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응접실의 문을 열었다.화이트 핑크의 정장을 입은 여자가 여유 있게 안으로 걸어들어왔다.까맣고 풍성한 머리카락을 머리 뒤로 빗어넘기고 옅은 화장이지만 빨간 입술의 예쁜 여자였다."서씨 그룹 점점 더 오만해지네요. 감히 파트너를 30분 가까이 내버려 두다니..."차갑게 코웃음을 치며 머리를 돌린 도설혜는 갑자기 하던 말을 멈췄다.그녀는 여자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이 여자의 눈썹과 눈, 그리고 얼굴의 윤곽선은 도예나과 완전히 똑같다.‘근데!도예나는 4년 전에 죽은 거 아니었어?화재 아니면 강에 뛰어들어 자살했다고 했는데!왜... 왜 갑자기 나타났을까?’"너... 너... 사람이야 귀신이야?"도설혜는 창백한 얼굴에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비록 직접 도예나를 죽인 건 아니지만, 도예나는 분명 그녀 때문에 죽었다. 4년 전 그녀는 이 일로 자주 악몽을 꾸었다.꿈에서 도예나는 늘 귀신이 되어 그녀를 찾아와 목숨을 갚으라고 했다."내가 사람이었으면 좋겠어, 귀신이었으면 좋겠어?"도예나는 터벅터벅 걸어들어와 아무렇지 않은 듯 소파에 앉았다.그녀의 차가운 웃음, 쌀쌀한 눈빛은 도설혜를 얼어붙게 했다.도예나는 매서운 눈빛으로 도설혜를 노려보았다."너, 너 안 죽었어!" 도설혜는 놀라움에 몸서리를 쳤다."너 살아있었어! 도예나, 너 왜 아직도 살아있어!"출산하는 날 대출혈을 했음에도 불구하고,큰 화재도 불구하고,강에 투신했는데도 불구하고 그녀는 죽지 않았다!‘이 천박한 년이, 왜 이렇게 목숨이 질긴 거야!’"왜? 실망했어?"도예나가 여유롭게 말했다."우리 친자매잖아. 내가 살아 돌아온 게 기쁘지 않아?"그녀는 손가락으로 턱을 받치고 예리한 눈빛으로 도설혜를 노려보았다.갑자기 도설혜의 머릿속에는 강세윤의 모습이 떠올랐다.도예나의 표정은 강세윤과 완전히 똑같았다!만약 강세윤과 도예나가 만나게 된다면...그 결과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도설혜는 심장이 쿵쾅쿵쾅 뛰기 시작했다. 그녀는 애써 자기의 손바닥을 꼬집으면
도예나가 살아 돌아오니 도설혜은 자기가 서씨 그룹에 온 목적을 잊어버렸다.그녀는 다급히 서씨 그룹을 떠났다.1층 휴게실에서 도제훈의 시선이 도설혜의 뒷모습으로 향했다.도제훈은 도설혜가 도예나의 이복동생이고 4년 전 도혜나를 궁지로 몰아 해외로 도망가다시피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도설혜, 바로 그 도씨 가문의 후계자?’흥!도제훈은 코웃음을 쳤다.이내 도제훈은 머리를 돌려 휴게실에 놓여 있는 컴퓨터를 보더니 그쪽을 향해 걸어갔다.도수아는 카펫에 앉아 그림책을 보느라 도제훈의 움직임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한 채 완전히 자기의 세계에 빠져들었다.도제훈은 컴퓨터를 켰다. 비록 사양이 좀 낮긴 했지만 작은 수작을 부리는 것은 전혀 문제가 없었다.도제훈의 길쭉한 손가락이 키보드를 탁탁 두드리자 컴퓨터 화면이 파란색으로 변하더니 코드가 한 줄 한 줄 나왔다.도예나는 코딩 고수이다.그리고 도제훈은 코드를 해독하는 고수, 해커이다.도제훈은 도씨 그룹의 웹사이트를 쉽게 공략했다.그는 사이트의 모든 고객 자료를 복사한 후에 해외 사이트에 공개해 버렸다.곧이어 도제훈은 부호 하나를 약간 수정했다.도씨 그룹의 홈페이지는 바로 터져버렸다.인터넷 시대에 한 대기업의 공식 홈페이지가 터진다는 것은 회사 이미지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에 충분했다.