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준우의 시선을 마주한 진정훈은 숨이 거칠어졌다.다음 순간 배준우가 말했다.“알아서 나갈 거야? 아니면 창피하게 끌려서 나갈래?’“난 오늘 반드시 이 일을 똑바로 알아야겠다고.”몇 분 후 진정훈은 아마도 고은영이 무슨 오해를 했는지 이해를 한 것 같았다.그는 이 일을 정확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도대체 이게 무슨 난리야? 아이하고 친자 검사? 고은영 머리는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는 거지?’그가 입을 열기도 전에 고은영이 먼저 화를 내며 대꾸했다.“뭘 정확하게 밝혀요? 내가 그쪽하고 정확하게 밝힐 게 뭐가 있어요? 내와 그쪽은 정가 마을에서 처음 만났잖아요. 그걸로 그쪽 여동생을 위해서 나와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거죠?”“고은영 씨.”“닥쳐요. 그쪽하고 내 아이가 친자 검사를 할 일은 없을 거예요. 세상에 남자가 다 사라져서 남자가 그쪽밖에 남지 않았다고 해도 난 그쪽을 거들떠보지도 않을 건데 친자 검사를 할 필요가 있어요? 그쪽은 가서 정신과 검사나 받아봐요.”진정훈은 이마를 짚었다. 일이 점점 말도 안 되게 흘러가고 있었다.고은영은 계속 그에게 화를 냈고 배준우는 이미 경비팀에 연락했다.고은영의 말이 끝나자 경비원도 도착했고 진정훈은 당연히 설명할 기회도 없었다.그렇게 바로 배준우가 부른 사람들에게 끌려가 쫓겨났다.고은영은 정말 화가 단단히 난 것 같았지만 진정훈이 떠나고 난 뒤 바로 긴장한 얼굴로 배준우를 바라보았다.“준우 씨 나 믿는 거죠?’“널 믿냐고?”“난 저런 미친 사람 몰라요. 나하고 진정훈 씨는 정말 정가 마을에서 처음 만났어요. 그런 말도 안 되는 말은 믿지 말아요.”그녀는 배준우가 아이에 대해 오해할까 봐 아주 조급해하며 말했다.비록 고은영은 현재 돈 때문에 배준우의 눈치를 보지 않았지만 배준우의 복수는 감당할 수 없었다.만약 이 일로 그가 오해한다면 그는 그녀에게 어떤 복수를 할까?그렇다면 아무리 그녀에게 돈을 벌 수 있는 기술이 있다고 해도 전부 배준우가 망가트려 버릴 것 같았다.배준우는 그
란완리조트에서 나온 진정훈의 얼굴은 분노와 짜증으로 가득 차 있었다.그는 화를 내며 차에 올라 운전대를 두 손으로 세게 쳤다.“이게 무슨 빌어먹을 생각들이야. 사람을 설명도 못 하게 하고.”생각하면 할수록 화나 났지만 지금은 마음속의 분노를 쏟아낼 방법이 없었다.그가 차에 시동을 걸려고 할 때 핸드폰이 진동했고 진윤에게서 온 전화였다.두 형제가 몇 년 사이 한 연락보다 지난 이틀 동안 한 연락이 더 많은 것 같았다.이게 다 배준우 덕분이었다.“너 아직 란완리조트야?”“어. 배준우가 말했어?”진정훈의 말투에는 선명하게 분노가 담겨 있었다.‘다 큰 어른이 아직도 고자질이야?’진윤의 숨결도 차가워졌다.“네가 내 말을 완전히 무시했나 보네.”진정훈이 말했다.“나도 급해서 그래. 이 일을 빨리 해결해야 할 거 아니야.”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다들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다.진윤이 말했다.“네가 제대로 알아볼 수는 있어. 하지만 그 전에 처리해야 할 문제들이 더 많아.”“아니. 지금 일을 제대로 확인하지도 못했는데 도대체 날 보고 뭘 처리하라는 거야? 그리고 내가 말했지. 고은영하고 유경이는 강등이 없다고.”“진정훈 그래 그럼 나도 정확하게 말할게. 만약 고은영이 정말 진씨 가문의 딸이면 진씨 가문에는 진유경이 있는 한 고은영은 돌아오지 않을 거고 고은영이 돌아오면 진유경은 사라져야 해.”“무슨 뜻이야?”진윤의 강경한 태도를 들은 진정훈의 호흡도 차가워졌다.진정훈은 늘 자기 형을 존경해 왔지만 이 순간 온몸에 차가운 한기가 흐르는 것 같았다.진윤이 말했다.“네가 말한 일은 내가 제대로 알아볼 거야. 만약 결과가 우리가 생각한 것과 같다면 그때는.”여기까지 말한 진윤은 갑자기 하던 말을 멈췄다.진정훈은 호흡이 가빠지며 순간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다음 순간 진윤이 이어서 말했다.“만약 진짜라면 그때는 진씨 가문에 있는 진유경이 아니라 은영이가 내 유일한 여동생이야.”형의 말을 들은 진정훈은 갑자기 마음이 무거
