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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1화

Author: 송언희
나태현이 온 것을 보고 고은영과 배준우는 조금 당황스러웠다.

배준우가 그에게 물었다.

“형이 여기는 어쩐 일이에요?”

배준우는 방금 병원에 오는 길에 나태현에게 전화로 고은지의 상황을 말했었다. 하지만 나태현이 이렇게 병원에 나타날 이유가 있을까?

같은 남자로서 배준우는 분명 뭔가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배준우는 무의식적으로 옆에 있는 고은영을 바라보았다.

고은영은 지금 고은지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했기에 나태현이 왜 병원에 왔는지 신경 쓸 겨를도 없었다.

그냥 병원에 누군가를 보러왔겠거니 생각하는 것 같았다.

나태현이 말했다.

“친구 보러 왔어요.”

‘친구? 허.’

배준우는 더 이상 따져 묻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저희는 상황이 조금 급해서 먼저 가볼게요.”

그렇게 말한 뒤 고은영을 데리고 자리를 떠났다.

하지만 나태현은 상황이 급하다는 배준우의 말을 듣는 순간 얼굴이 어두워졌다.

병실 안에서 고은지는 열이 내려갔는지 아까보다 덜 힘들어 보였다.

고은영은 병실에 도착했을 때 고은지가 깨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은영아 너 아직도 안 갔어?”

“응. 결과 받으러 선생님께 갔었어.”

고은영은 마음속으로 심장이 요동쳤지만 억누르며 침착한 척했다.

의사가 이런 환자에게는 마음의 안정을 주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했기에 이 순간 고은영은 고은지의 앞에서 티를 내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고은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결과가 어떤데? 문제없지?”

“의사 선생님이 검사 결과에 오류가 있을 수 있다고 해서 다시 검사받으러 가야 해.”

“오류가 있다고?”

오류가 났다는 말을 들은 고은지는 기분이 조금 안 좋았다.

‘이 병원에서 사람을 너무 힘들게 하네?’

고은영이 말했다.

“언니는 지금 좀 어때?”

“많이 피곤한 느낌이야. 수액을 맞아도 별로 효과가 없는 것 같아.”

고은지가 말했다.

수액이 별로 효과가 없는 것 같다는 말에 고은영의 호흡이 가빠졌다.

고은지가 말했다.

“걱정하지 말고 준우 씨하고 돌아가.”

“난 지금 언니 데리고 검사받으러 가고 싶은데?”

