휙!맨눈으로는 염구준의 움직임을 전혀 볼 수 없을정도로 빨랐다. 주쿤의 눈앞이 캄캄해졌을 순간에 목구멍은 이미 염구준의 한 손으로 채워져 있었고 심한 고통이 목구멍에서 뇌로 전달되었으며 머릿속의 의식은 즉시 빠르게 사라졌다.그의 동공은 자신도 모르게 빠르게 확대되었고 입술은 심하게 떨렸다. 지금까지도 믿을 수 없다. 다음 순간에 그는 조금 남아 있는 의식으로 정신을 차렸다. 설시 가문의 큰 도령님이 설구, 둘째 도령님이 설의도 이 청년의 손에 죽었다니?!"너, 너......”몸이 쓰러지는 순간까지 주쿤의 눈동자는 점차 사라지고 목구멍은 "허허" 소리 내며 말했다. "거짓말이야.... 감히 나를 죽일 수 있다고...?”탁!그의 몸은 땅에 닿았고 손발은 몇 번 경련을 일으켰고 더 이상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죽었어요, 죽었어요?”옆에서 원숭이는 겁이 나서 주쿤에게 달려들었다. "쿤 형? 도련님! 빨리 일어나요! 당신......”원숭이는 주쿤이 일어나지 않자 갑자기 고개를 들어 염구준을 향해 미친 듯이 으르렁대며 외쳤다. "감히 우리 도련님을 죽여?!”염구준은 그가 말을 계속할 기회를 전혀 주지 않고는 한 손으로 원숭이의 목을 들고 별장 입구로 멀리 던졌다. 목소리는 얼음처럼 차가웠다. "이딴것들은 내 손에 죽을 자격도 없어! 청해 시는 그들이 손댈 곳이 아니고, 홍 아까시도 그들이 쉽게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 한 발짝만 더 나아간다면 진짜 죽여버릴거야!”염구준의 말이 흘러나오고 별장 입구에서 수십 미터 떨어진 곳에서야 원숭이의 몸은 땅에'퍽'하고 그들이 몰고 온 미니버스 위로 떨여졌다. 낙하지점은 더할 나위 없이 정확했다. 온몸의 뼈가 몇 개 부러졌는지도 모를 정도였다!"도련님......”땅바닥에서 원숭이는 간신히 몸부림치며 일어나 비틀거리며 차에 올랐고 부들부들 떨며 가속페달을 작동시켰고 다시 별장 마당을 돌아보며 처절하게 소리쳤다. "네가 감히 우리 도련님을 죽이고 감히 이름을 남길 수 있겠니? 오늘 이 빚은 주씨 가
그날 밤 새벽, 청해 시, 주씨 별장에서."쿤아!"주씨 가문의 주인은 아들의 싸늘한 시체와 부러진 목덜미와 입가의 피를 보며 눈앞이 캄캄하고 가슴이 찢어지는 듯했다. “누가 쿤이를 죽였어? 원숭이, 똑바로 말해!"원숭이는 온몸에 붕대를 감은 채 무릎을 꿇고 울부짖었습니다. "상대는 나이가 많지 않아 보였고.. 그 사람......”원숭이는 오늘 밤 있었던 일을 있는 그대로 말하고는 울부짖었다. "주인님.. 제가 죽을죄를 저질렀습니다..! 그 사람은 또 도련님을 황천길에 가서 설씨 가문 두 도련님을 만나라고 했습니다. 그, 그 사람은 설 씨 가문 사람들까지 죽였다고 합니다!”뭐라고?!주환의 안색이 갑자기 변하자, 머릿속에 순식간에 이름이 떠올랐다.염구준!요즘 주씨 가문의 눈길은 이미 운해 시에 침투하여 끊임없이 지하 세력의 각종 소식을 수집하고 있었다. 그중 가장 빈번하게 나타나는 인물은 바로 청해시 손씨 그룹의 데릴 사위인 염구준이라는 퇴역 군인이었다!"주인님."어떤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인 선배가 옆에서 살짝 손을 비우며 상신했다. "우리가 받은 소식에 따르면 설씨 두 도련님은 며칠 전에 운해에 다녀오셨다가 종적이 없어져 흐지부지했습니다.”"만약에 원숭이의 말이 사실이라면… 설 씨 가문 두 도련님은 그 사람에게 죽임을 당했더라면......”그다음 말은 이 노자가 더 이상 말하지 않았지만 주환은 이미 알고 있었다.모든 단서는 같은 사람을 가리키고 있으며 현재 운해 시는 물론 해둥 성 전체 지하 세력의 실질적인 통제자인 염구준였다!"쿤이는 헛되이 죽을 수 없어. 이제부터 나와 염구준의 사이는 원수지간이다! 그리고 설 씨 가문의 두 도련님과도......”주환은 몸을 웅크리고 주쿤의 시체를 꼭 껴안았다. 눈 밑의 분노는 터질 것만 같았다!잠시 후 그는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내 오랫동안 연락하지 않았던 전화번호를 찾아 한참을 망설이다가 전화를 걸었다. "설 형!”전화의 상대는 바로 북방 설 씨 가문의 주인, 설인이었다!지금, 이
