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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7화

작가: 노혜아
“하균 씨가 방금 저한테 물었거든요. 자신이 지금 여자친구를 만들고 싶다면 늦지 않았겠느냐고요. 저는 하균 씨가 자신감이 없는 줄 알고 위로하고 싶었는데...”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난 릴리가 다급하게 그것을 뒷받침할 말을 했지만, 자신이 말실수했다는 것을 아예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전화 저편 신주리의 반응은 아주 신속했다.

“너 아까 나가서 생활할 공간들을 둘러보았다며? 네가 생활할 공간에 신하균까지 포함이야?”

“...”

방심했다. 결국, 릴리는 거짓말을 한 것에 대해 한바탕 꾸짖음을 들었다. 그러고 나서 신주리는 갑자기 진지하게 말했다.

“솔직하게 오빠랑 김솔 씨에 대해 나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아. 나는 오빠가 자기 마음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너한테 얘기하면서 네가 더 빠져들게 할까 봐 걱정돼. 물론 오빠가 내 친오빠이기는 하지만 너도 나한테는 친동생이나 마찬가지야. 나는 네가 상처받는 게 싫어.”

전화를 끊은 릴리는 소파에 널브러져서는 천장에 있는 수정 샹들리에를 바라보았다. 한참 지나, 그녀는 활짝 웃었다. 남자고 뭐고 사실 상관없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자신을 관심해주고 있으니 외롭지 않다.

그녀의 생각을 인증해주기라도 하듯 친구들이 연달아 전화를 걸어와서 안부를 물었다. 외국의 친구들도 메일을 보내거나 전화를 걸어왔다...

모두 그녀가 낮에는 휴식을 취하고 있다고 생각하거나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하여 밤에 연락한 것이다. 릴리가 일일이 다 답장하고 났을 때는 이미 새벽이었다.

고성그룹의 아저씨들이 보내온 메시지를 다시 봤을 때 그렇게 역겨운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 특히 고정남이 제일 다급해 보였는데 연속으로 전화를 몇 통이나 해왔다. 오후에는 이것들이 다 귀찮아서 차단해버렸지만, 답장을 마치고 난 지금 잠이 오지 않으니 그녀는 다시 차단을 풀고 메시지들을 확인했다.

「다친 곳은 없지? 지금 어때?」

「지금 너 만나러 은하타운 앞에 있어. 사람들한테 얘기해서 들여보내라고 해!」

「릴리야, 내가 너한테 못 해준 것들이 많지만 보상해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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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018화

    “쯧.”릴리는 인상을 쓰고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가로저었다.위선적인 거로 따지자면 릴리도 고정남을 이길 방도가 없다.‘이 노인네는 정말 나를 바보로 아는 건가? 아니면 나이가 어리다고 쉽게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릴리는 고정남에게 지기 싫어서 샤워하고 나온 후 그에게 답장을 보냈다. 【엄마도 제가 걱정 되셨는지 저를 보러 방금 오셨어요. 내일 도착하시면 저한테 메시지 보내주세요.】저쪽에서 바로 답장이 왔다. 【지금 나한테 주소를 보내거라.】이 말이 의도를 드러내기에는 역부족인 듯 그가 덧붙여서 말했다. 【나도 마침 근처에 있어서 네가 아직 안 잤으면 너를 보러 가려 했던 참이었다.】이 노인네는 이해력도 뛰어나고 사람 심리도 아주 잘 파악한다.그는 릴리가 지금 상황으로써는 가족의 위로와 사랑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릴리가 알고 있는 정보로는 고정남이 고우신을 더 걱정한다는 것을 까발릴 수도 있지만 릴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건 고정남이 내일 릴리를 보러 오겠다고 한 것에서도 알 수가 있다.‘자기가 말을 바꿔서 오늘 오겠다고 하면 내가 좋아라 하고 주소를 보내줄 거라고 생각하는건가?’하지만 그저 고정남의 김칫국일 뿐이다.릴리는 강유리의 곁에 좋은 윗사람들이 많이 있는 게 부럽기도 했다.하지만 그 덕분에 정말로 좋은 어른들이 어떤지도 잘 알고 있다.이 사람이 먼저 가식적으로 행동했으니 릴리도 오늘은 그가 밤잠을 설치게 하기로 마음먹었다...릴리는 씨익 웃었다.그리고 휴대폰 전원을 끄고 잠을 청했다. ...고정남은 릴리로부터 소식을 듣고 재빨리 밖으로 나와 차를 몰고 월계만으로 갔다.릴리에게 메시지를 보냈지만 한참이 지나도 답장이 오지 않았다.그가 전화를 걸어보니 릴리의 휴대폰은 이미 꺼진 상태였다.고정남은 눈썹을 찡그리며 릴리의 마지막 메시지를 바라보았다. 【엄마도 제가 걱정 되셨는지 저를 보러 방금 오셨어요. 내일 도착하시면 저한테 메시지 보내주세요.】‘강미영이 릴리에게 답장하지 말라고 한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019화

