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량천옥이 걱정하는 진씨 가문.진정훈이 다시 진씨 가문으로 돌아왔을 때 그의 태도는 뭔가 심상치 않았다.저녁 식사 자리의 분위기는 더욱 이상했다.진정훈은 계속 진성택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지만 진유경이 몇 번이나 말을 걸어도 진성택이 그녀의 말에 대답해 줄 뿐 진정훈은 그녀에게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이에 진호영과 할머니도 진정훈이 진유경에 대한 태도 변화를 뚜렷이 느낄 수 있었다.진유경은 식사 내내 억지로 버티고 있었다.마침내 식사가 끝날 무렵 할머니가 진정훈을 자신의 곁으로 불렀다.“너 도대체 무슨 일이야?”진정훈이 물었다.“무슨 일이냐니 왜 그러세요?”그의 말투는 방금 진성택과 이야기할 때와 완전히 달랐다.할머니는 그의 목소리에서 전혀 따뜻함을 느낄 수 없었다.“아니. 이 자식아. 너 할머니한테 그게 무슨 말버릇이야?”“그럼 어떻게 말해야 하는데요?”진정훈의 말투는 점점 더 차가워졌다.어제 집에 돌아온 뒤 진정훈은 친자 검사 결과에 누가 손을 댔는지 조사했고 의심의 여지도 없이 그는 바로 단서를 찾아냈다.그날 진정훈이 샘플을 보냈을 때 할머니 옆에서 시중을 드는 도우미 장미선이 그 뒤를 따랐고 장미선이 떠나자 이어서 또 한 사람이 나타났는데 바로 진유경의 기사였다.조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진정훈은 이미 마음속으로 결론을 내린 상태였다.이것이 바로 진씨 가문의 참모습이었다.오직 진정훈 혼자서 오랫동안 진씨 가문을 화목한 집이라고 믿어왔다.할머니는 진정훈이 자기에게 버릇없이 얘기하자 순간 화가 났다.“이 자식이 이제 다 컸다는 거니?”할머니의 분노에 진정훈은 더 이상 예전처럼 할머니를 달래지 않았고 그저 돌아서 방을 나갔다.할머니는 단호하게 떠나는 진정훈의 뒷모습을 보고 호흡이 가빠졌다.‘아니 저 자식이. 도대체 나한테 이게 무슨 버릇이야. 내가 80이 넘었는데 저놈이.’진호영은 할머니가 진정훈을 방으로 부르는 것을 보고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진정훈이 분노에 가득 찬 얼굴로 나오는 것을 보고 진
진정훈이 물었다.“형 지금 어디야?”“완도에 있어.”“금방 갈게.”“네가 왜 와?”진윤의 말투는 아주 선명하게 차가웠다.진정훈은 대답하지 않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한편 완도에서 진윤은 윤설과 함께 식사하고 있었다.식탁의 분위기는 평소와는 조금 다르게 윤설이 좋아하는 흰 장미로 장식되어 있었다.진윤이 전화를 받았을 때 그는 마침 윤설의 손을 잡고 반지를 꺼내려던 참이었다.하지만 기가 막힌 타이밍에 진정훈에게서 전화가 온 것이었다.게다가 진정훈이 지금 이곳에 온다는 말에 진윤은 얼굴이 어두워졌다.윤설은 안색이 좋지 않은 진윤을 보고 물었다.“둘째 도련님이 또 사고 쳤어?”윤설이 보기에 그동안 진정훈이 자꾸 문제를 일으켜 진윤이 골머리를 썩이고 있었다.진윤이 말했다.“어. 금방 여기로 온대.”그렇게 말한 뒤 그는 준비해 두었던 반지 케이스를 꺼내 윤설에게 건넸다.윤설은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빨간 벨벳 케이스를 보고 무슨 뜻인지 잘 이해하지 못했다.“이거 나한테 주는 선물이야?”“설아 우리 결혼하자.”진윤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비록 진정훈이 금방이라도 들이닥칠 것 같았지만 진윤은 자신의 결심을 더는 미루고 싶지 않았다.