"북방, 염 씨 집안..."설인은 온몸이 미세하게 떨렸고, 눈에서는 분노가 이글거리다가 꺼지다가 또 이글거리기를 반복했다.그는 인내하고 있었다, 억제하고 있었다!만약 다른 가문이였다면 그는 설 씨 가문의 가장 존귀한 존재로서 조금도 망설임이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상대는 무려 염 씨 가문이였다!북방 다섯개 성에서 크고 작은 가문들은 셀 수 없이 많았으나 그중에는 네개의 거물들이 있었는데 군사들을 충분히 진두지휘할수 있었기에 누구도 감히 반항할 사람이 없었다.염 씨 가문이 바로 이 네개의 거물들 중 하나였다!"큰 도련님과 둘째 할아버지를 죽일 수 있는걸 보아 실력이 절대 약하지 않을 것입니다."설인의 몸 앞에 검은옷의 남자가 작게 말했다. "해동성의 지하 세력들은 절대 이렇게까지 무서운 무도 강자를 보유하지 않았을 것이기에 저의 추측으로는 염 씨 가문......"설인은 천천히 눈을 감았는데 얼굴의 근육들이 살짝 경련을 일으켰다.염 씨 가문이라면 말이 되겠지!북방에는 수많은 지하 세력들이 은밀히 계산하고 계속 손을 써서 네개의 거물들중 하나가 되려고 망상하곤 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약자인 염 씨 가문이 바로 그들의 첫 번째 목표였다!약 6년 전 염 씨 가문에 한 차례 내부 싸움이 일어난 적이 있었는데 구체적인 정황은 외부인이 알 수 없었다.하지만 그 내부 싸움 후,염씨 가문은 네개 거물들 우두머리에서부터 제일 마지막으로 떨어졌었다.하지만, 말라 죽은 낙타는 말보다 크다!누구든지 감히 염 씨 가문의 위엄에 도전한다면, 먼저 천둥같은 진노를 견딜 준비를 해야 했다!"확인해봐!"오랜 침묵 끝에 설인은 질끈 감은 눈을 천천히 뜬 뒤 한마디 한마디 또박또박 말했다. "모든 세력을 동원해서라도, 무슨 수를 쓰든 꼭 제대로 알아내! 그리고 기억해, 다른건 중요하지 않아, 가장 중요한건 염구준과 북방의 염 씨 가문이 관계가 있는가 없는걸 알아보는 거다!"검은 옷의 남자는 몸을 멈칫하고는 곧바로 허리 굽혀 명령을 받들었다."예!"...자신도
남방 해동성, 청해시 염구준은 북방 염씨 가문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소식은사람들의 전파하에 빠른 속도로 북방 전역에 퍼져 나갔다!"좋아,좋아,아주 좋아!"설씨 가문 장원,설인은 부하들이 방금 전한 소식을 듣고 얼굴빛이 음흉해졌다."그가 염씨 가문이 아니니 나도 더 이상은 참을 필요가 없어...... 이 선생님!"비정상적으로 낮은 발자국 소리가 천천히 접근했다.이 '이 선생은 바로 설씨 가문 최강이자 주쿤의 할아버지인 무도 종사 정상의 강자,이부승이였다!"가주."설인에게 다가갔을 때,이부승은 몸을 굽히지 않았는데 늙은 얼굴에는 늠름한 기색이 역력했다."저는 이미 준비가 되어 있으니,가주께서 명령하신다면 반드시 염구준의 목을 따오겠습니다!"설인은 눈을 가늘게 뜨고 고개를 천천히 저었다.사람을 죽이는건 아주 쉬운 일이였다!그가 해야 할 일은 염구준을 죽이는 것처럼 간단한 일이 아니였다!"이 선생님,저는 당신의 명의로 염구준에게 도전장을 내미길 바랍니다."설인은 목소리를 낮췄다.눈에는 한기가 어렸다."물론 공정한 결투는 아닐 것입니다.그가 죽을수 있도록 제가 다 안배해 놓을 것이니!""그리고 이 결투는 해동성의 모든 지하 세력들을 초대할 것입니다!염구준을 죽일뿐만 아니라 그가 죽기 전에 진정한 절망을 느끼도록 하는게 제 목적입니다!"이부승은 몇 초간 침묵하다가 입을 열었다."만약 그가 도전장에 응하지 않는다면......""그는 반드시 도전에 응할겁니다!"이부승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설인은 낮은 목소리로 냉소를 했다.입가에는 음흉한 미소가 어렸다."제가 이미 알아봤는데, 그는 손씨그룹 대표,손가을과 정이 깊더군요.""손가을만 잡으면 그는 도마 위의 물고기처럼 제 칼아래 토막날거예요!"이부승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 설인을 향해 포권을 했다."가주님이 영명하십니다!"...북방은 음모를 짜느라 시끄러운 반면,1천여 킬로메터 떨어진 청해시는 평화로웠다.운해시 지하세력이 통합되면서 해동성 전체의 상업환경이 크게 좋아졌고 손씨그룹의