    ‘그러니까 신주리의 뜻은 신하균이 한 행동들이 정말 김솔에게 관심이 있어서 한 거라는 뜻인가?’띵-엘리베이터가 지하 1층에 도착했다.릴리는 문이 열리는 것을 보고 먼저 걸어 나갔다.걸음걸이가 평소와 달리 조금 빨랐다.하지만 신하균은 전혀 알아차리지 못하고 자연스럽게 릴리의 뒤를 따랐다. “어디로 가나요? 데려다줄까요?”릴리는 가방에서 차키를 꺼내며 대답했다. “괜찮아요.”신하균도 강요하지 않았다. 다만 릴리에게 조심히 운전하라고 당부했다.빨간색 페라리가 지하 주차장을 무사히 빠져나오자 릴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말은 쉽게 했지만 정작 신하균이 먼저 릴리에게 다가온다면 릴리는 거절하지 못할 것이다. 신하균이 일부러 접근한 것이라고 확신하자 릴리는 왠지 긴장되었다.릴리는 왠지 모르게 당황했다.일전에 릴리가 신하균에게 작업을 걸 때보다 더욱 말이다...릴리는 잡생각을 떨쳐버리려고 머리를 도리도리 흔들었다. ‘우선 눈앞에 들이닥친 난장판부터 처리하자.’릴리가 다시 고성그룹에 나타났을 때는 반드시 지금의 상황을 뒤집어야 한다.회사의 노인네들은 릴리를 업신여긴다. 하지만 그건 릴리도 마찬가지다.휴가 기간 동안 릴리는 자기 라인의 사람들을 잘 모아야 한다.자를 사람들은 자르고 바꿀 것은 바꿔야 한다.릴리가 예약한 룸에 도착했을 때 사람들은 이미 모두 도착한 상태였다. 그리고 알렉스는 30대 초반의 혼혈 훈남과 영어로 유창하게 대화 중이었다.“늦어서 죄송합니다. 길이 조금 막혀서요.”릴리도 영어로 인사를 건넸다.두 사람은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 알렉스는 두 사람에게 서로를 소개시켜 주었다. “이 사람이 바로 내가 일전에 말했었던 내 친구 켈슨이야. Y국의 로열 경영대학 EMBA의 우등생이지. 졸업 후에는 MG그룹의 대표를 맡고 3년 만에 MG그룹을 유명한 외자 기업으로 만들었어. 지금 많은 기업이 이 사람을 캐스팅하고 있지만 이 사람은 국내의 발전에 더 관심이 많아. 그래서 너를 알고 싶어하고...”마지막 말을 할 때 알렉스는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020화

    처음부터 쭉 우아하고 여유롭던 켈슨의 얼굴에서 처음으로 민망함이 느껴졌다. “미안해요. 맞아요, 저는 당신이 똑똑하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거예요!”릴리는 피식 웃었다. 아까 그 완벽하고 AI 같던 모습보다 지금의 켈슨이 더 리얼하고 귀엽게 느껴졌다. “꼼수가 많다는 표현도 맞기는 하죠. 고성그룹 사람들 입장에서는 제가 그럴 테니까요.”릴리는 개의치 않고 켈슨의 편을 들어주었다.켈슨도 바로 두 표현의 차이를 장악했다.“좋은 표현은 계략이 많고 똑똑하다는 거고 나쁜 표현은 꼼수가 많다는 거군요?”릴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식사 자리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끝이 났다. 켈슨은 오기 전에 고성그룹에 대해 조사 했던지라 늘 여유로웠고 릴리가 어떤 일을 말하든지 자기만의 견해가 있었다.릴리는 켈슨의 진지한 태도에 매우 만족했다...“그럼,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릴리는 자리에서 일어서서 다시 손을 내밀었다.켈슨은 그녀의 작은 손을 잡고 유머러스하게 말했다.“저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당신의 '꼼수' 덕분에 제 한국어 실력도 늘 것 같네요.”릴리는 그의 말에 웃음을 지었다. “즐거운 협력이 되길 바랍니다.”켈슨도 웃으며 대답했다. “저도 즐거운 협력이 되길 바랍니다.”룸에서 나오고 릴리와 알렉스는 주최자로서 사람들을 배웅했다. 배웅을 마치고 알렉스는 생색을 내려는 듯 릴리에게 가까이 다가와서 말했다. “어때? 정말 만족해? 마음에 안 들면 말해도 돼. 내 체면은 신경 쓰지 않아도 괜찮아...”“마음에 들어요! 마음에 안 들 이유가 없잖아요. 능력도 있고 얼굴도 잘생겼고 유머러스해서 어색한 분위기도 잘 풀 줄 알고요!”“그럼, 네 뜻은...”알렉스의 웃음이 점점 미묘해지는 것을 보고 릴리는 눈썹을 찡그렸다.릴리는 그를 곁눈질로 바라보며 말했다.“저기요! 제가 찾아달라고 부탁한 건 인재지 남자 친구가 아니거든요! 처음부터 제 의도를 오해한 거 아니에요?”알렉스는 의아했다. “목소리가 맘에 안 드는 거야, 얼굴이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021화

