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균 씨가 방금 저한테 물었거든요. 자신이 지금 여자친구를 만들고 싶다면 늦지 않았겠느냐고요. 저는 하균 씨가 자신감이 없는 줄 알고 위로하고 싶었는데...”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난 릴리가 다급하게 그것을 뒷받침할 말을 했지만, 자신이 말실수했다는 것을 아예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전화 저편 신주리의 반응은 아주 신속했다.“너 아까 나가서 생활할 공간들을 둘러보았다며? 네가 생활할 공간에 신하균까지 포함이야?”“...”방심했다. 결국, 릴리는 거짓말을 한 것에 대해 한바탕 꾸짖음을 들었다. 그러고 나서 신주리는 갑자기 진지하게 말했다.“솔직하게 오빠랑 김솔 씨에 대해 나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아. 나는 오빠가 자기 마음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너한테 얘기하면서 네가 더 빠져들게 할까 봐 걱정돼. 물론 오빠가 내 친오빠이기는 하지만 너도 나한테는 친동생이나 마찬가지야. 나는 네가 상처받는 게 싫어.”전화를 끊은 릴리는 소파에 널브러져서는 천장에 있는 수정 샹들리에를 바라보았다. 한참 지나, 그녀는 활짝 웃었다. 남자고 뭐고 사실 상관없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자신을 관심해주고 있으니 외롭지 않다.그녀의 생각을 인증해주기라도 하듯 친구들이 연달아 전화를 걸어와서 안부를 물었다. 외국의 친구들도 메일을 보내거나 전화를 걸어왔다...모두 그녀가 낮에는 휴식을 취하고 있다고 생각하거나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하여 밤에 연락한 것이다. 릴리가 일일이 다 답장하고 났을 때는 이미 새벽이었다. 고성그룹의 아저씨들이 보내온 메시지를 다시 봤을 때 그렇게 역겨운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 특히 고정남이 제일 다급해 보였는데 연속으로 전화를 몇 통이나 해왔다. 오후에는 이것들이 다 귀찮아서 차단해버렸지만, 답장을 마치고 난 지금 잠이 오지 않으니 그녀는 다시 차단을 풀고 메시지들을 확인했다.「다친 곳은 없지? 지금 어때?」「지금 너 만나러 은하타운 앞에 있어. 사람들한테 얘기해서 들여보내라고 해!」「릴리야, 내가 너한테 못 해준 것들이 많지만 보상해줬
“쯧.”릴리는 인상을 쓰고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가로저었다.위선적인 거로 따지자면 릴리도 고정남을 이길 방도가 없다.‘이 노인네는 정말 나를 바보로 아는 건가? 아니면 나이가 어리다고 쉽게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릴리는 고정남에게 지기 싫어서 샤워하고 나온 후 그에게 답장을 보냈다. 【엄마도 제가 걱정 되셨는지 저를 보러 방금 오셨어요. 내일 도착하시면 저한테 메시지 보내주세요.】저쪽에서 바로 답장이 왔다. 【지금 나한테 주소를 보내거라.】이 말이 의도를 드러내기에는 역부족인 듯 그가 덧붙여서 말했다. 【나도 마침 근처에 있어서 네가 아직 안 잤으면 너를 보러 가려 했던 참이었다.】이 노인네는 이해력도 뛰어나고 사람 심리도 아주 잘 파악한다.