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는 머리가 몇 초간 다운되고 주위가 진공 상태에 빠져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가슴은 튀어나올 듯 빠르게 뛰고 자기 심장 소리만 들렸다.‘이게 고백이라고 할 수 있나?’전에는 고백하지 않는다고 ㅂ. ㄹ평했는데 진짜로 고백하니 릴리는 오히려 어찌할 바를 몰랐다.다른 사람의 고백을 직접 들은 적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사람의 고백을 듣고 얼굴이 붉어지고 심장이 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그... 저...”“상처 처리 완료하였습니다. 다음 분 들어오세요.”간호사가 안에서 나와 소리 내어 주의를 주었다.그러자 릴리는 정신이 번쩍 들어 그의 품에서 벗어나더니 정신없이 대답했다. “네! 알겠습니다!”간호사는 나오자마자 두 사람의 다정한 행위에 어색해서 돌아서서 먼저 들어갔다.릴리도 빠른 걸음으로 따라갔지만 바로 손목이 다시 잡혔다.릴리는 무의식적으로 돌아보았다. 차갑고 진지한 눈동자와 시선이 마주쳤고 숨길 수 없는 기대를 가지고 릴리의 대답을 기다리는 듯했다.릴리는 그의 이글거리는 눈빛에 데어 재빨리 시선을 옮겼다.입을 딱 벌리더니 결국 대답을 해 주었다.“좋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릴리는 고개를 돌려 진지하게 말했다. “하지만 저는 그와 정말 단순한 동료입니다. 당신은 그를 견제할 필요가 없어요!”신하균의 눈썹이 꿈틀거린다. “저...”묻고 싶은 것은 더 이상 이 문제가 아니다.뒷말이 나오기도 전에 릴리는 그의 손을 뿌리치고 빠른 걸음으로 진료실로 들어갔다.릴리 손의 문제는 크지 않다.그런데 온 김에 아예 간단하게 치료해 버렸다.돌아가는 길.차 안이 몹시 조용하다.켈슨은 둘 사이의 분위기가 이상하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차렸다.뒷좌석에 앉아 운전석을 보고 조수석을 보며 물었다. “일은 잘 해결됐습니까? 임 비서 쪽에서는 뭐라고 합니까?”“아, 깜빡할 뻔했네요.”휴대폰을 꺼내서 살펴보니 화면은 조용했다. 뜻밖에도 임 비서가 보낸 메시지가 없었다. ‘아까 신하균에게 전화하지 않았었나?’릴리는 묵묵히 옆에서 운
신하균의 시선은 여전히 앞을 바라보았다. 입을 열기도 전에 뒷좌석 켈슨이 가볍게 웃는 소리가 들렸다.“바보, 정말 임 비서가 손해 보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릴리는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이렇게 오랫동안 함께 지내면서 당신은 그 사람을 잘 모르지만 그 사람은 당신을 잘 알고 있어요. 오늘 이렇게 늦게 온 걸 보면 아마 당신이 일을 저질렀다는 걸 예상했을 걸요. 어차피 일은 이미 발생했으니 프로젝트는 놓치기 아까웠겠죠.”“프로젝트를 내팽개치고 달려왔다는 건 당신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것뿐이에요. 게다가 조운그룹과 협력을 끊을지 말지는 그 사람이 결정할 일이 아니에요.”“...”릴리는 좀 알 것 같았다.일리가 있다. 임 비서의 행동 스타일은 그의 선한 외모와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그는 모든 걸 다 가지려는 사람이었다... ‘그 사람이 정말 나를 걱정한다면 어떻게 그렇게 늦게 올 수 있었겠어.’릴리는 손해 볼 일이 없다는 것을 알고 저쪽에서 일을 처리한 다음 상대방을 위협하기 위해 달려왔을 것이다!공교롭게도 조 사장은 겁쟁이였다. 