지금 이 순간 고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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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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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길순
고은지가 혈액암 너무나 두렵군요 빠른회복과 건강 빌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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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지영은 화가 나서 이마의 핏줄이 도드라질 정도였다.전화기 너머의 나태웅은 계속해서 이어 얘기했다.“안지영, 장선명은 수많은 여자들을 만나본 남자야. 네가 그런 남자의 눈에 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아니면, 장선명이 정말 너랑 약혼할 거라고 생각해? 매하리에서 한번 은혜를 입었다고 정말 너를 데리고 일생을 살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지금도 봐, 장선명은 다른 여자를 위해 너를 버렸잖아!”안지영은 나태웅의 말투가 안지영의 불행을 비웃는 것만 같았다.장선명에게 버려진 안지영을 보면서 축하 파티라도 열 사람 같았다.나태웅의 인성을 잘 아는 안지영은 나태웅의 생각도 쉽게 알 수 있었다.‘전에 동영 그룹에 있을 때는 왜 알아차리지 못했을까.’“하, 그렇게 말하면 본인이 장선명 씨보다 더 좋은 사람이 되는 것 같아요? 그렇게 좋은 사람이라면 왜 나더러 하주원한테 가서 사과하라고 하는 거예요? 시비를 가리는 눈이 없나 봐요?”“그건 다른 일이잖아!”“뭐가 다른데요! 내로남불 같은 놈.”안지영이 중얼거리면서 말했다.지금의 안지영은 그저 나태웅을 욕할 기회만 있으면 서슴지 않고 욕설을 쏟아냈다.안지영은 전 세계의 욕설을 모아서 나태웅에게 쏟아버리고 싶은 심정도 들었다.나태웅은 그럴만한 사람이니까 말이다.“안지영, 좋은 말로 할 때 입에서 걸레 빼.”“너나 입에서 걸레 빼세요. 개똥밭에서 굴러도 이승이 낫다고, 내가 아무리 힘든 상황이어도 당신만큼은 죽어도 찾아가지 않을 테니까. 왜 계속 내 눈앞에서 걸리적거리는 거예요! 관종이에요?”“...”나태웅은 안지영의 말을 듣고 확신했다.‘안지영,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선심을 써서 얘기해 주었지만 돌아오는 것은 욕설뿐이었다.하지만 안지영은 쉬지 않고 이어서 얘기했다.“그리고, 선명 씨가 신나나 씨 때문에 매직 썬에 간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으니까 굳이 와서 귀띔해 줄 필요 없어요.”“...”‘장선명이 알려줬다고? 이건...’“나태웅 씨, 당신은 장선명이랑 비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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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벌인 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건가? 정말 미친 거 아니야?’안지영은 심호흡을 하면서 끓어오르는 화를 식히려고 노력했다.“안지영, 제발 생각이라는 걸 좀 하고 살아.”나태웅은 화가 나서 이를 꽉 깨물고 소리를 질렀다.그러자 안지영도 더는 참지 못하고 같이 화를 냈다.“내가 생각을 안 하는 사람처럼 보여요? 나태웅, 당신은 도대체 뭐 하는 거예요?!”나태웅에게 괴롭힘당하는 요즘을 생각하면 안지영은 나태웅을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었다.강성의 사람들은 나태웅이 안지영 때문에 미치광이가 된 줄 안다.하지만 안지영은 나태웅의 정신병이 대대로 유전 받은 것이라고 생각했다.나태웅은 안지영을 강성에서 가장 잔인한 여자로 만들어 버렸다.그리고 이제는 안지영을 괴롭히는 데 그치지 않고 장선명까지 괴롭히려고 한다.나태웅은 안지영의 말을 듣고 숨이 턱턱 막혔다.“내가 뭐 하는 거냐고? 뭐 같아 보이는데?”“내가 당신 같은 사람의 속셈을 어떻게 알겠어요! 궁금하지도 않아요!”안지영은 짜증이 확 몰려왔다.안지영은 나태웅 때문에 화가 나서 이성을 잃은 채 무슨 말을 하는지도 알지 못했다.“안지영, 장선명이 오늘 밤 왜 나갔는지 정말 모르겠어?”“당신이 일을 벌이니까 나간 거잖아요!”안지영이 이를 꽉 깨물고 말했다.지금 당장이라도 나태웅을 죽이고 싶었다.“신나나 때문에 킹덤 타운을 떠난 거야.”“...”두 사람 사이에 적막이 흘렀다. 분노로 과열되었던 분위기가 조금 진정되었다.안지영은 숨이 점점 가빠오는 것을 느꼈다. 화가 난 나머지 제 자리에 서서 몇 바퀴나 돌았다.나태웅에게 뭐라 하고 싶었지만 지금은 너무 화가 나서 아무 말도 나가지 않았다.아무 대답도 못 하는 안지영을 보면서 나태웅은 말투를 약간 누그러뜨렸다.“너한테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 장선명은 신나나를 구하러 매직 썬에 간 거야.”나태웅은 일부러 신나나의 이름을 강하게 읽으며 얘기했다.마치 안지영에게, 장선명은 이미 다른 여자가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 같았다.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229화

    “...”요리 실력이 없다고 해도...“아무리 그래도 처음부터 요리를 잘하는 사람은 없지 않을까?”장선명이 의아해하면서 얘기했다.“하지만 이건 재능이 필요한 영역이에요!”안지영은 무슨 일을 하든지 재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요리는 더 말할 것도 없었다. 똑같은 식재료와 똑같은 양념으로도 다른 맛이 나는 것은 재능의 문제가 아니겠는가.구이준은 그들에게로 다가오다가 안지영과 장선명이 요리 재능에 관한 얘기를 하는 것을 듣고 그대로 굳어버렸다.‘대표님이 언제부터 요리를 좋아하게 된 거지? 아니면 안지영 씨 때문에 그렇게 된 건가?’구이준을 본 장선명이 먼저 입을 열었다.“여기는 무슨 일로.”구이준이 앞으로 다가가서 얘기했다.“도련님, 매직 썬에 일이 생겨서 다녀오셔야 할 것 같습니다.”매직 썬.그 말을 들은 안지영은 저도 모르게 장선명을 쳐다보았다.안지영은 매직 썬에 다녀온 적이 있었다. 거기의 언니들이 예쁘다는 것도 기억하고 있었다.돈 많은 유부녀들이 자주 가는 곳인데, 그곳의 남자들이 잘생겨서였다.매직 썬에 일이 생겼다는 것을 들은 장선명의 표정이 그대로 굳어버렸다.안지영에게 보여줬던 부드러움과 온화함은 온데간데없고 오직 차가운 기운만이 남아있었다.장선명이 중저음으로 물었다.“무슨 일이지?”“기씨 가문의 셋째 도련님이 꼭 나나 님을 데려가겠다고 하셔서요.”나나는 매직 썬에서 예쁘기로 소문난 사람이다. 안지영도 들어본 적이 있는 정도니까 말이다.그리고 기씨 가문의 셋째 도련님이라면... 양아치가 틀림없었다.대충 알 것 같았다.나나는 그래도 자존심이 있는 여자였다. 그런 나나에게 기씨 가문의 셋째 도련님은 양아치나 다름없는 사람일 것이다.그러니까 거기서 모순이 생긴 것이다.그 말을 들은 장선명은 안지영을 보면서 얘기했다.“다녀올게.”안지영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가요.”장선명은 몸을 일으킨 후 핸드폰을 챙겼다. 안지영 앞에 남은 피자 반 판을 보던 장선명이 말을 덧붙였다.“적당히 먹는 게 좋을 것 같아. 살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228화

