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진이 모임에 참석하지 않고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싫어서가 아니라 마누라가 못 가게 하기 때문이다. 예비 며느리가 주량이 괜찮고 같은 상업계에 있는 사람으로서 오늘 간만에 기분 좋게 한잔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다.“맞죠? 나도 우리 릴리가 술을 못 마신다고 들었는데 네 아빠가 기어코 아니라고 하시잖아. 술병 치워버려.”한명숙이 덩달아 말하자 신명진은 작은 소리로 불만을 토로했다.“오래전부터 소장해 온 거야. 나도 아까워서 안 마셨는데...”그 말에 릴리의 눈이 반짝이면서 시선을 술병에 고정했지만 귓가에서 또다시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이틀 전에 위 아프다고 하지 않았어? 마시면 안 돼.”릴리는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어떻게 알아요?”사실 릴리는 그날 위가 아픈 것이 아니라 생리 때문에 배가 아팠다.그리고 더욱 의아했던 것은 양율이 1초 전까지만 해도 무뚝뚝한 얼굴로 사업 보고하더니 30분도 안 돼 릴리에게 위약을 건네주었다. ‘누가 생리통에 위약을 먹는단 말인가?’상남자라 이해는 되지만 고맙다고 아무 약이나 먹을 수는 없었다.릴리는 그때 예쁜 여비서를 한 명 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지금 와서 보니 그 상남자는 양율이 아니라 곁에 앉은 이분이었다.“쳇, 하균 씨가 우리 회사에 간첩을 심어놨어요?”낮은 목소리로 속삭이는 릴리의 목소리를 들어서는 그녀의 기분을 알 수 없었지만 신하균은 당당하게 말했다.“간첩이라고 하긴 그렇고 저번에 자기가 사고 난 뒤로부터 양 비서와 연락을 자주 할 뿐이야.”릴리는 눈을 깜빡이며 신하균 쪽으로 몸을 기울이자 그는 떨떠름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눈치 빠르게 귀를 갖다 댔다. 그러자 릴리의 느릿느릿한 말소리가 들려왔다.“그런데 위가 아팠던 것이 아니라 복통이었어요.”의문스러운 눈빛으로 힐끗 쳐다보자 릴리는 웃으며 더욱 가까이 다가가서는 귓속말로 뭐라 했는지 신하균은 이내 자세를 바로잡고 정색해 앉아 있었다. 표정은 여전히 냉랭했고 엄숙했지만 빨갛게 달아오른 귀
저녁 식사를 마치고 신명진은 예비 며느리를 서재에 불러 계약 건과 김씨 가문에 대해 얘기를 나누려 했지만 한영숙이 한사코 반대했다.“오늘 주말인데 왜 애를 불러 일 얘기하려고 해요?”신명진은 “오늘...”하더니 뒷말을 잊지 못했다. 오늘 식사 자리에 초대한 목적이 계약 건을 위해서가 아닌가?“잔업하겠으면 혼자 하세요. 우리 릴리는 주말에 일 안 해요.”한영숙은 릴리의 팔짱을 끼고 소파 쪽으로 다가가면서 계속해 말했다.“맞다. 오전에 주리한테 가을 신상이 도착했다고 하던데 올라가서 마음에 드는 게 있는지 한번 봐봐.”예비 며느리와 더 오래 얘기를 나누고 싶지만 딸의 시큰둥해하는 모습이 마음에 걸려 한영숙은 릴리를 신주리에게 양보하기로 했다.“마음에 드는 브랜드가 있으면 내일 나와 함께 가서 골라 봐. 이 예비 시어머니가 사줄게.” 한영숙은 딸을 대하듯이 스스럼없이 말했다. 릴리도 미리 신씨 가문으로 온 목적을 염두에 두고 있었고 기회를 보고 있던 참에 얼른 대답했다.“네. 어머님, 전 그럼 주리 언니한테 가볼게요.”신주리는 존재감이 상당히 강한 사람으로 릴리와 신하균의 교제를 한사코 반대했지만 오늘 저녁 한마디 말도 하지 않았다. 