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구준는 당연히 저격수를 배치하지 않았었다. 원활이 칼에 힘주는 그 순간 그는 단지 앞으로 한보 나갔는데 몸은 갑자기 커진 듯하였다가 또 아무 변화도 없는 듯하기도 하였다. 주위의 환경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쳤고 공기 중에는 마치 한순간에 모호한 느낌이 나타나는 듯하였다. 무도 합일 경계, 전신 영역!주위 50미터 내에는 울부짖으며 불어오던 바닷바람은 갑자기 진정되더니 파도가 출렁이던 바다 표면까지도 점차 평온해졌다. 시간은 마치 특별히 늦춰진 듯하였는데 매 사람의 움직임, 호흡은 저도 모르게 늦어지고 지연되었다. 영화 속의 느린 동작같이 이 순간적으로 형성된 영역 내에 모든 사물은 기존의 속도를 잃어버렸다.염구준만 빼고.그는 영역에 대한 제압을 유지하고 있었으며 가볍게 화물선 갑판에서 뛰어내려 원활의 수중에서 합금 단도를 빼앗아서 바닷속으로 던져버리고는 몸을 날려 부두로 돌아왔다. 싹영역이 해제되었다. 전체 과정은 0.01초밖에 걸리지 않았고 염구준은 이미 구원을 완성했고 갑판 위의 원활을 보더니 가볍게 웃으며 "다시 한번 해볼까?"원활의 몸은 철저히 굳어버렸고 뼈를 찌르는 한기가 머리끝으로부터 발꿈치까지 퍼져 내렸고 온몸은 마치 얼음구덩이에 빠진 듯하여 심지어 사고능력까지 잃어버렸다.방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아무도 몰랐다. 원활은 몰랐고 전지봉도 몰랐으며 뒤에 있던 120여 명의 직원들도 몰랐고 심지어 뢰인조차 알지 못하였다. 그들은 오직 원활 손에 있던 단도는 이미 어디론가 사라지고 전지봉의 목은 완전하고 아무런 손상도 없으며 심지어 그 어떤 상처도 없었다. 이게 바로 염구준의 영역이었고 무도 합일 경계의 슈퍼 수환이며 염구준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강대한 전신으로 손색이 없다."아니, 아니야! 방금 난 꿈을 꿨을 거야!"갑판 위의 원활은 혼비백산하더니 고개를 떨구어 아무것도 없는 자기 오른 손을 바라보더니 눈앞에서 발생한 이 모든 일을 믿을 수 없었다. 그의 손에 잡혀있던 단도는 온 데 간 데 보이지 않았다. 1초 전
염구준은 임의로 손을 휘두르고 너무 예의를 차릴 필요가 없다고 표시하더니 작은 목소리로 "소도회 빼고 다른 세력이 손씨그룹에 대해 나쁜 꿍꿍이를 하고 있나요?"전지봉은 잠깐 사색하더니 머리를 흔들었다. 그와 선원들이 소도회에 의하여 구금당하여 외계의 일에 대해서는 아는 부분이 국한적이었다. 하지만 진북시로 여러 차례 왕복하면서 다소 알아들은 정보가 있었다. "진북시에는 꿍꿍이수작을 부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아요. 관씨가문이 저희 손씨그룹에 선전하고부터 많은 세력이 슬슬 꿈틀대고 있어요!"전지봉은 잠시 생각하다가 빠른 걸음으로 염구준 옆에 다가가더니 소리를 낮추어 "구체적으로 어느 세력들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생각하기에는 원활이 죽었다는 소식은 빨리 확산할 것입니다. 그러면 그 적대세력들은 염 부장님이 왕림하신 것을 알고 나서 반드시 행동을 취할 것으로 봅니다."염구준의 눈썹을 올리더니 눈길은 전지봉의 얼굴에서 한참을 머물더니 극찬의 눈빛을 감출 수 없었다.전지봉이 제대로 분석하였던 것이다. 이 세상에서 제일 부족한 사람은 바로 권세에 빌붙어 아부하는 소인들이다. 적대세력은 원활을 위해 복수할지는 확실치 않지만, 반드시 대대적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관씨 가문의 환심을 살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어떤 사람들은 사람 될 자격이 없었고 개로 태어나서 개로 되어야 하는 운명이다."뱀을 유인하여 동굴 밖으로 나오게 하고 나무를 지키며 토끼를 기다려야 한다."그는 전지봉의 어깨를 다독이더니 부두 옆에 있는 3척의 화물선을 가리키더니 담담하게 "전지봉, 이 일은 자네가 맡아서해! 3척의 화물선이 정비가 필요하여서 한 주 뒤에 다시 짐을 내리고 발송한다고 말을 전하고.""한 주 사이에 그 누구든지 소란을 피우면 예외 없이 죽여버려!"전지봉은 우두커니 바라보다가 갑자기 호흡이 급해졌다. 이것은 자신에 대한 염부장의 믿음이었다. 임무를 순조롭게 완성하기만 하면 창고부 부장의 직무는 물론 진일보로 손씨그룹의 진정한 임원이 될 수 있을 것이다."염 부장님,
