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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6화

불현듯 서글픈 감정이 밀려올 때도 있었다.

그러한 감정이 생겨나는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마냥 괴롭고 한동안 슬픔에 잠기기도 했다.

트레이북은 한참 동안 침묵하더니 담담하게 말했다

“H 지대에서 사람을 찾는 건 어렵지 않지만, 다른 세력의 반항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 저도 며칠간 고민해 봐야 합니다.”

예나의 예상에 이러한 반응도 있었다.

하여 예나는 당황하지 않고 입꼬리를 올리고 미소를 지었다.

“네, 그럼, 답장 기다릴게요.”

예나는 트레이북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고 몸을 돌려 여유롭게 바깥쪽으로 걸어갔다.

응접실 문을 열고 한 걸음 나가자마자 화사하게 차려입은 여자에게 길이 막혔다.

엘리자의 푸른 눈동자에는 분노가 가득했다.

엘리자는 목소리를 낮추어 냉랭하게 말했다.

“남편도 있으면서 다른 여자 약혼자한테 꼬리를 치는 게 취미세요? 진나라의 여자들은 모두 이렇게 뻔뻔하나요?”

“엘리자 씨, 좀 가리면서 말씀하시죠!

예나는 차갑게 말했다.

“전 트레이북 씨와 비즈니스 합작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왔습니다. 부디 그런 추악한 마음으로 추측하지 말아 주시죠."

“굳이 문을 닫고 할 필요는 있을까요?”

엘리자는 점점 이성을 잃어 가듯 목소리도 다소 불안정했다.

“경고하는데 내 약혼자한테서 멀리 떨어져요. 그렇지 않으면 평생 얼굴 들고 다니지 못하게 내가 그쪽 얼굴 망가뜨릴 겁니다.”

그러자 예나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굳이 문을 닫은 이유는 엘리자 씨가 들어오지 못하게 막기 위해서입니다.”

“근데 약혼자라는 사람이 왜 이토록 자기 약혼녀를 방비하는 지 곰곰이 반성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엘리자는 화가 치밀어 얼굴도 화끈 달아올랐다.

예나는 그런 엘리자를 한 번 힐끗 보고는 설민준 곁으로 다가가 담담하게 말했다.

“좀 생각해 보겠다고 했어. 우리 그만 가자.”

설민준의 눈빛은 예나의 몸 위를 몇 번이나 왔다 갔다 했다.

그렇게 여러 번 훑어보더니 한숨을 돌렸다.

“그래, 집에 가자.”

오는 내내 설민준은 머뭇거리기만 하고 말을 입 밖으로 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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