윤설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뭐라고?”‘결. 결혼? 내가 잘못 들은 건 아니겠지? 진윤이 나한테 결혼하자고 한 거야? 진짜 결혼을?’하지만 그들 사이의 계약은 한 달 뒤에 끝났다.‘그래 계약서.’윤설은 당시 할머니의 병원비 6천만 원을 마련하기 위해 자신을 진윤에게 5년 동안 팔았다.그것도 정말 싼 값에 넘긴 편이다.하지만 당시 윤설은 6천만 원이 필요했고 다른 방법이 없었다.이제 한 달만 있으면 그녀는 이 비참한 신분에서 벗어날 수 있는데 지금 이건 도대체 어떻게 된 걸까?진윤은 윤설을 전례 없이 진지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했다.“결혼하자. 응?”“너...”“난 너하고 돌려 말하고 싶지 않아. 너도 이제 나이가 어리지 않고 나도 결혼할 때가 됐어.”“근데 왜 하필 나야? 난...”윤설
윤설은 숨이 막혀왔고 가슴을 세게 두들겨 맞은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눈앞에 있는 남자를 바라보면서 갑자기 가슴에서 뭔가가 불타오르는 듯한 감정을 느꼈다.“네가 받아주면 우리 내일 가서 혼인신고 하자. 결혼식은 네가 원하는 대로 내가 준비할게.”진윤의 목소리가 너무 따뜻하고 부드러워 마치 뜨거운 태양 아래의 구름처럼 마음을 뜨겁게 만드는 것 같았다.평소에는 아주 카리스마 넘치고 강압적인 남자에게서 지금 이 순간 윤설은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이미 다 생각해 둔 거야?”윤설은 마음속 감정을 억누르며 말했다.분명 프러포즈를 한 사람은 진윤이었지만 지금 오히려 그녀가 여러 차례 확인하고 있었다.진윤이 말했다.“미안해. 요즘 일이 너무 많아서 제대로 된 프러포즈를 준비할 시간이 없었어.”사실 진윤이 말하진 않았지만 최근 그의 주변은 보기만 해도 혼란스러워 보였다.장선명의 큰형 장서경과 지금 나태웅까지 모두 그에게 경고하고 있었다.좋은 여자가 있고 또 그 여자가 익숙하고 심지어 좋아하는 감정이 있다면 당장 그녀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다.특히 나태웅을 보고 진윤은 많은 것을 느꼈다. 모두 나태웅이 안지영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나태웅이 안지영을 장선명에게 넘겨줘 버려놓고서는 지금 다시 찾으려고 하니 얼마나 일들이 복잡하게 얽혀 버렸는가?하지만 나태웅에게 포기하라고 하면 나태웅은 또 아쉬워했다.이렇게 너무나 명확한 예시가 있었기에 진윤은 이를 무시할 수 없었다.그와 윤설의 계약은 이제 한 달밖에 남지 않았다. 이전에는 이런 문제를 깊이 생각하지 않았지만 이제 그는 일단 윤설을 자기 여자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 하나만 갖고 있었다.윤설은 진윤이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몰랐지만 그의 부드러운 목소리를 듣고 그녀의 마음은 이미 완전히 무너졌다.그녀는 이제야 확실히 이 남자가 자신에게 청혼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녀는 단 한 번도 진윤과 결혼하겠다는 사치스러운 꿈을 꾼 적이 없었다.하지만 지금.비