그는 릴리가 지금 상황으로써는 가족의 위로와 사랑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릴리가 알고 있는 정보로는 고정남이 고우신을 더 걱정한다는 것을 까발릴 수도 있지만 릴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건 고정남이 내일 릴리를 보러 오겠다고 한 것에서도 알 수가 있다.‘자기가 말을 바꿔서 오늘 오겠다고 하면 내가 좋아라 하고 주소를 보내줄 거라고 생각하는건가?’하지만 그저 고정남의 김칫국일 뿐이다.릴리는 강유리의 곁에 좋은 윗사람들이 많이 있는 게 부럽기도 했다.하지만 그 덕분에 정말로 좋은 어른들이 어떤지도 잘 알고 있다.이 사람이 먼저 가식적으로 행동했으니 릴리도 오늘은 그가 밤잠을 설치게 하기로 마음먹었다...릴리는 씨익 웃었다.그리고 휴대폰 전원을 끄고 잠을 청했다. ...고정남은 릴리로부터 소식을 듣고 재빨리 밖으로 나와 차를 몰고 월계만으로 갔다.릴리에게 메시지를 보냈지만 한참이 지나도 답장이 오지 않았다.그가 전화를 걸어보니 릴리의 휴대폰은 이미 꺼진 상태였다.고정남은 눈썹을 찡그리며 릴리의 마지막 메시지를 바라보았다. 【엄마도 제가 걱정 되셨는지 저를 보러 방금 오셨어요. 내일 도착하시면 저한테 메시지 보내주세요.】‘강미영이 릴리에게 답장하지 말라고 한
‘그러니까 신주리의 뜻은 신하균이 한 행동들이 정말 김솔에게 관심이 있어서 한 거라는 뜻인가?’띵-엘리베이터가 지하 1층에 도착했다.릴리는 문이 열리는 것을 보고 먼저 걸어 나갔다.걸음걸이가 평소와 달리 조금 빨랐다.하지만 신하균은 전혀 알아차리지 못하고 자연스럽게 릴리의 뒤를 따랐다. “어디로 가나요? 데려다줄까요?”릴리는 가방에서 차키를 꺼내며 대답했다. “괜찮아요.”신하균도 강요하지 않았다. 다만 릴리에게 조심히 운전하라고 당부했다.빨간색 페라리가 지하 주차장을 무사히 빠져나오자 릴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말은 쉽게 했지만 정작 신하균이 먼저 릴리에게 다가온다면 릴리는 거절하지 못할 것이다. 신하균이 일부러 접근한 것이라고 확신하자 릴리는 왠지 긴장되었다.릴리는 왠지 모르게 당황했다.일전에 릴리가 신하균에게 작업을 걸 때보다 더욱 말이다...릴리는 잡생각을 떨쳐버리려고 머리를 도리도리 흔들었다. ‘우선 눈앞에 들이닥친 난장판부터 처리하자.’릴리가 다시 고성그룹에 나타났을 때는 반드시 지금의 상황을 뒤집어야 한다.회사의 노인네들은 릴리를 업신여긴다. 하지만 그건 릴리도 마찬가지다.휴가 기간 동안 릴리는 자기 라인의 사람들을 잘 모아야 한다.자를 사람들은 자르고 바꿀 것은 바꿔야 한다.릴리가 예약한 룸에 도착했을 때 사람들은 이미 모두 도착한 상태였다. 그리고 알렉스는 30대 초반의 혼혈 훈남과 영어로 유창하게 대화 중이었다.“늦어서 죄송합니다. 길이 조금 막혀서요.”릴리도 영어로 인사를 건넸다.두 사람은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 알렉스는 두 사람에게 서로를 소개시켜 주었다. “이 사람이 바로 내가 일전에 말했었던 내 친구 켈슨이야. Y국의 로열 경영대학 EMBA의 우등생이지. 졸업 후에는 MG그룹의 대표를 맡고 3년 만에 MG그룹을 유명한 외자 기업으로 만들었어. 지금 많은 기업이 이 사람을 캐스팅하고 있지만 이 사람은 국내의 발전에 더 관심이 많아. 그래서 너를 알고 싶어하고...”마지막 말을 할 때 알렉스는