갑작스러운 큰 소리는 천기의 생각을 순식간에 끊어버렸다.고속으로 달리던 벤츠S는 바닥이 갑자기 심하게 요동치더니 차체 전체가 짙은 연기로 뒤덮여 차 바깥의 시선을 완전히 가렸다.도로 옆 바위 뒤에서 나지막하고 차가운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허허, 손양, 제가 많이 기다렸습니다!"그는 바로 설인이였다!두 명의 회색옷을 입은 남자가 차 문 옆으로 성큼성큼 걸어오더니 한 손으로 방탄유리를 쉽게 깨뜨리고는 당황한 얼굴을 한 가을을 보자 얼굴에 띤 간악한 웃음이 점점 짙어졌다."다,당신들은 누구시죠?"가을은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히고 가만히 핸드백에서 휴대폰을 꺼내며 시간을 끌기 위해 애썼다. "당신들은 얼마를 원하세요? 저희 안전만 보장한다면, 제가......"그녀의 말이 다 끝나지 않는 순간, 설인이 손을 흔들었다. 그러자 옆에 있던 한 명이 바로 앞으로 나와 가을을 차에서 끌어나오고는 뒷목을 칼집으로 가격해서 바로 기절시켰다."납치? 정말 쉽군!"설인은 냉소 몇 번 하다가 조수석에 앉은 홍천기를 보더니 늙은 얼굴에 주름이 펴졌다.그는 허허 웃으며 말했다. "안심해, 염구준이 말을 순순히 듣기만 한다면 손양은 무사할 거라고 말해.""그리고 염구준보고 내 이름을 기억하라고 해. 설씨 가문, 설인이라고!"지금 이 시간.청해시 도심,손씨그룹 건물,경호부,염구준은 휴대전화 화면 속 발신자 표시를 보며 전화를 받고는 미소지었다."천기?""염 오빠!"고속도로에서 벤츠 S는 이미 비상차선에 멈춰섰고,홍천기는 초조한 얼굴을 하며 '염부장님' 으로도 부르지 않았는데 목소리에는 울음이 섞여있었다."사고가 났어요.가을 언니가 아까 잡혀갔는데, 그 나쁜 사람이 자신이 설인이라고 알리라고 했어요.."설인?!구준의 얼굴빛이 순식간에에 어두워졌다!북방의 설씨 가문은 어쨌든 격있는 가문에 속했다.그런데 이렇게도 비열한 수단을 써서 반항도 못하는 약한 여자에게 손을 대다니!"오빠!"전화너머에 천기는 여전히 울음을 터뜨리고 있었는데 두 눈물은 그칠줄 몰라했다. "
구준은 찬웃음을 지었다!"주작!"용준영의 앞에서 그는 직접 휴대전화를 꺼내 빠른 속도로 문자 한통을 편집해서 보냈다. "직속호위대는 당장 집결해 내 명령을 듣고 내일 저녁 8시 정시에 행동하길 바란다."옆에서 용준영은 문자가 전송되는 것을 보자 바로 숙연해졌다.전신전전주들이 곧 나올 것이다. 설씨 가문, 이부승.... 그들은 이제 끝났다!...다음날 오후 청해시 연해, 동쪽 선착장 부두.해동성의 연해 도시 중 하나인 청해시는 이미 세 개의 부두를 건설했는데 동쪽 선착장은 네 번째로서 초기 공사가 완료된 후 이미 10만 톤 수준의 화물선을 정박할 수 있어 경제발전에 중요한 의의가 있었다.방금 준공된 해안 옆에 몇메터 높이의 로더 꼭대기에서 설인은 양손을 짊어지고 항구 전체를 내려다보면서 입가에 찬웃음을 띄였다.오늘 저녁의 결투를 위해 그는 만반의 준비를 다 했는데 해동성의 이름 좀 날린다는 지하세력들은 거의 모두 그의 초청장을 받았다.그러나 그와 막역한 사이였던 주씨 가문의 가주 주환을 빼고는 관전하러 온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차마 엄두도 못 내니까!설인의 초청에 응한다는 것은 염구준의 대립구도에 섰다는 뜻이였고,오늘날의 염구준은 이미 명실상부한 해동성의 왕이라 그들에게 배짱 열 개를 빌려준다 해도 감히 고개도 내밀지 못했다!"멍청한 놈들!"설인은 로더에서 뛰어내려 옆에 있던 밤톨머리 청년 한 명을 보고는 비웃음이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이선생님께서 염구준을 해치우면 해동성의 이 쓰레기들도 알게될거다.오늘 저녁,나의 초대를 거절한 것이 그들이 평생 했던 일 중 가장 어리석은 일이라는 것을."밤톨머리 청년은 곧바로 일어나서 허리를 굽혔다."아버지가 말씀하시는게 모두 옳습니다!"설인은 만족하며 고개를 끄덕였다.그의 큰아들, 설의는 이미 염구준의 손에 죽었다.그리고 이 밤톨머리 청년이 바로 설씨 가문의 미래의 희망으로 설의에 버금가는 설씨 가문 둘째 아들인 설광이였다!"시간이 거의 다 됐어."설인은 설광의 어깨를 두드려주고는