‘아니 이 형 너무 막무가내인 거 아니야? 내가 오기 전에 전화도 했는데 왜 내 탓을 하는 거야?’윤설은 진윤의 품에 얼굴을 파묻은 채 도무지 얼굴을 들지 못했다.진윤은 위로하듯 윤설의 등을 다독였다.“먼저 방으로 가서 기다려. 응?”진윤의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 부드러웠다.윤설은 고개를 끄덕이며 진정훈을 쳐다보지도 않고 바로 방으로 달려갔다.그녀가 떠나자 진윤은 싸늘한 얼굴로 진정훈을 바라바았다.“정말 중요한 일이여야 할 거야.”진정훈은 한숨을 쉬더니 머릿속이 너무 혼란스러워 자기가 왜 여기에 왔는지 순간적으로 잊어버렸다.그는 한참이나 생각한 끝에 진윤이 인내심을 완전히 잃으려는 순간 드디어 기억해 냈다.“형 나한테 알려줘. 형이 왜 그동안 집에 돌아오지 않았는지. 혹시 할머니하고 관련된 거야?”진윤은 진정훈이 할머니 얘기를 꺼내자 표정이 더욱 싸늘해졌다.진정훈은 그제야 몇 년 동안 진윤이 명절은 물론 할머니와 아버지의 생일에 단 한 번도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을 떠올렸다.진윤이 관계를 끊겠다는 태도가 너무나 명확하게 드러났다.“이틀 동안 조사해 놓고 결국 나한테 이런 의미 없는 질문을 하러 여기까지 온 거야?’“형.”진정훈은 초조해했다.고작 이틀이지만 이 이틀 동안 진정훈은 할머니와 진유경의 수상한 점을 알아냈다.진윤은 차가운 눈빛으로 진정훈을 한 번 째려보고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즉 말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뜻이었다.진정훈은 진윤이 예전처럼 어떤 일에 대해서도 입을 꾹 닫는 모습을 보고 눈을 감았다.“내가 이번에 샘플을 갖고 돌아갔을 때 할머니하고 유경이한테 말했었어.”“그래서?”“샘플을 검사 기관에 보냈을 때 할머니 옆에서 시중을 드는 장 아줌마가 따라갔고 그 뒤에는 비밀스럽게 유경이의 기사도 따라갔어.”진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아직 샘플에 손을 댄 게 할머니와 유경이인지는 모르겠지만 난 두 사람이 관련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해.”진정훈은 점점 더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진윤은 할머니와
진씨 가문은 오래전 진성택이 진윤을 위해 정해준 결혼 상대가 있었다. 얼마 가지 않아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이씨 가문의 셋째 딸 이안나를 진윤의 약혼자로 정했다.소문에 따르면 이안나는 아주 대단한 여자라고들 하지만 그녀의 어머니가 더욱 강력한 사람이라고 한다. 비록 이씨 가문의 후처이지만 이씨 가문의 모든 것을 장악하고 있었다. 전처의 자녀들마저도 그녀의 눈치를 보며 매달 용돈을 받는다고 한다. 그런 여자의 교육 아래서 자란 이안나의 성격이 얼마나 버릇없고 오만할지 보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었다.현재 외국에서 유학 중이라고 하지만 사실 이안나를 잔뜩 돈을 들여 유학을 보낸 것도 모두 진씨 가문에 시집을 보낼 준비를 한 것이다.하지만 진정훈의 기억에 이안나는 아직 1년 후에나 돌아올 예정이라고 했다. 약혼자가 국내에 없는데 진윤은 도대체 누구와 결혼한다는 것일까?“윤설. 너도 봤지. 앞으로 설이 보면 형수님이라고 불러.”진정훈은 순간 할 말을 잃고 그대로 얼어붙었다.‘윤설? 형이 윤설과 결혼한다고? 6천만 원을 주고 사 온 여자와?’“형 지금 농담하는 거지?”진윤이 말했다.“내가 농담하는 것처럼 보여?”“아버지와 할머니가 절대로 허락하지 않을 거야.”진정훈은 생각도 하지 않고 말했다.‘윤설과 결혼? 진씨 가문에서 형이 윤설을 6천만 원에 샀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 그냥 즐기는 거라면 형을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겠지만 결혼이라면 말이 다르지.’