“흥. 입양된 딸은 항상 이렇게 자기 주제를 모른다니까. 정말 성가시네.”량천옥은 예전에 진유경을 어떻게 칭찬했다면 지금은 그만큼 그녀를 역겨워했다.량일은 신발 가장자리에 바느질하면서 말했다.“그럼 네가 조심해야지. 배항준이 아직 은영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잖아?”배항준에게 진씨 가문에서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은 의심할 필요도 없이 좋은 일이었다.그는 분명 두 집안을 엮으려고 노력할 것이다.량천옥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배항준이 받아들이든지 발아들이지 않든지 무슨 상관이에요?”그동안 배항준의 옆에 있었던 그녀는 아주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주변 사람들이 아무리 이어주려고 해도 무슨 소용이겠어? 배준우가 싫다고 하면 그만인 것을. 배준우는 은영이가 내 딸이라는 걸 알면서도 헤어지지 않았어. 그것만 봐도 배준우가 은영이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깊은지 믿을 수 있어.’하지만 배씨 가문에서 어떻게 나오든 진씨 가문은 해결해야 했다.량일은 고개를 끄덕였다.“말은 그렇게 해도 진유경 그 계집애가 어디 보통 독한 애니?”“나도 알아요.”량천옥은 그렇게 말한 다음 핸드폰을 꺼내 한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반대편에서는 빠르게 받았다.“네 사모님.”“진유경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좀 알아봐요.”“네.”전활르 끊은 뒤 량천옥의 눈빛은 사납게 빛이 났다.량일은 그 모습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너 뭘 어떻게 하려고?”“내가 뭘 어떻게 하겠어요? 그냥 만나서 얘기를 잘 해봐야죠.”얘기를 나눠본다는 말에 량일은 섬뜩함을 느끼며 무거운 한숨을 쉬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제 진씨 가문의 큰아들까지 나서기 시작했으니 진유경의 일은 반드시 처리해야 했다.상류층 사람 중 결혼을 진지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이제 고은영과 배준우는 아이까지 낳았지만 여전히 그들의 눈에는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었다.전화는 다시 빠르게 울렸고 량천옥이 말했다.“말해.”“가든 하우스에 있습니다.”또 가든 하우스에 갔다는 말에 량천옥의 입가에 차가운
한편 가든 하우스.량천옥이 도착했을 때 유청이 정원 의자에 앉아 꽃꽂이하는 모습을 발견했다.하지만 놀라운 건 오늘 온 것이 진유경뿐만 아니라 이미월까지 가든 하우스에 있었다는 것이다.세 사람이 함께 있는 장면은 유난히 조화로워 보였지만 자세히 보면 뭔가 은밀한 기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았다.그 기싸움을 하는 사람은 당연히 진유경과 이미월이었다.진유경은 배준우가 아무런 여지도 없이 거절했지만 배준우의 앞에서 그녀가 창피를 당한 일은 없었다.하지만 이미월이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은 정말 놀라웠다.