도씨 그룹에서 시스템을 고장 처리하기도 전에 해외에서 소식이 전해져 왔다.모든 고객의 명단이 유출되었다!도씨 그룹의 주가는 30분 만에 10포인트 하락했다.도제훈은 한가로이 인터넷으로 뉴스를 보면서 냉소를 지었다.이것은 단지 작은 응징일 뿐.다시 도예나를 건드린다면, 도제훈은 도씨 가문에 더 큰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불현듯.보송보송한 머리 하나가 다가왔다.도제훈이 고개를 돌리자 도수아가 어느새 그의 곁에 다가왔다.도수아의 동그란 두 눈은 초롱초롱한 것이 마치 맑은 샘물 같다.도수아의 두 눈은 컴퓨터 화면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도제훈은 경제 뉴스는 지루하다는 듯이 컴퓨터 스크린
이른 봄의 아침 공기는 약간 쌀쌀했다.도예나는 두 아이를 노부인에게 맡겨 직접 돌보게 하고서야 묘원으로 출발했다.그녀가 외출하자마자 뒤에서 도제훈의 목소리가 들렸다."엄마, 오늘 외출할 때 반드시 조심해요."도제훈은 눈살을 찌푸리며 걱정 가득한 눈빛으로 말했다.도제훈은 왠지 모를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도예나는 아들에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 엄마 일 끝나면 바로 돌아올 거야."그녀는 도제훈이에게 묘원에 간다는 것을 말하지 않았다.그 두 아이에 관한 것은 그녀 마음속 가장 깊은 곳에 숨겨진 비밀이었다.도제훈에게 두 형이 태어나자마자 죽었다는 것을 알리고 싶지 않았다...도예나는 노부인이 준비해 준 차로 움직였다.묘원은 성남시의 가장 외진 교외에 있었다. 도예나는 한 시간을 넘게 운전해서야 목적지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검은색의 긴 치마를 입은 도설혜가 그녀를 향해 걸어왔다."언니, 드디어 왔네..."도설혜는 가증스럽게 슬픈 표정을 지었다.그녀는 입술을 오므리더니 차갑게 말다."안내해.""언니, 혹시 혼자 왔어?"도설혜가 느릿하게 말했다."아니면?"도예나는 싸늘하게 반문했다.그녀가 성남을 떠난 지 4년 만에 모든 인맥이 끊어졌다.유일하게 그녀를 지켜주고 있는 사람은 노부인뿐인데, 그녀는 노부인을 이런 곳에 모셔 와서 슬프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도설혜는 음모를 숨기고 한숨을 쉬며 말했다. "휴... 언니, 우리는 언니가 죽은 줄 알고 아이들 옆에 언니 묘비까지 세웠지 뭐야... 언니가 떠나간 이후로 아빠는 매일 눈물을 흘리셨어. 어제저녁에 아빠한테 언니가 아직 살아 있다고 말씀드렸더니 아빠가 얼마나 좋아하시던지...""그래? 저렇게 좋아하셨는데 왜 오늘 너랑 같이 날 만나러 오지 않았대?"도예나는 단번에 도설혜의 거짓말을 폭로했다.도설혜는 표정이 잠시 굳어졌지만 여전히 다정한 어조로 말했다."어젯밤 아빠가 너무 흥분하여 혈압이 오르다 보니 아침 일찍 병원에 가셨어... 아빠가 언니를 보고 감
도설혜는 도예나가 갑자기 뒤 돌아설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게다가 자기의 목을 조를 거라는 것은 더욱 예상치 못했다."너,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빨리 이 손 놔!"도설혜는 갑작스러운 상황에 얼굴이 백지장처럼 새하얗게 질려버렸다.도예나는 도설혜의 목을 조른 손에 천천히 힘을 주며 차갑게 입을 열었다. "네가 사람을 데리고 올 줄은 몰랐는데?""나 그런 적 없어!" 도설혜는 한사코 부인했다.