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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0화

계단을 내려오면서 신주리는 오빠한테 메시지를 발송했다.

신주리: [언제 와? 좀 있다 릴리가 집에 오기로 했어. 올 때 엄마, 아빠한테 드릴 선물 준비해서 와. 왜냐고 하면 내 친구 릴리는 예의 바른 아이이니까.]

신하균은 이 메시지를 보면서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오늘 저녁? 릴리가 오늘 저녁 약속 있다 했는데?’

바로 이때 또 한 통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릴리: [다음에 얘기해요. 오늘 저녁 하균 씨 부모님이 집으로 식사 초대했어요. 몇 시에 돌아와요?]

신하균의 찌푸려졌던 눈살이 저도 모르게 펴지면서 입꼬리를 끌어올리더니 기분이 제법 좋아져 릴리의 ‘돌아와요’ 도 눈치채지 못했다.

신하균: [지금 데리러 갈게.]

그러자 릴리가 이내 답장을 보냈다.

[내가 갈게요. 여기서 가까워요.]

신씨 가문 별장은 월계만과 그의 직장 사이에 있는데 왜 가깝다고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신하균이 거절할 틈도 없이 릴리가 바로 또 문자를 보냈다.

[출발했어요. 기다려요.]

...

릴리가 너무 일찍 도착해 신하균은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집에서 오는 거 아니었어?”

릴리는 대충 얼버무리며 말했다.

“밖에 있었어요.”

신하균은 더 묻지 않고 준비한 선물을 릴리의 차에 실으니 그녀가 의아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물었다.

“집에 자주 안 가요? 아니면 부모님과 사이가 안 좋아요?”

자기 집에 가면서 선물을 들고 가는 건 또 의외였다.

신하균은 고개도 들지 않고 말했다.

“처음 우리 집에 가는데 선물 준비해야잖아. 내가 준비했으니 누구 선물인지만 기억하고 있어.”

신하균을 바라보는 릴리의 눈빛이 반짝이면서 살짝 놀란 표정으로 표현 방식이 서툴러서 그렇지 그래도 나름 세심한 구석이 있다고 생각했다.

신하균이 선물을 가리키며 설명하는 동안에 릴리가 아무 대꾸도 없자 고개를 들어 보니 그녀가 자신을 지그시 바라보고 있었다.

신하균은 잠깐 멈칫하더니 물었다.

“왜 그래?”

“아니에요. 갑자기 하균 씨가 아주 멋있어 보여서요. 사실 나도 선물을 준비했거든요.”

남자의 눈빛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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