당일 심야찌악...북방, 인가가 없는 벼랑기슭 아래, 오랜 시간 비워둔 낡은 나무집원종의 종이쪽지에 적혀있는 주소가 바로 여기였다. 나무집에는 거미줄이 사처에 걸려있었고 30년 전의 낡은 장식에는 먼지가 두껍게 쌓여 있었으며 바닥에도 먼지들이 몇 센티미터 두께로 덮여있었는데 오랫동안 사람이 오지 않은 게 분명하였다. "30년 전, 여기가 바로 흑풍의 근거지 중의 하나였다."원기는 제자리에 서서 한참을 침묵하더니 북방 지도를 꺼내어 위에 붉은색으로 X로 표시하고 천천히 고개를 흔들더니 뒤돌아 밖으로 나갔다.그는 아주 조심스러웠다. 신원통배권의 직계 자제로서 원종은 정성껏 종파의 후대를 양성하였고 이러한 임무도 수없이 수행하였으며 종래로 그 어떤 차질이 생긴 적도 없었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나무집에 들어서서부터 그는 고도의 경각성을 유지하였으며 정신을 극도로 집중하여 나타날 수 있는 그 어떤 위험에도 준비하고 있었는데 나무집을 떠나기까지 아무 이상이 없었다. 하지만 나무집을 떠나려던 찰나, 쑥원기는 갑자기 마음이 조여오더니 무엇인가 느껴서 아무 주저함도 없이 주먹을 날렸다. 두 다리는 땅을 딛으며 힘을 받아 권풍은 마치 타오르는 불길 마냥 신체의 좌측 후방으로 날렸다. ‘콰직’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오른 주먹은 마치 견고한 초고강도의 합금에 부딪힌 것처럼 손목은 그 자리에서 부러지고 끊어진 뼈는 근육 아래로 뚫고 나가서 시뻘건 피를 뿜어냈다. 실력 차이가 너무 현저했다.어두움 속에서 맨눈으로 식별이 불가한 어렴풋한 검은 그림자가 차가운 웃음을 짓더니 왼손으로 임의로 휘두르더니 원기의 반쪽 오른팔이 바로 끊어져 나갔다. 그러고는 뒤로 비스듬히 다리를 벌리더니 오른손으로 가볍게 원기의 인후를 잡았다. "노, 놔!"팔이 끊어진 고통은 심장을 뚫는 것만 같았다. 원기는 아파서 온몸을 떨더니 목소리는 목구멍으로부터 악착스레 비집고 나왔다. "각하, 사정을 봐주세요! 이것은 오해입니다."오해?"신원통배권, 원씨가문의 사람이 나한테
원씨가문의 사람들은 서로 얼굴을 쳐다보면서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원씨 가문의 직계 자제로서 그들은 당연히 원기의 실력을 잘 알고 있었다. 젊은 세대 중에서 원기의 랭킹은 특별히 앞쪽에 있는 것은 아니었으나 목숨을 보전하는 수단으로 볼 때 원기는 다섯 손가락 안에 들기에는 충분했다. 무슨 사람이 원기를 죽일 수 있었을까? 종사 지상도 힘들 텐데 적어도 정진 왕자 정도는 돼야 가능할 텐데…."정진 왕자…"원종은 잠시 주저하더니 호주머니로부터 비닐 외각으로 되어있는 구식 휴대폰을 꺼내어 천천히 메시지를 편집하고 다시 한번 침묵하다가 발송 버튼을 눌렀다. [흑풍 조직과 관련하여 정보가 포착되었음. 작잉산으로 속히 오기 바람.]수신인-염구준메시지를 발송한 후 원종의 안색은 여전히 무거웠다. 그는 그 사람이 누구인지 알고 있었다. 30년 전 흑풍 조직의 4대 호법자 중 한 명인 일명 '반면곰무사'로 알려졌고 그 어떤 원한이라도 반드시 갚는다는 살인마왕로 불리우는 웅승호였다. "내 명을 전하라!"원종은 두 눈을 가늘게 뜨더니 앞에 있는 원씨 가문 제자들을 향하여 둔탁한 목소리로 "즉시 작잉산을 봉쇄하고 염구준 외에는 그 누구도 들게 하지 마라!""그 어떤 인기척이라도 확인되면 즉시 종사로 보고하라!"솨솨솨원씨 가문 제자들은 그 누구도 소홀하지 않고 바로 명을 받들고 출발하였다. 전체 원씨 가문은 마치 강한 적을 맞닥뜨린 듯 작잉산 산기슭에 층층으로 관문을 설치하여 모든 길을 봉쇄하였다. "가주님, 만약 웅승호가 쳐들어오면 가문의 자제들은 아마도 막지 못할 듯합니다."원종의 뒤에는 10명의 종사가 상호 마주 보고 있었는데 그중 한 명이 낮은 목소리로 말하였다. "저희 10명이 힘을 합치면 정진 왕자 한 명을 겨우 막을 것 같습니다. 가주님께서 허락하시면 저희 10명이 직접 산기슭에 진입하겠습니다. 만약 불행하게도 패하게 되면 가주님께서 직접 나서 주십시오!"불행하게 패한다...웅승호 손 밑에는 패배라는 말이 통하지 않고 실패하면