    이런 검색어들을 잇달아 인기 검색어에 오르게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고성그룹이 공식적인 대응을 하도록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과연 고성그룹은 다급해져서 다시 부랴부랴 고위층 회의를 열고 외부의 어수선한 추측들을 잠재우려고 했다.월계만.릴리는 소파에 누워 휴대폰으로 실시간 검색어를 보고 있다.이런 상황을 릴리는 일찍이 예상했었다.하지만 릴리의 관심을 끄는 검색어가 하나 있었다.고우신에 관한 것이다...클릭해서 들어가니 두 장의 흐릿한 사진이 있었다. 첫 번째는 고정남이 경찰서에서 나오는 사진이었고 두 번째는 모자를 눌러쓴 고우신이 고정남과 함께 서 있는 사진이었다. 그리고 그 뒤에는 서류 가방을 든 남자 몇 명이 서 있었다.릴리는 눈썹을 찡그렸다. 그녀는 조금 의아했다.이렇게 빨리 풀려나다니. 고성그룹의 세력이 릴리의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강했다.댓글을 보니 사람들의 반응이 뜨거웠다...“무슨 일이지. 고성그룹의 첫째 도련님이 왜 경찰서에 간 거야?”“저희 회사가 고성그룹과 함께 일한 적이 있어서 아는데, 뒤에 서 있는 사람들은 고성그룹의 변호인단이에요.”“변호사? 무슨 일이지?”“고우신 모습을 보니 이제 막 서에서 나온 사람 같은데요?”“친동생을 납치하고 협박하는 바보가 이렇게 빨리 풀려나도 되는거야!”“...”릴리는 이 댓글을 보고 참지 못하고 ‘좋아요’를 눌렀다.릴리가 하고 싶은 말이다. 그녀도 이 바보가 왜 이렇게 빨리 풀려났는지 알고 싶다.그러나 이 말은 다음과 같은 격렬한 토론을 불러일으켰다.고우신의 팬들은 자기‘오빠’에게 악플을 다는 사람들에게 욕설을 퍼부었다...사태가 점차 통제 불능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이때 한 댓글이 이 일의 전개를 설명했다. “제 제부의 사촌 동생의 형수가 응급실에서 일해서 들었는데 그날 현장에서 체포된 사람은 고한빈 부자뿐만 아니라 성신영과 고한빈도 있었다고 해요. 듣자 하니 강릴리 아가씨는 연회에서 나와서부터 실종되었다고 해요. 고우신이 납치했던 거죠.”“세상에! 정말인가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022화

    그러나 그들이 릴리에게 연락을 하기도 전에 검색어 하나가 다시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미스 강 직접 응답#고성그룹 고위층 사람들은 의문투성이였다.‘아무도 아직 릴리에게 연락을 안 했는데 그 계집애가 이렇게 친절한가?’그러나 그들은 응답 내용을 보고는 하마터면 숨이 넘어갈 뻔했다.기자 회견 후 고성그룹의 집권자는 공개 인증되었다. 이번 납치 사건이 아니었다면 고위층 이사진들도 릴리를 이렇게 빨리 인정하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지난번 대응 때 고위층들도 릴리가 일을 그만둘까 봐 재빨리 릴리의 각종 공식 인증을 모두 마쳤다.계정 공식 인증도 그중 하나였다...그래서 고성그룹의 최고 이사진의 프로필 사진이 검은색 강아지고 몇 분 전에 고우신의 악플에 ‘좋아요’를 누른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한 네티즌이 이 상황을 캡처해서 블로거에 올렸다.그리고 열성 네티즌들은 이 블로거의 화제도를 끊임없이 높였다. 댓글이 순식간에 만을 넘었다.“릴리 아가씨가 ‘좋아요’를 눌러줬어요! 어떡해! 너무 영광이에요!”“ㅋㅋㅋ릴리 아가씨도 실시간 검색어를 보나? ‘좋아요’를 누르다니!”“소문이 사실이라는 뜻인가? 고우신이 정말 공범인 거야?”“백 퍼센트죠! 스크린 너머로 그녀의 분노가 느껴지는걸요!”“고우신 팬들 어디 감? 나와서 계속 변명해 보지!”“실례합니다. 제가 자진해서 고우신에게 욕설을 퍼부으면 팬에서 해고될 수 있나요? 더는 팬 못 해 먹겠어요!”“공식 계정으로 ‘좋아요’도 누르는데 왜 직접 응답하지 않은 거지? 억울함을 참을 사람처럼 보이지는 않는데. 위협을 받고 있는 건가?”“대담한 추측인데요. 혹시 공식 인증 된지도 모른게 아닐까요?”“여러분, 계정 한번 들어가 보세요. 웃겨 죽겠어요. 이게 어딜 봐서 공식 계정이야. 저는 개인 계정에도 이런 내용은 안 올릴 것 같은데요!”“...”릴리는 댓글을 보다가 지쳐서 게임이나 한 판 시작했다. 게임을 하고 있는데 고정남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릴리는 눈썹을 찡그리고는 짜증스럽게 전화를 끊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023화

    ‘역시! 경찰 아저씨 대박!’‘고성그룹이 이십여 년을 가르쳐도 실패한 사람 될 도리를 며칠 만에 깨닫게 하다니...’“동생?”전화기 너머로 다정한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릴리는 자기도 모르게 똑바로 앉았다. “제발 평소처럼 굴래요?”전화기 너머로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냥 평범한 남매처럼 지내고 싶을 뿐이야. 지금 주소가 어디야? 아버지와 함께 보러 갈게.”“그럴 필요 없어요. 어느 정상적인 남매가 서로를 죽일 생각을 하나요? 저희는 그냥 이대로 지내는 편이 가장 좋겠어요.”“...”고우신은 릴리의 경계하는 태도에 어쩔 수가 없었다.주소조차 알 수가 없다.고정남은 그날 밤 이후로 다시는 릴리로부터 답장을 받지 못했다. 릴리는 그들에게 알려주고 싶지 않은 것이다.게다가 이 아파트 단지는 LK그룹의 것이다. 육시준이라는 보호막이 있어서 그들은 아무것도 알아낼 수가 없다...고우신은 결국 포기했다. “그럼 언제 집에 올 거야? 가족끼리 식사라도 할까?”릴리는 아무렇게나 대답했다.“시간 나면요.”“그게 언젠데? 주말은 괜찮아? 주말에는 주영이도 오니까 우리 네 식구끼리 앉아서 얘기라도 나누자.”고우신은 식사 자리에 집착했다.고우신은 이렇게 침착하게 말한 적이 거의 없었던지라 릴리는 조금 놀라웠다.‘얘기를 나누자고?’‘좋아. 무슨 얘기를 하는지 들어나 보자고!’“그래요. 그럼 토요일 저녁에 봐요.”“그래. 토요일 저녁에 오빠가 월계만으로 데리러 올까?”“...”릴리는 눈썹을 찡그리고는 바로 전화를 끊었다.릴리는 이제야 그녀가 화가 나서 미친 짓을 할 때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무서워했는지 알게 되었다.행동 스타일이 평소와 이렇게나 다른데 누구라도 귀신이 들린 건 아닌지 의심할 것이다. 다른 쪽, 차 안.고정남은 끊긴 전화를 보고 미간을 찡그리며 말했다. “이 망할 계집이! 갈수록 제멋대로구나! 다시 전화를 걸어서‘좋아요’를 취소하라고 해! 그리고 계정에 도대체 뭘 올린 거야? 정말 눈 뜨고는 볼 수가 없어서 말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024화

