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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2화

작가: 노혜아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04 18:00:01
가는 길에 신하균은 기분이 무척이나 좋아 보였고 이유도 모른 채 용서해준 것에 대해 아예 신경 쓰지 않았다.

릴리의 성격대로라면 신하균을 엄청나게 화나게 할 일은 하지 않았을 것이고 그리고 남자로서 여자와 옴니암니 따지지 않기로 했다.

지나치게 도리에 어긋나지 않는 일이라면 릴리와 화내지 않으려고 했지만 신하균은 그녀를 과소평가했다.

별장에 들어서자마자 한영숙은 열성스레 릴리를 반기며 그녀의 손을 잡고 말했다.

“방금 왜 도망갔어? 가족끼리 선물이 뭔 대수라고 다시 돌아가기까지 해?”

엄마의 말에 신하균은 흠칫하더니 의아한 눈빛으로 물었다.

“무슨 뜻이야? 방금 왔다 갔어?”

“하하, 선물이 중요하죠. 당연히 가지러 가야죠.”

릴리는 제 발이 저려 감히 신하균의 눈빛을 마주하지 못하자 듣고 있던 신주리가 한마디 끼어들었다.

“당연하죠. 릴리가 일찍부터 선물을 준비했는데 빈손으로 안 오려고 하죠.”

한영숙은 고개를 돌리더니 신주리를 나무라며 말했다.

“가족끼리 무슨 선물이야.”

릴리는 그제야 이 사람들이 자기가 선물 가지러 돌아간 줄로 생각하고 있다는 걸 눈치챘다.

‘그래. 아까 이 핑계를 댔더라면 좋았을 텐데.’

뒤통수로 꽂히는 싸늘한 시선에 릴리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렸다.

릴리가 트렁크에서 선물을 꺼내는 것을 본 신하균은 이건 그녀가 일찍부터 준비한 것임을 알아차렸다.

만일 잊어버리고 다시 집에 갔다가 신하균을 마중하러 왔다면 절대 그 시간에 도착할 수 없다.

그렇다면 릴리는 신씨네 별장에서 바로 온 게 분명하다.

만일 신씨 가문에서 바로 신하균을 마중하러 갔고 선물도 챙겼는데 잔뜩 미안한 표정이라면 한 가지 일밖에 없었다.

그건 바로 신하균을 잊어버리고 혼자 갔던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한 신하균은 저도 모르게 입꼬리를 씰룩였다.

처음 남자 친구 집으로 부모님 뵈러 가면서 남자 친구한테 연락하는 것을 잊어버렸다는 건 릴리라서 가능한 일이었다.

이놈의 계집애가...

“문 앞에 서 있지 말고 빨리 들어와 앉아.”

한영숙의 말이 난처해서 어쩔 바를 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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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명진이 모임에 참석하지 않고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싫어서가 아니라 마누라가 못 가게 하기 때문이다. 예비 며느리가 주량이 괜찮고 같은 상업계에 있는 사람으로서 오늘 간만에 기분 좋게 한잔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다.“맞죠? 나도 우리 릴리가 술을 못 마신다고 들었는데 네 아빠가 기어코 아니라고 하시잖아. 술병 치워버려.”한명숙이 덩달아 말하자 신명진은 작은 소리로 불만을 토로했다.“오래전부터 소장해 온 거야. 나도 아까워서 안 마셨는데...”그 말에 릴리의 눈이 반짝이면서 시선을 술병에 고정했지만 귓가에서 또다시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이틀 전에 위 아프다고 하지 않았어? 마시면 안 돼.”릴리는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어떻게 알아요?”사실 릴리는 그날 위가 아픈 것이 아니라 생리 때문에 배가 아팠다.그리고 더욱 의아했던 것은 양율이 1초 전까지만 해도 무뚝뚝한 얼굴로 사업 보고하더니 30분도 안 돼 릴리에게 위약을 건네주었다. ‘누가 생리통에 위약을 먹는단 말인가?’상남자라 이해는 되지만 고맙다고 아무 약이나 먹을 수는 없었다.릴리는 그때 예쁜 여비서를 한 명 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지금 와서 보니 그 상남자는 양율이 아니라 곁에 앉은 이분이었다.“쳇, 하균 씨가 우리 회사에 간첩을 심어놨어요?”낮은 목소리로 속삭이는 릴리의 목소리를 들어서는 그녀의 기분을 알 수 없었지만 신하균은 당당하게 말했다.“간첩이라고 하긴 그렇고 저번에 자기가 사고 난 뒤로부터 양 비서와 연락을 자주 할 뿐이야.”릴리는 눈을 깜빡이며 신하균 쪽으로 몸을 기울이자 그는 떨떠름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눈치 빠르게 귀를 갖다 댔다. 그러자 릴리의 느릿느릿한 말소리가 들려왔다.“그런데 위가 아팠던 것이 아니라 복통이었어요.”의문스러운 눈빛으로 힐끗 쳐다보자 릴리는 웃으며 더욱 가까이 다가가서는 귓속말로 뭐라 했는지 신하균은 이내 자세를 바로잡고 정색해 앉아 있었다. 표정은 여전히 냉랭했고 엄숙했지만 빨갛게 달아오른 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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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214화