진정훈의 허락하지 않을 거라는 말에 진윤은 아무 반응도 하지 않고 그저 차가운 뒷모습만 보일 뿐이었다.진정훈은 진윤의 차가우면서도 진지한 태도에 머릿속이 혼란스러워졌다.지금 모든 일이 시간이 가면 갈수록 엉망진창이 되는 것 같았다.진윤이 집 안으로 들어가자 윤설은 이미 샤워를 마치고 불안한 표정으로 거실에 앉아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진윤은 앞으로 다가가 그녀의 차가운 손을 잡아 단번에 힘주어 품에 안았다. 윤설이 말할 틈도 없이 진윤의 입술이 그녀의 입을 막아버렸다.예전에 진윤은 정말
“여동생의 일이에요.”진정훈은 지난 이틀 동안 있었던 상황을 진성택에게 서둘러 설명했다. 그는 조급한 나머지 지금 진성택이 자극을 받으면 안 된다는 것을 잊은 듯했다.진성택은 원래도 진윤이 윤설과 결혼한다는 말에 큰 자극을 받았는데 지금 진정훈에게서 또 샘플에 관한 얘기를 들으니 너무 분노하여 심장이 심하게 쿵쾅거렸다.“샘플? 누가 조작했다고?”“네. 제가 돌아와서 할머니와 유경이한테 말했는데 제가 샘플을 보낸 뒤에 할머니 옆에 있는 장 아줌마가 뒤를 따라가고 또 비밀리에 유경이의 기사도 따라갔어요.”진성택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전 조작한 사람이 둘 중의 한 명이라고 생각해요”진정훈은 다급하게 말했다.그는 정말 미칠 지경이었다. 진씨 가문 내부가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 단순히 이 한 가지 일만으로도 진정훈이 수년간 가졌던 가족에 대한 인식을 완전히 부숴버릴 수 있었다.진성택은 진정훈을 바라보았다. 너무 갑작스러운 소식에 진성택은 듣는 것만으로도 진윤의 일보다 백 배는 더 충격을 받았다.진성택은 순간 머리가 하얘지는 것 같았고 심장이 쉼없이 요동치니 동공이 끊임없이 수축하였다.하지만 진정훈은 아직 진성택의 이상을 감지하지 못한 채 계속해서 진윤과 진유경 그리고 할머니 등 사람들의 잘못을 말했다.그가 말하고 있는데 갑자기 털썩하는 소리가 들렸다.그 뒤로 진성택은 이미 눈을 감은 채 바닥에 쓰러져 있었고 계속 말하던 진정훈의 목소리도 순간적으로 멈췄다.곧 이어 진정훈은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아버지 아버지 아버지. 누구 없어? 빨라 와.”이미 평온함이 깨졌던 진씨 가문은 이 밤에 더욱 큰 혼란에 빠졌다.한편 완도에서 진윤은 윤설을 안은 채 씻기고 돌아와 그녀에게 옷을 입혀주고 있었다. 바로 이때 누군가 방문을 노크했다.“무슨 일이야?”진윤이 입을 열자 얼음 처럼 차가운 목소리가 들렸다.밖에 있던 도우미는 감히 들어가지 못하고 문밖에 서서 말했다.“대표님. 둘째 도련님 전화인데 아버님께서 지금 병원에 입원하셨으니 빨리 오
고은영은 처음에는 진정훈을 알아보지 못했다.이곳은 병원이었기에 구급차가 오가며 환자를 실어 오는 일은 아주 정상적인 일이라 누구인지 자세히 보지 않았다.그런데 지금 진정훈을 보고 고은영은 깜짝 놀랐다.“그쪽은.”배준우도 진정훈을 발견하고서는 시선을 내려 차가운 눈빛으로 진정훈이 잡은 고은영의 손을 바라보았다.진정훈이 말했다.“고은영 씨 지금 나하고 같이 가요.”‘뭐 같이 가자고? 이 남자가 미쳤나? 우리가 무슨 관계라고 지금 같이 가자는 거야?’고은영의 시선은 이미 환자용 침대에 누워 병원으로 밀려들어 가는 사람에게 향했다.‘설마 아픈 가족을 안심하게 하려고 이러는 거야? 제 정신인가? 설마 전에 나한테 진정훈이 질척거린 것도 진유경 때문이 아니라 자기 가족을 위해서 그런 거야?’고은영이 진정훈에게 미쳤냐고 말하기도 전에 배준우가 먼저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그 손 놔.”