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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9화

“...”

익숙한 말이었다.

“남편 데리러 가는 데 뭐 이유가 필요해?”

처음 육시준을 데리러 로열 엔터로 갔을 때, 그녀가 했던 말과 놀랍도록 비슷했으니까.

“솔직하게 말해 봐. 내가 로열 엔터로 데리러 갔을 때, 그날 당신 거기 없었지? 장경호 대표가 꽃선물을 하네 뭐네 부산을 피웠던 것도 당신이 올 때까지 시간을 끄느라 그랬던 거고?”

날카로운 질문에 육시준은 침묵으로 답했다.

가끔씩 가슴이 답답할 정도로 바보 같다가도 또 이럴 때 보면 놀라울 정도로 똑똑한 것이 어느 쪽이 강유리의 진짜 모습인지 헷갈리는 육시준이었다.

한참을 침묵으로 채운 육시준이 입을 열었다.

“어차피 다 지난 일이잖아. 네가 괜히 오해해서 날 피했던 거 없었던 일로 할 테니까 너도 내가 너 속였던 거 없었던 일로 해.”

“역시, 거래 하나는 끝내주게 하시네요, 육시준 대표님.”

강유리가 그를 흘겨보았다.

“육시준 대표님? 내가 원하는 호칭은 그게 아닐 텐데...”

낮은 목소리로 강유리의 귓가에 속삭이는 육시준의 손가락이 그녀의 허리를 살짝 건드렸다.

야릇한 손길에 움찔하던 강유리가 육시준의 손목을 덥썩 잡았다.

“그만. 나 할 일 많단 말이야.”

그러자 강유리를 번쩍 들어 두 다리에 제대로 앉힌 육시준이 그녀를 더 세게 껴안았다.

“일해. 기다릴 테니까.”

물론 말과 달리 그의 시선은 집요하게 강유리의 얼굴을 향해 있었지만 말이다.

완벽한 예술작품으 감상하듯 흐뭇하던 눈빛이 점점 뜨거워지고 어느새 그의 손은 강유리의 옷 속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강유리가 잠깐 가만히 있나 싶더니 또 짓꿎은 유혹을 시작하는 육시준을 노려보았다.

“아, 나 진짜 바쁘다고. 며칠 뒤면 <마음의 문> 촬영도 끝나. 홍보며 뭐며 해야 할 일이 산더미라고.”

육시준은 넋을 잃고 일 얘기만 하면 유난히 반짝이는 강유리의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할 수만 있다면 이 모습은 평생 혼자만 보고 싶은데...

“내가 준 카드 말이야. 잔액 확인해 봤어?”

육시준의 질문에 강유리가 흠칫했다.

“해... 해봤지.”

강유리의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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