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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6화

문을 닫고 신발을 마구 벗어 던진 릴리는 방안으로 들어서면서 말했다.

“나가서 생활할 공간들을 둘러봤어요.”

릴리는 신하균의 집에 있었다는 것을 의도적으로 신주리에게 숨겼다.

“그럼 됐어. 나는 또 네가 우리 오빠를 만나서 붙어있는 줄 알았지!”

“...”

이 말만 들으면 릴리가 신하균을 보기만 하면 치근덕거리는 것 같지만 오늘은 신하균이 먼저 초대한 것이다. 다음에는 신하균의 집에 가지 말아야겠다고, 볼일이 있거나 다른 상황이 생기면 신하균한테 자신의 집으로 오라고 하겠다고 릴리는 다짐했다...

“들었어?”

전화 저편에서 목소리가 높아졌다. 릴리는 정신을 차리고 대답했다.

“방금 물 마시고 있어서 못 들었어요. 뭐라고 했어요?”

신주리가 다시 말했다.

“올해 너의 운세가 이렇게 안 좋은 게 아마도 그때 너한테 좋은 기운을 받으라고 돈을 보내지 않았던 것 때문인 것 같아. 그래서 오늘 이체해줬어!”

“언니, 사랑해요...”

“사랑 고백에 급급하지 말고, 이 자식아! 마음이 어떤 상처를 받아도 언니가 금융치료로 다 고쳐줄 수 있어! 마음의 상처를 치료한답시고 너를 사랑하지 않는 남자가 필요하다고만 하지 않으면 돼!”

“...”

그렇다, 돈을 그렇게 빨리 이체했던 이유가 신하균에 관한 요구를 들어달라고 할까 봐 그런 거였다. 말이 나온 김에 릴리는 궁금했던 걸 물어봤다.

“신하균 씨가 어디 생리적이거나 인격적으로 모자라요? 그날 언니가 했던 말을 들어보면 내가 나이 많은 아저씨를 좋아하는 거에 화난 게 아니라 하균 씨가 나에게 해를 입힐까 봐 걱정하는 것 같던데요?”

“음, 네 말이 맞아. 너를 걱정하는 마음이 더 커. 하지만 양심적으로 친오빠를 문제 있는 사람이라고 저주할 수는 없어.”

“그럼 문제없다는 거죠? 근데 왜 저희를 반대하는 거예요?”

“내 이럴 줄 알았어. 그때 너 거짓말한 거지? 아직 오빠를 좋아하면서 아닌 척...”

전화 저편에서 큰소리가 나자 릴리는 깜짝 놀라 반사적으로 휴대폰을 멀리 떼어냈다. 전화의 소란이 잦아들자 그제야 반박했다.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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