“배준우 우리 아버지가 지금...”“내가 말했지. 그 손 놓으라고.”배준우는 싸늘한 시선으로 진정훈을 바라보았는데 그 눈빛이 마치 날카로운 칼날처럼 위험해 보였다. 그러나 진정훈은 손을 놓지 않았고 오히려 고은영의 손목을 더 세게 잡았다. 고은영은 잡힌 손목이 아픈 것도 있었지만 이 상황이 너무 당황스러웠다.‘이 남자 정말 제정신이 아니구나.’동시에 고은영은 배준우에 대한 믿음도 별로 없었다. 비록 그가 한두 번은 믿지 않았지만 계속 진정훈이 이렇게 집착하면 결국 배준우도 의심할 것 같았다.여기까지 생각한 고은영의 마음은 더욱 불편했다.“그쪽 정말 미쳤어요?”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진정훈의 손을 힘주어 뿌리쳤다. ‘뭐 아버지? 자기 아버지가 죽는데 그게 나하고 무슨 상관이야?’“고은영.”진정훈은 낮은 목소리로 으르렁거렸다.이 상황을 지켜본 배준우는 너무 화가 나서 당장이라도 진정훈을 때려눕히고 싶었다.당황한 고은영은 손을 뻗어 배준우의 팔짱을 꼈다.“여보 우리 빨리 가요.”그녀의 목소리는 불안에 가득 차 있었다. 마치 진정훈을 무슨 전염병에
고은영을 배준우가 모를 리가 없었다.“내가 진정훈의 말을 뭘 믿는다는 거야?”“준우 씨가 안 믿으면 됐어요.”고은영은 여전히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지금 그녀는 고은지의 일 때문에 마음이 많이 불편한데 진정훈까지 또다시 끼어드니 정말 살고 싶지 않았다.진씨 가문의 혼란에 비해 더욱 마음이 복잡한 사람이 바로 나태웅이었다.그는 고집스럽게 하늘 그룹에서 안지영을 하루 종일 기다렸지만 그 결과 안지영은 정말 하루 종일 돌아오지 않았다.게다가 조금 전 왕여가 나태웅에게 말하길 안지영이 오후 2시에 비행기를 타고 장선명과 함께 매하리로 떠났다는 것이다.‘안지영이 장선명과 함께 매하리로 갔다고? 지난번 플라자 온천에 갔다 온 것도 모자라 이제는 매하리까지 간다고?”왕여는 불안한 눈빛으로 나태웅을 바라보며 말했다.“그리고 그 땅은 안지영 씨가 우리에게 돌려줄 생각이 전혀 없는 것 같습니다.”안지영이 동영 그룹과 계약을 체결해서 땅을 넘겨받은 뒤 아무리 그들이 연락해도 연락을 받지 않았다.전화도 통하지 않았고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이것만으로도 이미 태도가 너무 명확하게 보였다.게다가 왕여가 보기에는 이 모든 것은 안열을 탓해야 할 것 같았다. 안지영이 지금까지 한일중 모든 것은 안열과 관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나태웅은 위험한 분위기를 뿜어내며 눈을 감았다.“바로 매하리로 가는 티켓 예매해.”“네? 직접 매하리로 가시려고요? 그건 안 될 것 같은데...”안열은 긴장한 목소리로 걱정스럽게 물었다.매하리가 어떤 곳인가? 비록 유명한 관광지였지만 그곳은 너무 대자연이 광활한 곳이었다.관광 명소가 너무 많은데 지금 안지영과 장선명이 매하리로 갔다는 것 외에는 매하리의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었다.안지영과 장선명이 비행기에서 내린 뒤 도대체 어디로 갈지 조사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매하리는 원시적인 곳이었기에 사람을 찾는 것이 쉬운 곳은 아니었다.“지금 당장 예매해.”나태웅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이 빌어먹을 여자가 정말. 설마 장선명하고 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