처음부터 쭉 우아하고 여유롭던 켈슨의 얼굴에서 처음으로 민망함이 느껴졌다. “미안해요. 맞아요, 저는 당신이 똑똑하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거예요!”릴리는 피식 웃었다. 아까 그 완벽하고 AI 같던 모습보다 지금의 켈슨이 더 리얼하고 귀엽게 느껴졌다. “꼼수가 많다는 표현도 맞기는 하죠. 고성그룹 사람들 입장에서는 제가 그럴 테니까요.”릴리는 개의치 않고 켈슨의 편을 들어주었다.켈슨도 바로 두 표현의 차이를 장악했다.“좋은 표현은 계략이 많고 똑똑하다는 거고 나쁜 표현은 꼼수가 많다는 거군요?”릴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식사 자리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끝이 났다. 켈슨은 오기 전에 고성그룹에 대해 조사 했던지라 늘 여유로웠고 릴리가 어떤 일을 말하든지 자기만의 견해가 있었다.릴리는 켈슨의 진지한 태도에 매우 만족했다...“그럼,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릴리는 자리에서 일어서서 다시 손을 내밀었다.켈슨은 그녀의 작은 손을 잡고 유머러스하게 말했다.“저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당신의 '꼼수' 덕분에 제 한국어 실력도 늘 것 같네요.”릴리는 그의 말에 웃음을 지었다. “즐거운 협력이 되길 바랍니다.”켈슨도 웃으며 대답했다. “저도 즐거운 협력이 되길 바랍니다.”룸에서 나오고 릴리와 알렉스는 주최자로서 사람들을 배웅했다. 배웅을 마치고 알렉스는 생색을 내려는 듯 릴리에게 가까이 다가와서 말했다. “어때? 정말 만족해? 마음에 안 들면 말해도 돼. 내 체면은 신경 쓰지 않아도 괜찮아...”“마음에 들어요! 마음에 안 들 이유가 없잖아요. 능력도 있고 얼굴도 잘생겼고 유머러스해서 어색한 분위기도 잘 풀 줄 알고요!”“그럼, 네 뜻은...”알렉스의 웃음이 점점 미묘해지는 것을 보고 릴리는 눈썹을 찡그렸다.릴리는 그를 곁눈질로 바라보며 말했다.“저기요! 제가 찾아달라고 부탁한 건 인재지 남자 친구가 아니거든요! 처음부터 제 의도를 오해한 거 아니에요?”알렉스는 의아했다. “목소리가 맘에 안 드는 거야, 얼굴이
이런 검색어들을 잇달아 인기 검색어에 오르게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고성그룹이 공식적인 대응을 하도록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과연 고성그룹은 다급해져서 다시 부랴부랴 고위층 회의를 열고 외부의 어수선한 추측들을 잠재우려고 했다.월계만.릴리는 소파에 누워 휴대폰으로 실시간 검색어를 보고 있다.이런 상황을 릴리는 일찍이 예상했었다.하지만 릴리의 관심을 끄는 검색어가 하나 있었다.고우신에 관한 것이다...클릭해서 들어가니 두 장의 흐릿한 사진이 있었다. 첫 번째는 고정남이 경찰서에서 나오는 사진이었고 두 번째는 모자를 눌러쓴 고우신이 고정남과 함께 서 있는 사진이었다. 그리고 그 뒤에는 서류 가방을 든 남자 몇 명이 서 있었다.릴리는 눈썹을 찡그렸다. 그녀는 조금 의아했다.이렇게 빨리 풀려나다니. 고성그룹의 세력이 릴리의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강했다.댓글을 보니 사람들의 반응이 뜨거웠다...“무슨 일이지. 고성그룹의 첫째 도련님이 왜 경찰서에 간 거야?”“저희 회사가 고성그룹과 함께 일한 적이 있어서 아는데, 뒤에 서 있는 사람들은 고성그룹의 변호인단이에요.”“변호사? 무슨 일이지?”“고우신 모습을 보니 이제 막 서에서 나온 사람 같은데요?”“친동생을 납치하고 협박하는 바보가 이렇게 빨리 풀려나도 되는거야!”“...”릴리는 이 댓글을 보고 참지 못하고 ‘좋아요’를 눌렀다.릴리가 하고 싶은 말이다. 그녀도 이 바보가 왜 이렇게 빨리 풀려났는지 알고 싶다.그러나 이 말은 다음과 같은 격렬한 토론을 불러일으켰다.고우신의 팬들은 자기‘오빠’에게 악플을 다는 사람들에게 욕설을 퍼부었다...사태가 점차 통제 불능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이때 한 댓글이 이 일의 전개를 설명했다. “제 제부의 사촌 동생의 형수가 응급실에서 일해서 들었는데 그날 현장에서 체포된 사람은 고한빈 부자뿐만 아니라 성신영과 고한빈도 있었다고 해요. 듣자 하니 강릴리 아가씨는 연회에서 나와서부터 실종되었다고 해요. 고우신이 납치했던 거죠.”“세상에! 정말인가