사고를 쳤다는 것을 알고 육시준의 미움을 살까 봐 당연히 합의를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역시 임 비서!’릴리가 켈슨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찬사가 더해졌다. “생각지도 못하게 머리가 좋으시네요.”켈슨이 대답했다. “다 사장님이 잘 이끌어 주신 덕분이죠.”“오~ 이제 상사한테 아부하는 것도 점점 능숙해지고 있어요!”켈슨이 진지하게 말했다. “이건 진심이에요!”두 사람은 저마다 한마디씩 하며 사이좋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침묵을 지킨 채 질문을 기다리던 신하균은 왠지 서운했다. 그는 백미러를 통해 뒷좌석의 사람을 차갑게 훑어보았다.우연인지 고의인지는 모르겠지만 마침 남자의 남갈색 눈동자에 스쳐 지나가는 도발을 보았다.신하균의 얼굴이 더 차가워졌다.‘저 자식 일부러 이러는 거다!’‘말투도 갑자기 다정하더라니.’그는 불만스러운 듯 발밑 가속페달을 더 세게 밟고 도로를 질주했다.릴리는 속도에 민
차 안이 갑자기 어색한 침묵에 빠졌다. 이 말은 너무 모호했다.릴리는 그를 힐끗 쳐다보더니 말했다. “같은 동네에 살고 있어서 목적지가 같은 게 맞습니다.”굳이 켈슨에게 설명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하지만 이런 모호함이 왠지 불편했다.릴리는 이제 애매모호함은 좋아하지 않았다.그러나 신하균이 느끼기에는 상대방이 오해할까 봐 해명하는 것이었다. 그의 표정이 더욱 차가워졌다.켈슨의 경직된 미소가 서서히 풀리며 의미 불명의 표정으로 감탄했다. “이웃이시군요. 어쩐지 얼마 전에 출근길을 데려다주시더라니.”“...”켈슨도 그가 얼마 전에 릴리를 출퇴근시키는 것을 본 적이 있었다.분명 썸타는 사이인데 같은 동네라서 데려다주는 것이 되었다.신하균은 답답하지만 설명할 길이 없었다.어쨌든 그들은 관계를 확정하지 않았다.그도 자신의 신분을 내세울 자격이 없다.마음이 복잡해졌을 때 옆에서 청아한 목소리로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아. 그건 이 사람이 굳이 데려다 주겠다고 한 거예요.”신하균의 서리처럼 차갑던 얼굴빛이 조금 누그러졌다.“네. 제가 굳이 데려다 준 거예요.”“...”차는 먼저 켈슨의 숙소에 도착하였다.차에서 내리기 전에 릴리가 물었다. “내일 하루 쉬실래요? 팔에 상처...”“괜찮아요. 이런 작은 상처는 괜찮아요. 회사에 처리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요.”“그래도 돼요? 당신처럼 열심히 일하는 직원이 있어서 저는 정말 행운이에요!”릴리는 빙그레 웃으며 감회했다.켈슨도 웃으며 대답했다. “다음에 밥 사주세요.”“그래요.”차가 다시 시동을 걸었다.차에 사람이 한 명 줄자 분위기도 변했다.어색함을 피하기 위해 릴리는 휴대폰을 만지작거렸다.때마침 이때 문자가 불쑥 들어왔다. 켈슨의 문자다. [죄송해요. 다른 뜻은 없었습니다. 다만 여자에게 구애하는 남자가 이렇게 차가운 것을 이해할 수 없어서... 무슨 말인지 아시죠? ]릴리는 눈꼬리를 치켜 올리고 곁에 있는 사람을 슬쩍 봤다. ‘차갑다고?’그는 예전의 신하균을 본