그때,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 있던 도씨 가문의 경호원들이 도설혜가 제압당한 것을 발견하곤 바로 달려 나와 두 사람을 포위했다.도예나가 쓱 훑어보니 대략 스무 명 가까이 되는 인원이 그녀를 에워싸고 있었다도예나를 죽이기 위해 도씨 가문에서 이리도 많은 사람을 보내다니, 정말 신경을 많이 쓰긴 쓴 모양이다.비록 4년 동안 해외에서 몸을 보호하기 위한 태권도를 배웠다고는 하지만 동시에 이 많은 경호원을 상대할 방법이란 존재하지 않았다.도예나는 몸을 홱 돌려 오른팔로 도설혜의 목을 감았다.그녀는 차가운 어조로 말했다. "내가 나타나자마자 내 목숨을 노려? 내가 후예자 자리라도 빼앗을까 겁나?"한편 목을 졸린 도설혜는 하마터면 그 고통에 기절할 뻔했다그녀는 이를 꽉 깨물며 말했다. "도예나, 너 미쳤구나, 감히 내 목을 졸라, 죽고 싶어 환장했어?""4년 전에 난 이미 네 손에 한 번 죽었어. 그런데 이번에도 내가 꼼짝 못 하고 당하고 있을 것만 같아?" 도예나의 목소리에는 차가운 기운이 짙게 배어 있었다. "네가 그렇게 도씨 가문의 후계자 자리를 신경 쓰니 내가 반드시 빼앗아 와서 소중한 걸 빼앗기는 기분을 알게 해줄게!"도설혜의 가슴은 쿵 하고 내려앉았다.도예나는 더는 4년 전의 도씨 가문의 천방지축인 큰 아가씨가 아니다.문뜩 도설혜는 도예나가 진짜 도씨 가문 후계자 신분을 빼앗아 갈 것이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만약, 이 천한 년이 그 두 아이가 살아있다는 것을 알아채기라도 한다면, 그렇다면...’도설혜는 끝을 알 수 없는 두려움에 사로잡힌
이곳은 인근의 어반플레이스인 리버가든이다.리버가든은 성남시 재벌이나 정치인들이 여유시간에 모임을 하는 장소로서 이곳에 나타나는 사람이라면 다들 내놓으라 하는 인물이다.한 무리의 사람이 강가에서 낚시하고 있다."강현석, 도대체 무슨 일이냐고, 물고기 왜 너한테만 몰려가? 우리는 한 마리도 못 잡았어!"손동원은 강현석의 낚시통을 힐끗 쳐다보더니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강현석은 아무렇지 않게 낚싯대를 들고 강가에 앉아있었다.초봄의 햇살은 편한 차림의 강현석을 더 눈부시게 빛나게 해준다.이곳에 여자가 없어서 다행이지 아니면 반드시 비명과 환호 소리가 울려 퍼질 게 분명했다.그 모습을 바라보던 손동원이 말했다. "이 얼굴이 어떻게 사람이야? 이젠 우리 집에 오지 마!"겨우 열다섯밖에 안된 손동원의 여동생은 이미 강현석에게 빠져 매일 뒤꽁무니만 쫓고 있으니 앞으론 어찌하면 좋을지...말을 끝낸 손동원이 머리를 돌려 강을 바라보는 순간 갑자기 멈칫하더니 경악하며 소리를 질렀다. "여기 인어가 산다는 말은 없었잖아!"이민성은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 "조용히 해봐, 놀라서 다 도망가 버려!""이 상황에 뭔 낚시야. 저기 좀 봐봐. 저기 인어있잖아!"리얼한 손동원의 말에 그들의 시선은 일제히 손동원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향했다.손동원의 말대로 맑은 강물 속에 한 여자가 있었다!"혹시 여기 사장이 인어 쇼 뭐 이런 거 시킨 거야?""인어 쇼면 하다못해 인어 옷이라도 입어야지…."그들의 수군거림 속에 물속의 여자가 불쑥 고개를 들었다.물속에서 나온 여자의 얼굴에서 물방울이 떨어졌다. 그 물방울들은 햇빛 아래서 더욱 눈부시게 빛났다.."야, 대박 예뻐!""장난 아니야! 성남시에 이렇게 예쁜 여자가 또 있었다고?""저 여자 얼굴 왠지 조금 낯익은 것 같지 않아?""닥쳐, 손동원 너 같은 바람둥이는 예쁜 여자만 보면 다 낯익지? "물 밖으로 고개를 내밀자마자 도예나는 대화 소리를 들었다.다만 거리가 좀 멀어서 그녀는 그 사람들이 정확히 무슨 말을
