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무슨...’그는 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지났다.릴리도 허탈한 표정이 역력했다.그러니까, 임 비서처럼 먼저 전체 상황을 살펴봤다면 이렇게 난처할 정도는 아니었을 것이다.하지만 여한영은 뻔뻔하다.그는 심호흡을 하고 켈슨을 가리켰다. 여한영은 그제서야 켈슨의 팔에 있는 핏자국을 보았다.어색하고 무표정하게 손가락을 거둬들이고 신하균에게 고개를 돌려 냉정하게 분부했다. “먼저 릴리를 데리고 가세요. 저 둘은 병원에 가서 상처를 치료하고 여기는 저희에게 맡기세요.”신하균의 시선은 임강준에게로 향했다.임강준은 말없이 그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이 일은 비록 번거롭지만 생각만큼 까다롭지는 않다.그들이 먼저 가도 괜찮다.그들은 경찰서에서 나왔다.신하균은 차로 그들을 병원까지 데려다주었다. 릴리는 켈슨에게 먼저 상처를 치료하러 가라고 하고 자기는 내릴 의사가 없어 보였다.그는 운전석에 있는 신하균을 보며 말했다. “경찰서로 돌아가죠.”신하균은 그녀의 손을 힐끗 쳐다보았다.그들을 병원에 데려다준 건 사실 켈슨을 데려다준 것뿐이다.그는 릴리가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그는 차창을 내리고 아직 떠나지 않은 잘생긴 외국인을 바라보며 말했다. “오늘 릴리를 보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는 일이 좀 있어서 당신과 함께 들어가지 않겠습니다. 의료비와 손해배상은 회사에 가서 정산해 드릴게요.”여기까지 말하자 릴리도 갑자기 정신이 들었다. ‘맞다. 나 때문에 다친 거지.’게다가 켈슨은 그녀의 직원이지 그녀와 함께 싸운 동생이 아니다.그를 혼자 병원에 버리는 것은 너무 비인도적이다.“그냥 같이 들어가죠.”릴리는 작은 소리로 이 말을 남기고 재빨리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렸다.“???”‘내가 고맙다고 인사를 하면 됐지 같이 들어가 준다고?’‘굳이 그럴 필요가 있나?’몇 분 후, 세 사람은 응급실에 도착했다.켈슨의 팔은 상처가 깊었는데 다행히 유리 조각은 없어서 간호사가 소독을 해주면서 몇 마디 더 당부했다.간호사가 릴리와 켈슨
“어머나! 왜 인기척을 안 내요?”릴리는 깜짝 놀라 엉겁결에 뒤로 반 발짝 물러섰다.신하균은 손을 뻗어 릴리를 부축하며 내색하지 않고 릴리를 자기 쪽으로 잡아당겼다. “방금 나가서 통화한 사이에 다른 남자 친구가 생긴 거예요?”릴리는 그의‘다른 남자 친구’라는 사람들의 오해를 사기 쉬운 단어를 눈치채지 못했다.“처리됐대요? 최종적으로 어떻게 합의됐대요?”신하균이 입을 벌리고 막 말하려고 할 때 저쪽에서 말을 끊었다.“윽! 좀 아파요.”켈슨은 적시에 소리를 질렀다.릴리가 고개를 돌려 간호사에게 급히 당부했다. “살살하세요!”간호사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구경하는 눈빛으로 이 세 사람을 번갈아 보며 흥을 돋우고 있었다.‘커플이 아니라 삼각관계인 것 같은데...’“죄송합니다. 먼저 가서 일 보셔도 됩니다. 저는 신경 쓰지 마세요.”켈슨은 미안한 마음에 릴리에게 말했다.릴리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반박했다. “어떻게 그래요. 의사가 말하길 상처가 아직 깊어서 감염의 위험이 있대요. 우리는 당신 혼자 두면 안심할 수 없어요. 이따가 데려다 드리겠습니다!”“다리가 아니라 손을 다쳤습니다.”