    “먼저 돌아가.”“그럼 안지영이 날 때린 건...”거기까지 말한 하주원은 말을 멈추고 갑자기 눈물을 흘렸다.그리고 입을 열었다가 다시 숨을 고르며 눈물을 쏟았다.하주원은 본인을 가녀린 피해자로 만들어 놓았다.하주원이 안지영과의 사건을 꺼내자 나태웅의 표정이 또다시 어두워졌다.“네가 먼저 찾아가서 안지영을 때린 거잖아. 아니야?”“아니야. 난 그저 오빠가 마음에 들어 하는 여자가 어떤 사람인지 보려고...”“...”“대화 좀 나누다가 안지영이 갑자기 나를 때린 거야!”하주원이 울면서 얘기했다.눈물을 흘리면서 하는 말은 거짓말 같지 않았다. 하주원의 모습을 본다면 모두가 그걸 진짜라고 믿을 것이다.나태웅이 미간을 찌푸렸다.“안지영이 먼저 때린 거야?”하주원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울음을 그치지 못했다.“안지영이 먼저 나를 때린 거야. 그렇지 않으면 나도 반격하지 않았을 거야.”나태웅은 속에 화가 부글부글 끓었다.안지영이 먼저 손을 올린 것이라면...안지영의 성질을 생각해 보면 말이 안 되는 것도 아니다.안지영은 조금이라도 심기가 불편하면 성질을 부리니까 말이다.전형적인 강약약강이 아닌가.전에는 배준우가 복수할까 봐 두려워하더니, 하주원한테는 함부로 대하다니. 나태웅에게 있어서 안지영은 충분히 그럴 사람이었다.참지 않는 것도, 참지 못하고 폭발하는 것도 다 안지영이다.“먼저 돌아가.”“이모가 있을 때는 이런 일을 겪을 거라고 생각도 못 했어. 이모가 보고 싶어. 엉엉...”하주원은 또 나태웅의 어머니를 언급하면서 눈물을 흘렸다.나태웅은 머리가 아파서 한숨을 푹 쉬고 이마를 매만졌다.“먼저 돌아가. 안지영이 곧 사과할 거야.”“정말? 정말이야?”하주원이 울면서 물었다.“그래.”다 성인이니 본인이 한 짓에 대가를 치러야 하지 않겠는가.특히 안지영은 제대로 혼내주지 않으면 앞으로도 더 막 나갈 것이다.나태웅의 대답을 들은 하주원은 만족했다.하주원은 아까 나태범과 나태웅의 대화를 다 엿들었다.하지만 그래도 하주원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227화

