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은 헤헤 웃으며 의기양양한 얼굴로 말했다."아까 내가 뭐랬어? 우리 형부 염구준, 능력이 대단하시다니까!""그래, 재주가 대단하구나!"고원은 연신 탄성 하면서 고양더러 반드시 구준과 관계를 잘 맺어야 한다고 또 한 번 당부했고 그제야 전화를 끊었다."고양아."고양이 휴대폰을 내려놓는 것을 본 구준은 살짝 웃으며 진지하게 말했다."내가 도와준 게 아니라 영주가 도와줬어. 앞으로 영주한테 잘해야 해. 가을이의 여동생이 곧 내 여동생이니까!""예!"고양은 구준에게 이미 탄복했기에 그는 손을 들어 힘껏 가슴을 툭툭 치며 단호한 얼굴로 외쳤다."사촌 형부, 형부! 저는 하늘에 맹세하겠습니다, 앞으로 영주한테 미안한 일을 한다면 지나가다 마른 벼락에 맞을 거예요!"구준은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 그는 또 무슨 말을 하고 싶었다.바로 이때."자, 자기야......"옆 술집 무도장에는 체구가 여린 젊은 여자가 옆에서부터 비틀거리며 달려와 구준의 품에 덮쳤는데 그의 팔을 꽉 끌어안았다.만취한게 분명했는데 말을 얼버무렸다."자기야, 안아줘, 나 추워......""자기?"구준의 맞은편, 고양은 손에 든 술잔을 하마터면 놀라 바닥에 떨어뜨릴 뻔했는데 혀가 꼬였다. "형부, 저, 저 여자는......""사람을 잘못 알아본것 같네."구준은 이 여자를 한쪽으로 밀치고 고양을 향해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바에 이런 여자가 흔하니까 오해하지 마.""아!"고양은 그럴 수도 있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래도 완전히 믿지 않았다.왜냐하면, 갑자기 나타난 이 소녀가 정말 아주 예뻤기 때문이었다!탱탱한 피부, 초롱초롱한 큰 눈망울, 길고 웨이빙이 들어간 속눈썹, 앵두 같은 작은 입, 잘록한 허리, 얼굴의 발그레한 두......영주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다!심지어 옆 테이블 손님 몇 명조차 이 어린 소녀를 뜨겁게 바라보았는데 눈길인 탐욕이 어려있었다!"자기야, 데리고 가줘......"구준 곁의 어린 소녀는 분명히 술에 취해 있었는데 입으로는
"여!"옆 무도장에는 어깨에 용 문신을 새긴 한 노란 머리 청년이 손에 여성용 숄더백을 들고 비틀비틀 걸어오더니 이 어린 소녀를 보며 냉소를 했다."아까 화장실 간다고 했잖아. 왜 여기까지 왔어?"말을 하며 그는 자신의 몸에 새긴 문신을 가리키며 구준과 고양을 향해 잔뜩 위협했다."두 사람은 참견하지 마. 이 계집애는 내가 먼저 점찍었으니까, 누가 감히 이 계집애를 건드리면 그놈은 죽는다!"말하는 사이, 또 대여섯 명의 문신 있는 청년이 술집 무도장에서 걸어왔다.어떤 사람은 휘파람을 불었고 어떤 사람은 낮은 소리로 냉소하기도 했으며 또 어떤 사람은 빈 술병을 던져 쨍그랑 소리를 냈다!"아가씨."구준은 이 문신 있는 청년들은 쳐다보지도 않고 소녀를 부축하고는 자기 곁에 앉게 한 뒤 나직이 말했다."저 사람 손에 든 가방 주인입니까? 가방 안에 휴대폰 있어요?""저, 저도 잘 모르겠어요."소녀는 의식이 다 흐려지며 구준의 팔을 꼭 끌어안았는데 목소리에는 형용할 수 없는 간절함이 묻어났다."제발 살려주세요. 저는 저들을 전혀 알지 못해요. 저는......"말이 끝나지 않았지만 그녀는 몸이 몇 번 비틀대더니 구준의 어깨에 기대서 잠들었다!