    저녁 식사를 마치고 신명진은 예비 며느리를 서재에 불러 계약 건과 김씨 가문에 대해 얘기를 나누려 했지만 한영숙이 한사코 반대했다.“오늘 주말인데 왜 애를 불러 일 얘기하려고 해요?”신명진은 “오늘...”하더니 뒷말을 잊지 못했다. 오늘 식사 자리에 초대한 목적이 계약 건을 위해서가 아닌가?“잔업하겠으면 혼자 하세요. 우리 릴리는 주말에 일 안 해요.”한영숙은 릴리의 팔짱을 끼고 소파 쪽으로 다가가면서 계속해 말했다.“맞다. 오전에 주리한테 가을 신상이 도착했다고 하던데 올라가서 마음에 드는 게 있는지 한번 봐봐.”예비 며느리와 더 오래 얘기를 나누고 싶지만 딸의 시큰둥해하는 모습이 마음에 걸려 한영숙은 릴리를 신주리에게 양보하기로 했다.“마음에 드는 브랜드가 있으면 내일 나와 함께 가서 골라 봐. 이 예비 시어머니가 사줄게.” 한영숙은 딸을 대하듯이 스스럼없이 말했다. 릴리도 미리 신씨 가문으로 온 목적을 염두에 두고 있었고 기회를 보고 있던 참에 얼른 대답했다.“네. 어머님, 전 그럼 주리 언니한테 가볼게요.”신주리는 존재감이 상당히 강한 사람으로 릴리와 신하균의 교제를 한사코 반대했지만 오늘 저녁 한마디 말도 하지 않았다. 문으로 들어설 때 릴리를 위해 한마디 하고는 저녁 내내 없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저녁 식사가 끝나자마자 소리 없이 자기 방으로 올라가 버렸다. 위층으로 올라가 노크하자 대답하는 목소리가 들려왔고 문을 열고 들어가니 신주리가 컴퓨터 앞에 앉아 메시지를 주고받고 있었다. 다가가 대화 내용을 보더니 릴리는 그제야 신주리가 속상해서 의기소침한 것이 아니라 다른 중대한 일 때문이란 걸 알았다. 릴리는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이 년 더 참아주면 안 돼. 반격할 거야?”“너 왜 올라왔어? 아빠, 엄마가 널 잡고 신상 조사 더 안 하신대?”신주리가 메시지를 보내는 한편 고개를 돌려 힐끗 쳐다보면서 묻자 릴리가 말했다.“주리 언니가 걱정돼서 먼저 올라왔어.”신주리는 마지막 메시지를 매니저에게 발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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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215화

    신주리의 말에 릴리는 눈이 휘둥그레져서 물었다.“뭐라고?”신주리는 무표정한 얼굴로 아주 견결하게 말했다. “맞아. 우리 헤어졌어.”릴리는 앵두 같은 입을 벌리고 조금 전 댓글을 볼 때보다 더욱 놀랐고 한참 동안 신주리의 말을 곱씹더니 그제야 물었다.“왜 헤어졌어?”릴리는 두 사람이 왜 하필 지금 상황에서 헤어졌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그러자 신주리는 담담하게 말했다.“나야 모르지.”릴리는 다시 입을 떡하니 벌리더니 물었다.“언니가 제기한 거 아니야?”“아니야.”신주리의 말에 방안은 갑자기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 공식 입장을 발표하고 헤어진 것도, 육경서가 먼저 헤어지자고 제기했다는 사실도 릴리는 다 받아들일 수 있지만 화가 나는 건 어쩔 수 없었다.“좀 있다 내가 가서 육경서를 한바탕 두들겨 패고 올게.”릴리의 진지한 말에 신주리는 의외로 제지하지 않고 곰곰히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게 좋겠어.”솔직히 말해 신주리가 며칠 동안 아무리 생각해도 육경서가 왜 갑자기 미친 사람처럼 헤어지자고 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 원인으로 인해 신주리가 며칠 동안 집에 틀어박혀 있었고 이 때문에 평판도 나빠지고 광고도 빼앗겼다. 하여 신주리는 상당히 화가 나 있었고 이 모든 것이 육경서의 탓이라고 생각했다. 때려준다는 건 말뿐이고 릴리는 이내 진정하더니 신주리에게 그날 무슨 있었는지, 다퉜는지 아니면 의견이 맞지 않아서인지, 왜 육경서가 갑자기 극단적으로 헤어지자고 했는지 물었다. 릴리 인상 속의 육경서는 주리 언니를 많이 좋아했고 그녀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육경서가 먼저 이별을 제기했다는 것이 아무리 생각해도 석연치 않았다.신주리도 그 이유를 몰라 속상한지 고개를 절레절레 젓더니 그날 있었던 일을 상세하게 말해줬다.“언니, 혹시 해서 말인데 경서 오빠가 언니와 가짜 커플 말고 진짜 커플 하겠다는 뜻이 아닐까?”신주리는 아무 말이 없었고 사실 그녀도 이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이 아니었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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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216화