강현석의 표정은 더 차가워졌다.그는 냉소를 지은 채 품에서 흠뻑 젖은 돈을 집어 들었다.강현석에게 돈을 던져주는 사람은 그녀가 처음이다.강현석은 그녀를 도움을 줄 가치도 없는 여자라 생각했다.어제의 인연을 생각지 않았다면, 그가 직접 옷을 벗어 그녀에게 걸쳐 줬을 일은 없었을 텐데!강현석은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머리를 들고 보니 도예나는 이미 강가에 있는 남자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그는 미간을 찌푸리고 빠른 걸음으로 따라 올라갔다.도예나는 한 무리의 남자들에 둘러싸여도 전혀 당황하거나 난처해하지 않았다. 그녀는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손씨 가문의 둘째 도련님 손동원.이씨 가문의 후계자 이민성.주씨 가문의 큰 도련님…모두 알아주는 명문가의 귀한 자제들이었다.4년 전… 아니, 5년 전 그녀가 사고를 당하지 않았을 때 이 사람들을 만났어야 했다하지만 이젠 이 사람들은 모두 그녀가 죽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그들은 눈앞에 서 있는 이 여자가 죽은 지 4년 된 도씨 가문의 큰 아가씨인 도예나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왜 강에서 나온거죠?” 손동원은 급히 말을 걸었다. “옷 다 젖었으니 백화점에 가서 옷이라도 사드릴까요?”강현석도 이 여인에겐 꼼짝 못 하니 그럼 그에게 맡기면 될 게 아닌가.몇 년간 성남시에서 연애 고수로 자리매김한 그에게 넘어오지 않은 여자는 없었다.그러나!도예나는 강현석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비켜요.”“저기요, 이 장소는 우리가 예약했는데, 아무리 그래도 우리가 물러서야 할까요?” 손동원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갔다. “이름 말해요. 아, 그리고 연락처 알려주면 보내드리죠.”바로 다음 순간!돼지 멱 따는 듯한 울부짖음이 울려 퍼졌다. 사람들이 사태 파악을 하기도 전에 손동원은 바닥에 나뒹굴어졌다.도예나는 담담하게 손바닥을 탁탁 털며 말했다. “파렴치하고 천박한 건 여전하네요.”그녀는 한 발로 손동원을 걷어차더니 걸음을 옮겼다. 사람들은 갑자기 벌어진 상황에 깜짝 놀라서 아
도예나는 아이를 데리고 온 동네를 찾아다녔지만 고양이는 보이지 않았다.그녀는 어쩌면 자기가 속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녀는 눈앞의 아이를 쳐다보며 차갑게 말을 꺼냈다. "너 진짜 고양이 찾으러 온 거 맞아?"강세윤은 도예나의 의심이 담긴 눈초리에 가슴이 저렸다.강세윤은 원래 거짓말을 하는 아이가 아니다.하지만, 거짓말을 하지 않으면 도예나와 같이 있을 수 있는 핑계가 없었다.아이는 입술을 꾹 깨물고 말을 하지 않았다.도예나는 자기의 예상이 맞는다고 결론지었다. 그녀는 담담히 입을 열었다. "너 이름이 뭐야? 어디 살아? 내가 데려다줄게."강세윤은 서러움이 몰려왔다.여기까지 많은 위험을 무릅쓰고 도예나를 만나러 왔건만 만난 지 30분도 지나지 않아 도예나는 벌써 그를 쫓으려고 했다...강세윤은 서러움에 눈이 빨개져서 말했다. "집에 가고 싶지 않아요!"강세윤은 고집스럽게 도예나를 쳐다보았다. 두 눈에 가득 찬 서러움은 곧 눈물이 되어 흘러내릴 것만 같았다.도예나는 갑자기 심장을 쥐어짜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도제훈은 일찍 철이 들었고 도수아는 고분고분하니 두 아이 모두 눈물을 쉽게 흘리는 타입이 아니다.4년 동안 두 아이가 눈물을 흘린 횟수는 기껏해야 다섯 번을 넘기지 않았다.