남루한 옷차림의 거대한 그림자에 지저분한 장발로 반쪽 얼굴을 가리고 발자국 소리가 거의 나지 않게 수십 미터 밖에서 훌쩍 뛰더니 훙하고 원씨 가문 종사 앞에 착지하였다. 공기 중에는 야수의 울부짖음 같은 귀를 찌르는 굉음이 울려 퍼졌다. 바로 전에 원기를 한 수에 격살한 야만인 남자였는데 흑풍 조직의 4대 호법자인 반면곰무사 웅승호였다. "원씨가문 자제들은 명을 들어라! 속히 사당으로 모이라!""대적이 와서 범하니 원씨 가문은 상하일심으로 함께 적을 물리치거라!""노인과 어린이는 속히 산을 떠나고 원씨 가문 남자들은 전부 집결하여 원씨가문을 범하는 자를 죽이거라!"이때 원종이 입을 열기도 전에 10명의 원씨 가문 종사들은 이미 노하며 외쳤다. 그들은 웅승호의 무서움을 알고 있었다. 원씨 가문 모두가 전력을 다한다 해도 이 악명높은 모진 괴물을 이기기 힘들었다. 웅승호가 산으로 쳐들어감과 동시에 전체 작잉산은 이미 온통 혼란스러운 광경이었다. 산기슭을 지키고 있던 원씨 가문 자제들은 모두 적개심을 불태우며 산기슭으로부터 정상까지 뛰어 올라와서 방어하는 대진을 펼쳤는데 웅승호는 겹겹이 포위되었다. 다른 한편 원씨가문의 노인들은 얼굴에는 온통 경황이 쌓였고 여인들과 아이들을 데리고 신속히 작잉산 범위를 떠나 밖에 있는 산골과 동굴에 숨기 시작했다. 왕자는 대적할 수 없었다. 원종이라는 정진왕자가 좌진한다 하여도 아무도 웅승호를 감히 얕볼 수가 없었다. 매개 원씨 가문의 사람들은 잘 알고 있었다. 이 전투는 원씨 가문의 생사존망과 관계되며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원씨 가문은 받드시 전멸될 것임을. 심지어 향불도 지속되기 힘들 것이다. "허허,허허."원씨 가문 자제들이 펼친 방어 대진을 두고 웅승호는 낮은 목소리로 차갑게 웃더니 온몸은 시커먼 빛덩 어리로 감싸였는데 이는 바로 정진왕자의 간판 수단이었다. 강한 힘이 밖으로 보여졌다. 이것은 몸을 보호하는 강한 힘으로써 세계적으로 가장 선진적인 저격총도 뚫을 수 없
꿀꺽,꿀꺽,꿀꺽...목젖이 진동하는 소리였다. 원씨 가문 사당 앞에 300여 명의 원씨 자제들이 모였는데 모두 부들부들 떨고 있었고 목젖도 저도 모르게 후들후들 떨렸고 뼈를 찌르는 차가운 기운이 발뒤꿈치로부터 머리까지 뻗쳐 올라갔다.한 수에 종사지상을 순식간에 사살하다니.눈앞의 이 얼굴이 영악한 야만인 남자의 실력이 이렇게까지 무서울 줄은 생각지 못했다. 수법 또한 잔인하였는데 근본적으로 인간 같지도 않았고 수라장에서 기어 나온 악마 같았다. 인성이라곤 전혀 없었다."저, 저자는 살인 기계란 말인가?""종사지상은 그의 손 밑에서 한 수를 넘기기 힘들다. 저, 저자는 왕자 지상인가 아니면 왕자 대단원인가?" "저희 원씨 가문 10명의 종사는 이제 9명밖에 남지 않았습니다."이 시각 끝이 보이지 않는 공황 정서는 원씨 가문 제자들한테 신속히 퍼지기 시작하였고 모든 사람들의 눈길은 약속하듯 원종한테 머물렀다. 만약 눈앞의 이 악마를 막을 수 있다면 그는 바로 정진왕자인 원종일 것이다. 왕자는 왕자가 상대해야 하고 원종은 그들의 유일한 희망이었다. "웅,승,호!"모든 이들의 주시하에 원종은 드디어 발걸음을 내디뎠는데 두 눈은 빛을 뿜어내듯 하였으며 한 글자씩 내뱉었다."마귀를 제거하고 덕을 지키는 것은 나 같은 무도 인사들의 의무이다. 오늘 전체 원씨 가문을 손해를 보더라도 이 노부는 너를 작잉산에 남겨둘 거야!" "포진하라!"쑥쑥쑥원종 뒤로부터 9명의 종사들은 몸을 날려 쏜살같이 달려들었는데 각자 한 방향을 차지하여 한발로만 지탱하거나 전투준비의 스쿼트 자세를 하고 있거나 활보로 무릎을 굽히고 있었다. 아홉 사람은 아홉까지 자세로 각자 달랐다. 바로 신원통배권이 현재까지 전해 내려온 살진 중에서 가장 강대한 구궁신원진이었다.이처럼 강대한 적을 마주하고 원종마저도 필승의 자신이 없어도 이 진법은 원씨가문 선조들이 슈퍼강자를 위하여 전문적으로 설립한 합격 대진인데 근 백년 동안 세상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진법이 준비 완료되자 9명은