    현재 신주리의 평판이 아무리 나빠졌다고 해도 미나가 감히 넘볼 수 있는 급이 아니었다. 그리고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신주리가 입장 발표만 한다면 해결할 수 있는 일이기에 피디가 적어도 체면을 봐줄 것으로 생각했다.신주리가 갑자기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말했다.“공짜 여행 가서 바람도 쐴 수 있고. 한번 생각해 볼 만해.”그러자 릴리는 이내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그렇지? 그럼 언니가 승낙한 것으로 알고 있을게.”“진짜로 나보고 출연하라고?”신주리가 놀란 표정으로 계속해 말했다.“연애 예능프로에 출연하라는 건 역시 대담한 조언이었어. 열애 기사가 난 지 얼마 됐다고 나를 이참에 죽일 작정이야?”그 말에 릴리는 신주리를 설득하기 시작했다.“이건 순수한 연애 예능프로가 아니야. 언니는 그저 여행 프로라고 생각해. 지금 제작팀에서 대외로는 연애 예능이라고 홍보하고 있잖아? 육경서가 알면 얼마나 후회하겠어? 이별이 대수야? 당장 새 남자 친구를 찾으면 그만이야.”신주리는 릴리가 자기를 한 방 먹인다고 생각했지만 절친 사이에 또 그럴 리가 있을까 하고도 생각했다.하여 신주리는 반신반의한 태도로 우물거리며 말했다.“릴리야. 언니가 탑급 연예인 거 잊지 않았지? 아주 핫한 스타야.”이런 신주리가 이별하자마자 연애 예능프로에 출연해 새 남자 친구를 당당하게 물색한다는 건 말도 되지 않았다.“그렇구나. 언니가 시청자한테 욕을 덜 먹으려면 일단 보여주기식 공식 입장이라도 발표했다가 며칠 뒤에 또 이별했다고 발표하는 방법밖에 없어.”릴리가 한마디 덧붙였지만 신주리는 아무 대꾸도 없었다.신주리를 설득하고 나서 릴리는 이내 육경서를 공략하기 위해 사처에 전화하더니 끝내 연락이 닿았고 아까 썼던 수법을 그대로 옮겼다.“이별이 대수야? 여자 친구를 새로 찾으면 되잖아? 나는 끝까지 오빠 편이야. 주리 언니가 오빠의 진심을 몰라준다면 연애 예능프로에 출연해서 더 예쁜 여자를 사귀면 되잖아. 그때 가면 주리 언니가 얼마나 후회할지 몰라.”육경서는 릴리의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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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217화

    그 사생팬은 소속사 대표가 갓 데뷔한 남자 연예인의 스폰서로 이적하자마자 갖은 인맥을 동원해 스타로 발돋움시켰다고 자기가 직접 본 것처럼 이야기를 지어냈다. “그래서 글쓴이의 뜻은 육경서가 강유리의 기둥서방이란 말이에요?”“육경서의 차가 JL빌리지에 자유자재로 드나들 수 있다고?”“핫하다 핫해. 왜 갑자기 이런 방향으로 흘러가지?”“JL빌리지는 육시준의 구역인데 함부로 말해도 괜찮겠어? 강유리가 바보라고 이렇게 당당하게 자기 남편한테 오명을 씌우겠어?”“등신 아니야? 이야기를 지어내도 분수가 있지. 어떻게 감히 육씨 가문을 모욕해?”사실 사생팬이 올린 글은 전혀 신빙성이 없었고 게다가 육경서 팬들이 맹렬하게 공격하자 자기 가족을 걸고 맹세까지 하면서 이보다 더 확실한 증거가 있으니 며칠 뒤에 폭로하겠다고 했다. 안 그래도 육경서 팬과 경미 커플팬 때문에 기죽고 있던 신주리 팬은 기회다 싶어 하나 둘씩 뛰쳐나왔다. “그래서 우리 주리가 공식 입장을 밝히려 하지 않는 걸까?”“그날 영상을 봐서는 육경서가 신주리를 협박하는 거 같았어.”“누가 누굴 협박하는지 보면 알아.”“다들 영상을 봤겠지만 그날 주리 상태가 이상했어. 누가 모함하지 않았을까?”“세상에. 이게 바로 사실이야?”“주리가 요즘 얼마나 힘들었을까?”“이런 기생오라비한테 절대 협박당해서는 안 돼. 절대 타협하지 말고 끝까지 자존심 지켜. 신주리 화이팅.”“다들 잊었어? 주리와 강유리는 절친이야.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어.”“맞아. 신주리 팬으로서 주리가 왜 입장을 밝히지 않는지는 모르겠지만 절대 강유리와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이런 이성적인 댓글도 있었지만 얼마 못 가 마케팅 계정과 안티팬에게 묻히고 말았다. 순간 각종 검색어가 난무했다.[#육경서 JL빌리지 자유 출입#][#육경서강유리#][#강유리육경서은퇴제지#]{#육경서는 왜 신주리에게 대시했을까#}...육경서는 요즘 촬영장에만 박혀 전문가다운 면모를 보여줬고 독사라고 불리는 강덕훈도 놀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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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218화