이전에 이미월 산촌의 딸인 진승연이 이미월 때문에 한 바보에게 시집을 갔었다. 그녀가 배준우에게 온갖 방법을 써가며 용서해달라고 빌었지만 배준우는 봐주지 않았다.그 사실만으로도 그녀가 배준우의 마음속에서 얼마나 형편없는지 알 수 있었다.정원희는 너무 화가 나서 이미월을 가문에서 쫓아내기까지 했다.그런 일이 있고 마음을 접은 줄 알았는데 지금 또다시 이곳에 와서 일을 벌이는 것일까?유청은 생각이 복잡한지 얼굴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이미월은 유청의 눈치를 살피며 물었다.“어머니 무슨 걱정하시는 일이라도 있으세요? 제가 도와드릴까요?”“아니야 없어. 너희들 얘기 나누렴.”유청은 말하고 싶지 않은지 무거운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결국 자기 아들과 그런 일을 겪은 것은 자랑할 만한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한편에서 진유경의 조롱이 가득 담긴 웃음소리가 들려왔다.“그쪽이 뭘 도와 줄 수 있겠어요? 전에 본인 삼촌의 집안까지 힘들게 했다면서요.”이미월의 표정이 순식간에 변하더니 진유경을 째려봤다.진유경은 전혀 개의치 않고 여전히 봄바람을 머금은 듯한 미소를 지으며 유청에게 말했다.“어머니 제가 전에 쇼핑갔다가 어머니한테 딱 어울릴만한 팔찌를 발견해서 바로 사 왔어요.”그렇게 말하며 가방에서 아주 정교하게 포장된 벨벳 상자를 꺼내 유청에게 건넸다.그동안 그녀는 자주 가든 하우스에 놀러 오면서 매번 올 때마다 귀중한 선물을 갖고 왔다.유청은
량천옥의 눈빛은 지금 이 순간 아주 매혹적으로 빛났다.비록 이미월과 진유경은 이미 량천옥이 배씨 가문에서 권력을 잃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무의식적으로 몸을 일으켰다.이미월은 정중하게 유청에게 말했다.“어머님 저 먼저 돌아가 보겠습니다. 볼일 보세요.”“저도 먼저 돌아가 볼게요.”그렇게 말한 뒤 유청이 대답하기도 전에 두 사람은 몸을 일으켜 떠났다.어른들 싸움에 그녀들은 괜히 끼어들어 고래 싸움이 새우 등이 터지는 꼴이 되고 싶진 않았다.진유경과 이미월이 떠난 뒤 량천옥은 입가에 미소를 지은 채 유청을 바라보았다. 그 미소는 너무나 냉소적이었고 말할 때도 숨기지 않고 조롱을 숨기지 않았다.“둘 중에 누가 더 마음에 들어?’유청은 너무 화가 나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불안정한 호흡을 내뿜으며 량천옥을 바라보았다.량천옥이 이어서 말했다.“솔직하게 말해서 난 전에 진유경을 마음에 들어 했어. 계집애가 진씨 가문을 등에 업고 배씨 가문에 꽤 많은 걸 줄 수 있을 것 같더라고 근데 이미월은 전에는 꽤 괜찮아 보였는데 지금 보면 너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까불어.”유청은 비웃으며 입을 열었다.“그러니까 만약 너라면 진유경을 선택하겠다는 거야?”량천옥은 유청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계속 자기가 하던 말을 이었다.“하지만 네가 잘 모르는 게 있는데 이미월 뒤에는 아무런 백도 없어. 물론 네 아들하고 미묘한 관계는 있었겠지만 네 아들은 자기 아버지하고는 다르거든. 그래도 사랑이 뭔지 아는 아이야. 준우가 은영이를 만난 뒤로 이미월한테는 완전히 차가워졌지. 원래 이미월의 뒤에는 진씨 가문이 있었지만 결국 준우가 무너트렸고 이미월은 진씨 가문에서 정원희에 의해 쫓겨났어.”그 말은 지금 이미월의 뒤에 아무런 백도 기댈 곳도 없으니 배씨 가문에 득이 될 것이 없다는 뜻이었다.유청은 얇은 입술을 깨물었다.그녀는 귀국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유청은 싸늘한 눈빛으로 말했다.“이게 네가 전에 진씨 가문에 기댔던 이유야?