구준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그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다 알았다!분명 몇 명의 양아치가 이 여자애가 혼자 술집에서 노는 것을 보고, 기회를 틈타 그녀를 범하려고 하는 것이다!"야, 너!"옆에 노란 머리 청년이 짜증을 내더니 손을 뻗어 구준의 코를 가리키며 말했다."저 계집애를 내놔. 내가 지금 데리고 갈 거야! 네가 감히 내 좋은 일을 망친다면, 내가......"그는 말을 끝맺지 못했다.구준은 왼손으로 소녀를 부축하고 오른손은 자유롭게 날렸다.퍽!노란 머리 청년은 전혀 반응하지 못한 채 얼굴에 뺨 한 대를 맞았는데 목은 몸과 함께 제자리를 한 바퀴 돌다가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땅에 떨어져 그 자리에서 바로 혼수상태에 빠졌다!술집 전체에 한순간의 정적이 흘렀다.저 한 뺨이 너무 폭력적이고,
"먼저 팔 하나 남겨놔!"팔을 남겨둔다고?구준은 발걸음을 멈추고 웃었다."고양이가 대학에서 산타 클럽에 가입했다고?"그는 어린 소녀를 고양에게 맡기고 이 몇 명의 양아치들을 보고는 싱겁게 웃었다."네가 산타를 좋아하니까 이 기회를 빌려 몇 가지 간단한 동작을 가르쳐 줄게."말을 마치고 몸이 갑자기 허상화되었다!술집 내 거의 아무도 구준의 움직임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고양조차 어렴풋이 보았을 뿐, 구준은 짧은 1초 만에 더할 나위 없이 표준적인 다섯 개의 산타기법을 연속적으로 펼쳐냈다!나비걸음, 스윙에 맞춰서 스트레이트, 어퍼컷, 편퇴, 업어치기!퍼퍼퍼퍼퍽!다섯 명의 양아치들은 전혀 반응하지 못했는데 눈앞이 흐릿했을 때 이미 몸은 거꾸로 날아갔다.그 중 두 명은 그 자리에서 넘어졌고, 두 명은 팔이 부러졌고, 마지막은 구준에게 어깨를 내동댕이쳐져 무려 2미터 남짓하게 날아가 세게 바닥에 떨어져 머리가 그대로 돌아가더니 혼수상태에 빠졌다!일련의 산타 기법은 번개가 번쩍이는 듯 빨랐지만 사실은 구준이 일부러 속도를 늦춰 고양에게 보여 준 것이었다.그렇지 않았다면 아무도 제대로 볼 수 없었을 것이었다!술집내에서는 찬 숨을 들이쉬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주변에 있는 고객들, 술집 웨이터, 바텐더... 모두가 입을 적 벌린 채 구준을 바라보았는데 벌려진 입은 큰 오리알 한 알을 넣기에도 충분했다.세다, 너무 세다!만약 그들의 눈으로 친히 보지 않았더라면 한 사람이 단 1초 만에 다섯 명의 양아치들을 순식간에 쓰러뜨렸다는 사실을 전혀 믿지 못했을 것이다.얼굴을 보면 붉어지지도, 가쁜 숨을 쉬지도 않는 걸 보아 전력을 다하지 않은 것이 분명했다!"고양아, 가자."구준은 구경꾼들을 보지도 않고 고양을 향해 담담하게 손을 흔들었다."이 아가씨를 부축하도록 해. 넘어지게 하지 마.""네, 알겠습니다!"고양은 그제야 조금 반응이 왔다.그는 잠이 든 어린 소녀를 부축하고 구준의 뒤를 따라 술집 입구로 계속 걸어갔다."자신 있으면 거기