이 시각이 되어서야 원종은 더 이상 그 어떤 요행 심리를 가지지 않았고 9대 종사를 향하여 서서히 고개를 저으며 진법을 그만두라고 귀띔하였다. 그리고 나서 두 팔을 쭉 폈는데 표면의 24매의 흑철 원환이 쨍쨍거리며 울렸다. "웅승호, 노부가 너랑 일 대 일로 싸울게. 해볼테냐?"자극법? 웅승호는 허허하고 차갑게 웃으며 손에 잡고 있던 두 원씨가문의 자제를 내팽개쳤다. 눈길은 갑자기 흉악스러워 지더니 원종을 향하여 급강하하면서 뛰쳐나갔다. 전력을 다하여 응전하였다. 그는 마치 맹호가 산에서 내려가듯 하였고 독수리가 공중에서 사냥물을 향하여 돌진하는 듯 하기도 하였다. 두 손바닥의 표면은 정진이 울부짖더니 거의 손을 쓰는 동시에 원종의 가슴앞에 돌진하였다. "원씨 가문 자제들아, 눈을 크게 뜨고 잘 보거라!"원종은 기를 단전까지 내리고 입으로는 힘껏 외치더니 "노부가 지금 펼치는 것은 우리 원씨통배권법의 요점이야! 보고 나서 바로 떠나거라! 우리 원씨가문을 위해 대를 잇도록 하고 권법이 실전하지 않게 하라!"훙훙훙훙훙두 명의 왕자의 겨룸은 기세가 하늘을 찔렀다. 웅승호는 야만적이고 광폭하였고 두 손은 마치 야수의 날카로운 발톱이 마냥 원종의 가슴 앞과 몸 뒤를 미친 듯이 공격하였다. 원종의 나이든 얼굴은 어두웠는데 흑철원환의 쨍쨍거리는 소리가 끊기지 않았고 신원통배권을 하나씩 펼치기 시작하였다. 신원은 허리 펴고 철권을 흔들었다. 로원은 몸뒤 집고 주먹은 바람같다.노원은 높게 뛰어 청산을 쳐부순다.열원은 땅을 딛고 산하를 파괴한다.괴원은 용을 잡고 쌍갑을 제거한다.영원은 범을 따라 웅크려 울부짖는다.창원은 꼬리흔들며 권포로 충격한다.광풍은 힘껏 돌아 원후를 에워싼다.원씨가문의 종사 앞에 원종의 주먹은 종횡무진하였는데 주먹은 점점 더 빨라지고 잔인하였다. 천둥같은 소리는 황하의 관개 소리와도 흡사하였고 도도한 강물처럼 끊임없이 뿜어져 나왔다. 이 지경에 도달하면 실력이 제일 약한 원씨 자제라도 느낄 수 있었는데 원종은 아예 이길
눈앞의 생사를 두고 원종은 사실 절망하였다. 나이 든 얼굴에는 패배의 안색이었는데 갑자기 무언가를 느끼고 나서 웅승호를 향하여 웃기 시작하였다. "너를 잡을 사람이 왔어!"뭐!웅승호의 동공은 갑자기 조여지더니 조건반사가 마냥 번개처럼 몸을 돌렸다. 하지만 너무 느렸다.바로 그가 응대하는 이 순간 신체 표면에 덮여있던 정진은 갑자기 흔들리더니 왼쪽 절반 귀로부터 찢어지는 듯한 고통을 느끼더니 강력하기 그지없는 폭파 소리가 들렸다. 이렇게 강대하여 희미한 궤적을 보기만 하였는데도 마치 보잘것없은 작은 돌멩이처럼 수백 미터 밖에서부터 울부짖으며 날려오는 것 같았는데 손쉽게 그의 호체정진을 꿰뚫고 그의 왼쪽 귀를 찢어버렸다. 피와 살은 사처로 튕겼다.원래부터 흉악하고 추한 얼굴이 더욱더 비틀어지고 두려워졌다. 상처에서 흘러나오는 피는 그의 목을 따라 빠르게 흘러내려 그의 목덜미를 뻘겋게 물들었고 그의 옷깃을 타고 흘러들었는데 얼음같이 차가워 뼈를 찌르는 듯했다. "누구야?!"이 시각, 웅승호는 소리를 내 울부짖었고 무도 왕자로서의 위기감은 아무 경고도 내지 못하였고 자랑스럽게 여겼던 호체정진도 이처럼 일격에 허물어버렸다. 도대체 누가 손을 쓴 걸가? 누가 이렇게 강대한 실력을 갖추고 있는 걸까? 당연히 염구준뿐이었다. "내가 너무 늦지 않았군 그래."수백 미터 밖 작잉산의 기구한 산길 위에 염구준은 산책하면서 산 중턱으로부터 천천히 정상까지 올라갔다. 웅승호를 쳐다보지도 않았고 원종에 대해서만 미소를 지으며 머리를 끄덕이었다. "원 선배님, 많이 놀라셨죠?"원종은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 마음속의 큰 돌덩이는 마침내 내려갔다. 원래 그는 이미 마음이 재처럼 되었고 오늘의 싸움에 대해서도 아무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방금 생사의 결정적인 시각에 정신 의지는 고도로 집중하여 오감 육식은 거의 공영 지경까지 도달하였으며 주위 환경의 변화에 대하여 이상적으로 예리하였다. 생사가 교체되는 찰나 슈퍼강자가 접근하고 있음을 느꼈고 다시 한번 생존 욕망이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각 세력들은 세라와 관계가 좋았지만 지금은 그녀가 스텔라성과 엮여서 믿을 수가 없었다.베르가 말한 동맹도 결국은 이익을 기초로 하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었다.“염병할 놈!”베르는 염구준이 사라진 곳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에취!”한편, 바다의 동굴을 지나던 염구준이 재치기를 하더니 귓구멍을 파며 중얼거렸다.