    “그건 아니고 주리 누나 입장 발표보다 더욱 놀라운 기사가 떴어. 삼각연애가 사각으로 발전했어.”매니저가 우울한 목소리로 말했다. 매니저의 말과 동시에 육경서는 인터넷에 접속해 자기와 강유리의 검색어가 보이자 의아한 표정으로 클릭하더니 순간 등골이 싸늘해지면서 말까지 더듬으며 말했다.“우리...우리 형이 아직 못 봤겠지?”그러자 매니저가 답했다.“글쎄. 강 대표님이 거의 실시간으로 체크하잖아.”“그걸 알면서 아직도 대처하지 않고 뭐 해? 나한테 전화할 시간이 있으면 빨리 방법을 대서 검색어를 처리해야지. 우리 형이 아는 날이면 그때는 은퇴가 아니라 죽음이야.”육경서가 고함을 지르자 매니저는 머뭇거리며 말했다.“내가 알아본 바로는 이 글을 올린 사람이 주리 누나 팬이야. 그리고 주리 누나 팬들도 지금 형을 공격하느라 정신이 없어. 이럴 때 갑자기 검색어가 사라지면 우리가 겁나서 그러는 줄 알고 추측이 사실이 되어버려.”뜻인즉슨 철회할 수 없고 한창 핫한 실시간 검색어를 철회하는 건 스스로 무덤을 파는 짓이라고 했다.한참동안 진정하고 나서 육경서는 굳어진 표정으로 물었다.“그래서 네 뜻은 신주리 팬이 날 죽이려 한다는 거야?”“주리 누나 팬이 형을 죽이려 한 게 하루 이틀이 아니잖아.”매니저가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누굴 탓할 것도 없이 육경서 팬도 신주리를 죽이려고 하니 피장파장이다. 두 사람은 처음부터 철천지원수였으니까.“그래서 내가 조언을 하자면 형과 육 대표님 관계를 공개하면 어떨까? 이런 황당한 기사가 뜨면 형네 집에서 뭐라고 하지 않아?”육경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사실 가족을 연루하기 싫었고 그러면 일만 더 복잡해 질뿐이다. 그리고 지금 이 시점에서 신분을 폭로한다면 주리 입장이 더 난처해질 것이다. 두 사람 모두 재벌 2세의 신분을 숨겼기에 지금은 가벼운 연애라고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신분을 공개하면 또 다른 문제가 잇따르게 된다.예를 들어 두 사람의 신분이 어울리지 않으면 팬들의 모순이 격화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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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21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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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79화

    신주리는 고민하다가 말했다.“난 최근에 일이 많지 않아 괜찮지만 다음 달에 곧 새로운 촬영을 시작할 거야.”육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다음 달에 돌아가면 촬영 일정을 맞출 수 있어요.”육경서는 그들이 두어 마디 말로 일정안배를 끝내가 다급하게 입장을 밝혔다.“나도 있어! 주리가 돌아가지 않으면 나도 안 돌아갈래!”신주리는 흘겨보며 물었다.“넌 바쁘지 않아?”“마침 이 영화가 촬영을 마감할 예정이야. 기타 활동은 중요한 건 뒤로 미루고 중요하지 않은 건 매니저더러 거절하게 하면 돼.”육경서는 미처 깊게 생각하지도 않고 말했다.강유리는 반대하지 않고 귀띔했다.“강덕준 감독이 널 죽일 수도 있어.”육경서는 아랑곳하지 않았다.“괜찮아. 한 달뿐이잖아. 설마 날 따라 여기까지 오겠어?”강덕준이 그를 죽일지는 둘째치고, 어쨌든 지금 바론 공작은 그를 죽여버리고 싶었다.그는 그저 예의상 딸아이의 친구들을 초대해서 놀게 했을 뿐인데 결국 딸아이가 다음 달 귀국하는 일정을 안배하게 되다니?병원에서 육시준이 비아냥거리던 말을 그는 실행할 계획이었다. 단계마다 다른 이유로 딸을 만류하고 싶었고 시름 놓고 이곳에서 편히 안태하게 하고 싶었다.그러나 사위는...만약 자기 일을 다 처리했다면 남아있어도 괜찮았다. 부양할 수 없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그러나 지금 덤으로 두 사람이 더 생겼고 또 이 두 사람은 시간 맞춰 돌아가야 했다. 돌아가지 않으면 재촉당할 것이 뻔하다.“두 분이 바쁘면 굳이 남지 않아도 돼. 유리는 지금 손님 접대하는 게 불편하거든.”그는 정색해서 다시 말했다.그러자 여러 가지 눈빛이 삽시에 바론 공작을 향했다......신주리와 강유리는 제작팀과 반나절만 휴가를 냈기 때문에 오후에 돌아가야 했다. 그러나 오전 시간만으로 두 친구가 얘기하기엔 터무니없이 부족해 강유리는 직접 감독에게 전화해 하루 연장했다.점심시간.신주리는 육시준의 자리에 앉아 강유리의 옆에 누워 계속 절친끼리 이야기를 했다.강유리는 이번에 단도직입적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78화

