” “세마랑 얘기하는 건 동의했어요. 대신 제대로 보상해야 하고, 조건은 우리 엄마가 남긴 지분으로 하는거로 결정했어요.” 그녀의 목소리는 무척이나 차가웠다. “하지만 대표님, 방금 세마를 설득해달라고 하면서 고작 지분 10프로로 절 치워버리려고 했잖아요. 이건 기만과 다름없는 행동이에요. 죽자고 달려드는 사람이 누군데요?” 그녀의 말에 성홍주의 낯빛은 단번에 어색해졌다. 어젯밤의 상태를 보아하니 이번 대화는 수포로 돌아간 것 같았다. 하지만 한 번의 대화만으로 그는 먼저 선수를 치는 것으로 예상치 못한 효과를 받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세마를 설득하고 육시준의 압력을 없애는 것은 그녀에게 아무것도 아닌 일들이었다. 게다가 지분을 준다는 건 그녀가 감지덕지해야 할 일이었다. 그래서 반응 할 시간도 주지 않고 속전속결로 해결한다면 목적에 다다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이렇게 자세히 기억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 ‘술에 취해서 한 말을 진짜라고 생각하신 건 아니죠?’ 성홍주는 빠르게 정신을 차렸다. “정
돌아가는 길에 강유리는 생각할수록 점점 찝찝한 기분이 들었다. 성홍주가 말하지 않았더라면 그녀도 인지하지 못할 뻔 했기 때문이다. 유강 그룹의 주식이 큰돈은 아니지만 그녀가 정 때문에 돌려받고 싶어 하는 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인데 왜 성홍주는 그렇게 포기하지 않는 걸까?그녀를 견제하는 걸까?그녀를 견제하기 위해 세마가 대신 주식을 요구하고 있다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다니!육시준은 그쪽으로 생각하지도 않았다.얼마나 신중했으면 그녀를 이런 지경까지 견제하는 걸까?또 성홍주는 이익밖에 모르는 사람인데 그녀를 견제하기 위해 돈도 마다 할까?“네가 생각해 봐. 유강 그룹에 내가 모르는 뭔가가 있지는 않은지.”그녀가 갑자기 소리 내며 말했고 남한테 묻는 것이 아니라 혼자 중얼거렸다.차를 몰고 있던 문기준이 후시경으로 그녀를 보고 말했다.“사모님, 저한테 얘기하신 건가요?”강유리가 문기준을 보며 말했다.“너는 알아?”문기준이 답했다.“알아낼려면 시간이 필요합니다.”“......”그녀는 문기준이 정보 수집에 능하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그녀가 찾을 수 있는 자료는 전부 비즈니스적 측면의 자료였고 그녀가 강 씨에 대한 인지로 분석하기엔 너무 일방적이었다.그러나 문기준이 찾으면 달랐다.“최근 몇 해 동안 유강 그룹의 운영 방식, 그리고 성홍주의 인적 관계에 대해 알아봐줘. 가능하면 간단한 분석 보고를 하나 만들어주면 더 좋고.”강유리가 진지하게 말하자 문기준이 예의를 갖추며 머리를 끄덕였다.“네.”핸드폰에서 진동이 울리며 메시지가 왔다.강유리가 폰을 들고 확인하자 도희의 문자였고 스크린을 사이에 두고도 애원이 느껴진다.[내가 무슨 말을 했겠어? 당연히 너 얘기를 했겠지. 넌 정말 나쁜 X이야. 고작 그런 일로 날 팔아먹다니. 조심해! 너 몰래 독타서 못난이 만들어 버릴 테니까!]강유리가 답장했다.[내 얼굴에 주름이 하나라도 더 생기면 다 네 탓일 거야. 구체적으로 나에 대해 뭐라 한 거야?]도희가 차갑게 답장했다.