“또 어떤 놈이 뒤에서 나를 욕하는 거야?”그는 이미 수백 미터 안으로 들어가면서 동굴을 살펴보았다.오래전에 인공으로 만들어진 동굴로서 지하수도로 사용했거나 육지에서 지각이 변화하여 이곳에 가라앉을 가능성도 있었다.이제 동굴 내부에 완전히 적응되어서 속도를 낼 때가 되었다슝!위험도 없고 갈림길도 없으니 팔다리를 빨리 저으며 앞으로 전진했다.동굴 끝에 무엇이 있는지 참 기대가 되었다.그것이 고대 옥패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말이다.푸!가는 도중에 갑자기 장어 같은 바다 동물의 습격을 받았지만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았다.‘누가 있어.’얼마나 헤엄쳤는지 모르겠지만 눈앞에서 어두운 그림자가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염구준은 그 사람의 생사를 알 수 없어 한 줄기 검기를 발사했다.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것을 보고 죽은 사람이라 생각했다.가까이 다가가 보니 잠수복을 입은 시체는 부패되지도 않고 마치 자는 것처럼 보였다.그 옆에 커다란 가방이 있었는데, 열어보니 황금, 비취. 진주 등 값나가는 보물들이 잔뜩 들어 있었다.“진짜 보물이 있었네. 고대 옥패도 있을까?”그는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며 보물이 가득한 가방은 뒤로 한 채 계속 안으로 깊숙이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시체들이 점점 더 많이 나타났다.염구준은 궁금했다.왜 시체들이 하나 같이 상처도 입지 않고 평온한 표정으로 죽었는지 말이다.이상한 상황으로 하여금 점점 주변을 경계하게 만들었다.앞으로 더 나아갔을 때, 동굴은 사라지고 넓은 공간이 나타났다.이곳이 바로 목적지인 것 같았다.그리고 내부를 살펴보려고 수십 발의 불꽃을 발사하던 염구준
찾겠다고 약속했던 보물이며 고대 옥패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그때 누군가 가슴이 벅차오르는 소식을 전했다.“절벽 위에 동굴이 있어요!”“여기에도 있어요. 불덩어리를 던졌는데 끝이 보이지 않아요!”“동굴에서 100그람되는 금덩어리를 발견했어요!”드디어 보물이 나타났다는 말에 다들 동료를 잃은 슬픔에서 금세 벗어났다.“일단 경거망동하지 말고 우리 대책부터 세웁시다.”중요한 순간에 베르가 나서서 대국을 주재하려 했다.염구준을 고립시키고는 각 세력들을 이용해 더 많은 것을 차지하려는 수작이었다.“부성주님,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합리적인 대안이라면 지시를 따를게요.”메노스가 환심을 사려고 스텔라성의 편에서 말했다.염구준의 실력이 너무 강해서 맞설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저들의 도움이 필요했다.나머지 가주들은 드디어 줄을 서야 하는 때가 온 것을 알고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줄을 서는 것은 언제나 어려운 선택 문제였다.만약 잘못 선택하면 아무런 이득은 보지 않고 끝없는 재앙만 맞이할 것이다.…그 외에 무술인들은 가주들이 중요한 일을 논의하는 것을 알고 조용히 대기하고 있었다.몇몇 사람들이 토론한 결과로 대다수 사람들의 생사를 결정할 것이다.“염 선생은 대책이 있습니까?”노신기가 긴장이 흐르는 분위기를 깨고 떠보듯 물었다.지금 염구준은 혼자서도 스텔라성를 상대하기 충분했다.다들 대답을 기다리고 있을 때 염구준이 한 동굴 입구에 서서 말했다.“상의할 게 뭐가 있어요? 보물이 보이면 능력에 따라서 챙기면 되죠. 실력이 있으면 많이 챙기고 없으면 바닷물이나 마시다 가면 되죠.”그 말 뜻은 물질적이지만 현실적이기도 했다.지금 각 세력들이 꿍꿍이를 세우고 있으니 아무리 상의를 해도 진심이 아닐 것이다.어차피 나중에 사이가 틀어질 텐데, 지금 이 자리에서 분명하게 말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염구준의 말을 들은 베르는 각 세력들의 마음이 돌아설까 봐 바로 안색이 어두워졌다.“염구준, 지금 분열을 일으키는 거야? 절대 용납할 수 없어.