신하균이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는 처음 릴리가 그를 데리고 병원에 오기로 결정했을 때부터 불만이 있었다.“손을 다쳐도 불편해요. 그렇게 야박하게 굴지 말아 줄래요?”어린 간호사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이 남자 질투가 너무 심하다. 여자의 말에서 편향을 알 수 있다.릴리는‘우리’라는 단어를 썼다.선을 분명히 그었다.이 상처 입은 잘생긴 외국 남자가 서브 남주인가 보다.“제가 야박하다고요? 이런 싸움에도 다칠 수 있는 약골한테 의료비를 보상해 주는 것만으로도 좋은데 굳이...읍!”뒷말은 릴리가 수동으로 음소거했다.릴리는 발끝을 세우고 한 손으로는 신하균의 어깨를 짚고 다른 한 손으로 그의 입을 막은 채 고개를 돌려 켈슨에게 미안한 미소를 지었다.“마음에 두지 마세요. 이 사람은 입이 좀 험해요. 평등하게 모든 사
두 사람은 가까이 있었고 신하균은 릴리의 숨결을 느낄 수 있었다. 릴리의 몸에 있는 향기도 맡을 수 있었다.신하균의 눈빛은 더 어두워졌고 시선은 약간 벌려진 붉은 입술에 고정되었다. 그는 약간 몸을 기울여 고개를 숙였다.거리가 너무 가깝다.예전 같았으면 그는 분명 릴리에게 거리를 일깨워주었을 것이다.그런데 이번에는 아니다.주의를 주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릴리는 그가 자기를 바라보는 눈빛이 더욱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숨결도 이글거리는 기운을 내뿜으며 릴리에게 와닿았다. 릴리의 뺨은 뜨겁게 달아올랐다.거리가 점점 가까워지는 것을 보면서 릴리의 마음은 약간 당황스러웠고 몸도 무의식적으로 뒤로 젖혀졌다.릴리는 작은 손을 뻗어 정확하게 신하균의 입술을 막고 그를 밀었다.“가까이 오지 마요. 긴장되니까.”“...”신하균의 축 처진 눈꺼풀이 가볍게 떨리더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애매한 분위기가 중단되었다.하지만 릴리는 이제야 알아차렸다.손바닥의 따뜻하고 서늘한 감촉이 마치 미묘한 전류처럼 온몸에 전해져 릴리의 온몸을 뜨겁게 달궜다.릴리는 갑자기 손을 거두고 두 걸음 뒤로 물러났다.손바닥을 옷에 조심스럽게 여러 번 비볐다. 마치 그의 숨결을 비벼내려는 듯했다.아직 진정되지 않았는데 신하균이 허리를 감싸안고 릴리를 끌어당겼다.릴리는 갑자기 튼튼한 품에 부딪혀 무의식적으로 가슴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당신, 당신 뭐 하는 거예요!”“그가 당신이 마음에 들었으니 당연히 문제가 있죠.”“???”릴리는 굳어 있었고 캄캄하고 그윽한 눈동자와 시선을 마주쳤다. 출렁이는 감정에 릴리는 마치 휩쓸려 들어갈 것만 같았다.지척에 있는 훤칠한 얼굴, 뜨거운 호흡에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릴리는 힘겹게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그는 제 친구의 친구이고 저희는 단순한 직장 동료 관계예요.”“순수한 직장동료가 오해를 받아도 해명하지 않습니까?”신하균은 저음의 목소리로 말했다. “남자가 남자를 보는 것이 가장 정
