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77화

강유리는 침을 꼴깍 삼켰고, 부자연스럽게 잠옷의 매무새를 정리하고는 느릿느릿하게 침대 가장자리로 걸어가서, 그를 지나쳐 안으로 기어갔다. 이불에 들어가서는 이불을 머리끝까지 끌어올려 덮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또 천천히 이불을 끌어 내리더니 큰 눈을 드러내고 옆에 있는 이를 가만히 쳐다보았다.

시선을 느낀 육시준은 태블릿에서 시선을 뗐고, 그녀를 힐끔 쳐다보며 말했다.

“졸려?”

그녀가 말없이 그를 쳐다보자, 그는 등불을 끄고 자기 쪽에 있는 탁상 등 불만 켜놓았다. 그의 시선은 다시 화면을 향했다.

강유리는 커다란 눈을 동그랗게 떴고, 눈빛이 점점 흐려져만 갔다.

‘이게 끝이야? 계속하지 않는 거냐고! 방금 샤워도 했고 바디로션도 향 신경 써서 발랐는데…… 양치도 두 번이나 했고, 스프레이까지 뿌렸는데…… 팩도 했고 열심히 피부 관리도 했는데…… 겨우 이런 반응이라고?’

그녀는 긴 속눈썹을 깜박거리면서 손가락을 뻗어 그의 팔을 콕콕 찔렀다. 말랑말랑한 촉감에 육시준이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왜 그래?”

“아직도 화났어?”

강유리는 떠보듯이 물었고, 육시준은 자신을 떠보는 것이 매우 불쾌하다는 듯한 눈빛으로 그녀를 가만히 쳐다봤다.

그녀는 몸을 일으키더니 설득하듯 조곤조곤 말했다.

“우리가 부부긴 하지만 서로 다 이해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 내가 떠보는 건 내가 모르는 면을알고 싶을 뿐이야.”

그녀는 침대에 팔꿈치를 기댔다. 갑자기 일어난 탓인지 머리카락은 헝클어졌고, 헐렁한 잠옷은 어깨에 걸려 있었다. 육시준의 시선에서 보면 마침 옷깃 밑의 광경이 적나라하게 보였다.

그는 바로 시선을 뗐다. 그런 그를 보다가 강유리는 직접 달려들어 그의 가슴에 반쯤 안긴 채 그의 머리를 자신의 방향으로 돌려세웠다.

“뭐 대단한 일이라고, 뭘 흥분하고 그래?”

“……”

둘의 시선이 하나가 되는 순간이었다. 하나는 어두웠고, 하나는 콧대가 높았다.

“기분 나쁘면 솔직하게 말해! 다음에 안 떠보면 될 거 아니냐고! 그런데 알아둬야 할 건, 내 인내심에는 한계가 있다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