"아버지!"옆에 있던 설광의 두 눈이 갑자기 밝아지며 손을 뻗어 선착장 방향을 가리켰다. "보세요, 그들이 왔어요!"드디어 염구준이 왔다!약 5km 떨어진 곳, 한 눈에 들어오는 평평한 도로 끝자락에 비정상적으로 밝은 두 개의 불빛이 빠른 속도로 다가왔다. 붉은색 포르쉐는 바람을 가르며 거침없이 달려오다 갑자기 멈췄다."큰형님, 도착했습니다."차가 멈추고 용준영이 문을 열고 차에서 내리더니 빠른 걸음으로 조수석 자리로 가서 손으로 빛을 가렸는데 얼굴에는 공경심이 어려있었다."큰형님,내리시면 됩니다!"구준은 차에서 내려 주위를 훑어보다가 설인의 얼굴에 시선을 멈추고 준영을 데리고 천천히 앞으로 나갔는데 시선은 냉랭했다.짝, 짝!설인은 두 손으로 박수를 치며 크게 웃었다. "염구준, 쓰레기 하나 데리고 혼자 여길 와? 참, 배짱이 좋군!"말을 마친뒤 그의 목소리는 갑자기 차가워졌고 얼굴 가득 화가 치밀어 올랐다. "네가 내 아들을 죽이고 내 둘째 동생을 해쳤으니, 이 원한을 잊을수 없구나! 손가을을 구하고 싶으신가?허허 꿈을 꾸는구나!"구준의 얼굴색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설인의 뒤에 있는 몇명의 사람들과 옆에 있는 주환은 거들떠보지도 않고,옆에 있는 설광은 외면한 채 변함없이 덤덤한 시선을 보냈다. "가을이를 넘겨주기만 한다면, 내가 너희들 시신을 온전하게 남겨주지. 넘기지 않아도 나는 여전히 가을이를 구할 방법이 있다. 그러나 너희는 온전한 곳 하나 없이 죽을거다."설인은 먼저 얼떨결해 있다가 곧 배꼽을 잡고 웃었다!구준을 상대하기 위해 그는 심혈을 기울였다.먼저 손가을을 납치했고,도전장을 보내고, 선착장에 사람들을 배치하고,또 설씨 가문과 주씨 가문의 일곱 사람을 데려왔고,더해서 정예들과 두 명의 저격수까지 배치했다.이런 전력으로 염구준 따위를 이기지 못할가?!"염구준, 나는 정말 네 자신감을 칭찬해야 할지, 아니면 거만하다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구나!"설인은 오른손을 들어 주환과 뒤에 있는 일곱을 가리키고 마지막으로 이부승을 가
설인은 일찍 대책한듯 보였다. 그는 염구준이 손을 내민 순간 이미 반응했고 발걸음을 비틀어 물러가서 목 놓아 미친듯이 웃었다. "그렇게 화낼 줄은 진작 알았지. 날 죽이려고 해? 넌 아직 어려!"말을 할 사이에도 그의 발걸음은 빠른 속도로 뒷걸음질 쳤고, 앞서 수집한 정보대로 구준의 실력이 약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있었기에 그와 억지로 부딪칠 생각은 없었다.그러나 물러난 속도가 너무 느렸다.그게 아니면......구준의 속도가 너무 빨랐던 것이다!거의 설인의 후퇴와 동시에 그의 첫 걸음이 막 착지하였는데 발바닥의 진력이 폭발하여 지름 반미터가 넘는 기폭고리를 터뜨렸고,원래부터 희미했던 모습은 그대로 잔영으로 변했으며 오른손 주먹은 마치 번개처럼 단단하게 설인의 가슴을 쾅 내리쳤다.펑!!힘은 산과 강을 뽑을 정도였고 썩은 것을 모조리 꺾어버릴 정도였다!무도종사로서 수십 년 동안 화진을 애써 연마한 설인은 방금 이 주먹에 가슴의 모든 뼈가 그대로 굉장하게 부셔졌고 오장육부가 뒤틀렸으며 입에서 '컥' 하는 소리와 함께 진홍색 핏물을 한바탕 내뿜었는데, 그 안에는 커다란 내장 조각도 섞여 있었다!옆에 있는 주환, 설광, 이부승, 그 외 사람들...... 이들은 조건 반사와도 같이 구하려는 동작을 했을 뿐 설인에게 돌진조차 하지 못한 채 눈앞의 한 장면을 보게 됐다.설인은 염구준에게 한 방 맞고 날아갔다!몸은 아직도 허공에 있었는데, 입안의 핏물은 이미 완전히 걷잡을 수 없이 뿜어져나왔고,착지한 뒤에도 바닥에 계속 미끄러져 무려 20여 미터나 미끄러져 나갔다."너, 너......"멈추고 나서 그의 온몸의 근육은 경련을 일으켰는데 몸부림치며 일어나려는 듯 손바닥을 펴고 지면을 버티고는 막 힘을 내기 시작하더니 얼굴이 갑자기 굳어졌고,입 안의 "너"라는 글자는 더 이상 계속되지 않았다.죽었다!한 수에, 한 방에!이미 미리 피신했는데도 여전히 염구준의 주먹을 피하지 못해 몸의 표면에서는 거의 별다른 부상을 보지 못했는데도 몸속의 생기는 완전히 흘러나