릴리는 머리가 몇 초간 다운되고 주위가 진공 상태에 빠져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가슴은 튀어나올 듯 빠르게 뛰고 자기 심장 소리만 들렸다.‘이게 고백이라고 할 수 있나?’전에는 고백하지 않는다고 ㅂ. ㄹ평했는데 진짜로 고백하니 릴리는 오히려 어찌할 바를 몰랐다.다른 사람의 고백을 직접 들은 적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사람의 고백을 듣고 얼굴이 붉어지고 심장이 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그... 저...”“상처 처리 완료하였습니다. 다음 분 들어오세요.”간호사가 안에서 나와 소리 내어 주의를 주었다.그러자 릴리는 정신이 번쩍 들어 그의 품에서 벗어나더니 정신없이 대답했다. “네! 알겠습니다!”간호사는 나오자마자 두 사람의 다정한 행위에 어색해서 돌아서서 먼저 들어갔다.릴리도 빠른 걸음으로 따라갔지만 바로 손목이 다시 잡혔다.릴리는 무의식적으로 돌아보았다. 차갑고 진지한 눈동자와 시선이 마주쳤고 숨길 수 없는 기대를 가지고 릴리의 대답을 기다리는 듯했다.릴리는 그의 이글거리는 눈빛에 데어 재빨리 시선을 옮겼다.입을 딱 벌리더니 결국 대답을 해 주었다.“좋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릴리는 고개를 돌려 진지하게 말했다. “하지만 저는 그와 정말 단순한 동료입니다. 당신은 그를 견제할 필요가 없어요!”신하균의 눈썹이 꿈틀거린다. “저...”묻고 싶은 것은 더 이상 이 문제가 아니다.뒷말이 나오기도 전에 릴리는 그의 손을 뿌리치고 빠른 걸음으로 진료실로 들어갔다.릴리 손의 문제는 크지 않다.그런데 온 김에 아예 간단하게 치료해 버렸다.돌아가는 길.차 안이 몹시 조용하다.켈슨은 둘 사이의 분위기가 이상하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차렸다.뒷좌석에 앉아 운전석을 보고 조수석을 보며 물었다. “일은 잘 해결됐습니까? 임 비서 쪽에서는 뭐라고 합니까?”“아, 깜빡할 뻔했네요.”휴대폰을 꺼내서 살펴보니 화면은 조용했다. 뜻밖에도 임 비서가 보낸 메시지가 없었다. ‘아까 신하균에게 전화하지 않았었나?’릴리는 묵묵히 옆에서 운
신하균의 시선은 여전히 앞을 바라보았다. 입을 열기도 전에 뒷좌석 켈슨이 가볍게 웃는 소리가 들렸다.“바보, 정말 임 비서가 손해 보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릴리는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이렇게 오랫동안 함께 지내면서 당신은 그 사람을 잘 모르지만 그 사람은 당신을 잘 알고 있어요. 오늘 이렇게 늦게 온 걸 보면 아마 당신이 일을 저질렀다는 걸 예상했을 걸요. 어차피 일은 이미 발생했으니 프로젝트는 놓치기 아까웠겠죠.”“프로젝트를 내팽개치고 달려왔다는 건 당신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것뿐이에요. 게다가 조운그룹과 협력을 끊을지 말지는 그 사람이 결정할 일이 아니에요.”“...”릴리는 좀 알 것 같았다.일리가 있다. 임 비서의 행동 스타일은 그의 선한 외모와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그는 모든 걸 다 가지려는 사람이었다... ‘그 사람이 정말 나를 걱정한다면 어떻게 그렇게 늦게 올 수 있었겠어.’릴리는 손해 볼 일이 없다는 것을 알고 저쪽에서 일을 처리한 다음 상대방을 위협하기 위해 달려왔을 것이다!공교롭게도 조 사장은 겁쟁이였다. 사고를 쳤다는 것을 알고 육시준의 미움을 살까 봐 당연히 합의를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역시 임 비서!’릴리가 켈슨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찬사가 더해졌다. “생각지도 못하게 머리가 좋으시네요.”켈슨이 대답했다. “다 사장님이 잘 이끌어 주신 덕분이죠.”