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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0화

겨우 다시 이성을 되찾은 강유리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내 성격 알지? 나 자존심 센 여자야. 다른 사람이 나 무시하는 거 못 견뎌. 그게 날 사랑하는 남자라면 더더욱. 알아, 당신은 그러지 않을 거라는 거. 그런데... 그냥 내가 싫어. 사회적 위치, 경제적 실력, 객관적으로 우리 두 사람 많이 차이 난다는 거 알아. 그래서 더 열심히 살려고. 항상 당신 뒤에 숨어서 보호받는 거 말고 언젠간 당신 옆에 서서 함께 비바람을 이겨낼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

최대한 진지하게 말해 보고자 육시준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던 강유리의 눈동자가 결국 살짝 흔들렸다.

‘윽, 얼굴 하나는 진짜 끝내준단 말이야. 그리고... 너무 가까워.’

행여나 터질 듯한 이 심장소리가 육시준한테 들리진 않을지 걱정이 될 무렵, 한참을 가만히 있던 육시준이 물었다.

“그러는 넌?”

앞뒤 다 자른 뜬금없는 질문에 강유리의 눈이 살짝 커졌다.

“응?”

육시준의 긴 손가락이 강유리의 가슴팍 위를 쓸어내렸다.

“넌 날 어떻게 생각하는데?”

그 와중에 내가 사랑하는 남자가 아니라 날 사랑하는 남자라고 표현한 게 마음에 안 드는 모양이었다.

그의 질문에 눈을 깜박이던 강유리는 짐짓 깊은 고민에 잠긴 듯 한참을 낑낑댔다.

“당신에 대한 생각이라... 음 스킬이 조금 부족하다?”

하, 이 와중에도 장난이라니.

뭐, 이런 그녀의 모습마저도 사랑하는 것이긴 하지만...

육시준의 눈동자가 살짝 어두워졌다.

“그래?”

“아, 농담이야, 농담. 그게...”

하지만 육시준은 더 이상 강유리에게 해명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

그녀를 번쩍 안아들어 책상 위에 앉힌 육시준이 말했다.

“어젯밤은 별로 마음에 안 들었나 봐? 오늘은 더 잘해 볼게.”

마치 업무적인 실수를 저지른 직원이 반성하 듯 가벼운 말투와 달리 육시준의 키스는 뜨거웠다.

욕망의 불길이 책상을 따라 서재를 가득 채우고...

육시준은 그의 거친 키스를 받아들이던 강유리의 손을 꼭 잡았다.

별빛만 반짝이는 어두운 밤, 정원에 가득 핀 정열적인 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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