문으로 들어설 때 릴리를 위해 한마디 하고는 저녁 내내 없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저녁 식사가 끝나자마자 소리 없이 자기 방으로 올라가 버렸다. 위층으로 올라가 노크하자 대답하는 목소리가 들려왔고 문을 열고 들어가니 신주리가 컴퓨터 앞에 앉아 메시지를 주고받고 있었다. 다가가 대화 내용을 보더니 릴리는 그제야 신주리가 속상해서 의기소침한 것이 아니라 다른 중대한 일 때문이란 걸 알았다. 릴리는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이 년 더 참아주면 안 돼. 반격할 거야?”“너 왜 올라왔어? 아빠, 엄마가 널 잡고 신상 조사 더 안 하신대?”신주리가 메시지를 보내는 한편 고개를 돌려 힐끗 쳐다보면서 묻자 릴리가 말했다.“주리 언니가 걱정돼서 먼저 올라왔어.”신주리는 마지막 메시지를 매니저에게 발송
신주리의 말에 릴리는 눈이 휘둥그레져서 물었다.“뭐라고?”신주리는 무표정한 얼굴로 아주 견결하게 말했다. “맞아. 우리 헤어졌어.”릴리는 앵두 같은 입을 벌리고 조금 전 댓글을 볼 때보다 더욱 놀랐고 한참 동안 신주리의 말을 곱씹더니 그제야 물었다.“왜 헤어졌어?”릴리는 두 사람이 왜 하필 지금 상황에서 헤어졌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그러자 신주리는 담담하게 말했다.“나야 모르지.”릴리는 다시 입을 떡하니 벌리더니 물었다.“언니가 제기한 거 아니야?”“아니야.”신주리의 말에 방안은 갑자기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 공식 입장을 발표하고 헤어진 것도, 육경서가 먼저 헤어지자고 제기했다는 사실도 릴리는 다 받아들일 수 있지만 화가 나는 건 어쩔 수 없었다.“좀 있다 내가 가서 육경서를 한바탕 두들겨 패고 올게.”릴리의 진지한 말에 신주리는 의외로 제지하지 않고 곰곰히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게 좋겠어.”솔직히 말해 신주리가 며칠 동안 아무리 생각해도 육경서가 왜 갑자기 미친 사람처럼 헤어지자고 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 원인으로 인해 신주리가 며칠 동안 집에 틀어박혀 있었고 이 때문에 평판도 나빠지고 광고도 빼앗겼다. 하여 신주리는 상당히 화가 나 있었고 이 모든 것이 육경서의 탓이라고 생각했다. 때려준다는 건 말뿐이고 릴리는 이내 진정하더니 신주리에게 그날 무슨 있었는지, 다퉜는지 아니면 의견이 맞지 않아서인지, 왜 육경서가 갑자기 극단적으로 헤어지자고 했는지 물었다. 릴리 인상 속의 육경서는 주리 언니를 많이 좋아했고 그녀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육경서가 먼저 이별을 제기했다는 것이 아무리 생각해도 석연치 않았다.신주리도 그 이유를 몰라 속상한지 고개를 절레절레 젓더니 그날 있었던 일을 상세하게 말해줬다.“언니, 혹시 해서 말인데 경서 오빠가 언니와 가짜 커플 말고 진짜 커플 하겠다는 뜻이 아닐까?”신주리는 아무 말이 없었고 사실 그녀도 이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이 아니었다.하