어떤 무술인들은 적대 관계이고 위에서 아무런 태도도 드러내지 않았지만 감사의 눈길을 보냈다.베르 일행은 아무 일도 발생하지 않은 것처럼 침묵하고 있으니 염구준을 칭찬하는 것은 더 불가능했다.“이곳은 위험해서 항상 조심하세요. 그렇다고 매번 도와줄 수 없어요.”염구준은 무덤덤하게 말했다.어차피 이번만 도와줄 거라 뻔뻔하게 구는 사람이 있어도 마음에 두지 않았다.그때 통신기에서 당황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저기 모래벌레 무리가 오고 있어요!”그 말에 다들 다시 안절부절했다.염구준이 재빨리 통신기에 대고 모두를 진정시켰다.“당황하지 마세요. 대부분 바닥으로 들어가고 몇 마리만 뒤를 따라왔을 겁니다.”땅으로 돌아가지 않은 모래벌레들은 전부 그의 검에 잘렸기 때문이었다.다들 안심하고 싸울 준비를 할 때, 꽃무늬 셔츠를 입은 젊은이가 공을 들고 앞에 나섰다.이곳까지 오면서 나약한 실력 때문에 항상 타인의 보호를 받았는데, 왜 이제야 나서는지 다들 알지 못했다.“썩을 놈의 벌레야! 첨단 과학기술의 위력을 보여 줄게!”젊은이가 건방지게 말하며 손에 든 공을 힘껏 던져버렸다.“안 돼!”메노스가 나서서 말렸지만 공을 이미 던져서 늦어버렸다.갑작스러운 행동에 다들 무슨 영문인지 몰랐다.“방어!”염구준이 고함을 지르며 기운으로 호체 기운을 끌어냈다.반보천인인 염구준마저 긴장하게 만들다니, 모두 젊은이가 던진 공은 틀림없이 대단한 물건이라고 생각했다.펑!공이 수십 미터 떨어진 곳으로 흘러서 올라간 순간, 엄청난 에너지를 발산하면서 마침 달려오는 모래벌레들을 순식간에 폭발시켰다.물속에서도 이 정도로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다니, 보기만 해도 감탄이 흘렀다.“악!”그런데 에너지가 빠른 속도로 물속에서 퍼지더니 사람들의 몸에 부딪치며 오장육부에 침투되었다.순식간에 거대한 생물체를 몇 마리나 제거했으니 사람에 미치는 영향도 치명적이었다.실력이 약한 무술인들은 얼마 버티지 못하고 바로 죽었다.퍽!가장 먼저 공격받은 젊은이는 충격에 한참이나
“알겠습니다.”“네.”두 사람은 대답하자마자 각자 맡은 20명이 넘는 부하들을 이끌고 심해 모래벌레가 드문 변두리 지역으로 향했다.실력이 뛰어난 무술인 두 명이 앞장서서 길을 터주고 있으니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가장 중요한 것은 이로서 부하들의 사기가 다시 돌아왔다는 것이다.그 장면을 본 남은 세력들도 벗어날 방법을 생각했는지 부하들에게 고함을 지르기 시작했다.“살고 싶으면 빨리 천기문의 뒤를 따라가!”지금 염구준이 뒤를 맡고 있었기에 그들도 벗어나기 훨씬 수월했다.베르가 떠날 때는 표독스러운 눈빛으로 염구준의 뒤를 노려보면서 저렇게 싸우다 콱 죽으라고 저주까지 했다.결국은 살려고 바삐 피신하느라 누구도 염구준을 도와주지 않았다.혼자 남은 그는 결국 심해의 모래벌레에게 포위되었다.“에휴, 저럴 줄 알았어. 그동안 도와준 걸 봐서라도 우리도 도와줍시다.”염구준은 자신이 한 결정에 후회하지 않고 계속 검을 휘둘러 벌레를 살해했다.각 세력의 무술인들이 이미 멀리 떨어졌으니 지금은 이 무리를 뚫고 나가야 했다.촤아악!순식간에 수많은 검기가 주변에 발사하며 바다 밑을 들쑤시는 바람에 모래와 진흙이 시야를 가렸다.어렴풋이 보이는 것은 덩치가 큰 물체들이 하나둘씩 쓰러지는 것이었다.아무리 바다가 모래벌레의 구역이라 해도 염구준의 검을 막지 못했다.검망이 닿는 곳은 그들 시체로 널렸다.염구준이 뛰쳐나오려고 필사적으로 싸우고 있을 때 도망친 각 세력들은 균열 변두리에서 편하게 쉬고 있었다.“염 선생이 우리를 위해 혼자 희생하는데 우리도 소수 정예병을 조직해서 도와줍시다!”그레이가 통신기에 대호 한마디 제안했다.흔쾌히 나설 사람은 없겠지만 일단 말은 해봐야 알 수 있으니까.“하, 대단한 것처럼 건방지게 굴더니, 저런 놈은 죽어도 싸.”“그러게요. 저 악마의 생사는 우리랑 상관없어요.”베르와 세라가 시큰둥하게 자신들의 태도를 표명했다.“당신들…”그레이가 나서서 비판하려고 할 때 그들과 싸워도 소용없다는 것을 알고 더는 말을 잇지 않
염구준이 수압의 영향을 받지 않고 빠르게 움직이는 것을 보고 베르는 당황했다.이제 손에 무기도 없어서 어떻게 막아야 할지 막막했다.“멈춰!”“당장 공격을 멈춰!”“부성주님, 조심하세요!”그 장면을 보던 반보천인 세 명은 막을 겨를도 없이 소리를 질렀다.바로 그때, 이상한 기운을 감지한 염구준은 공격을 멈추고 지하를 내려다보았다.푸!두 사람 사이에 있는 두터운 진흙 속에서 갑자기 무엇인가 모래를 사방에 뿌리면서 올라오는 것이었다.염구준이 재빨리 진흙의 가운데를 잘라버리자 생물체가 죽었는지 바닥에 툭 하고 떨어졌다.마침 검기도 기운을 소진하여 공격을 멈추고 돌아서서 살펴보았다.“젠장, 그냥 지하에 처박혀 있을 것이지, 뭐 하러 죽으러 나왔어?”염구준이 불청객에게 짜증을 부렸다.만약 생물체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이 검에 죽을 사람은 베르였다.진흙과 모래가 가라앉자 다들 생물의 정체를 주시했다.굵기가 2미터나 되고 꼭대기에 날카로운 이빨이 수두룩하게 생긴 심해의 모래벌레였다.