그러나 그들이 릴리에게 연락을 하기도 전에 검색어 하나가 다시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미스 강 직접 응답#고성그룹 고위층 사람들은 의문투성이였다.‘아무도 아직 릴리에게 연락을 안 했는데 그 계집애가 이렇게 친절한가?’그러나 그들은 응답 내용을 보고는 하마터면 숨이 넘어갈 뻔했다.기자 회견 후 고성그룹의 집권자는 공개 인증되었다. 이번 납치 사건이 아니었다면 고위층 이사진들도 릴리를 이렇게 빨리 인정하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지난번 대응 때 고위층들도 릴리가 일을 그만둘까 봐 재빨리 릴리의 각종 공식 인증을 모두 마쳤다.계정 공식 인증도 그중 하나였다...그래서 고성그룹의 최고 이사진의 프로필 사진이 검은색 강아지고 몇 분 전에 고우신의 악플에 ‘좋아요’를 누른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한 네티즌이 이 상황을 캡처해서 블로거에 올렸다.그리고 열성 네티즌들은 이 블로거의 화제도를 끊임없이 높였다. 댓글이 순식간에 만을 넘었다.“릴리 아가씨가 ‘좋아요’를 눌러줬어요! 어떡해! 너무 영광이에요!”“ㅋㅋㅋ릴리 아가씨도 실시간 검색어를 보나? ‘좋아요’를 누르다니!”“소문이 사실이라는 뜻인가? 고우신이 정말 공범인 거야?”“백 퍼센트죠! 스크린 너머로 그녀의 분노가 느껴지는걸요!”“고우신 팬들 어디 감? 나와서 계속 변명해 보지!”“실례합니다. 제가 자진해서 고우신에게 욕설을 퍼부으면 팬에서 해고될 수 있나요? 더는 팬 못 해 먹겠어요!”“공식 계정으로 ‘좋아요’도 누르는데 왜 직접 응답하지 않은 거지? 억울함을 참을 사람처럼 보이지는 않는데. 위협을 받고 있는 건가?”“대담한 추측인데요. 혹시 공식 인증 된지도 모른게 아닐까요?”“여러분, 계정 한번 들어가 보세요. 웃겨 죽겠어요. 이게 어딜 봐서 공식 계정이야. 저는 개인 계정에도 이런 내용은 안 올릴 것 같은데요!”“...”릴리는 댓글을 보다가 지쳐서 게임이나 한 판 시작했다. 게임을 하고 있는데 고정남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릴리는 눈썹을 찡그리고는 짜증스럽게 전화를 끊
‘역시! 경찰 아저씨 대박!’‘고성그룹이 이십여 년을 가르쳐도 실패한 사람 될 도리를 며칠 만에 깨닫게 하다니...’“동생?”전화기 너머로 다정한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릴리는 자기도 모르게 똑바로 앉았다. “제발 평소처럼 굴래요?”전화기 너머로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냥 평범한 남매처럼 지내고 싶을 뿐이야. 지금 주소가 어디야? 아버지와 함께 보러 갈게.”“그럴 필요 없어요. 어느 정상적인 남매가 서로를 죽일 생각을 하나요? 저희는 그냥 이대로 지내는 편이 가장 좋겠어요.”“...”고우신은 릴리의 경계하는 태도에 어쩔 수가 없었다.주소조차 알 수가 없다.고정남은 그날 밤 이후로 다시는 릴리로부터 답장을 받지 못했다. 릴리는 그들에게 알려주고 싶지 않은 것이다.게다가 이 아파트 단지는 LK그룹의 것이다. 육시준이라는 보호막이 있어서 그들은 아무것도 알아낼 수가 없다...고우신은 결국 포기했다. “그럼 언제 집에 올 거야? 