현재 신주리의 평판이 아무리 나빠졌다고 해도 미나가 감히 넘볼 수 있는 급이 아니었다. 그리고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신주리가 입장 발표만 한다면 해결할 수 있는 일이기에 피디가 적어도 체면을 봐줄 것으로 생각했다.신주리가 갑자기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말했다.“공짜 여행 가서 바람도 쐴 수 있고. 한번 생각해 볼 만해.”그러자 릴리는 이내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그렇지? 그럼 언니가 승낙한 것으로 알고 있을게.”“진짜로 나보고 출연하라고?”신주리가 놀란 표정으로 계속해 말했다.“연애 예능프로에 출연하라는 건 역시 대담한 조언이었어. 열애 기사가 난 지 얼마 됐다고 나를 이참에 죽일 작정이야?”그 말에 릴리는 신주리를 설득하기 시작했다.“이건 순수한 연애 예능프로가 아니야. 언니는 그저 여행 프로라고 생각해. 지금 제작팀에서 대외로는 연애 예능이라고 홍보하고 있잖아? 육경서가 알면 얼마나 후회하겠어? 이별이 대수야? 당장 새 남자 친구를 찾으면 그만이야.”신주리는 릴리가 자기를 한 방 먹인다고 생각했지만 절친 사이에 또 그럴 리가 있을까 하고도 생각했다.하여 신주리는 반신반의한 태도로 우물거리며 말했다.“릴리야. 언니가 탑급 연예인 거 잊지 않았지? 아주 핫한 스타야.”이런 신주리가 이별하자마자 연애 예능프로에 출연해 새 남자 친구를 당당하게 물색한다는 건 말도 되지 않았다.“그렇구나. 언니가 시청자한테 욕을 덜 먹으려면 일단 보여주기식 공식 입장이라도 발표했다가 며칠 뒤에 또 이별했다고 발표하는 방법밖에 없어.”릴리가 한마디 덧붙였지만 신주리는 아무 대꾸도 없었다.신주리를 설득하고 나서 릴리는 이내 육경서를 공략하기 위해 사처에 전화하더니 끝내 연락이 닿았고 아까 썼던 수법을 그대로 옮겼다.“이별이 대수야? 여자 친구를 새로 찾으면 되잖아? 나는 끝까지 오빠 편이야. 주리 언니가 오빠의 진심을 몰라준다면 연애 예능프로에 출연해서 더 예쁜 여자를 사귀면 되잖아. 그때 가면 주리 언니가 얼마나 후회할지 몰라.”육경서는 릴리의 말이
그 사생팬은 소속사 대표가 갓 데뷔한 남자 연예인의 스폰서로 이적하자마자 갖은 인맥을 동원해 스타로 발돋움시켰다고 자기가 직접 본 것처럼 이야기를 지어냈다. “그래서 글쓴이의 뜻은 육경서가 강유리의 기둥서방이란 말이에요?”“육경서의 차가 JL빌리지에 자유자재로 드나들 수 있다고?”“핫하다 핫해. 왜 갑자기 이런 방향으로 흘러가지?”“JL빌리지는 육시준의 구역인데 함부로 말해도 괜찮겠어? 강유리가 바보라고 이렇게 당당하게 자기 남편한테 오명을 씌우겠어?”“등신 아니야? 이야기를 지어내도 분수가 있지. 어떻게 감히 육씨 가문을 모욕해?”사실 사생팬이 올린 글은 전혀 신빙성이 없었고 게다가 육경서 팬들이 맹렬하게 공격하자 자기 가족을 걸고 맹세까지 하면서 이보다 더 확실한 증거가 있으니 며칠 뒤에 폭로하겠다고 했다. 안 그래도 육경서 팬과 경미 커플팬 때문에 기죽고 있던 신주리 팬은 기회다 싶어 하나 둘씩 뛰쳐나왔다. “그래서 우리 주리가 공식 입장을 밝히려 하지 않는 걸까?”“그날 영상을 봐서는 육경서가 신주리를 협박하는 거 같았어.”“누가 누굴 협박하는지 보면 알아.”“다들 영상을 봤겠지만 그날 주리 상태가 이상했어. 누가 모함하지 않았을까?”“세상에. 이게 바로 사실이야?”“주리가 요즘 얼마나 힘들었을까?”“이런 기생오라비한테 절대 협박당해서는 안 돼. 절대 타협하지 말고 끝까지 자존심 지켜. 신주리 화이팅.”“다들 잊었어? 주리와 강유리는 절친이야.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어.”“맞아. 신주리 팬으로서 주리가 왜 입장을 밝히지 않는지는 모르겠지만 절대 강유리와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이런 이성적인 댓글도 있었지만 얼마 못 가 마케팅 계정과 안티팬에게 묻히고 말았다. 순간 각종 검색어가 난무했다.[#육경서 JL빌리지 자유 출입#][#육경서강유리#][#강유리육경서은퇴제지#]{#육경서는 왜 신주리에게 대시했을까#}...육경서는 요즘 촬영장에만 박혀 전문가다운 면모를 보여줬고 독사라고 불리는 강덕훈도 놀랄 따름이다.