    고우신과 성신영이 협력한 것을 고정남은 모르고 있었다.하지만 고정남은 고우신의 의도를 알고 있다.그는 자기 아들이 능력은 별로지만 가문에 대한 명예감은 매우 강하고 시종일관 고성그룹을 위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우신이 릴리를 납치한 것도 고성그룹을 위해서라는 걸 고정남은 알고 있다...그래서 경찰서에서 나온 이후로 두 사람은 이 주제에 대해서는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고정남은 아직도 자기 아들을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이제는 릴리가 그룹을 이어받는 것만이 그룹이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내가 설득하기도 전에 이 녀석이 스스로 깨닫고 릴리에게 화해를 요청하는 건가?’‘왠지 이상하다!’“아버지, 저를 못 믿으세요?”“이번 일은 제가 너무 충동적이었어요. 저는 릴리에게 상처를 입혔는데 릴리는 저를 구해줬고요. 정말 부끄럽습니다...”고우신은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성신영은 정말 그들을 죽이려고 했다.경찰의 말에 따르면 현장에 있던 두 경호원은 신원이 불분명하다. 아마 외국에서 비싼 돈을 주고 고용한 용병일 것이다.이런 상황에서 릴리는 자기 살 궁리만 한 것이 아니라 고우신에게도 밧줄을 풀 수 있는 도구를 건네주었다...“그런 경우에서는 같이 도망칠 동료가 늘어나는 게 승산이 더 높아서 그런 거 아닐까?”고정남은 사업하는 사람이라서 바로 이 행동의 의도를 간파했다.하지만 바로 이렇게 직설적으로 말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후회했다.고우신은 이번 일로 릴리와 관계가 완화되거나 더욱 가까워질 수도 있다.그리고 고우신의 진심은 릴리를 감동시킬 수 있을지도 모른다.그래서 릴리가 기꺼이 자신이 고성그룹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할지도 모른다...고우신은 고개를 저었다. “그럴 리 없어요. 릴리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직업 용병과도 비길 정도의 실력을 가지고 있는걸요!”고정남은 경악하는 표정을 짓고 여전히 이해하지 못했다.“릴리가 그 정도의 실력을 가지고 있다면 너희들이 마땅히 우세일 텐데 왜 구조만 기다리고 있었지?”“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025화

