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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화

성홍주도 울분을 발산할 길이 없었고, 다만 찻잔을 단단히 쥐며 말했다.

“몹쓸 년 같으니라고. 자기 성씨를 잊은 게 아닌가 싶어!”

왕소영이 눈물을 뚝뚝 흘리며 애원했다.

“정말 유리 때문이라면 신영이를 좀 도와줘.”

성한일도 이를 악물며 분노가 가득한 눈빛으로 말했다.

“그러니까!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해!”

“……”

성홍주는 잠시 침묵을 지켰다.

‘지금의 유리는 3년 전 손아귀에 있던 그 소녀가 아니야……’

그녀는 너무나 모질고 무정하게 변했으며, 그녀의 뒤에는 또 대단한 후원자가 있었다. 오랫동안 생각에 잠겨있던 성홍주가 별안간 입을 열었다.

“오늘 이렇게 큰일이 일어났는데, 천강이는 대체 어디서 뭘 하는 거야?”

오랜 세월 동안 지내온 부부 사이였기에 왕소영은 성홍주의 눈빛만 봐도 그의 뜻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의 눈빛은 더욱 슬퍼졌다.

“감성이 깊은 애니까 속상해하고 있지 않을까?”

“펑!”

성홍주는 컵을 탁자 위로 세게 내리치더니 화가 머리끝까지 차올라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말했다.

“신영이를 이렇게 만들어 놓고 속상해할 자격이나 있어? 그 집 가서 전해. 이 혼사 없던 일로 한다고!”

지난번 사건이 알려지자, 성홍주는 진작에 그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성신영의 뛰어난 외모와 명성이 강유리보다 얼마나 더 값진지 모르니, 틀림없이 더 훌륭한 남자를 만날 거라는 생각을 했다.

성신영은 2층 복도에 서서 아래층에서 들려오는 모든 말다툼을 들으면서도 얼굴에 아무런 표정도 찾아볼 수 없었다. 스타인 엔터는 지금 빈털터리이고 인심이 흐트러지면 조만간 끝장이 날 것이다. 임천강의 이런 수법은 육씨 가문의 발가락 하나에도 비길 수가 없었다.

그녀는 절대로 강유리가 자신을 짓누르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 지금이야말로 그를 차버릴 좋은 기회다.

그녀는 계단을 따라 내려와 온화한 목소리로 가족들한테 인사했다.

“아빠, 엄마, 왜 아직도 안 주무셔?”

성신영은 금방 울어서인지 눈시울이 붉었고 얼굴은 창백했으며 몹시 초췌해 보였다.

“불쌍한 내 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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