하지만 정말로 거절한다면 신하균도 어찌할 방법은 없을 것이다.신하균이 침묵하는 것을 보고 있던 릴리는 더 캐물으려다가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입을 다물었다.휴대폰을 키고 임강준에게 문자를 보냈다.오늘 밤 합의 결과를 물어보고 계약서에 관해서도 물었다.릴리는 명확한 답을 얻어야 마음이 놓인다.임강준이 바로 답장을 보내왔다. 【신 팀장이 알려드리지 않았습니까? 사장님이 쉬고 계신다고 내일 다시 연락드리라고 하셨는데요. 아니면 지금 들으시겠어요?】【아니요. 회사에서 말하죠. 일찍 쉬세요. 늦은 시간에 민폐를 끼쳤네요.】임강준이 답장했다. 【아닙니다. 계약서는 이미 따냈으니 걱정하지 마세요.】릴리는 문자를 보고 눈동자가 약간 흔들렸다.임 비서는 업무 능력만 뛰어난게아니라 매우 섬세하다.릴리는 그의 매력에 또다시 정복당했다.임강준은 뭔가 빠뜨린 것이 생각난 듯 또다시 문자를 보내왔다.【육 사장님 쪽은... 말하지 않으시면...】그는 이성적이며 이익을 최대화할 줄 안다.그러나 그가 오늘 경찰서에서 한 말도 사실이다. 육시준은 이 정도의 이익은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그는 자기 사랑스런 아내의 친동생이 억울한 일을 당하지는 않았는지에 더 신경 쓸 것이다.조 사장이 이렇게 오만한 줄 안다면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다.릴리는 바로 그의 뜻을 알아채고 미소를 지었다. 【걱정마세요. 말하지 않을 거예요. 그러니까 당신도 제가 싸운 일에 대해서는 보고하지 마세요!】【알겠습니다.】임 비서는 절대로 누설하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육시준이 모를리가 없다.신하균은 차를 몰며 이따금씩 겻눈질로 조수석을 흘끗 봤다. 릴리의 치켜 올라간 입가를 보고 그는 미간을 찡그렸다.켈슨을 진지하게 의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외모도 능력도 그리고 신분 배경도 모두 최상위권이다.또한, 직업이 주는 필터도 있다. 여자들은 자신이 완전히 낯선 영역에서는 독특한 숭배와 의존감을 느끼기 쉽다.신하균의 안색이 갑자기 심각해졌다. 그는 마음속으로 비상벨을 울렸다.가는
신하균의 발 옆에 누르스름한 작은 덩어리가 엎드려 있었다.문이 열리자 자그마한 것이 벌떡 일어나더니 고개를 들고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릴리를 쳐다보았다. 꼬리를 세게 흔들어서 엉덩이까지 같이 씰룩거렸다.전반적으로 조금 못생겼다.하지만 맑은 눈동자에서 이쁨받고 싶은 것이 느껴졌다.“얘는...”“강아지를 키우려고 했었잖아요? 백퍼센트 셰퍼드 혈통이고 대형견이라서 충성심이 강하고 용맹하며 주인에 대한 복종성도 높아요.”신하균이 소개했다.직접 보지 않았더라면 릴리는 정말 그의 말에 속았을 것이다.손바닥만 한 강아지를 가리키며 릴리가 물었다. “대형견인 게 확실해요?”“아직 어리지만 품종은 대형견이예요.”릴리는 예리한 눈빛으로 강아지를 훑어보더니 말했다. “그런데 진짜 못생겼네요.”이 말이 끝나자마자 강아지는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두 눈을 부릅뜨고 마치 억울한 듯 릴리를 쳐다봤다.릴리는 눈썹을 찡긋하며 땅에 있는 조그마한 생명체를 가리켰다.“제 말을 알아듣는 거예요?”신하균은 살짝 웃으며 설명했다. “군대에서 퇴역한 수사견의 후손으로 어미의 지능을 물려받았으니 아마 알아들을 수 있을 겁니다.”릴리는 바로 태도가 돌변했다. “슬퍼하지마! 농담이야. 너 꽤나 괜찮아. 아주 못생긴 것도 아닌데!”녀석은 알아들었는지 고개를 갸웃하더니 이내 즐겁게 꼬리를 흔들었다.릴리는 눈을 반짝였다. 이 강아지가 꽤나 마음에 드는 것 같다.릴리는 쪼그리고 앉아 손을 뻗어 강아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녀석은 기뻐하며 릴리의 손을 비비더니 혀로 릴리의 손을 핥았다.귀여운 동물은 때때로 하루 종일 있었던 기분 좋지 않은 일들을 치유하고 이전의 모든 고민을 잠시 잊게 하는 신기한 마력을 가지고 있다.릴리는 미소를 지으며 강아지 옆에 있는 남자를 올려다보며 말했다.“이 아이를 저한테 주실 수 있나요?”신하균은 잠시 어리둥절하더니 이내 실소를 터뜨리며 말했다. “원래 드리는 겁니다.”릴리는 더욱 환하게 웃으며 반달눈을 짓고 강아지를 끌어 안고 집안으로 들어