    “이번 일 덕분에 팬 됐어요. 구경하다가 뜻밖의 보석 발견!”“레이싱 동영상을 봤는데 고우신 앞에서 짓는 불쌍한 표정이 지금 보니 왜 이리 어색할까요.”“겉으로는‘오빠가 나 무시하면 울 거야, 힝’하지만 속으로는‘이 불효자야, 너는 동생을 잃게 될 거다’라고 생각하고 있다니.”“웃겨 죽겠네. Y국 귀족들은 당신이 그 많은 일들을 폭로한 것을 아나요?”“...”마지막 댓글에 릴리는 눈동자가 순식간에 커졌다.이건 개인 계정이다.릴리가 올린 내용을 만약 그들이 본다면 캐번디시 가문과의 동맹은 즉시 결렬될 것이다...릴리는 신속하게 제일 처음 올렸던 내용을 찾았다. 삭제.삭제.삭제.가장 충격적인 3가지 사건을 빨리 삭제하고 나머지 영향력이 작은 사건들도 하나씩 삭제하기 시작했다.삭제하느라 눈이 어지러워 날 때 전화가 왔다.강유리다.릴리는 긴 한숨을 내쉬며 수신 버튼을 눌렀다.고막을 뚫고 나올 듯한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ㅋㅋㅋ이제 네가 고우신을 무시한다는 걸 온 세상이 다 알게 됐네. 아, 웃겨! 그 자식이 배신하자마자 불효자라고 욕하고! 그가 마땅히 감수해야지. 그럴만한 짓을 했으니까...”릴리는 입을 삐죽 내밀고 말이 없었다.강유리가 말을 멈춘 틈을 타 릴리가 차갑게 입을 열었다. “다 웃었어요? 실컷 웃었으면 컴퓨터로 제 계정에 로그인해서 일전의 내용들 좀 지워주세요.”강유리는 잠시 말이 없더니 대답했다. “그렇게까지 번거로울 필요가 있나? 너는 고성그룹 최고 이사라는 걸 잊었어? 고성그룹 홍보팀에게 해달라고 하면 되지!”“어머나, 제가 사장으로서의 자각이 부족했네요! 이 방법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어요!”비서의 연락처를 찾아 수십 통의 메시지를 무시하고 계정과 비밀번호를 그에게 바로 넘겼다.【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내용들을 삭제하세요.】그리고 그들이 이 기회를 노리고 다른 짓을 할까봐 한마디 보충했다.【다른 내용은 건드리지 마시고요.】보내는 김에 위에 온 메시지들도 훑어봤다. 계정 비밀번호를 물어보는 메시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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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주리는 고민하다가 말했다.“난 최근에 일이 많지 않아 괜찮지만 다음 달에 곧 새로운 촬영을 시작할 거야.”육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다음 달에 돌아가면 촬영 일정을 맞출 수 있어요.”육경서는 그들이 두어 마디 말로 일정안배를 끝내가 다급하게 입장을 밝혔다.“나도 있어! 주리가 돌아가지 않으면 나도 안 돌아갈래!”신주리는 흘겨보며 물었다.“넌 바쁘지 않아?”“마침 이 영화가 촬영을 마감할 예정이야. 기타 활동은 중요한 건 뒤로 미루고 중요하지 않은 건 매니저더러 거절하게 하면 돼.”육경서는 미처 깊게 생각하지도 않고 말했다.강유리는 반대하지 않고 귀띔했다.“강덕준 감독이 널 죽일 수도 있어.”육경서는 아랑곳하지 않았다.“괜찮아. 한 달뿐이잖아. 설마 날 따라 여기까지 오겠어?”강덕준이 그를 죽일지는 둘째치고, 어쨌든 지금 바론 공작은 그를 죽여버리고 싶었다.그는 그저 예의상 딸아이의 친구들을 초대해서 놀게 했을 뿐인데 결국 딸아이가 다음 달 귀국하는 일정을 안배하게 되다니?병원에서 육시준이 비아냥거리던 말을 그는 실행할 계획이었다. 단계마다 다른 이유로 딸을 만류하고 싶었고 시름 놓고 이곳에서 편히 안태하게 하고 싶었다.그러나 사위는...만약 자기 일을 다 처리했다면 남아있어도 괜찮았다. 부양할 수 없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그러나 지금 덤으로 두 사람이 더 생겼고 또 이 두 사람은 시간 맞춰 돌아가야 했다. 돌아가지 않으면 재촉당할 것이 뻔하다.“두 분이 바쁘면 굳이 남지 않아도 돼. 유리는 지금 손님 접대하는 게 불편하거든.”그는 정색해서 다시 말했다.그러자 여러 가지 눈빛이 삽시에 바론 공작을 향했다......신주리와 강유리는 제작팀과 반나절만 휴가를 냈기 때문에 오후에 돌아가야 했다. 그러나 오전 시간만으로 두 친구가 얘기하기엔 터무니없이 부족해 강유리는 직접 감독에게 전화해 하루 연장했다.점심시간.신주리는 육시준의 자리에 앉아 강유리의 옆에 누워 계속 절친끼리 이야기를 했다.강유리는 이번에 단도직입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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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쪽에서 한참 동안 침묵이 흘렀다.상대방도 자신만큼 놀란 모습을 상상하며 육경서는 다음 이야기가 기대되었다.그러나 생각지도 못하게 송미연은 놀랐지만 기뻐하는 기색이 없었다.“유리 찾으러 갔어? 프로그램을 녹화한다며 왜 그들을 찾으러 갔어? 거기는 시간이 아직 이르지 않아? 이맘때면 유리는 잠을 잘 자지도 못했을 건데...”송미연은 육경서가 철이 없이 강유리가 잘 쉬지 못하게 방해한다고 한바탕 야단을 쳤다.그러나 그녀의 말은 한 가지 중요한 소식을 알렸다.“진작 알고 있었어요?”“물론이지!”송미연은 자랑스럽게 말했다.“며느리가 임신했는데 이렇게 큰 소식을 어떻게 바로 나에게 알려주지 않을 수 있겠어? 경고하는데 너무 떠들지 마. 네 형수님을 화나게 하면 안 돼! 그냥 녹화만 잘하면 되는 거 아니야? 주리가 널 용서했어? 왜 돌아다니며 다른 사람의 가십거리를 알아내려고 해! 이번에 돌아와서 주리의 용서를 받지 못한다면 넌 아예 돌아오지도 마!”...화제가 자신을 욕하는 방향으로 변해버리자 육경서의 열정은 순식간에 식어버렸고 목소리도 누그러들어 어쩔 수 없이 말했다.“알았어요. 알았어요. 제가 원한 줄 아세요? 이것도 어쩔 수 없었기 때문이잖아요...”“뭐가 어쩔 수 없다는 거야? 모두 네가 자초한 거잖아! 쌤통이야!”“...”“섬에서의 상황이 어떤지 모르니 넌 주리를 잘 돌봐야 해. 난 실시간으로 라이브 방송을 살펴보고 있을 테니 넌 주리 괴롭히지 마.”송미연이 또 당부했다.육경서는 머뭇거리다가 정색해서 대답했다.“알았어요. 걱정하지 마세요.”송미연은 또 몇 마디 더 당부한 후 전화를 끊었다.육경서는 어두워진 휴대폰 화면을 보며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잘됐어. 아빠 엄마가 다 주리를 좋아하니 나중에 언제든지 주리는 억울함 당하는 일이 없을 거야. 적어도 내가 있는 한 억울함 당하지 않을 거야...”...점심은 빌라의 셰프가 만든 영양식이다. 맛은 좋지만 오래 먹으면 질릴 수 있어 강유리는 이 음식을 보며 저도 모르게 한숨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77화