“조심해!”민현은 대장로의 공격 궤적을 보고 큰 소리로 외치며 입구쪽으로 달려갔으나 이미 늦었음을 직감했다.대장로의 목표는 염구준이 아니라 잡혔다가 나온 민씨 가문 사람들이었다.“하, 내 눈앞에서 증인들을 죽이려고 해? 너무 순진하네.”염구준은 말을 하면서 주먹을 쳐내 대장로의 장풍을 막아냈고, 두 공격이 충돌해 생긴 기운에 사당 안의 사람들 대부분이 제대로 서 있지 못 하고 휘청거렸다.대장로의 계획은 치밀했다. 증인들을 죽인 뒤, 거짓말을 지어내려고 했으니까 말이다.민씨 가문의 사람들은 당연히 그를 믿을 테니 증인들만 없으면 어떻게 말을 지어내도 의심을 살 일이 없었다.“흥, 그렇다면 먼저 너부터 죽여주마!”대장로는 마술 천을 꺼낸 뒤, 가장 강한 진기를 내뿜으면서 염구준을 향해 달려들었다.상대방이 공무적을 중상을 입힌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그는 조금도 방심하지 않았다.“바로 사술을 쓰는 걸 보니, 목숨 걸고 덤벼볼 작정인가 보네.”염구준은 붉은 빛이 맴도는 기운을 보며 마찬가지로 진기를 내뿜으면서 정면으로 돌진했다.대장로가 뿜어내는 진기는 사술을 익힌 사람만이 쓸 수 있는 거였지만 민씨 가문의 사람들은 이를 모르기 때문에 그저 대장로가 신기한 무공을 익혔을 거라고 여겼다.쾅! 쾅!두 사람의 격돌이 몇 차례 이어지며 강렬한 에너지가 터져나왔고, 사당 안에 있던 사람들 중, 무공이 약한 사람들은 이에 중상을 입게 되었다.“모두 사당 밖으로 물러나!”이를 본 민현은 고함을 치며 중상을 입고 쓰러진 사람 몇을 밖으로 던져낸 뒤, 자신도 사당 밖으로 뛰어나갔다.중상을 입은 몸이라 가까이에서 관전할 담이 없어서였다.기운을 통해 염구준의 전력이 자신과 싸웠을 때보다 더 강해졌음을 깨달은 그는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도대체 저 남자의 한계는 어디까지인 거야? 게다가 아직 병기도 사용하지 않았잖아.”전투는 점점 치열해졌고, 몇 번 되지 않는 공방 끝에 대장로는 열세에 몰렸다.염구준은 조금도 봐주지 않고 전력을 다해 날카롭고,
모두가 일어나려고 할 때, 염구준이 손을 들어 막으며 그들을 말렸다.“나가기는 해야 하지만, 대장로를 고발하기에는 아직 이릅니다.”‘이르다고?’염구준의 말에 사람들은 모두 의아해했다. 이런 일에 시기 따위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염구준은 다시 차근차근 그 이유를 설명해주었고, 전부 이해를 한 사람들은 자리에 앉아 기력을 회복하기 시작했다.어두운 지하 감옥에 들어오는 빛은 변하지 않았지만 시간은 조금씩 흘러가고 있었다.날이 화창하게 개이고, 해빛이 반짝이는 정오, 오늘은 민씨 가문에게 있어서 경사날이었다.민씨 가문의 대장로는 오늘 가주 자리에 오르는 취임식을 하기 위해 사당에서 준비하고 있었다.이 모습을 본 일부는 기뻐했고, 또 일부는 슬퍼했으나 민현만은 마치 뜨거운 가마 위의 개미처럼 계속해서 주변을 살피며 염구준의 모습을 찾았다.고개를 들었는데 상대방의 모습을 보이지 않을 때마다, 그의 마음은 점차 가라앉기만 했다.“새 가주님이 오르셨으니, 모두 절을 하시길 바랍니다.”의식은 간단했다. 조상의 신주 앞에서 절을 하고, 가주의 자리에 앉으면 민씨 가문의 새로운 가주가 되는 것이니까 말이다.의식을 마친 대장로는 의자에 앉자마자, 민현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민현, 가문의 보물인 적혈석을 내놓아라.”“저에게 있지 않습니다. 염 선생님께서 가지고 계십니다.” 민현은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민현은 이 핑계로 위기를 넘길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건 대장로가 파놓은 함정이었다.대장로는 곧바로 표정을 굳히고 싸늘하게 말했다. “가문의 임무를 완성하지 못하고 가보를 잃어? 그게 얼마나 무거운 죄인지 아니?”대장로에게 있어서 민현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존재였기 때문에 빨리 제거해야 했다.즉, 조금이라도 꼬투리를 잡을 게 있으면 그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끝까지 물고 늘어질 거라는 거다.“저에게는 죄가 없습니다. 염 선생님께서 오시면 모든 게 명백해질 겁니다.” 민현은 대장로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말했다.