    저쪽에서 한참 동안 침묵이 흘렀다.상대방도 자신만큼 놀란 모습을 상상하며 육경서는 다음 이야기가 기대되었다.그러나 생각지도 못하게 송미연은 놀랐지만 기뻐하는 기색이 없었다.“유리 찾으러 갔어? 프로그램을 녹화한다며 왜 그들을 찾으러 갔어? 거기는 시간이 아직 이르지 않아? 이맘때면 유리는 잠을 잘 자지도 못했을 건데...”송미연은 육경서가 철이 없이 강유리가 잘 쉬지 못하게 방해한다고 한바탕 야단을 쳤다.그러나 그녀의 말은 한 가지 중요한 소식을 알렸다.“진작 알고 있었어요?”“물론이지!”송미연은 자랑스럽게 말했다.“며느리가 임신했는데 이렇게 큰 소식을 어떻게 바로 나에게 알려주지 않을 수 있겠어? 경고하는데 너무 떠들지 마. 네 형수님을 화나게 하면 안 돼! 그냥 녹화만 잘하면 되는 거 아니야? 주리가 널 용서했어? 왜 돌아다니며 다른 사람의 가십거리를 알아내려고 해! 이번에 돌아와서 주리의 용서를 받지 못한다면 넌 아예 돌아오지도 마!”...화제가 자신을 욕하는 방향으로 변해버리자 육경서의 열정은 순식간에 식어버렸고 목소리도 누그러들어 어쩔 수 없이 말했다.“알았어요. 알았어요. 제가 원한 줄 아세요? 이것도 어쩔 수 없었기 때문이잖아요...”“뭐가 어쩔 수 없다는 거야? 모두 네가 자초한 거잖아! 쌤통이야!”“...”“섬에서의 상황이 어떤지 모르니 넌 주리를 잘 돌봐야 해. 난 실시간으로 라이브 방송을 살펴보고 있을 테니 넌 주리 괴롭히지 마.”송미연이 또 당부했다.육경서는 머뭇거리다가 정색해서 대답했다.“알았어요. 걱정하지 마세요.”송미연은 또 몇 마디 더 당부한 후 전화를 끊었다.육경서는 어두워진 휴대폰 화면을 보며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잘됐어. 아빠 엄마가 다 주리를 좋아하니 나중에 언제든지 주리는 억울함 당하는 일이 없을 거야. 적어도 내가 있는 한 억울함 당하지 않을 거야...”...점심은 빌라의 셰프가 만든 영양식이다. 맛은 좋지만 오래 먹으면 질릴 수 있어 강유리는 이 음식을 보며 저도 모르게 한숨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77화

    그러나 앉은 자리가 아직 따뜻해지기도 전에 육경서는 흥분된 듯 바로 일어나 소리쳤다. “뭐? 임신했다고?” 바론 공작은 짜증 섞인 눈길로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목소리 좀 낮춰. 뭘 그렇게 놀라!” 그는 지금까지는 침착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사실 소식을 들었을 땐 당황하고 흥분했던 걸 그가 모를 리 없었다. 육경서는 입을 막으며 어색하게 다시 앉았다. 하지만 그의 눈빛은 반짝이며 감출 수 없는 흥분이 드러났다. ‘나 이제 삼촌 된다! 삼촌 된다!’ “의사가 말하기를 첫 3개월은 불안정하니까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아버지도 이 소식을 공개하지 말고 태아가 안정될 때까지 기다리자고 하셨다.” 바론 공작은 드물게 인내심을 가지고 설명했다. 그는 그 말을 끝내며 신주리를 한번 훑어봤다. “그래서 나는 유리를 위해 사람들을 안배해 가까이서 돌보게 한 거다.” 그의 시선을 느낀 신주리는 고개를 들었다. 그녀는 공작을 한 번 보고 다시 눈을 내리깔며 강유리의 아랫배를 바라봤다.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마치 한번 만져보고 싶은 듯했지만 참았다. 그녀의 눈은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고 육경서와 같이 흥분과 기쁨을 숨길 수가 없었다. 그녀는 강유리의 아랫배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래서 지금 이 안에 작은 생명이 자라고 있는 거야?” “맞아.” 강유리가 그녀를 보고 웃으며 말했다. 신주리는 표정은 진지했지만 눈 속에 담긴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럼 만져봐도 돼?” 육경서도 순간 정신을 차리며 손을 내밀었다. “나도...” “안 돼!” “안 돼!” 두 명의 목소리가 동시에 차갑게 외쳤다. 그들의 무리한 요구를 바로 거절했다. 강유리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돌려 옆에 있던 두 남자를 쳐다봤다. 그녀는 그들에게 체면을 차리지 않았고 대신 신주리에게만 속삭였다. “조금 있다가 방에 들어가면 만져도 돼.” 육시준과 바론 공작은 동시에 얼어붙었다. ‘우리가 안 들릴 거라고 생각하나?’ 육경서는 기대에 찬 눈빛으로 강유리를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76화