    그러나 앉은 자리가 아직 따뜻해지기도 전에 육경서는 흥분된 듯 바로 일어나 소리쳤다. “뭐? 임신했다고?” 바론 공작은 짜증 섞인 눈길로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목소리 좀 낮춰. 뭘 그렇게 놀라!” 그는 지금까지는 침착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사실 소식을 들었을 땐 당황하고 흥분했던 걸 그가 모를 리 없었다. 육경서는 입을 막으며 어색하게 다시 앉았다. 하지만 그의 눈빛은 반짝이며 감출 수 없는 흥분이 드러났다. ‘나 이제 삼촌 된다! 삼촌 된다!’ “의사가 말하기를 첫 3개월은 불안정하니까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아버지도 이 소식을 공개하지 말고 태아가 안정될 때까지 기다리자고 하셨다.” 바론 공작은 드물게 인내심을 가지고 설명했다. 그는 그 말을 끝내며 신주리를 한번 훑어봤다. “그래서 나는 유리를 위해 사람들을 안배해 가까이서 돌보게 한 거다.” 그의 시선을 느낀 신주리는 고개를 들었다. 그녀는 공작을 한 번 보고 다시 눈을 내리깔며 강유리의 아랫배를 바라봤다.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마치 한번 만져보고 싶은 듯했지만 참았다. 그녀의 눈은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고 육경서와 같이 흥분과 기쁨을 숨길 수가 없었다. 그녀는 강유리의 아랫배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래서 지금 이 안에 작은 생명이 자라고 있는 거야?” “맞아.” 강유리가 그녀를 보고 웃으며 말했다. 신주리는 표정은 진지했지만 눈 속에 담긴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럼 만져봐도 돼?” 육경서도 순간 정신을 차리며 손을 내밀었다. “나도...” “안 돼!” “안 돼!” 두 명의 목소리가 동시에 차갑게 외쳤다. 그들의 무리한 요구를 바로 거절했다. 강유리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돌려 옆에 있던 두 남자를 쳐다봤다. 그녀는 그들에게 체면을 차리지 않았고 대신 신주리에게만 속삭였다. “조금 있다가 방에 들어가면 만져도 돼.” 육시준과 바론 공작은 동시에 얼어붙었다. ‘우리가 안 들릴 거라고 생각하나?’ 육경서는 기대에 찬 눈빛으로 강유리를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76화

    육경서는 얼굴에 기쁨이 가득한 채 입을 열려던 순간 정원에서 누군가가 다가왔다. 그 사람은 유창한 한국어로 두 사람에게 따뜻하게 인사했다. “이쪽이 둘째 도련님이랑 신주리 씨 맞으시죠? 강유리 아가씨께서 이미 기다리고 계십니다.” “안내 부탁드려요.” 신주리가 부드럽고 예의 있게 대답했다. 육경서는 잠시 멍한 표정을 지었다. ‘이 사람, 왜 이렇게 때맞춰 나타나는 거지? 다른 때는 왜 안 오고, 바로 이때 오냐고!’ “잠깐만요. 저희 형수 말고 일단 먼저 빌라를 둘러보고 싶어요!” 그가 급하게 발걸음을 옮기며 안내하는 집사를 붙잡았다. 집사는 그의 눈을 한 번 쳐다본 뒤 다소 의아해하는 표정으로 멈췄다. 신주리는 미소를 띤 채 침착하게 말했다. “미안해요. 낯을 가려서 그래요.” 육경서는 혼란스러웠다. ‘이게 무슨 말이야? 내가 낯을 가린다고? 왜 그렇게 갑자기...’ 집사는 이해한 듯 웃으며 공작님도 그들의 방문을 매우 기쁘게 생각해 오늘 특별히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육경서는 그 한마디도 제대로 듣지 않았고 눈앞의 신주리를 원망스러운 눈길로 바라봤다. ‘주리는 도대체 이게 무슨 뜻이야? 너무 쉽게 대답해서 다시 부정하려는 건가?’ 그들이 정원으로 들어섰고 이곳은 여전히 고요하고 우아한 분위기였다. 뜨거운 태양 아래 한쪽에서 차와 다과가 준비된 작은 테이블이 보였다. 강유리는 햇볕을 가린 파라솔 아래에 앉아 있었고 그 앞에는 육시준이 전화를 끊고 있었다. 바론 공작이 불만을 표하며 입을 열었다. “하루 종일 그 전화기 들고 있으면 안 돼! 그렇게 바빠? 전자기기 방사선이 얼마나 해로운지 알지? 의사 선생님이 말했잖아. 첫 세 달은 불안정하다고, 푹 쉬어야 한다고!” 육시준은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지난달에 돌아갔으면 이미 처리했을 일인데요.” 바론 공작은 얼굴에 불편한 기색이 스쳤다. “일이라는 게 끝날 수 있나? 돌아가면 내 딸과 시간을 제대로 보낼 수 있을까 몰라!” 육시준이 말하려던 순간 강유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75화

