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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2화

육시준은 그를 흘겨보았다.

육경서는 더욱 가까이 붙었다. 그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낮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

“아버지 어머니의 도움이 필요하면 직접 얘기하면 되잖아. 왜 말을 돌리는 거야?”

“필요 없어. 그저 다른 일로 바빠졌으면 할 뿐이야. 그리고 내가 직접 요구하면 날 도와줄까 아니면 설득할까?”

“...”

육경서는 말문이 막혔다.

육지원의 몇십 년 동안의 변함없는 효심으로 봐선 절대 할아버지에 맞서지 않을 것이다.

짧게 한숨을 쉬던 그가 말했다.

“당연히 설득했겠지.”

받아들이라고 설득했을 것이다. 할아버지의 뜻을 거역하면 안 된다고 어른을 존경하고 믿어야 한다고 했을 것이다.

육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방식이 중요한 거야.”

지금 육지원은 자기 아들이 괴롭힘을 당하고 있고 며느리가 남들의 계략에 휘말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도 아들은 자기의 처지를 고려해 도움도 거절하고 있다.

그는 마음이 편치 않을 것이다. 그러니 분명 반항할 것이다.

그가 어떻게 반항하고 그것의 효과에 육시준은 관심 없다.

그의 주의를 돌려 이 결혼의 불안정한 원인은 강유리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성씨 별장.

빨간 벤틀리 한 대가 주차장으로 들어왔다.

운전석에서 내린 하석훈이 차를 돌아 뒷좌석의 문을 열었다.

두 사람은 나란히 별장으로 향했다. 그들의 뒤에는 차가운 표정의 문기준과 서류 가방을 든 정장 차림의 중년 남자가 따르고 있었다...

거실에는 성씨 부부가 기다리고 있었다.

강유리를 본 성홍주의 테이블을 내리치려던 손이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밀려 허공에 멈췄다.

“한일은 너의 친동생인데 어떻게 그렇게 모질게 굴 수 있어?”

왕소영이 흐느끼며 그녀를 비난했다.

성홍주도 즉각 반응하며 합세했다.

“무슨 낯으로 돌아온 거야? 이 못 된 년아?”

“여기는 제 집이에요. 당신들도 버티고 있는데 저라고 왜 안 되겠어요?”

강유리는 담담한 말투로 대꾸하며 소파에 앉았다.

“...”

그녀의 말에 둘은 약이 바짝 올랐다.

눈물을 쥐어짜고 있는 왕소영의 눈빛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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