“오~ 이제 상사한테 아부하는 것도 점점 능숙해지고 있어요!”켈슨이 진지하게 말했다. “이건 진심이에요!”두 사람은 저마다 한마디씩 하며 사이좋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침묵을 지킨 채 질문을 기다리던 신하균은 왠지 서운했다. 그는 백미러를 통해 뒷좌석의 사람을 차갑게 훑어보았다.우연인지 고의인지는 모르겠지만 마침 남자의 남갈색 눈동자에 스쳐 지나가는 도발을 보았다.신하균의 얼굴이 더 차가워졌다.‘저 자식 일부러 이러는 거다!’‘말투도 갑자기 다정하더라니.’그는 불만스러운 듯 발밑 가속페달을 더 세게 밟고 도로를 질주했다.릴리는 속도에 민
차 안이 갑자기 어색한 침묵에 빠졌다. 이 말은 너무 모호했다.릴리는 그를 힐끗 쳐다보더니 말했다. “같은 동네에 살고 있어서 목적지가 같은 게 맞습니다.”굳이 켈슨에게 설명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하지만 이런 모호함이 왠지 불편했다.릴리는 이제 애매모호함은 좋아하지 않았다.그러나 신하균이 느끼기에는 상대방이 오해할까 봐 해명하는 것이었다. 그의 표정이 더욱 차가워졌다.켈슨의 경직된 미소가 서서히 풀리며 의미 불명의 표정으로 감탄했다. “이웃이시군요. 어쩐지 얼마 전에 출근길을 데려다주시더라니.”“...”켈슨도 그가 얼마 전에 릴리를 출퇴근시키는 것을 본 적이 있었다.분명 썸타는 사이인데 같은 동네라서 데려다주는 것이 되었다.신하균은 답답하지만 설명할 길이 없었다.어쨌든 그들은 관계를 확정하지 않았다.그도 자신의 신분을 내세울 자격이 없다.마음이 복잡해졌을 때 옆에서 청아한 목소리로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아. 그건 이 사람이 굳이 데려다 주겠다고 한 거예요.”신하균의 서리처럼 차갑던 얼굴빛이 조금 누그러졌다.“네. 제가 굳이 데려다 준 거예요.”“...”차는 먼저 켈슨의 숙소에 도착하였다.차에서 내리기 전에 릴리가 물었다. “내일 하루 쉬실래요? 팔에 상처...”“괜찮아요. 이런 작은 상처는 괜찮아요. 회사에 처리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요.”“그래도 돼요? 당신처럼 열심히 일하는 직원이 있어서 저는 정말 행운이에요!”릴리는 빙그레 웃으며 감회했다.켈슨도 웃으며 대답했다. “다음에 밥 사주세요.”“그래요.”차가 다시 시동을 걸었다.차에 사람이 한 명 줄자 분위기도 변했다.어색함을 피하기 위해 릴리는 휴대폰을 만지작거렸다.때마침 이때 문자가 불쑥 들어왔다. 켈슨의 문자다. [죄송해요. 다른 뜻은 없었습니다. 다만 여자에게 구애하는 남자가 이렇게 차가운 것을 이해할 수 없어서... 무슨 말인지 아시죠? ]릴리는 눈꼬리를 치켜 올리고 곁에 있는 사람을 슬쩍 봤다. ‘차갑다고?’그는 예전의 신하균을 본
하지만 정말로 거절한다면 신하균도 어찌할 방법은 없을 것이다.신하균이 침묵하는 것을 보고 있던 릴리는 더 캐물으려다가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입을 다물었다.휴대폰을 키고 임강준에게 문자를 보냈다.오늘 밤 합의 결과를 물어보고 계약서에 관해서도 물었다.릴리는 명확한 답을 얻어야 마음이 놓인다.임강준이 바로 답장을 보내왔다. 【신 팀장이 알려드리지 않았습니까? 사장님이 쉬고 계신다고 내일 다시 연락드리라고 하셨는데요. 아니면 지금 들으시겠어요?】【아니요. 회사에서 말하죠. 일찍 쉬세요. 늦은 시간에 민폐를 끼쳤네요.】임강준이 답장했다. 【아닙니다. 계약서는 이미 따냈으니 걱정하지 마세요.】릴리는 문자를 보고 눈동자가 약간 흔들렸다.임 비서는 업무 능력만 뛰어난게아니라 매우 섬세하다.릴리는 그의 매력에 또다시 정복당했다.