이 벌레는 성체가 되면 길이가 30미터에 달하고 풍부한 광물을 함유한 화산암을 먹고 살기에 이 구역에서 텃세가 특히 강했다.그리고 공격성은 형태만 보아도 알 수 있었다.“방어해! 이것들이 떼로 공격할 거야!”염구준은 통신기에 주의를 주고 잠시 베르를 살해하는 것을 뒤로 미루기로 했다.위험한 상황에 닥쳤으니 자기들끼리 싸운다면 사기를 떨어트리기 때문이었다.푸푸!말이 채 끝나기 전에 수많은 모래벌레들이 땅속에서 나와 무차별한 공격을 퍼부었다.일반 무술인이 한 입에 먹힌다면 바로 두 동강이 났다.반보천인 무술인들은 잠수 장비가 망가지면 심해의 수압을 견뎌야 하기에 역시 방심할 수 없었다.그러니 아무도 죽음을 무릅쓰고 공격하지 않았다.심해 모래벌레들이 신출귀몰하며 공격하자, 다들 혼란에 빠져 허둥지둥했다.그들에 비해 염구준은 다가오는 놈들을 가볍게 잘라냈다.이 벌레들은 사납지 않은데 갑자기 땅속에서 튀어나올 때 당황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염구준은 감지
싸움은 잠시 한 단락 끝났다.베르가 씩씩거리며 통신기에 대고 고막이 터질 듯 소리를 질렀다. “염구준, 왜 우릴 도와주지 않아?!”“당신들도 날 도와주지 않았잖아요.”염구준은 어처구니없는 가스라이팅을 무시하고 반문했다.베르는 이런 말로서 염구준을 각 세력의 반대편에 세워 고립시키려는 수작이었다.이제 막 대군을 지휘할 수 있는 임시 사령관을 담당하게 되었으니 위세를 떨칠 기회를 놓칠 리가 없었다.“웃기지 마. 우리는 반보천인 무술인이라 다른 무술인들을 보호할 의무가 있어. 그런데 넌 한심하게 지켜만 보고 있었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아?”베르는 정의로운 척 그의 영혼까지 고문하며 계속 나무랐다.눈치가 없는 무술인들은 정말 베르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하하하. 방금 수십 명이 넘게 살려달라고 비명을 질렀는데도 당신은 구하러 가지 않고 도망가느라 바쁘던데요? 그 말을 하고도 양심에 찔리지 않습니까?”염구준은 그만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이기적인 사람이 무슨 자격으로 이래라저래라 간섭하는지,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또 염구준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이렇게 분석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말에 휘둘리기 십상이었다.“흥, 따박따박 말대꾸는. 누가 너 같은 놈을 낳았는지 그 어미가 궁금하다.”베르는 솔선수범하지 않으면서 말로도 밀리게 되자 인신공격을 하기 시작했다.“죽고 싶어?”그러자 염구준이 버럭 화를 내며 베르에게 검을 겨주었다.상대방이 시비를 건다면 원하는 대로 한바탕 싸워줄 기세였다.“내가 무서워할 줄 알아?”베르는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커다란 방패를 들고 맞섰다.이번 행차에 스텔라성에서 실력이 있는 반보천인 네 명을 파견했기에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었다.쿵!염구준의 검이 방패에 닿은 순간 둔탁한 소리가 나며 베르가 뒤로 몇 발치 물러갔다.“물에서 방패를 쓰다니, 죽으려고 작정했군.”물속에서 방패의 부력이 커서 오히려 싸움에 방해가 되었다.그는 계속 검으로 공격하며 가볍게 제압했고, 뒤로
그 생물의 정체는 대왕 오징어였다.이 생물은 빛을 두려워해서 항상 심연에 숨어 있기에 과학자들은 파도에 밀려온 시체들만 주워서 연구했었다.대왕 오징어는 가장 긴 것은 40미터 이상에 달했다.염구준은 지금 상황을 보고 속으로 탄성이 흘러나왔다.“젠장, 오징어 소굴을 건드렸나?”심지어 그중에서 덩치가 큰 오징어는 전신 경지에 도달했다.마침 수천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와서 다행이지, 염구준이 혼자 싸운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했다.“염 선생님, 이제 어떡해요?”통신기에서 초조한 노신기의 목소리가 들렸다.그 말 뜻은 그가 나서서 천기문의 부하들을 지켜달라는 의미였다.솔직히 그들 실력으로 이렇게 많은 대왕 오징어를 상대하기 버거웠다.“살아남아서 바다 밑 끝까지 오세요.”염구준은 한마디만 남기고 검을 휘두르며 계속 아래로 내려갔다.지금은 사방이 어두워서 대체 누가 누구인지 구분하는 것조차 어려웠고, 모두 자원해서 온 거라 그들을 책임질 의무가 없었다.“다들 최선을 다해 바다 밑으로 내려가자!”노신기는 목숨을 걸 각오로 모두에게 용기를 북돋아주었다.순식간에 각 세력은 대왕 오징어와 무차별적인 싸움을 벌였다.하지만 캄캄한 물속은 대왕 오징어들에게 유리한 곳이라 인간들은 1대1 싸움에서 얼마 버티지 못하고 참담한 희생을 치러야 했다.위기가 닥치자 베르가 긴급 공공 통신 채널을 열고 이런 제안을 했다.“이러다 다 죽습니다. 우리 모두 협력하여 살길을 열어야 합니다. 바다 밑에 도착하면 지금처럼 힘들지 않을 겁니다.”