“그럼 염 선생님께서는 어떻게 하실 계획이십니까? 무슨 계획이든 제가 전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 민현은 겸손하게 말했다.염구준은 이미 마음속으로 세워 둔 계획이 있었기 때문에 그 말을 듣자마자 민현을 바라보며 진지하게 물었다.“최근 민씨 가문에서 실종된 사람이 있습니까? 특히 재능이 뛰어난 사람들 말입니다.”거록 존주와 비슷한 사술을 익히려면 반드시 정혈을 써야 했는데, 무공을 익혀야 하는 은세집안의 사람들의 정혈은 가장 좋은 선택이었다.“없습니다!”민현은 고개를 저으며 생각을 정리하다가, 다시 말했다.“아, 하지만 최근 대장로가 미친 듯이 사람들을 파견하긴 했습니다.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건 저 뿐이었고요.”‘이렇게 되면 말이 맞아.’염구준은 대장로의 수법에 감탄했다. 임무를 변명으로 아무도 모르게 사람들을 몰래 숨겼으니까 말이다.“민가진에 사람을 가둘 수 있는, 버려진지 오래된 장소가 있습니까?”대장로에게 당한 사람들은 그를 나락으로 보낼 수 있는 관건적인 요소였다.민현은 머리를 한 대 치며 급히 대답했다. “있긴 있습니다. 마을의 북서쪽에 1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산 위에 고대에 지어진 지하 감옥이 하나 있습니다.”“그렇다면, 그곳에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수련하기 편리하기 위해 너무 멀리 숨기지는 않았을 테니까요.”염구준은 일어나면서 어두운 바깥을 보며 입구 쪽으로 걸어갔다.“염 선생님, 저도 함께 가겠습니다.” 이를 본 민현이 빠르게 그의 뒤를 따랐다.“괜찮습니다. 제가 돌아오기 전까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하세요.”염구준은 말하며 문을 열고,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올 때부터, 그는 길을 미리 파악해 두었었다. 민가진의 북서쪽에는 산이 하나 밖에 없었기 때문에 그곳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한편, 산파산.덩굴로 가려진 동굴 입구에는 보초를 서는 사람이 두 명 있었는데, 그들은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허세를 부리고 있었다.“아이구, 이런 외진 곳에 사람이 올 리가 없는데, 왜 여길 지키고 있으라는 거
“무슨 근거로 그런 말을 합니까? 민현 님은 민씨 가문의 최강자입니다. 절대 질 리가 없어요!”그의 대답에 일부는 받아들일 수가 없어 화를 내기 시작했다. ‘귀찮아. 나보고 말하라고 했으면서 말해도 안 믿을 거면 왜 물어본 거야?’“제가 반보천인이고 공무적이 중상을 입게 만든 게 그 근거입니다.”생각을 마친 그는 짧게 대답한 뒤, 사람들을 무시하고 다시 싸움을 지켜보았다. 격이 달라서 더 이상 대화를 이어갈 필요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 후 30분이 더 지나자, 상황이 달라졌다.민현과 대장로가 근접한 거리에서 싸우고 있을 때, 대장로가 갑자기 붉은 끼가 섞인 진기를 내뿜은 것이다.‘저게 사술이 아니면 뭐겠어?’비록 거록 존주만큼은 강하지 않았지만, 적어도 상당한 시간을 들여 수련을 했음은 확실했다.‘헛걸음 안 했네. 내 생각이 맞았어. 민씨 가문에 역시 거록 존주와 결탁한 이가 있었던 거야.’‘그리고 적혈석은 사술과 바꾼 물건이겠지.’생각을 마친 염구준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끝났네.”그는 싸움을 보면서 낮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쾅!대장로는 기운을 최대로 끌어올려 기회를 보고 단 몇 차례의 공격만으로 민현을 쓰러뜨렸는데, 이렇게 빨리 쓰러뜨릴 수 있었던 건 대장로의 공격이 압도적으로 강해서가 아니라 익숙했던 이가 갑자기 공격에 변화를 준 것이 치명적이여서였다.“죽어라!”대장로는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앞길을 가로막는 상대방을 처리하기 위해 마지막 일격을 날렸고, 민현은 마술 천을 급히 들었으나 대장로의 공격을 막을 수 없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쾅!그러나 이 위급한 상황에서 염구준이 갑자기 두 사람 사이에 나타나 대장로의 공격을 막았다.“제가 막아서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대장로님께서는 일족을 죽인 일로 한평생 후회할 뻔 하셨습니다.”상대방을 죽일 절호의 기회를 이렇게 놓치자 대장로는 표정이 매우 어두워졌지만 그래도 염구준의 말을 이어갔다.“맞습니다. 방금 전에 공격을 멈출 수 없어서 저도 놀랐는데, 덕분에