임강준은 뭔가 빠뜨린 것이 생각난 듯 또다시 문자를 보내왔다.【육 사장님 쪽은... 말하지 않으시면...】그는 이성적이며 이익을 최대화할 줄 안다.그러나 그가 오늘 경찰서에서 한 말도 사실이다. 육시준은 이 정도의 이익은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그는 자기 사랑스런 아내의 친동생이 억울한 일을 당하지는 않았는지에 더 신경 쓸 것이다.조 사장이 이렇게 오만한 줄 안다면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다.릴리는 바로 그의 뜻을 알아채고 미소를 지었다. 【걱정마세요. 말하지 않을 거예요. 그러니까 당신도 제가 싸운 일에 대해서는 보고하지 마세요!】【알겠습니다.】임 비서는 절대로 누설하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육시준이 모를리가 없다.신하균은 차를 몰며 이따금씩 겻눈질로 조수석을 흘끗 봤다. 릴리의 치켜 올라간 입가를 보고 그는 미간을 찡그렸다.켈슨을 진지하게 의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외모도 능력도 그리고 신분 배경도 모두 최상위권이다.또한, 직업이 주는 필터도 있다. 여자들은 자신이 완전히 낯선 영역에서는 독특한 숭배와 의존감을 느끼기 쉽다.신하균의 안색이 갑자기 심각해졌다. 그는 마음속으로 비상벨을 울렸다.가는
신하균의 발 옆에 누르스름한 작은 덩어리가 엎드려 있었다.문이 열리자 자그마한 것이 벌떡 일어나더니 고개를 들고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릴리를 쳐다보았다. 꼬리를 세게 흔들어서 엉덩이까지 같이 씰룩거렸다.전반적으로 조금 못생겼다.하지만 맑은 눈동자에서 이쁨받고 싶은 것이 느껴졌다.“얘는...”“강아지를 키우려고 했었잖아요? 백퍼센트 셰퍼드 혈통이고 대형견이라서 충성심이 강하고 용맹하며 주인에 대한 복종성도 높아요.”신하균이 소개했다.직접 보지 않았더라면 릴리는 정말 그의 말에 속았을 것이다.손바닥만 한 강아지를 가리키며 릴리가 물었다. “대형견인 게 확실해요?”“아직 어리지만 품종은 대형견이예요.”릴리는 예리한 눈빛으로 강아지를 훑어보더니 말했다. “그런데 진짜 못생겼네요.”이 말이 끝나자마자 강아지는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두 눈을 부릅뜨고 마치 억울한 듯 릴리를 쳐다봤다.릴리는 눈썹을 찡긋하며 땅에 있는 조그마한 생명체를 가리켰다.“제 말을 알아듣는 거예요?”신하균은 살짝 웃으며 설명했다. “군대에서 퇴역한 수사견의 후손으로 어미의 지능을 물려받았으니 아마 알아들을 수 있을 겁니다.”릴리는 바로 태도가 돌변했다. “슬퍼하지마! 농담이야. 너 꽤나 괜찮아. 아주 못생긴 것도 아닌데!”녀석은 알아들었는지 고개를 갸웃하더니 이내 즐겁게 꼬리를 흔들었다.릴리는 눈을 반짝였다. 이 강아지가 꽤나 마음에 드는 것 같다.릴리는 쪼그리고 앉아 손을 뻗어 강아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녀석은 기뻐하며 릴리의 손을 비비더니 혀로 릴리의 손을 핥았다.귀여운 동물은 때때로 하루 종일 있었던 기분 좋지 않은 일들을 치유하고 이전의 모든 고민을 잠시 잊게 하는 신기한 마력을 가지고 있다.릴리는 미소를 지으며 강아지 옆에 있는 남자를 올려다보며 말했다.“이 아이를 저한테 주실 수 있나요?”신하균은 잠시 어리둥절하더니 이내 실소를 터뜨리며 말했다. “원래 드리는 겁니다.”릴리는 더욱 환하게 웃으며 반달눈을 짓고 강아지를 끌어 안고 집안으로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