릴리가 신하균을 올려다보는 표정은 막막함에서 충격으로 변했다.릴리는 앞에 있는 까맣고 못생긴 강아지를 가리키며 물었다. “얘 엄마라고요? 얘 유전자가 이렇게나 좋아요?”신하균은 휴대폰을 끄고 릴리 옆에 쪼그리고 앉아 애꿎은 강아지에게 손을 내밀었다.“당신은 강아지에 대해 전혀 모르는 것 같네요. 강아지를 당신에게 맡기면 마음이 놓이지 않을 것 같아요!”“아니! 줬던 물건을 다시 가져가는 법이 어디 있어요.”릴리는 강아지를 품에 안은 채 경계하는 눈빛으로 신하균을 노려봤다.“이 아이는 물건이 아니라 제 퇴역 전우의 후손입니다.”신하균이 진지하게 말했다.“...”수사견과 경찰의 특수한 전우애를 잘 모르는 릴리지만 신하균의 장난같지 않은 표정에 반박하는 말을 하지 못했다.릴리는 몇 초 동안 멍해 있더니 열심히 해명했다. “제가 강아지에 대해 잘 모른다고 해서 제 좋아함과 숭배심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아요!”신하균의 눈 밑에는 몇 가닥 어두운 빛이 스쳐 지나갔다.“제가 잘 돌볼 테니까 당신은 저한테 준 이상 다시 가져가지 마세요!”릴리가 덧붙였다.신하균은 잠시 릴리를 냉정하게 쳐다보더니 말했다. “안 믿어요.”“???”‘이렇게까지 말했는데도 안 믿는다고?’릴리는 여태껏 큰소리 친 적이 없다. 할 수 없는 일은 허풍을 떨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은 반드시 식언하지 않는다.“저한테 정기적으로 강아지의 성장 상황을 보고하고 언제든지 답방할 수 있도록 허락하지 않는 한이요.”신하균이 담담하게 덧붙였다.“당신도 답방하겠다고요? 전에 입양하려던 강아지의 주인도 답방하겠다고 했었어요!”신하균이 눈썹을 찡긋했다. “네, 답방은 필수죠. 다른 의도를 가진 사람이 강아지에게 잘 해주지 않을까 봐 걱정되기 때문입니다. 일반 강아지도 그런데 더군다나 이 아이는 신분이 특슈하지 않습니까.”생각해 보니 신하균의 말에도 일리가 있다.게다가 지난번 입양은 답방 요구를 거절해서 무산되였다.이번 기회는 더 이상 놓쳐서는 안 된다.“오케이! 매달 강아
릴리는‘미래’의 멋진 강아지와 신나게 얘기하다가 이 말을 듣고는 잠시 멈칫하고 묘한 눈빛으로 신하균을 바라봤다.신하균은 릴리의 이상한 눈빛에 무의식중에 자신을 점검했다.“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지금 범인 감시하세요? 매일 남의 스케줄은 왜 물어보세요.”“...”신하균은 릴리의 질문에 말문이 막혔다.하지만 릴리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해서 말했다. “그리고 제가 스케줄을 꼭 알려줘야 하는 것도 아니잖아요? 저는 성인이고 인권 자유가 있다고요.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할 거예요!”신하균은 어리둥절했다. “당연히 인권 자유가 있죠. 저는 단지 묻고 싶었을 뿐이예요.”“네~ 당연히 그냥 물어본 거겠죠.”릴리는 비꼬는 말투로 그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신하균의 얼굴에는 온통 물음표였고 눈빛은 더욱 멍해졌다.지난번에 무슨 스케줄이 있냐고 물었을 때도 릴리는 기분이 별로인 듯 한마디 툭 던졌던 기억이 갑자기 떠올랐다.‘당신이랑 무슨 상관이예요.’지금처럼 까칠했다.‘하지만 처음 물어봤을 때는 분명 알려줬었잖아.’‘설마...’“혹시 화났어요? 제가 일전에 스케줄만 묻고 데이트 약속은 잡지 않아서요?”