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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화

말로는 꿍얼대면서도 뭔가 아쉬운 듯 조보희의 발걸음은 무겁기만 했다.

“뭔데. 뭐 또 할 말 있어?”

하지만 다른 뭔가에 정신이 팔린 조보희는 그녀의 짜증 섞인 목소리마저 들리지 않는 듯했다.

‘저건... 데이오 신상이잖아. 전 세계에 10벌밖에 없다는 드레스... 내가 구하려고 했을 때는 이미 매진이던데... 여기에 있을 줄이야.’

“저 원피스 나한테 잘 어울릴 거 같은데?”

“...”

그녀의 손가락을 따라 움직이던 강유리의 시야에 핑크색 원피스가 들어왔다.

‘하, 핑키한 게 조보희 스타일에 어울리긴 하네.’

“에휴, 챙겨서 가.”

“오케이.”

강유리의 마음이 바뀔까 걱정됐던 건지 후다닥 원피스를 챙긴 조보희가 타다닥 옷방을 나섰다.

물론... 잠시 후 피팅을 해보고 나선 사이즈가 안 맞는 걸 발견하고 절망감에 잠겼지만 말이다.

‘허, 저 계집애 왜 이렇게 말랐어. 짜증 나. 오늘부터 폭풍 다이어트다.’

그 뒤로도 조보희는 강유리의 옷방에서 한참을 기웃댔고 이왕 부른 김에 빈 손으로 보내는 건 아닌 것 같아 액세서리와 가방까지 골라주었다.

자기 마음에 꼭 드는 러블리 스타일로 코디를 마친 조보희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다 흰색 하이힐로 눈길을 돌렸다.

“이 구두는...”

“야, 네가 무슨 신데렐라 언니니? 우리 두 사람 사이즈 안 맞잖아. 억지로 구겨넣지 말고 그냥 포기해.”

‘쳇, 한 치수 정도는 괜찮은데... 됐다. 이 정도 후려갔으면 만족해야지 뭐.’

그러면서도 옷방을 쭉 둘러보던 조보희가 벽 위에 달린 버튼을 꾹 눌렀다.

스르륵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가 나타나고 깜짝 놀란 조보희가 한 발 뒤로 물러섰다 다시 앞으로 다가갔다.

“하, 엘리베이터를 뭐 이렇게 숨겨뒀대? 누가 보면 지하실이라도 있는 줄 알겠어?”

‘그러게... 나도 몰랐어...’

“그런데 왜 옷방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한 거야? 어디로 통하는 건데?”

조보희가 손가락으로 앞쪽을 콕콕 찔렀다.

“남편 서재로 통하는 것 같은데. 그냥 가만히 있어.”

“참나, 안 들어가! 그럼 지하는? 아, LK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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