    밖에서 금방 돌아온 진이훈은 나태웅이 온 힘을 다해 핸드폰을 탁상 위로 던지는 것을 보았다. 핸드폰 액정은 마치 거미줄처럼 금이 가 있었다.진이훈은 속으로 핸드폰 수리점에 연락해야겠다고 생각했다.“하주원 씨가 오셨습니다. 만나보실 겁니까?”진이훈이 낮은 소리로 물었다.하주원이라는 이름을 들은 나태웅은 그저 머리가 아팠다.미간을 누른 나태웅이 얘기했다.“들어오라고 해.”“네.”진이훈이 고개를 끄덕이고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손잡이를 돌리려던 순간, 진이훈은 무언가를 떠올린 듯 물었다.“아까 어르신께서 꽃을 주문하라고 하셨습니다.”“무슨 꽃?”“장미꽃이요. 내일 대표님 이름으로 안지영 씨한테 보낼 예정입니다.“...”그 말을 들은 나태웅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그년한테 꽃을 보낸다고? 이게 무슨 수단이지?’안지영이 다른 여자와 다르다는 것을 떠올린 나태웅은 숨을 깊이 들이쉬더니 얘기했다.“다른 방법을 알아보라고 해. 그년은 꽃을 좋아하지 않으니까.”진이훈은 그 말을 듣고 입꼬리를 억누르려고 애썼다.‘이런 상황에서도 그년이라고 부르시니...’“네.”진이훈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고개를 끄덕였다.원수 같은 두 사람을 보면서, 진이훈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지금은 나태범까지 끼어들었으니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전혀 알 수 없었다. 진이훈이 나가고 얼마 되지 않아 하주원이 눈물을 닦으면서 들어왔다.표정이 좋지 않은 나태웅을 본 하주원이 억울한 듯 속삭였다.“태웅 오빠.”나태웅은 그저 차가운 눈빛으로 하주원을 쳐다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 눈빛을 마주한 하주원은 저도 모르게 겁을 먹었다.하지만 당당하게 얘기했다.“안지영과 헤어지면 안 돼? 안지영은 오빠한테 부족한 여자야.”“그럼 누가 나한테 어울리는데. 네가?”“태웅 오빠...”그 말을 들은 하주원은 얼굴을 붉혔다.그리고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하주원에게 있어서는 대답을 하지 않는 것이 대답한 것과 같은 것이었다.“이모님이 얘기했었잖아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226화

    장선명은 바로 전화를 받아서 스피커폰으로 돌려놓았다.“나태웅, 설마 나한테 사과하라고 할 건 아니지?”장선명은 ‘사과’라는 두 글자에 힘을 주어 얘기했다.안지영은 그 두 글자를 듣고 표정이 굳어버렸다.나씨 가문은 사과를 받아내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르지 않나.나태웅이 요즘 안지영더러 계속해서 하주원에게 사과하라고 한 걸 떠올리니 안지영은 화가 치밀었다.전에는 나태웅이 이렇게 막무가내인 사람인 줄 몰랐지만 이제야 알게 되었다.정말 솔로인 것이 당연한 사람이다.“오늘 나씨 가문에서 일어난 일에 관해서 설명을 해줬으면 하는데.”안지영은 장선명 옆에 앉아 있다가 그 말을 듣고 하마터면 욕할 뻔했다.하지만 장선명은 그런 안지영을 품에 안고 따뜻한 손으로 안지영의 입을 막은 후 고개 숙여 웃으며 안지영을 바라보았다.안지영은 그런 장선명을 쳐다보면서도 나태웅을 향한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장선명은 가볍게 웃었다.“나태웅 씨가 원하는 게 어떤 걸까? 내 약혼녀랑 같이 너네 가문 경호원한테 가서 사과라도 해야하나?”“...”“...”장선명이 오늘 나씨 가문에서 사람을 때렸으니 사과를 해야하는 것은 당연하다.하지만 지금 장선명의 태도에서는 사과하려는 마음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장선명이 약혼녀를 데리고 나씨 가문의 경호원한테 사과하러 간다니.“장선명, 지금 뭐 하자는 거야. 아니면 경호원은 사람으로 보지도 않는다는 건가?”“하.”장선명이 크게 웃었다.“반응은 빠르네. 여태까지 네가 바보인 줄 알았는데.”‘바보’라는 단어에 전화기 너머의 나태웅이 턱에 힘을 꽉 주었다.숨소리마저 기분 나빠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장선명, 선 넘지 마.”나태웅이 이를 꽉 깨물고 장선명을 찢어 죽일 것처럼 말했다.“왜, 이 뜻이 아니었나?”틀린 건 아니었다.하지만 나태웅이 장선명더러 경호원을 찾아와 사과하라고 할 수도 없는 짓이었다.나태웅은 원래 장선명이 이렇게 하도록 할 생각이 없었지만 장선명이 그렇게 얘기하자 다른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225화