    육경서는 얼굴에 기쁨이 가득한 채 입을 열려던 순간 정원에서 누군가가 다가왔다. 그 사람은 유창한 한국어로 두 사람에게 따뜻하게 인사했다. “이쪽이 둘째 도련님이랑 신주리 씨 맞으시죠? 강유리 아가씨께서 이미 기다리고 계십니다.” “안내 부탁드려요.” 신주리가 부드럽고 예의 있게 대답했다. 육경서는 잠시 멍한 표정을 지었다. ‘이 사람, 왜 이렇게 때맞춰 나타나는 거지? 다른 때는 왜 안 오고, 바로 이때 오냐고!’ “잠깐만요. 저희 형수 말고 일단 먼저 빌라를 둘러보고 싶어요!” 그가 급하게 발걸음을 옮기며 안내하는 집사를 붙잡았다. 집사는 그의 눈을 한 번 쳐다본 뒤 다소 의아해하는 표정으로 멈췄다. 신주리는 미소를 띤 채 침착하게 말했다. “미안해요. 낯을 가려서 그래요.” 육경서는 혼란스러웠다. ‘이게 무슨 말이야? 내가 낯을 가린다고? 왜 그렇게 갑자기...’ 집사는 이해한 듯 웃으며 공작님도 그들의 방문을 매우 기쁘게 생각해 오늘 특별히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육경서는 그 한마디도 제대로 듣지 않았고 눈앞의 신주리를 원망스러운 눈길로 바라봤다. ‘주리는 도대체 이게 무슨 뜻이야? 너무 쉽게 대답해서 다시 부정하려는 건가?’ 그들이 정원으로 들어섰고 이곳은 여전히 고요하고 우아한 분위기였다. 뜨거운 태양 아래 한쪽에서 차와 다과가 준비된 작은 테이블이 보였다. 강유리는 햇볕을 가린 파라솔 아래에 앉아 있었고 그 앞에는 육시준이 전화를 끊고 있었다. 바론 공작이 불만을 표하며 입을 열었다. “하루 종일 그 전화기 들고 있으면 안 돼! 그렇게 바빠? 전자기기 방사선이 얼마나 해로운지 알지? 의사 선생님이 말했잖아. 첫 세 달은 불안정하다고, 푹 쉬어야 한다고!” 육시준은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지난달에 돌아갔으면 이미 처리했을 일인데요.” 바론 공작은 얼굴에 불편한 기색이 스쳤다. “일이라는 게 끝날 수 있나? 돌아가면 내 딸과 시간을 제대로 보낼 수 있을까 몰라!” 육시준이 말하려던 순간 강유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75화

    감독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강하게 반박하지도 못하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규정에 따르면 녹화 중에는 제작진 팀을 이탈하면 안 됩니다.” 역시나 신주리는 가볍게 되물었다. “녹화 시작할 때 그런 규정은 없었잖아요? 갑자기 추가된 건가요?” “그건 아니지만 지금 상황이...” “그럼 우리를 일부러 견제하려는 건가요? 그럼 그냥 프로그램 안 하면 되죠?” 감독은 말문이 막혔다. 사실 첫 번째 시즌에서 육경서가 사고를 당한 이후로 그는 이미 이 두 사람에게 꼼짝 못 하고 있었다. 조건을 협상하든 규칙을 정하든 이 둘이 하겠다고 하면 다행이고 안 하겠다고 하면 모든 게 물거품이 될 판이었다. 결국 이를 악물고 그는 포기했다. “알겠어요, 알겠어! 두 분 다 제가 졌습니다! 하지만 어디 가든 꼭 행선지를 알려주시고 제작진 팀에서 두 분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어야 합니다!” “걱정 마세요. 너무 오래 걸리진 않을 거예요. 점심 먹고 바로 돌아올게요!” 신주리가 대범하게 말했다. ‘점심도 먹고 온다고?’ 하지만 그가 불만을 표현하기도 전에 두 사람은 이미 유유히 그의 앞을 지나쳐 나가버렸다. 호텔 문을 나서자마자 감독은 서둘러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전화기 너머로 나른한 목소리가 들렸다. “여보세요?” “강 대표님, 경서 씨랑 주리 씨가 지금 강 대표님을 만나러 갑니다! 그런데 프로그램 효과를 위해서 행선지에 대한 건 절대 발설하시면 안 됩니다!” 감독이 진지하게 말했다. 강유리가 태연하게 대답했다. “만약 제가 발설하면요?” 감독은 순간 당황했다. 그는 이런 대답을 예상하지 못했다. ‘아니, 이건 우리 회사의 프로그램 아니었나? 이렇게 마음대로 행동해도 되는 거야? 시청률이 안 오르면 강 대표님에게도 손해 아닌가?’ 감독은 빠르게 머리를 굴리며 어떻게든 이 대형 회사를 설득해야겠다고 결심했지만 강유리는 그의 말을 끊으며 다시 말했다. “농담이에요. 발설하지 않을 테니 걱정 마세요.” 감독은 긴 한숨을 내쉬며 안도했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74화