가족끼리 식사라도 할까?”릴리는 아무렇게나 대답했다.“시간 나면요.”“그게 언젠데? 주말은 괜찮아? 주말에는 주영이도 오니까 우리 네 식구끼리 앉아서 얘기라도 나누자.”고우신은 식사 자리에 집착했다.고우신은 이렇게 침착하게 말한 적이 거의 없었던지라 릴리는 조금 놀라웠다.‘얘기를 나누자고?’‘좋아. 무슨 얘기를 하는지 들어나 보자고!’“그래요. 그럼 토요일 저녁에 봐요.”“그래. 토요일 저녁에 오빠가 월계만으로 데리러 올까?”“...”릴리는 눈썹을 찡그리고는 바로 전화를 끊었다.릴리는 이제야 그녀가 화가 나서 미친 짓을 할 때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무서워했는지 알게 되었다.행동 스타일이 평소와 이렇게나 다른데 누구라도 귀신이 들린 건 아닌지 의심할 것이다. 다른 쪽, 차 안.고정남은 끊긴 전화를 보고 미간을 찡그리며 말했다. “이 망할 계집이! 갈수록 제멋대로구나! 다시 전화를 걸어서‘좋아요’를 취소하라고 해! 그리고 계정에 도대체 뭘 올린 거야? 정말 눈 뜨고는 볼 수가 없어서 말
고우신과 성신영이 협력한 것을 고정남은 모르고 있었다.하지만 고정남은 고우신의 의도를 알고 있다.그는 자기 아들이 능력은 별로지만 가문에 대한 명예감은 매우 강하고 시종일관 고성그룹을 위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우신이 릴리를 납치한 것도 고성그룹을 위해서라는 걸 고정남은 알고 있다...그래서 경찰서에서 나온 이후로 두 사람은 이 주제에 대해서는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고정남은 아직도 자기 아들을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이제는 릴리가 그룹을 이어받는 것만이 그룹이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내가 설득하기도 전에 이 녀석이 스스로 깨닫고 릴리에게 화해를 요청하는 건가?’‘왠지 이상하다!’“아버지, 저를 못 믿으세요?”“이번 일은 제가 너무 충동적이었어요. 저는 릴리에게 상처를 입혔는데 릴리는 저를 구해줬고요. 정말 부끄럽습니다...”고우신은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성신영은 정말 그들을 죽이려고 했다.경찰의 말에 따르면 현장에 있던 두 경호원은 신원이 불분명하다. 아마 외국에서 비싼 돈을 주고 고용한 용병일 것이다.이런 상황에서 릴리는 자기 살 궁리만 한 것이 아니라 고우신에게도 밧줄을 풀 수 있는 도구를 건네주었다...“그런 경우에서는 같이 도망칠 동료가 늘어나는 게 승산이 더 높아서 그런 거 아닐까?”고정남은 사업하는 사람이라서 바로 이 행동의 의도를 간파했다.하지만 바로 이렇게 직설적으로 말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후회했다.고우신은 이번 일로 릴리와 관계가 완화되거나 더욱 가까워질 수도 있다.그리고 고우신의 진심은 릴리를 감동시킬 수 있을지도 모른다.그래서 릴리가 기꺼이 자신이 고성그룹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할지도 모른다...고우신은 고개를 저었다. “그럴 리 없어요. 릴리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직업 용병과도 비길 정도의 실력을 가지고 있는걸요!”고정남은 경악하는 표정을 짓고 여전히 이해하지 못했다.“릴리가 그 정도의 실력을 가지고 있다면 너희들이 마땅히 우세일 텐데 왜 구조만 기다리고 있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