“그건 아니고 주리 누나 입장 발표보다 더욱 놀라운 기사가 떴어. 삼각연애가 사각으로 발전했어.”매니저가 우울한 목소리로 말했다. 매니저의 말과 동시에 육경서는 인터넷에 접속해 자기와 강유리의 검색어가 보이자 의아한 표정으로 클릭하더니 순간 등골이 싸늘해지면서 말까지 더듬으며 말했다.“우리...우리 형이 아직 못 봤겠지?”그러자 매니저가 답했다.“글쎄. 강 대표님이 거의 실시간으로 체크하잖아.”“그걸 알면서 아직도 대처하지 않고 뭐 해? 나한테 전화할 시간이 있으면 빨리 방법을 대서 검색어를 처리해야지. 우리 형이 아는 날이면 그때는 은퇴가 아니라 죽음이야.”육경서가 고함을 지르자 매니저는 머뭇거리며 말했다.“내가 알아본 바로는 이 글을 올린 사람이 주리 누나 팬이야. 그리고 주리 누나 팬들도 지금 형을 공격하느라 정신이 없어. 이럴 때 갑자기 검색어가 사라지면 우리가 겁나서 그러는 줄 알고 추측이 사실이 되어버려.”뜻인즉슨 철회할 수 없고 한창 핫한 실시간 검색어를 철회하는 건 스스로 무덤을 파는 짓이라고 했다.한참동안 진정하고 나서 육경서는 굳어진 표정으로 물었다.“그래서 네 뜻은 신주리 팬이 날 죽이려 한다는 거야?”“주리 누나 팬이 형을 죽이려 한 게 하루 이틀이 아니잖아.”매니저가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누굴 탓할 것도 없이 육경서 팬도 신주리를 죽이려고 하니 피장파장이다. 두 사람은 처음부터 철천지원수였으니까.“그래서 내가 조언을 하자면 형과 육 대표님 관계를 공개하면 어떨까? 이런 황당한 기사가 뜨면 형네 집에서 뭐라고 하지 않아?”육경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사실 가족을 연루하기 싫었고 그러면 일만 더 복잡해 질뿐이다. 그리고 지금 이 시점에서 신분을 폭로한다면 주리 입장이 더 난처해질 것이다. 두 사람 모두 재벌 2세의 신분을 숨겼기에 지금은 가벼운 연애라고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신분을 공개하면 또 다른 문제가 잇따르게 된다.예를 들어 두 사람의 신분이 어울리지 않으면 팬들의 모순이 격화되면서
이런 반전이 있을 줄은 그 누구도 상상 못 했다. ‘육경서 좋았어. 한 번만 살려줄게.’ 미나 덕분에 한숨 돌릴 수 있었지만 육경서는 이 글을 보는 순간 폭발해 버렸다.“아니, 이 여자 정신 나간 거 아니야? 이 여자가 어떻게 우리 가족사진을 가지고 있지? 누가 함부로 내 사진을 올리라고 허락했냐고? 미친.”“전에 함께 작품 한 적이 있고 그리고 형이 항상 가족사진을 촬영장에 가지고 다니잖아.”매니저가 육경서의 의문에 답해줬다. 전에는 육시준의 존재를 아는 사람이 없기에 다들 가족사진을 보고는 가족들의 외모가 훌륭하다고 칭찬했을뿐이지만 육시준의 신분이 노출되고 결혼식에서 연예인보다 더 연예인인 외모가 알려지면서 촬영장의 스태프들도 거의 아는 눈치였다. 하지만 스태프들은 절대 연예계 내부 비밀을 밖으로 발설하지 않는데 이 여자가 대체 무슨 자격으로 함부로 육경서의 사생활을 폭로한단 말인가?“내 허락 없이 함부로 우리 가족의 사진을 올린 건 초상권 침해야. 경찰에 신고해. 당장 신고해.”육경서가 미친 듯이 고함을 질렀다....