솔직히 베르도 염구준처럼 대놓고 아래로 내려가고 싶었지만 그런 실력이 되지 못했다.“찬성합니다.”“협공합시다!”각자 싸우다가 자칫하면 전멸할 수 있으니 다른 세력들도 이 제안에 동의했다.“반보천인이 앞장서고 전신 경지, 전신지상 무술인이 그 다음, 나머지는 뒤를 따라갑니다!”베르는 정예병을 살리고 나머지는 죽든 살든 상관하지 않을 생각으로 배치하기 시작했다.“공격합시다!”그의 명령이 떨어지자 다른 사람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모두가 슬픔과 공포에 빠져 있을 때 염구준이 두터운 잠수복을 입고 바닷속으로 들어갔다.간밤에 가볍게 생물을 절단하면서 그의 단전은 이미 기운으로 꽉 찼다.“염 선생이 바다에 들어갔어요.”모든 사람이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고 있으니 작은 동작이라도 이내 알아챘다.그가 갑작스럽게 뛰어드는 바람에 노신기 일행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대체 왜 저러는 거야?”“내가 앞장 설게요. 촉각이 있는 생물일 뿐, 두렵지 않습니다.”일부 반보천인은 더는 기다리지 못하고 서둘러 잠수복을 입고 바다에 뛰어들었다.염구준의 손에 완벽한 해도가 있으니 그가 정보를 어느 정도 장악하고 있는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그래서 먼저 보물을 찾아낼까 봐 조바심이 났던 것이다.어떤 사람들은 말로는 보물을 찾으러 왔다고 하지만 솔직히 고대 옥패를 노리고 왔다.일단 옥패에 있는 무공을 연마하면 자신의 실력을 제고할 수 있으니 나중에 재물을 손에 넣어도 늦지 않거니와 그때는 더 쉬울 거라 생각했다.염구준은 바다 밑에 있는 균열을 향해 가다가 가끔씩 방향을 조절했다.아직 사방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니 가장 힘이 덜 드는 방법을 사용했다.깊은 곳으로 들어갈수록 물고기는 한 마리도 보이지 않고 점점 어두워져 앞이 보이지 않았다.염구준은 길이가 석 자가 되는 청봉을 잡고는 언제든 적을 무찌를 준비를 했다.방금 잘린 촉각의 길이를 볼 때, 본체에 비해 너무 짧아서 치명상을 입히지 못했다.만약 덩치가 어마어마한 팔조괴물이라면 아직도 어두운 곳에 숨어 있는 게 틀림없다.촤아아! 촤아아!그때 물살이 바뀌는 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었더니 수백 개의 검은 그림자가 다가오고 있었다.각 세력의 정예병이 움직인 것이다.어떤 무술인은 일정한 거리에 도착한 후 빠르지도 늦지도 않는 속도로 염구준의 뒤를 따랐다.그가 앞장서서 길을 터달라는 뜻이었다.염구준은 그들을 신경 쓰지 않고 아래 균열이 빨아들이는 대로 끌려갔다.‘얼마든지 따라와 봐.’지금 상황으로 말하자면 누가 누구의 총받이가 될지
선박 위의 사람들이 절박하게 울부짖었지만 아무도 응답하지 않자 각 세력들이 주변을 경계하기 시작했다.분위기를 보아 곧 위험이 닥칠 것 같았다.촤아아악!“엄청난 것이 몰려오고 있어! 빨리 위로 올라가!”나중에 물에 들어간 무술인들이 제일 먼저 해수면으로 올라와 보고했다.이어서 대다수 무술인들은 통신기에 비명소리만 남기고 사라졌다.각 세력이 어쩔 바를 몰라 혼란에 빠졌을 때, 노신기는 염구준의 옆얼굴을 보며 속으로 감탄했다.그의 말이 옳았다.“다들 맞서서 싸웁시다!”염구준은 어마어마한 기운이 몰려오는 것을 감지하고 우렁차게 소리쳤다.그게 무엇이든 이미 상대방을 건드린 이상 맞서서 싸워야 했다.정신을 차린 각 세력들은 갑자기 조상들에게서 들은 이야기가 떠올라,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무기를 집어 들었다.촤아아!다시 몇몇 사람이 수면위로 올라오더니 놀라운 속도로 선박을 행해 헤엄쳤다.“저게 다 뭐야?”누군가 겁에 질려 비명소리를 질렀다.“나도 몰… 악!”같이 헤엄치던 일행이 말하다 바다 밑에 있는 물건에 잡혀 끌려가고 말았다.그리고 밧줄처럼 생긴 것들이 수면 위로 올라와 선박에 있는 사람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악!”“살려줘!”순식간에 비명소리와 경악 소리가 섞여서 현장이 아수라장이 되었다.정체를 알 수 없는 생물체에 다들 지레 겁을 먹었다.윙!그때 누군가 열 줄기 검기를 발사해 밧줄처럼 생긴 생물을 잘라버렸다.“저건 또 뭐야? 엄청 단단하네.”제일 처음으로 공격한 사람은 역시 염구준이었다.“끼익!”바다 밑에서 공격을 당한 생물은 날카로운 이명소리를 내며 위로 올라왔다.생각보다 쉽게 잘리자 각 세력들은 용기를 내서 공격을 퍼부었다.“별거 아니네. 단번에 잘려지잖아.”자신감이 생긴 그들은 필사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본래 각 세력의 실력으로 쉽게 생물을 잘라낼 수 있는데, 이 생물이 모두가 혼란에 빠진 틈을 이용해 습격할까 봐 진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물론 염구준도 모든 사람을 책임질 의무가 없으니 주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