    감독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강하게 반박하지도 못하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규정에 따르면 녹화 중에는 제작진 팀을 이탈하면 안 됩니다.” 역시나 신주리는 가볍게 되물었다. “녹화 시작할 때 그런 규정은 없었잖아요? 갑자기 추가된 건가요?” “그건 아니지만 지금 상황이...” “그럼 우리를 일부러 견제하려는 건가요? 그럼 그냥 프로그램 안 하면 되죠?” 감독은 말문이 막혔다. 사실 첫 번째 시즌에서 육경서가 사고를 당한 이후로 그는 이미 이 두 사람에게 꼼짝 못 하고 있었다. 조건을 협상하든 규칙을 정하든 이 둘이 하겠다고 하면 다행이고 안 하겠다고 하면 모든 게 물거품이 될 판이었다. 결국 이를 악물고 그는 포기했다. “알겠어요, 알겠어! 두 분 다 제가 졌습니다! 하지만 어디 가든 꼭 행선지를 알려주시고 제작진 팀에서 두 분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어야 합니다!” “걱정 마세요. 너무 오래 걸리진 않을 거예요. 점심 먹고 바로 돌아올게요!” 신주리가 대범하게 말했다. ‘점심도 먹고 온다고?’ 하지만 그가 불만을 표현하기도 전에 두 사람은 이미 유유히 그의 앞을 지나쳐 나가버렸다. 호텔 문을 나서자마자 감독은 서둘러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전화기 너머로 나른한 목소리가 들렸다. “여보세요?” “강 대표님, 경서 씨랑 주리 씨가 지금 강 대표님을 만나러 갑니다! 그런데 프로그램 효과를 위해서 행선지에 대한 건 절대 발설하시면 안 됩니다!” 감독이 진지하게 말했다. 강유리가 태연하게 대답했다. “만약 제가 발설하면요?” 감독은 순간 당황했다. 그는 이런 대답을 예상하지 못했다. ‘아니, 이건 우리 회사의 프로그램 아니었나? 이렇게 마음대로 행동해도 되는 거야? 시청률이 안 오르면 강 대표님에게도 손해 아닌가?’ 감독은 빠르게 머리를 굴리며 어떻게든 이 대형 회사를 설득해야겠다고 결심했지만 강유리는 그의 말을 끊으며 다시 말했다. “농담이에요. 발설하지 않을 테니 걱정 마세요.” 감독은 긴 한숨을 내쉬며 안도했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74화

    비행기에 오를 때 각자 다른 생각을 품고 있었고 내릴 때도 마찬가지였다. 목적지에 도착했을 땐 이미 다음 날 새벽이었다. 제작진 팀은 미리 준비한 차를 타고 그들을 예약된 호텔로 보냈다. 해변가에 위치한 경치가 아름다운 5성급 호텔이었다. 모두들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에 제작진 팀 정말 큰돈 쓴 거네! 이게 진짜 여행 같아!” “그렇지. 갑작스러운 느낌도 있지만 일정은 꽤 합리적이네!” “응, 또 감사한 건 처음에 우리 주리랑 경서에게 그 사건이 터진 후로 대우가 점점 더 좋아졌다는 거야. 그들은 정말 목숨을 걸고 얻은 거라니까!” 모두가 웃으며 체크인 절차를 마쳤다. 그때 감독 팀에서 메시지가 왔다. “오늘 밤은 여기서 쉬고 내일은 섬으로 갑니다.” 모두들 당황했다. ‘그래서 목적지는 여기가 아닌가?’ “목적지는 반대편에 있는 작은 관광 섬입니다. 규모는 작지만 최근 몇 년 동안 관광업이 급성장했습니다. 얼마 전 이 섬의 소유자가 바뀌어서 다시 한번 큰 화제를 일으켰죠.” 감독이 그렇게 말하자 신주리는 점점 더 익숙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게 바론 공작이 유리에게 선물한 섬이죠?” 감독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육경서는 감탄하며 물었다. “그럼 어떻게 우리 형수를 설득했어요?” 감독 팀은 미소를 지으며 답하지 않았다. 실시간 채팅창에서는 감탄이 이어졌다. [유리 언니가 이번 프로그램을 위해 진짜 대규모로 투자한 거네!] [하하하, 유리 언니가 투자한 건 아니야. 그냥 완전 부모님에게 의지하고 있는 거지! 그리고 그 덕분에 도련님과 미래의 동서가 혜택을 보는 거고!” “나도 섬 주인 언니가 있었으면 좋겠다!” “이번에 유리 언니 우정 출연할지 궁금하다!” 아침 식사 후 모두 방으로 돌아가 시차를 맞추기 위해 잠을 청했다. 카메라는 잠시 쉬어갔다. 신주리는 비행기에서 잠깐 눈을 붙였기에 이제는 전혀 졸리지 않았다. 그녀는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은 후 모자와 선글라스를 쓰고 호텔 방을 몰래 빠져나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73화

    심지어 원피스까지 캐리어 하나에 다 준비해 놨다. “안 믿을지 몰라도 내가 쇼핑 리스트까지 작성했어. 엄마한테도 참고를 부탁했거든! 원피스는 엄마가 골랐어. 안심해, 눈썰미는 진짜 좋아!” 말을 하면서 그는 정말로 쇼핑 리스트를 꺼내서 신주리에게 보여줬다. 신주리는 그 리스트를 보지 않아도 이미 믿고 있었다. 심지어 조금 놀랐다. “너 그럼 네 짐은 어쩌고? 얼마나 챙겨왔어?” “짐 하나야. 나중에 필요하면 제작진 팀에 부탁할 거야!” 육경서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 말했다. 신주리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녀가 너무 오랫동안 육경서를 바라보고 있었던 탓인지 휴대폰을 들여다보지 않은 채 그를 쳐다보던 신주리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챈 육경서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들어 그녀를 쳐다봤다. “왜?” 신주리는 아무 말 없이 시선을 돌려 휴대폰 화면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렇게 많아?” 육경서는 묘한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그렇게 많은 건 아니야. Y 국에 있는 우리 회사 지사에서 몇 가지 더 준비해 줬거든...” 그가 말을 하다 갑자기 멈칫했다. 불필요한 말을 했다는 걸 깨달은 듯했다. 신주리는 그 모습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그리고 그녀의 머릿속에 갑자기 대담한 생각이 떠올랐다. “이번 목적지는 네가 제작진 팀에 요청한 거 아니야?” “무슨 말이야? 내가 그런 사람인 줄 알아?” 육경서는 당황한 듯 대답했다. “네가 그런 사람 아닌가?” 육경서는 잠시 생각에 잠긴 후 고백했다. “맞아, 그런 사람일 수도 있어. 하지만 이번에는 정말 아니야! 사실 내가 쓴 목적지는 원래 해변이었어. 이런 건 결국 다 준비해야 할 것들이잖아.” 신주리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대신 이제는 아예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다른 한편에서는 서진태와 소지석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서진태는 진지하게 소지석에게 도씨 가문의 그 양성 계획에 대해 물어보았다. 이 계획은 너무나도 비상식적이어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둘 수 없었다. 완전히 그들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72화