어젯밤 배항준이 전화가 와서 그녀에게 집으로 오라고 했을 때 그녀는 이미 마음속으로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그동안 그녀가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아버지는 한 번도 간섭하지 않으셨고 전화를 하는 것은 더욱더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그런데 어젯밤 아버지가 먼저 전화하셨을 때 그녀는 량천옥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량천옥이 배씨 가문을 떠난 뒤에도 그렇게 능력이 대단할 줄은 몰랐다.배지영의 표정이 좋지 않은 것을 본 유청의 얼굴도 더욱 어두워졌다. 그녀는 배지영의 손을 잡으며 물었다.“어떻게 된 일이야? 설마 량천옥의 말이 사실이야?”배지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눈물을 흘렸다.그러면서 유청의 손을 잡고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엄마 나 남정우하고 결혼하고 싶지 않아. 소문에 따르면 바보일 뿐만 아니라 장애인이래. 난 싫어. 너무 싫어.”그때는 량천옥이 말다툼에서 이기기 위해 그런 말을 하는 줄 알았는데 정말 량천옥의 말이 전부 사실이었을 줄은 몰랐다.배항준은 정말 배지영에게 이 혼사를 정해준 것일까? 배지영도 그의 딸인데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아빠가 설마 치매가 왔나? 아니면.’하지만 배지영은 김다정이 지금 그녀의 말을 듣지 않는 것이 떠올라 더욱더 화가 났다.유청도 화를 내며 말했다.“어떻게 너한테 이럴 수 있어? 너도 딸인데.”“지금 아빠는 김다정 배 속에 있는 아이를 기대하고 있어요. 나 같은 딸은 어떻게 되든 안중에도 없어요.”배지영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실망감을 쏟아냈다.수년간의 계획 끝에 어머니가 배씨 가문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고 싶었지만 김다정이 배항준의 자식을 임신했을 줄 누가 상상이니 했을까?게다가 배항준은 그 사실을 꼭꼭 숨기기까지 했다.배지영은 량천옥이 배씨 가문에서 쫓겨나는 것을 보고 자기 친엄마를 모셔 오려고 했지만 김다정이 이미 배씨 저택에 들어왔다.유청의 얼굴은 더욱더 험악해졌다. 그녀는 자기가 돌아오면 배씨 저택으로 돌아갈 수 있을 줄 알았지만 결국 이렇게 또 실망하게 되어버렸다.“내가 돌아오
진윤은 량천옥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아도 여전히 핸드폰을 통해 그녀가 얼마나 공포스러운지 전해지는 것 같았다.‘이 미친 여자가.’진윤은 눈을 감고 잠시 고민하다가 배준우에게 전화를 걸었다.배준우는 한 번도 짓지 않은 복잡한 표정으로 서재에서 나왔다.그는 진윤에게서 온 전화를 보고 바로 잡았다.“여보세요.”“넌 이미 다 알고 있지?”진윤은 직설적으로 물었고 배준우가 대답했다.“뭐?”배준우는 무슨 뜻인지 알아듣지 못한 것 같았다.진윤은 불안정한 말투로 말했다.“넌 량천옥이라고 생각해?”배준우도 핸드폰을 통해 들려오는 진윤의 목소리에 압박감과 긴장감이 담겨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배준우는 눈썹을 추켜세웠다.“무슨 일 있어?”“준우야. 나한테 솔직하게 말해줘. 고은영이 정말 량천옥의 딸이야?”진윤은 다급하게 물었다.