그의 압도적인 무력에 민현파의 사람들은 더 이상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민현 빼고는 아무도 대장로와 무공을 비길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래, 이래야지. 아직도 불만 있는 사람은 말해도 돼. 우리 민씨 가문은 민주적인 방식을 중요하게 생각하니까.”대장로는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사람들을 쳐다보며 오만하게 말했다.“제가 불만이 있습니다!”이때, 문 밖에서 민현의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민현?”대장로는 민현을 보자마자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얼굴을 굳혔다.상황이 그의 계획과 조금 다르게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의 계획대로라면 민현은 이미 죽었어야 했다.‘혹시 염구준이 민현에게 당한 건가?’“그래요, 접니다. 저더러 적혈석을 찾아오라고 한 게 가주가 되고 싶어서 그러신 걸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네요.”민현은 눈 앞의 장면을 보며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대충 눈치챘다.더욱 심오한 계획은 알지 못했지만 말이다.곧이어 염구준도 나타났다. 두 사람의 대화를 들은 그는 머리를 굴려 사건의 전말을 거의 다 짐작할 수 있었다.대장로는 적혈석을 찾아오라는 핑계로 민현을 보내 염구준의 손을 빌어 상대방을 죽일 생각이었던 거였다. 그렇게 하면 가주의 자리를 차지하고 민씨 가문을 완전히 장악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는 괜찮은 계획이었지만 그가 간과한 것이 있다면 염구준은 살인을 일삼는 성격이 아니라는 것이다.“당신, 저희 가문의 일에 참견할 생각입니까?”대장로는 민현을 무시한 채 경계심 가득한 눈빛으로 염구준을 바라보며 물었다.그는 민현처럼 무술에만 몰두하지 않았기 때문에 외부 소식을 아는 게 많았고, 그렇기에 염구준의 전적도 잘 알고 있었다.반보천인의 경지에서 무적이라고 불리던 공무적도 상대방에게 졌으니, 그는 더 이길 자신이 없었다.“민씨 가문의 내부 싸움에는 관심 없습니다. 다만 따로 할 일이 있으니, 먼저 할 거 하시죠.”그러나 염구준은 전혀 관심이 없다는 듯이 말했다. 많은 것이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결탁하지 않았다면 괜찮을 겁니다.”염구준은 상대방을 안심시키기 위해 약속했다.이후 그는 몇 마디를 더 당부한 뒤, 민현과 함께 민씨 가문으로 향했고, 호찬과 용필은 손씨 그룹 본사로 돌아갔다.그는 거록 존주와 연관된 것은 모두 철저하게 정리할 생각이었다. 사악한 수련법이 세상에 퍼지지 않도록 말이다.두 사람은 거의 말이 없이 몇 시간을 거쳐 민가진에 도착했다. 민가진은 도로가 험난하기 때문에 특별한 일이 없으면 사람들이 보통 가지 않았다. 비록 주변이 전부 대도시였지만 이곳만은 은둔처처럼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었다.은세집안인 민씨 가문은 이곳에 자리를 잡았으며 이 마을의 유일한 가문이었다. “멈추세요. 당장 돌아가주시기 바랍니다.”험난한 길가에서 갑자기 두 사람이 튀어나와 염구준과 민현의 길을 막아섰다.“비켜. 나 안 보여?” 그러자 민현이 분노에 차 소리쳤다.돌아오는 내내 대장로가 거록 존주와 결탁한 일로 머리가 복잡했었는데, 자기 가문의 사람들에게까지 길을 막히니 그는 화가 치밀어 오를 수밖에 없었다.“민현 님, 오셨군요.”두 사람은 말을 하면서 공손하게 한쪽으로 물러섰다. 민씨 가문에서 공인한 제일 강자의 체면을 지켜줘야 했기 때문이다.“염 선생님, 가시죠.”민현은 두 사람을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고 염구준을 보며 말했다. 그러나 두 사람이 막 지나가려는 순간, 순찰자들이 주저하면서 말했다.“민... 민현 님, 대장로님께서 외부인을 마을에 들이지 말라고 명하셨습니다.”쾅!이에 민현은 강한 기운을 내뿜어 말한 사람을 밀어내며 싸늘하게 말했다. “왜, 내 일에도 관여하려고? 요즘 가문 규율이 엉망이네.”“죄송합니다!”이에 순찰자는 가슴을 움켜쥔 채 더는 막으려고 하지 않았다.염구준은 이 일을 통해 민씨 가문이 겉보기와 달리 내부가 화목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민현과 대장로 사이가 좋지 않은 것 같네.’하지만 세상엔 많이 묻지 말아야 하는 일도 있는 법이기 때문에 그는 먼저 대장
이렇게 당하기만 하면 틀림없이 패배할 것이다.쿵!염구준은 거센 주먹으로 상대방이 나타나도록 유인했다.그리고 민현이 모습을 드러낼 때 바로 쓰러트렸다.“쿨럭… 우웩!”민현은 속이 울렁거려 아침에 먹었던 음식들을 그대로 토하고 말았다.“어떠세요. 계속 싸우시겠어요?”염구준은 공격을 멈추고 질문했다.화려한 공격으로 지금까지 버틴 것도 꽤 실력이 있다고 인정했다.“마지막 초식이 남았어요. 그것까지 파괴한다면 패배를 인정할게요. 이번에 무기를 사용하는 게 좋겠어요.”민현은 일어서서 다시 기운을 끌어냈다.무기를 쓰라고 했으니 센 것이 올 것 같았다.“포추자!”민현이 마술천을 송곳 모양으로 만들어 오른손에 장착하며 어마어마한 기운을 발산했다.스스슥!그리고 빠르게 공격했다.“칠상권궁극오의, 칠권합일!”염구준도 최강 권법으로 대응했다.쿵!강력한 두 초식이 한참을 대치하더니 민현의 마술천이 흩날리고 강한 기운이 그의 몸을 강타했다.“우웍!”민현은 바닥에서 몇 바퀴 굴러서야 겨우 멈추었다.이윽고 입에서 검붉은 피를 뿜고 말았다.중요한 순간에 마술천으로 몸을 막아서 다행이었다.