    비행기에 오를 때 각자 다른 생각을 품고 있었고 내릴 때도 마찬가지였다. 목적지에 도착했을 땐 이미 다음 날 새벽이었다. 제작진 팀은 미리 준비한 차를 타고 그들을 예약된 호텔로 보냈다. 해변가에 위치한 경치가 아름다운 5성급 호텔이었다. 모두들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에 제작진 팀 정말 큰돈 쓴 거네! 이게 진짜 여행 같아!” “그렇지. 갑작스러운 느낌도 있지만 일정은 꽤 합리적이네!” “응, 또 감사한 건 처음에 우리 주리랑 경서에게 그 사건이 터진 후로 대우가 점점 더 좋아졌다는 거야. 그들은 정말 목숨을 걸고 얻은 거라니까!” 모두가 웃으며 체크인 절차를 마쳤다. 그때 감독 팀에서 메시지가 왔다. “오늘 밤은 여기서 쉬고 내일은 섬으로 갑니다.” 모두들 당황했다. ‘그래서 목적지는 여기가 아닌가?’ “목적지는 반대편에 있는 작은 관광 섬입니다. 규모는 작지만 최근 몇 년 동안 관광업이 급성장했습니다. 얼마 전 이 섬의 소유자가 바뀌어서 다시 한번 큰 화제를 일으켰죠.” 감독이 그렇게 말하자 신주리는 점점 더 익숙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게 바론 공작이 유리에게 선물한 섬이죠?” 감독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육경서는 감탄하며 물었다. “그럼 어떻게 우리 형수를 설득했어요?” 감독 팀은 미소를 지으며 답하지 않았다. 실시간 채팅창에서는 감탄이 이어졌다. [유리 언니가 이번 프로그램을 위해 진짜 대규모로 투자한 거네!] [하하하, 유리 언니가 투자한 건 아니야. 그냥 완전 부모님에게 의지하고 있는 거지! 그리고 그 덕분에 도련님과 미래의 동서가 혜택을 보는 거고!” “나도 섬 주인 언니가 있었으면 좋겠다!” “이번에 유리 언니 우정 출연할지 궁금하다!” 아침 식사 후 모두 방으로 돌아가 시차를 맞추기 위해 잠을 청했다. 카메라는 잠시 쉬어갔다. 신주리는 비행기에서 잠깐 눈을 붙였기에 이제는 전혀 졸리지 않았다. 그녀는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은 후 모자와 선글라스를 쓰고 호텔 방을 몰래 빠져나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73화

    심지어 원피스까지 캐리어 하나에 다 준비해 놨다. “안 믿을지 몰라도 내가 쇼핑 리스트까지 작성했어. 엄마한테도 참고를 부탁했거든! 원피스는 엄마가 골랐어. 안심해, 눈썰미는 진짜 좋아!” 말을 하면서 그는 정말로 쇼핑 리스트를 꺼내서 신주리에게 보여줬다. 신주리는 그 리스트를 보지 않아도 이미 믿고 있었다. 심지어 조금 놀랐다. “너 그럼 네 짐은 어쩌고? 얼마나 챙겨왔어?” “짐 하나야. 나중에 필요하면 제작진 팀에 부탁할 거야!” 육경서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 말했다. 신주리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녀가 너무 오랫동안 육경서를 바라보고 있었던 탓인지 휴대폰을 들여다보지 않은 채 그를 쳐다보던 신주리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챈 육경서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들어 그녀를 쳐다봤다. “왜?” 신주리는 아무 말 없이 시선을 돌려 휴대폰 화면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렇게 많아?” 육경서는 묘한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그렇게 많은 건 아니야. Y 국에 있는 우리 회사 지사에서 몇 가지 더 준비해 줬거든...” 그가 말을 하다 갑자기 멈칫했다. 불필요한 말을 했다는 걸 깨달은 듯했다. 신주리는 그 모습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그리고 그녀의 머릿속에 갑자기 대담한 생각이 떠올랐다. “이번 목적지는 네가 제작진 팀에 요청한 거 아니야?” “무슨 말이야? 내가 그런 사람인 줄 알아?” 육경서는 당황한 듯 대답했다. “네가 그런 사람 아닌가?” 육경서는 잠시 생각에 잠긴 후 고백했다. “맞아, 그런 사람일 수도 있어. 하지만 이번에는 정말 아니야! 사실 내가 쓴 목적지는 원래 해변이었어. 이런 건 결국 다 준비해야 할 것들이잖아.” 신주리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대신 이제는 아예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다른 한편에서는 서진태와 소지석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서진태는 진지하게 소지석에게 도씨 가문의 그 양성 계획에 대해 물어보았다. 이 계획은 너무나도 비상식적이어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둘 수 없었다. 완전히 그들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72화