비록 육경서가 불같이 화냈지만 그의 팬들은 이 글을 무척이나 좋아했고 육경서 명예를 지켜 준 사람에 대해 수용하기 시작하면서 의외로 더는 미나에 대해 질책하지 않았다. 신씨 가문 별장.릴리는 오늘 밤 이곳에서 지내기로 했고 신주리와 밤늦게까지 수다를 떨었다. 신주리는 육경서가 자기를 좋아한다고 착각하는 줄 알았지만 알고보니 다들 그렇게 생각했다. 육경서가 이별을 제기한 것은 아마 신주리가 키스까지 한 마당에 인정하려 하지 않으니 화 나서 그런 거 아닐까?“그럼 네 말대로 내가 먼저 공식 입장을 밝히고 예능에 출연해 기분 전환한 다음 이 일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게.”여태까지 갈피를 잡지 못해 우왕좌왕하던 신주리는 끝내 결심을 내렸고 거기에는 그녀의 작은 바람도 들어있었다. 만일 이 프로를 연애 예능으로 제작한다면 홍보 시기에 프로그램 효과를 위해 컨셉을 정할 것이다. 신주리는 시청자의 비난보다 육경서를 자극하
“세상에, 신주리. 너 어떻게 이렇게 내 마음을 아프게 할 수가 있어?”“잘 차린 밥상을 끝내는 엎지르고 말았어.”“이 언니 이상해. 앞에서는 죽은 듯이 가만있더니 신분이 알려지니 바로 인정한다고? 연기하는 척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니야?”“젠장, 역시 육씨 가문 도련님 신분이 잘 먹혀.”“방금 일어났는데 대체 무슨 일이 발생했어요? 누가 좀 알려줘 봐요.”“간략해서 말하자면 어떤 여자 연예인이 열애설이 터졌는데 죽은 듯이 있다가 그 여자 팬이 오빠와 소속사 사장이 불륜관계라고 모함했고, 사정을 아는 사람이 오빠가 육씨 가문 둘째 도련님이라고 신분을 폭로한 시점에 여자 연예인이 뛰쳐나와 열애설 인정.”“진짜예요?”“역시 우리 미나가 육경서 귀인이야.”“그건 미나가 처음부터 오빠 신분을 알고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그렇다면 미나는 어떻게 알았을까?”“재벌 사이의 이야기는 재벌만 알고 있어. 그리고 다들 발견하지 못했어? 미나와 육경서의 관계가 아주 자연스럽지 않아? 둘이 혹시 어릴 때부터 아는 사이가 아닐까?”“단지 우연일 뿐이야. 주리 언니와 유리 언니가 절친인데 육경서의 신분을 모를 수가 있어?”이성적인 목소리는 항상 낮고도 힘이 없었다. 여론은 이미 신주리를 비난하고 미나가 재벌 집 딸이 아닌가 하는 추측으로 형성되었다. 이번 열애설이 터지면서 남녀 주인공은 상처만 잔뜩 받았고 최대 수혜자는 미나였다. 글을 올리자마자 미나는 육경서로부터 걸려 온 전화를 받았고 미처 표정 관리할 새도 없이 싸늘한 경고를 받았다. 육경서는 미나에게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지 말라고 했고 한 번만 이런 일이 더 발생하면 절대 가만두지 않겠다고 했다.육경서는 워낙 활달한 성격으로 그 누구한테나 살갑게 굴었고 전혀 틀을 차리지 않았고 그와 작품을 함께 하면서 미나는 신인이지만 많은 관심을 받았다.하여 미나는 육경서가 원래부터 이렇게 활달하고 털털한 성격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매몰차게 할 줄 몰랐다. 미나는 억울한 듯 말했다. “저도 오빠를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