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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화

사무실 문은 굳게 닫혀있었고, 강유리는 몇 개 중요한 문건을 처리하고 난 뒤 멍하니 있다가 실시간 검색어를 확인했다. 검색어 1위에 걸려있는 이슈는 다름 아닌 LK 백화점이 모든 DH 제품을 치웠다는 소식이었다. 다음으로 ‘DH 개인 주문 제작’, ‘추예진 베리 시즌 합류’, ‘심쿵해 표절 논란’ 등이 인기 검색어로 걸려있었다.

짧디짧은 반나절사이에, DH에 대한 사람들의 평판에 천지개벽의 변화가 일어났다. 조보희와 강유리의 브랜드를 칭찬해 주던 영업 계정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오히려 성신영의 지명도는 더욱 넓어졌고, 팬들은 분명 누군가 일부러 벌인 짓일 것이라며 하소연했다.

한 블로거는 강유리가 ‘베리 시즌’ 제작사의 대표인 데다가 성신영 부부와의 관계가 어떠하다는 둥, 또 조보희의 목소리가 담긴 짤을 첨부하면서 강유리가 이 모든 것을 계획했고, 목적은 성신영에게 복수하려는 것으로 추측했다. 이에 반박하는 사람도 많았지만, 맞장구를 치는 사람도 많았고, 논쟁이 그치지 않았다.

강유리는 다른 계정으로 해당 블로거의 분석에 ‘좋아요’를 누르고는 LK 백화점이 모든 DH 제품을 치웠다는 소식을 캡처해서 육시준에게 보내려고 그와의 대화창을 열었다.

【여보가 한 거야? 】

2분쯤 지나서야 육시준에게서 답장이 왔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그냥 의견을 냈을 뿐이야. 】

강유리는 지극히 객관적인 그 글을 보면서 그의 담담한 말투가 눈앞에 생생히 떠올랐다.

【여보, 내가 말했었나? 여보 약간 엄청나게 멋진 회장님 기질이 있다고?】

‘과정이 험난했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는데……’

육시준은 마치 힘을 하나도 들이지 않고 그녀를 도와주는 것 같이 담담하기 그지없었다.

【회장님 기질? 방금 말했잖아.】

그는 몇십 초 지나서 또 물었다.

【어때? 만족해?】

강유리는 그의 물음을 한참 보다가 대답했다.

【이렇게 된 결과에 대해 만족하냐고? 아니면 회장님 같은 게 만족스럽냐고?】

【둘 다.】

강유리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더니 웃으며 대답했다.

【결과에 대해선 그럭저럭? 만족은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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