    [하하하, 이게 무슨 이상한 조합이야? 어쩐지 묘하게 어울리기도 하고 또 웃기기도 하네!] [처음부터 차 안에서 자리싸움만 아니었어도 이렇게 어색하지는 않았겠지.] [우리 지원 언니 한마디로 모든 흐름이 뒤집혔어!] [강미영은 도대체 무슨 속셈이지? 우리 지석이를 일부러 피하는 거야?] [다시 한번 말하지만 소지석 팬들 너무 이기적이지 마! 누구든 미영 언니에게 다가갈 수 있고 미영 언니는 모두를 거절할 권리가 있어!] 좌석이 정리되고 비행기가 이륙을 준비하자 라이브 방송은 일시적으로 종료되었다. 이런 24시간 라이브 촬영 프로그램에서도 이렇게 잠깐 동안만은 각자가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강미영은 라이브 방송이 종료된 뒤 의아한 표정으로 한지원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여전히 왜 한지원이 굳이 자신과 함께 앉으려고 했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물론 지금 상황에서 누가 자신에게 같이 앉자고 했어도 마다하지는 않았겠지만... “미영 언니, 난 저 커플 팬이야.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얘기해. 그러니까 제발 내 최애 커플 깨지지 않게 도와줘!” 한지원은 진지한 얼굴로 이유를 털어놓았다. 강미영은 살짝 멍해지더니 결국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알겠어, 앞으로 네 최애 커플 잘 지켜주도록 할게.” 한지원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밝게 웃었다. “정말 고마워! 덕분에 내 최애 커플이 마음 편히 연애할 수 있게 됐어!” 강미영은 눈가를 약간 찡그리며 물었다. “근데 언제부터 걔네 둘의 팬이 된 거야? 그리고 지금 걔네 둘 관계 꽤 안정적이던데 내가 굳이 뭐 하러 그걸 망치겠어?” 한지원은 고개를 저으며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미영 언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중요한 건 이런 카메라 밖에서의 달달한 순간들이지.” 강미영은 순간 뭔가를 깨달은 듯 눈썹을 살짝 치켜세웠다. “혹시 영감이라도 떠오른 거야?” 한지원은 멍하니 있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언니의 작은 호의 하나가 한 명의 유명 만화가를 탄생시킬 수도 있어!” 강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71화

    그는 단지 이런 행동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 강미영에게 그를 좀 더 이해할 기회를 주고 소지석에게는 그가 혼자서만 밀어붙이지 않도록 눈에 띄게 하려 했다. 그러나 이 행동을 알아본 사람들도 있지만 일부 팬들은 그를 오해하거나 비판하기도 했다. [솔직히 말해서 서진태는 너무 경계가 없지 않나요? 경쟁하고 싶다 해도 이렇게까지 급하게 해야 하나요? 왜 꼭 같이 앉아야만 하는 거죠?] [맞아요! 강미영 언니는 분명히 불편해 보였고 바로 피해서 조수석에 앉았잖아요!] [좋아한다고 해도 좀 경계를 두고 해야죠.] [근데 소지석 팬들 너무 이중잣대 아니에요? 오빠가 같이 앉고 싶으면 직설적으로 다가가도 ‘멋지다, 드디어 마음을 표현했다!’고 하는데 서진태가 다가가면 ‘경계가 없다’고 비판하잖아요?] [맞아요. 서진태는 사실 강미영 언니와 앉고 싶은 것보다는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던 거죠.] 댓글창은 점점 떠들썩해졌다. 신주리와 육경서의 강미영에 대한 이해도는 완벽했다. 감정상에서 경쟁이 시작되면 그녀는 주저 없이 피할 것이다. 강미영은 감정을 물건처럼 경쟁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런 성격의 프로그램에서는 남성들끼리의 경쟁이나 여성들끼리의 경쟁이 감정을 더 순수하지 않게 만들 수 있고 로미오와 줄리엣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결국 그런 외적인 압박이 감정을 더 강화시키는 효과가 생기게 된다. 사실 그들이 정말 사랑하는 건 아닐 수도 있다. 단지 지는 걸 참지 못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그녀와 고정남의 관계도 그랬다. 주위에서 반대할수록 더 진지하게 여겨졌던 그 감정이었지만 결국 그것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 엉망이 된 감정이었음을 깨달았다. “네가 졌으니까 내 선물 잊지 말고 사 와.” 신주리는 자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육경서는 그 결과를 보며 입술을 삐죽 내밀고는 돌아서서 그녀에게 엄지를 치켜들었다. “이번엔 네가 이겼어.” 신주리는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 “이번? 그럼 다음에도 나랑 내기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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