신하균이 떠보는 말투로 입을 열었다.“말도 안 되는 소리! 누가 당신이랑 데이트 하고 싶대요? 저 되게 바쁜 사람이거든요!”신하균은 릴리의 어색한 표정을 보고 갑자기 마음이 놓였다.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릴리에게 설명했다.“며칠 전엔 고정철 사건으로 야근을 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도저히 시간을 낼 수가 없었어요.”“...”릴리의 눈빛이 더욱 부자연스러웠다.릴리는 고개를 숙인 채 품에 있는 강아지를 안고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누가 궁금하대?”“그럼, 내일 시간 있어요?”릴리가 대답했다. “아니요.”“토요일은요?”“없어요.”“일요일은?”“...”릴리는 고개를 숙이고 손으로 강아지 발톱을 만지작거리며 몇 초간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일요일에는 주아 언니랑 밥 약속이 있어요.”그러자 신하균이 고개를 끄덕이며
젊은 비서가 따라오며 의아해했다. “재계약은 어제 하지 않았나요? 왜 또 오신거죠? 조운 그룹은 우리의 중요한 파트너입니다. 상대방을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면 좋지 않을 것 같습니다.”릴리는 사무실 의자에 앉아 예쁜 눈동자로 비서를 훑어보았다. “새로 왔나요?”“아니요. 저는 비서실에 오래 있었습니다.”“그런데도 아직 쓸데없는 오지랖은 부리지 말아야 한다는걸 모르는 거예요?”릴리는 가방을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목소리에 젊은 비서는 가슴이 철렁했다.“죄송합니다, 사장님. 저는 단지 사장님이 조운 그룹의 중요성을 모를까 봐 걱정되었을 뿐 다른 뜻은 없었습니다!”릴리는 무심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어요. 걱정해주셔서 감사하네요.”젊은 비서는 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가 릴리가 별말이 없자 얼른 나갔다.마침 그때 임강준이 사무실로 들어왔다.그는 여비서를 힐끗 쳐다보더니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 인사를 했다.문이 닫혔다.임강준이 물었다. “조운 그룹 사람이 왔습니까?”“왔다고 했는데 저도 아직 못 만났습니다.”말하며 릴리는 턱으로 문쪽을 가리키며 물었다.“저 비서는 무슨 일을 담당하고 있나요? 꽤나 고성그룹을 위하던데.”“양율의 사람입니다. 양율을 해고하겠다고 공시는 했지만 이직 수속은 아직 진행되지 않았다는 것은 알고 계시죠?”“...”릴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릴리도 이 사실을 알고 있다.처음에 임강준은 자신과 비슷한 사람이 생겨야 릴리 곁을 떠날 수 있다고 말했었다.하지만 이런 인재를 양성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하지만 라인을 잘못 탄 사람을 자기쪽으로 끌어오는 것은 아직 기회가 있다.그래서 전 회장 비서인 양율의 이직 절차는 계속 보류되었고 두 사람 모두 암묵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것이다.그런데 지금 릴리는 눈썹을 찡그렸다. 갑자기 이 오지랖을 참기가 싫어졌다. “오지랖이 너무 넓어요. 제 일에까지 간섭하잖아요. 이제는 이직 진도를 재촉할 때가 온 것 같아요.”임강준은 고개를 저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