    [하하하, 이게 무슨 이상한 조합이야? 어쩐지 묘하게 어울리기도 하고 또 웃기기도 하네!] [처음부터 차 안에서 자리싸움만 아니었어도 이렇게 어색하지는 않았겠지.] [우리 지원 언니 한마디로 모든 흐름이 뒤집혔어!] [강미영은 도대체 무슨 속셈이지? 우리 지석이를 일부러 피하는 거야?] [다시 한번 말하지만 소지석 팬들 너무 이기적이지 마! 누구든 미영 언니에게 다가갈 수 있고 미영 언니는 모두를 거절할 권리가 있어!] 좌석이 정리되고 비행기가 이륙을 준비하자 라이브 방송은 일시적으로 종료되었다. 이런 24시간 라이브 촬영 프로그램에서도 이렇게 잠깐 동안만은 각자가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강미영은 라이브 방송이 종료된 뒤 의아한 표정으로 한지원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여전히 왜 한지원이 굳이 자신과 함께 앉으려고 했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물론 지금 상황에서 누가 자신에게 같이 앉자고 했어도 마다하지는 않았겠지만... “미영 언니, 난 저 커플 팬이야.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얘기해. 그러니까 제발 내 최애 커플 깨지지 않게 도와줘!” 한지원은 진지한 얼굴로 이유를 털어놓았다. 강미영은 살짝 멍해지더니 결국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알겠어, 앞으로 네 최애 커플 잘 지켜주도록 할게.” 한지원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밝게 웃었다. “정말 고마워! 덕분에 내 최애 커플이 마음 편히 연애할 수 있게 됐어!” 강미영은 눈가를 약간 찡그리며 물었다. “근데 언제부터 걔네 둘의 팬이 된 거야? 그리고 지금 걔네 둘 관계 꽤 안정적이던데 내가 굳이 뭐 하러 그걸 망치겠어?” 한지원은 고개를 저으며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미영 언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중요한 건 이런 카메라 밖에서의 달달한 순간들이지.” 강미영은 순간 뭔가를 깨달은 듯 눈썹을 살짝 치켜세웠다. “혹시 영감이라도 떠오른 거야?” 한지원은 멍하니 있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언니의 작은 호의 하나가 한 명의 유명 만화가를 탄생시킬 수도 있어!” 강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71화

    그는 단지 이런 행동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 강미영에게 그를 좀 더 이해할 기회를 주고 소지석에게는 그가 혼자서만 밀어붙이지 않도록 눈에 띄게 하려 했다. 그러나 이 행동을 알아본 사람들도 있지만 일부 팬들은 그를 오해하거나 비판하기도 했다. [솔직히 말해서 서진태는 너무 경계가 없지 않나요? 경쟁하고 싶다 해도 이렇게까지 급하게 해야 하나요? 왜 꼭 같이 앉아야만 하는 거죠?] [맞아요! 강미영 언니는 분명히 불편해 보였고 바로 피해서 조수석에 앉았잖아요!] [좋아한다고 해도 좀 경계를 두고 해야죠.] [근데 소지석 팬들 너무 이중잣대 아니에요? 오빠가 같이 앉고 싶으면 직설적으로 다가가도 ‘멋지다, 드디어 마음을 표현했다!’고 하는데 서진태가 다가가면 ‘경계가 없다’고 비판하잖아요?] [맞아요. 서진태는 사실 강미영 언니와 앉고 싶은 것보다는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던 거죠.] 댓글창은 점점 떠들썩해졌다. 신주리와 육경서의 강미영에 대한 이해도는 완벽했다. 감정상에서 경쟁이 시작되면 그녀는 주저 없이 피할 것이다. 강미영은 감정을 물건처럼 경쟁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런 성격의 프로그램에서는 남성들끼리의 경쟁이나 여성들끼리의 경쟁이 감정을 더 순수하지 않게 만들 수 있고 로미오와 줄리엣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결국 그런 외적인 압박이 감정을 더 강화시키는 효과가 생기게 된다. 사실 그들이 정말 사랑하는 건 아닐 수도 있다. 단지 지는 걸 참지 못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그녀와 고정남의 관계도 그랬다. 주위에서 반대할수록 더 진지하게 여겨졌던 그 감정이었지만 결국 그것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 엉망이 된 감정이었음을 깨달았다. “네가 졌으니까 내 선물 잊지 말고 사 와.” 신주리는 자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육경서는 그 결과를 보며 입술을 삐죽 내밀고는 돌아서서 그녀에게 엄지를 치켜들었다. “이번엔 네가 이겼어.” 신주리는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 “이번? 그럼 다음에도 나랑 내기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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