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74화

보글보글...

연포탕이 끓는 소리만이 적막이 잠긴 식탁을 메우고...

어느새 술기운이 잔뜩 오른 김찬욱은 육경서의 손을 더 꽉 부여잡았다.

“아까 우리 두 사람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 말했을 때 내가 얼마나... 속상했는 줄 알아?”

한편, 바위처럼 굳어버린 육경서는 뻣뻣하게 고개를 돌려 김찬욱에게 잡힌 손을 내려다보았다.

‘하, 이 손... 할 수만 있다면 정말 잘라버리고 싶다...’

깜짝 놀란 건 강유리도 마찬가지였다.

‘세상에... 두 사람 그렇고 그런 사이였어? 어쩐지... 뭔가 이상하긴 했어. 김찬욱 대표가 뭔가 말하려고 하면 도련님이 바로 막아내는 거 하며... 아무리 생각해도 수상하다 했었는데 커밍아웃 때문이었어?’

“형, 형수님. 일부러 숨기려던 건 아니었는데 경서가 자꾸만 비밀로 하자고 해서요. 저도 나름 기업 대표고 경서도 연예인으로서 얼굴 다 팔렸잖아요. 요즘 이미지도 좋은데 게이설이라도 돌면... 이해하시죠?”

진심어린 눈동자에 감동한 강유리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 그럼요. 그런데...”

육경서가 단순히 엔터회사 소속 연예인이었다면 두 손 두 발 다 들고 찬성했을 것이다. 비록 모든 사람들의 축복을 받을 순 없는 관계지만 서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난다는 게 얼마나 큰 인연인지 알고 있어서였다.

하지만, 육경서는 그녀의 남편, 육시준의 친동생이기도 하다.

자기 동생의 커밍아웃에 피를 나눈 가족으로서 어떻게 받아들일지 호기심이 앞섰다.

그녀의 시선을 느낀 육시준은 물 한 모금을 마시곤 피식 웃었다.

“이해는 하지만... 허락은 글쎄...”

한 고비 넘겼다는 생각에 안도의 한숨을 내쉰 김찬욱은 아예 한 술 더떠서 두 사람의 기구한 러브스토리까지 꾸며내 들려주는 기염을 토해냈고 세기의 사랑이라고 타이틀을 붙여도 될 만큼 파란만장한 이야기에 강유리는 물론이고 육경서조차 본인이 정말 이런 경험을 했던 게 아닌가 착각이 들 정도였으니까.

그렇게 한참을 혼자 떠들던 김찬욱이 머쓱한 표정으로 또 술을 한 모금 마셨다.

“그런데 형이 무슨 짓을 하셨길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