그는 배준우가 아무것도 모른다고 믿지 않았다. 배준우 같은 사람이 손에 넣을 수 없는 것이 뭐가 있을까?배준우는 그들에게 검사를 받지 말라고 했지만 배준우는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넘어갈 사람이 아니었다.배준우가 말했다.“도대체 무슨 일이야?”“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량천옥이 갑자기 진유경한테 손을 썼어. 내 생각에는 우리가 란완리조트에 다녀간 것과 관련 있는 것 같아.”“뭐?”배준우는 충격을 받았다.진윤이 말했다.“그리고 진유경이 요즘 너희 엄마 비위를 맞추고 다니는 데 그 행동이 량천옥을 화나게 했을 수도 있어.”진유경이 자주 가든 하우스에 드나든다는 걸 진윤도 알고 있었다.게다가 진유경이 왜 유청의 비위를 맞추는지 말하지 않아도 다 알 수 있었고 량천옥이라는 여자도 절대 가만히 두고 볼 스타일이 아니었다.그녀는 이미 고은영을 자기 딸로 인정했기에 그 누구라도 고은영의 이익을 해치는 사람은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그래서 이런 갈등이 생겼다.“난 지금 알아야겠어. 고은영이 도대체 량천옥의 딸이 맞는지.”진윤은 정말 미칠 것 같았다.배준우가 말했다.“내가 말했잖아. 그 일은.”“나도 어느 정도 알고
고은영은 몸을 돌려 계속 자려고 했다.그녀가 아무런 걱정도 없이 평안하게 자는 모습을 바라보는 배준우의 눈빛에는 애정이 넘쳐 흘렀다.그는 몸을 굽혀 그녀의 볼에 키스했다.그 순간 배준우의 눈빛은 위험하고 날카롭게 빛났다.한편 병원.진정훈은 소식을 듣고 다급하게 병원에 도착했고 진유경이 침대에 누워있는 것을 발견했다.그녀의 다리와 얼굴에는 붕대가 두껍게 감겨 있었다.진유경은 진정훈을 보고 울음을 터트렸다.“오빠.”그렇게 소리를 지르자 얼굴에 통증이 느껴졌다.진정훈은 재빨리 앞으로 다가가 물었다.“어떻게 된 거야? 어딜 다친 거야?”진유경은 아파서 눈물을 뚝뚝 흘렸다.의사는 진정훈에게 말했다.“환자분은 다리 한쪽이 부러졌고 얼굴에 긁힌 상처가 좀 크게 있습니다.”얼굴에 긁힌 상처가 크다는 말에 진유경은 더 이상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진정훈도 깜짝 놀라며 물었다.“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렇게 크게 다친 거야?”“저희는 차 사고가 났다는 신고 전화를 받고 출발했습니다.”간호사가 말했다.진유경은 지금 얼굴에 붕대를 두껍게 감고 있어 조금만 말해도 고통이 느껴졌다.진정훈의 질문에 모두 간호사가 진유경을 도와 대신 대답했다.의사의 말을 들은 진유경은 웅얼거리며 진정훈을 끌어당겼다. 그녀는 하고 싶은 말이 있었지만 제대로 알아듣게 높은 목소리로 말할 수 없었지만 꾸역꾸역 말했다.“량천옥. 량천옥이 그랬어. 그 여자가 날 차로 밀어버렸어. 정말 미친 여자야.”그녀는 고통을 참으며 어눌한 발음으로 말했지만 진정훈은 대충 알아들을 수 있었다.그는 진유경의 가냘픈 손목을 잡으며 숨결이 거칠어졌다.“네 말은 량천옥이 널 차로 쳤다고?”진유경은 분노의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다.눈물이 볼을 타고 붕대 안으로 스며들어 얼굴에 통증이 더욱 심해졌다.그녀는 마음속으로 량천옥을 원망했다.‘량천옥 이 여자가 정말 미친 거야? 왜 날 차로 친 거지?’진유경도 바보가 아니었기에 당시 사고 현장을 떠올려보면 량천옥이 일부러 사고를 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