문자 한 김에 성홍주가 이미 그녀와 세마의 사이를 의심하고 있기 때문에 다음 협상은 방식을 주의해야 한다고 얘기했다.이 모든 것을 끝내자 강유리가 다시 보드판을 꺼내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기록하려고 했다.육시준이 돌아왔을 때 그녀는 시안 하나를 마친 상태이다. 한 손으로 머리를 지탱하며 보드를 보고 멍 때리고 있는데 사람이 들어왔는지도 몰랐다.뒤에서 냉랭한 목소리가 들리자 그의 정신이 돌아왔다.“당신 친구 말이 맞아. 당신이랑 세마 사이가 더 각별하더라고 스케치까지 보여줄 정도로.”강유리가 머리 돌려 그를 보며 말했다.“언제 들어왔어?”육시준이 차갑게 말했다.“네가 다른 사람 스케치를 보며 멍 때리고 있을 때.”강유리. ”......”그녀는 눈을 깜빡이고 머리를 갸우뚱하며 육시준을 보며 갑자기 물었다.“여보, 이 팔찌 어때? 세마 평상시 스타일을 벗어난 것 같지 않아? 더......”“더 소심해졌어. 다들 이 디자이너님이 아이디어 바닥날 때가 없다고 하는데 나는 아닌것 같아!”육시준이 스크린을 지긋이 보며 트집을 잡는 표정이었다.별로라는 표정이 얼굴에 쓰여 있는 것 같았다.강유리가 입꼬리를 씰룩이며 그의 표정을 보고 어이가 없었다.“좀 객관적일 수는 없을까?”육시준의 시선이 그녀의 몸에 머물렀다.“왜? 사실도 말을 못 하게 해?”강유리”......”그래.네가 잘났지 뭐. 사실만 얘기해.두고 봐.저녁 식사 타임은 이상한 침묵 속에 끝이나 버렸다. 하지만 식사가 끝난 후, 두 사람은 소파 위에서 움직이지를 않았다.평소라면 강유리가 육시준이 안방으로 들어오기를 빌며 적극적으로 물건을 옮겨와야 하는데 강유리는 마치 까먹은 것처럼 전혀 적극적이지가 않았다.육시준은 마치 나는 무척 도도하다는 모양으로 누가 먼저 다가가지 않으면 절대로 먼저 다가오지 않는다.시침이 열두시를 가리키자 강유리가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하품으로 안방에 들어갔다.계단에 올라서고 뒤에 인기척이 없자 머리를 돌려 육시준을 보며 물었다.“안 자?”육시준은
강유리의 남편은 우수한데다 태생이 우월한 사람이라 영원히 승리를 손에 거머쥔 고오한 자태여야 했다. 그렇기에 속상함을 참고 그냥 넘어가서는 안된다.육시준이 그녀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입술을 움찔했다.“하고 싶은 얘기 더 있어?”“나만 속 좁은 거 아니지? 당신도 질투 난거 맞지?”강유리가 조심스레 물었다.“......”육시준이 말없이 천천히 그녀 옆에 다시 누웠다.임청강은 그냥 그녀와 오래 함께한 것을 질투하고 사적으로 만나는 거에 불만 있을 뿐 그들이 다시 눈이 맞을 거라는 걱정은 하지 않았다.필경 임천강을 한 번도 경쟁자라고 생각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하지만 그 세마는 달랐다.그는 천재에다 능력도 있고 재간도 있으며 강유리를 신경 쓰는 마음도 있다.육시준은 남자이게에 남자를 더 잘 안다. 마음속으로 그녀를 신경 쓰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여자한테 그렇게나 마음 쓸 수가 없다.게다가 강유리가 세마와 더 오랜 시간을 알았고 그를 더 의지하고 믿는다.그 점 만으로도 육시준은 진 셈이였다.마음이 불편해서 질투가 생기면 표현해도 되고 달래주면 된다.그러나 정말 위기감이 느껴져하는 질투는 쉽게 달래지지 않느다.강유리 말대로 그들은 더 많은 시간으로 서로를 알아갈 필요가 있다.“말 안 하는 거면 인정하는 거지?”강유리가 다가와 몸을 그의 팔에 기댔다.육시준이 멈칫하더니 꿈틀거리는 그녀를 품에 끌어안았다.“인정하거나 안 하면 뭐 어때? 인정하면 그 사람이랑 계속 거리 유지할 거야?”강유리 머리를 갸웃 뚱하며 일부러 고민하는 척하고 말했다.“그건 안될것 같아.”육시준은 그녀를 내려보더니 갑자기 그녀의 엉덩이를 큰 소리 나게 때렸다.“나를 비웃으려고 그렇게 꼬치꼬치 캐물은 거야?”힘은 세지 않았으나 소리는 무척이나 컸다.강유리가 머리가 하얘지고 수치심이 폭발하더니 혈압이 머리끝까지 올랐다.그녀가 손을 지탱하며 벌떡 이러나 엉덩이를 잡으며 그를 한참 째려보며 말했다.“왜 때려! 남자는 입으로 말하는 거지 손찌검 하는 거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