그런데 지금, 낯선 아이가 도예나 앞에서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그녀도 자기가 왜 갑자기 마음이 아픈지 알 수 없었다.도예나는 한숨을 쉬었다. 그녀는 몸을 낮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집에 가기 싫으면 여기 좀 앉아 있어도 돼. 하지만 집은 꼭 돌아가야 하는 거야. 아니면 부모님이 걱정하실 거야."부드러운 도예나의 말투에 강세윤은 서러움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것 같았다.강세윤은 울컥하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어 도예나의 품으로 달려가 안겼다.도예나는 하마터면 뒤로 넘어질 뻔했다.그녀는 아이를 안아 올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기 놀이터 있으니 같이 가자..."강세윤을 안고 몸을 돌리는 순간 다급한 발소리가 들렸다.그녀가 미처 반응하기도
도예나는 당황스러움에 눈빛이 흔들렸다.강세윤의 이름을 들었을 때 강씨 가문의 아이일 것으로 추측하긴 했었다.하지만 강현석의 아들일 거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아이가 도제훈과 비슷해 보이는 것으로 보아 아마 네 살쯤 되었을 것이다,하지만 그녀가 성남에 있을 때 강현석이 결혼했다는 소식을 들은 적은 없는 것 같은데..."어떻게 내게 아들이 있다는 걸 알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입조심하는 게 좋을 거예요." 강현석은 도예나를 경고했다. "당신이 강씨 가문의 프라이버시를 누설했다는 것을 내가 알기라도 한다면 당신과 당신 딸 모두 무사하지 못할 거예요."그 말을 들은 도예나는 기가 막혀 웃음이 나왔다.아무리 그녀를 위협해도 전혀 신경 쓰이지 않았다.하지만 이 남자, 도예나에게 소중한 도수아를 위협의 도구로 사용하다니!그녀는 눈을 치켜뜨며 차갑게 입꼬리를 올렸다. "강현석 씨, 아무리 강씨 가문이 아무나 건드릴 수 없는 대단한 집안이라 해도 내 딸을 건드린다면 반드시 후회하게 해주죠."‘독설을 퍼붓는 거야, 누가 못해?’도예나는 차갑게 그를 힐끗 쳐다보고는 돌아섰다.강현석은 그녀의 모습이 모퉁이로 사라지는 것까지 확인한 뒤에야 눈길을 돌렸다.그는 고개를 돌려 경호원 품에 안긴 강세윤을 보며 차갑게 말했다. "말해, 왜 여기까지 왔지?"집사가 강세윤이 사라졌다고 전했을 때 강현석이 얼마나 많은 식은땀을 흘렸는지 아무도 모를 것이다.두 아들은 비록 그가 원해서 이 세상에 온 건 아니지만 이젠 그의 인생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어버렸다.만약 정말로 강세윤을 잃어버렸다면 평생 자기를 용서하지 않았을 것이다.강세윤은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강세윤은 강씨 가문에서 지내고 싶지 않았다.아무 곳에서나 하루를 지낼지언정 그 집에서 단 1초라도 더 있고 싶지 않았다."네가 말하지 않는 이상 나는 그 여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어."강현석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강세윤은 고개를 치켜들고 고집스레 말했다.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