    안지영은 그런 장선명의 눈빛을 바라보면서 약간 난감해했다.“정말 못 맡은 거예요?”“맡았어.”장선명이 당당하게 얘기했다.하지만 장선명은 그게 썩은 냄새인 줄 몰랐다. 그저 날계란의 냄새인 줄로만 알았다. “...”안지영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도대체 요리할 줄 아는 거 맞아요?”“너무 잘하는 건 아닌데, 너한테 만들어주고 싶었으니까.”장선명이 당당하게 얘기했다.안지영은 자기 귀를 의심할 뻔했다.‘요리를 해주고 싶은 게 아니라 죽이고 싶은 게 아니었을까?’“앞으로 요리하지 말아요.”안지영이 얼른 말했다.‘난 아직 오래 살고 싶어. 아니, 저번에도 요리하지 않았던가? 그때는 이 정도 실력이 아니었는데, 왜 이번에는 계란이 썩은 것도 몰랐지?’하지만 안지영은 더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아까 먹은 계란말이 때문에 트라우마가 생길 지경이었다. 앞으로는 절대 장선명의 요리를 먹지 않을 것이다.“알겠어. 안 할게.”“앞으로는 고용인들께 부탁드려요.”안지영은 얼른 장선명을 끌고 주방에서 나왔다. 그리고 집사에게 눈치를 줬다.고용인들은 얼른 주방에서 요리를 시작했다.안지영은 주방 쪽을 향해 외쳤다.“주방용품 여러 번 씻어주세요. 아니면 그냥 버려주세요.”고용인들은 안지영을 쳐다보면서 공손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네. 사모님.”“...”‘이런 오해를...’표정이 좋지 않던 장선명은 고용인의 말을 듣고 금세 미소를 지었다.안지영이 반박하려는데, 장선명이 안지영을 품에 그러안고 집사를 보며 얘기했다.“저 사람은 월급을 올려줘.”“네.”집사는 고개를 끄덕였다.그 고용인은 약간 멈칫했다가 장선명을 향해 허리를 숙였다.“감사합니다!”기뻐하는 장선명의 표정을 본 안지영은 장선명의 허리를 확 꼬집었다.장선명은 아파서 ‘습’하고 숨을 들이켰다.“이 여자 봐라? 남편을 죽이려고?”“우리 아직...”“어차피 곧 결혼할 거잖아. 웨딩드레스도 이미 정했는데.”장선명이 얘기했다.“...”웨딩드레스를 떠올린 안지영은 아무 말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224화

    장선명은 계속 토하는 안지영을 보고 다시 계란말이를 쳐다보더니 표정이 어두워졌다.‘그렇게 맛없는 거야? 토할 만큼?’흐뭇한 분위기는 얼마 가지 못했다.집사와 고용인들은 서로 난감해하면서 시선을 피했다.장선명은 안지영에게 물을 건네주었다. 안지영은 입을 헹구었지만 여전히 입에서 그 맛이 나는 것만 같았다.“우웩.”“...”‘또 토한다고? 그렇게나 맛이 없었어?’장선명은 믿을 수 없다는 듯 계란말이를 입에 넣었다. 도대체 얼마나 맛이 없기에 이런 반응이 나오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하지만 계란말이를 씹는 그 순간, 장선명은 그대로 굳어버렸다.이건 맛이 없는 정도가 아니라...장선명도 쓰레기통 옆에서 연신 구역질을 했다.“우웩.”주방 밖에 서 있던 집사와 고용인들은 그 모습을 보고 서로 눈치를 보았다.자기가 만든 것을 먹고 토하는 경우라니... 얼마나 맛이 없길래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5분 정도 지난 후, 안지영은 입가를 닦으면서 몸을 일으켰다. 얼굴은 핏기 하나 없이 창백했다.장선명은 여전히 입을 헹구고 있었다. 입에 여전히 그 맛이 남아있는 것만 같았다.장선명은 안지영을 보면서 얘기했다.“미안해.”“그건 대체 뭐였어요?”안지영이 물었다. 이윽고 질문 공세가 이어졌다.“뭘 넣은 거예요?”“소금만 넣었을 뿐이야.”“그럴 리가요.”안지영이 바로 대답했다.소금을 많이 넣었으면 그저 짤 것이다. 하지만 계란말이에서는 아주 더러운 냄새가 났다.“...”장선명은 정말 소금만 넣었기에 억울했다.“그럼 계란이 썩은 건가?”장선명이 의아해하면서 중얼거렸다.“당연하죠. 계란이 썩은 건지도 몰라요?”아까 먹은 계란말이가 썩은 계란이라고 생각하니 더욱 메스꺼웠다. 장선명은 아까 계란말이를 할 때부터 냄새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그게 정상인 줄 알고 그대로 진행해 버렸다.그런데... 냉장고에 썩은 계란이 있다니. 이게 무슨 일인가.“안 집사.”“네, 도련님.”안 집사가 바로 앞으로 나와서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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