게다가 염구준이 힘을 거둔 덕분에 살 수 있었다.“이 늙은이를 봐줘서 감사합니다. 정말 진심으로 승복했습니다. 궁금한 게 있으면 얼마든지 물어보세요. 알고 있는 것을 전부 알려드리겠습니다.”민현은 져도 억지를 부리지 않고 현실을 받아들였다.패배한 이상 적혈석을 달라는 요구도 하지 않았다.염구준은 사양하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적혈석을 평소 누가 관리하고 있었습니까?”“이 물건은 민씨 가문에서 강자를 상징하니 가문에서 최고 고수인 제가 관리하고 있었습니다.”민현은 상대방 의도를 몰랐지만 괜한 의심을 하지 않고 묻는 대로 대답했다.그 말을 들은 염구준은 민씨 가문 내부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민씨 가문에서 보물처럼 여기는 것을 왜 마술쇼에 상으로 내놓은 겁니까?”그랬다. 당사자는 알지 못해도 방관자는 알고 있었다.그제야 민현도 이상하
스스슥!염구준은 앞으로 돌진하며 황금빛이 번쩍이는 주먹을 힘껏 찔렀다.그러자 민현은 제자리에 서서 마술천으로 몸 전체를 가렸다.이런 방식은 처음이지만 염구준은 멈추지 않고 계속 주먹을 무찔렀다.촤아악!강력한 기운을 이기지 못하고 마술천이 순식간에 찢어졌다.그런데 천 뒤에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보는 앞에서 멀쩡한 사람이 순식간에 사라진 것이다.이런 마술 기법은 세계 최고 마술사 로브도 따라하지 못할 것이다.“재미있네. 무술과 마술의 결합이라니 보는 눈이 즐겁네.”염구준은 전의가 불타올랐다.그는 정신을 가다듬고 기운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뒤야!”기척을 느끼고 갑자기 돌아섰지만 여전히 마술천만 있고 사람은 없었다.보통 실력이 아니었다.스스슥!이번에 귀를 움직였다. 바로 그때, 왼쪽에서 허공을 가르는 소리가 들렸다.염구준이 한 줄기 기운을 빠르게 발사하자 수십 개의 비도가 바닥에 떨어졌다.그래도 여전히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노인의 전투 방식이 비주류라 왠지 늙은 여우를 상대하는 느낌이 들었다.멀리서 용필과 호찬은 맥주와 땅콩을 먹으면서 관전하고 있었다.“늙은이가 이상한 수법을 쓰네요. 우리 형님을 도와줄까요?”“걱정 마. 구준이는 얼마든지 상대할 수 있어. 이건 공평한 대결이라서 끼어드는 거 싫어할 거야.”두 사람은 상의한 끝에 나서지 않기로 결정했다.전투 범위 내에서 두 고수는 여러 번이나 맞붙었다.그제야 염구준은 상대방의 수법을 대략 파악하고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다.민현도 같은 생각인지 진짜 실력으로 대응했다.갑자기 염구준의 양쪽에 똑같게 생긴 마술천이 나타났다.정상적인 사고방식이라면 두 천 중에서 하나는 가짜이거나, 하나만 공격을 하거나 아니면 동시에 공격할 거라 생각할 것이다.하지만 염구준은 세 가지 경우에 신경 쓰지 않고 두 주먹을 들고 전방을 무찔렀다.마술은 속임수에 불과하니 마술천도 시야를 혼란스럽게 할 뿐이었다.쿵!염구준은 전방에서 그의 주먹과 부딪치는 무언가를 발견했다.그때 민현이 모습을
“미안하게 됐습니다.”민현은 한마디로 사과하고 찾아온 목적을 말했다.“적혈석은 귀한 물건은 아니지만 민씨 조상들이 남긴 거라 의미가 있어요. 그러니 돌려주면 합니다.”염구준은 듣다가 웃음을 터트렸다.“그게 다입니까?”달랑 입만 들고 와서 내놓으라니 너무 어처구니가 없었다.적혈석은 민씨네 물건은 맞지만 염구준이 싸우면서 거록의 손에서 빼앗은 것이었다.“그리고 민씨 가문 대신 적혈석을 지켜주고 천석을 죽인 놈에게 대신 복수해 주어서 감사합니다. 그러니 이 늙은이 체면을 봐서라도 적혈석을 돌려주길 바랍니다.”이번에는 오만한 태도를 거두고 말투가 많이 공손해졌다.염구준은 손을 저으며 말했다.“태도가 좋아서 지난 일은 따지지 않을게요. 그냥 돌아가세요.”적혈석에 관한 의문이 풀리지 않았으니 쉽게 넘겨줄 리가 없었다.이런 물건이 바위성의 마술쇼에 나타난 것부터 이상했다.염구준이 직설적으로 말하자, 민현은 안색을 굳히며 기운을 움직였다.여기서 싸우자는 뜻이었다.“어른들은 일단 일을 저지르면 본인이 한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합니다.”그나마 상대방이 나쁜 사람 같지 않아서 한마디 주의를 주었다.호찬과 용필이 다치지 않았으니 여기서 싸우고 싶지 않았다.필경 반보천인의 파괴력이라면 손씨 그룹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오해하지 마세요. 그쪽과 내기를 해서 적혈석을 가져오고 싶을 뿐입니다.”민현은 기운을 거두고 빈손으로 요구한 자신의 처사가 타당하지 않다는 것을 알아챘다.그러니 절충안을 마련하여 서로 적이 되는 것을 피해야 했다.강호에서 무술인들끼리 무력으로 해결하는 것은 극히 정상적이었다.“하하하. 원래 제 물건인데 어르신의 조건을 들으면 저만 손해를 보잖아요.”염구준이 큰소리로 웃었다.이런 조건을 제시하다니 역시 뭔가 있는 게 틀림없었다.“그럼 어떻게 하고 싶습니까? 사양하지 말고 말해 보세요.”민현이 말을 바꾸었다.“저도 곤란하게 하지 않을게요. 이따가 어르신이 지면 몇 가지 질문에 대답해 주세요.”염구준은 상대방을 함정에 빠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