이 청년이 석형의 부하들을 때렸으니 지금 빨리 도망가도 늦지 않을 텐데 여기서 호형이 사람을 데리고 오기를 기다린다니?!그는 감히 기다릴 수 있을지 몰라도 그들은 그럴 담이 없었다.만약 석형이 화를 낸다면, 이곳 모두는 다 화를 당할 것이다!불과 3분도 안 되어 술집은 아수라장이 되었는데 손님들은 깡그리 달아났고 유리 테이블조차도 여러 개가 부딪혀서 유리 부스러기가 온 바닥에 널려있었다."선, 선생님, 꿀물."이때,마침내 한 웨이터가 꿀물을 들고 걸어왔다. 목소리는 부들부들 떨렸다."꿀물을 마셨으니 당신들도 빨리 가세요. 석형은 사람이 독하고 잔인합니다. 절대 당신을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괜찮습니다."구준은 꿀물을 받고 살짝 웃었다."저는......"바로 이 순간.쾅!!갑자기 큰 소리가 나면서 술집의 유리문이 누군가에 의해 발로 차여 박살 났고, 얼굴이 누르스름한 칼자국 흉터가 있는 남자가 20여 명의 건달들을 데리고 술집 입구에서부터 돌진해왔다.손에 칼 한 자루를 쥐고 술집을 몇 눈 훑어보더니 마지막엔 눈빛이 구준의 얼굴에 떨어졌는데 사납게 웃었다."네가 내 사람을 건드린 놈이냐? 말해봐, 어떻게 죽고 싶어!"구준은 이 칼자국 흉터가 있는 남자의 얼굴을 덤덤히 힐끗 쳐다본 뒤 눈길을 돌려 손에 든 꿀물을 고양에게 건네고는 낮은 소리로 말했다."꿀물을 이 아가씨한테 먹여. 이 개미들은 신경 쓸 필요 없어."개미?고양이 입을 열기도 전에 칼자국 흉터가 있는 석형은 얼굴이 매서워졌다.손에 든 칼로 구준을 가리키며 혀를 내밀어 입술을 핥았으며 냉소를 지었다."자식아, 석형 앞에서 허풍을 떨어? 석형은 지금 바로 널......"그는 말을 반밖에 하지 못했다.유리 테이블 옆,구준은 천천히 일어나더니 발걸음을 갑자기 떼였다.전광석화!몸이 번개처럼 튕겨 나갔다.석형은 눈만 크게 뜨고 반응조차 하지 못했다.백몇십근의 몸이 갑자기 하늘을 찌를 듯이 거꾸로 날아갔다. 마치 기차머리에 부딪혀 날아간 낡은 보따리처럼"쾅"하고 술집
석형은 얼굴빛이 살짝 변하면서 주먹을 세게 쥐었다가 잠시 뒤 다시 천천히 풀었다.감히 구르지 않을 수가 없었다!남들은 모르겠지만 그는 잘 알고 있었다.눈앞의 이 남자는 절대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는 걸!방금 그 주먹은 이 남자가 대충 날린 것이었음에도 그는 사람조차 보지 못했다.이게 무슨 실력인가?20여 명의 부하들이 몰려가도 이 남자의 머리카락 한 오리도 상하게 할 수 없을 것이다!그의 몸놀림은 그들이 접촉할 수 있는 차원을 완전히 넘어섰기에!"제, 제가 구르겠습니다!"뭇 눈에 석형은 차마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얌전히 술집 입구로 돌아가 엉덩이를 삐죽거리며 바닥에 엎드린 채 구준을 향해 굴러갔다.석형은 여전히 몸을 일으키지 못하고 바닥에 엎드려 전전긍긍했다. "형님, 제가 굴러 왔으니 노여움을 식히세요!""노여움? 내가 화낼 가치가 있나?" 구준은 칵테일을 들고 손으로 살짝 몇 번 흔들며 덤덤하게 말했다."나한테 한 대 맞고도 굴러 와서 나한테 말을 걸 수 있는 걸 보니까 재주 있네.""손씨 그룹, 들어봤나? 내일 네 부하들을 데리고 가서 출석해. 인사팀과 인사하고 앞으로 너희 모두 손씨 그룹의 경호원으로 일하게 될 거다. 깡패짓은 하지 마!"석형은 멍 때리다가 자신의 부하들을 뒤돌아보았는데 모두 표정이 얼빠졌다.‘우리더러 손씨 그룹의 경호원을 하라니?’‘그... 그가 이 바닥에 사람이 아니었다고? 손씨 그룹의 사람이란 말인가?!’"왜, 달갑지 않아?"구준은 그들의 표정을 보며 싱겁게 웃고 손에 칵테일을 내려놓고는 발을 들어 몇 걸음 걸어와 석형이 바닥에 떨어뜨린 칼을 주워서 오른손에 칼자루를 쥐고 왼손 검지와 엄지로 칼날을 쥐고는 천천히 힘을 썼다.고강도 합금으로 만들어진 칼은 구준의 손에서 뒤틀려 변형되어 더할 나위 없이 놀라운 소리를 내더니 쇳조각으로 부서졌다!술집 로비 전체의 모든 사람이 입을 딱 벌린 채 눈알이 동그랗게 휘둥그레졌는데 구준의 맞은편에 앉아 있던 고양까지 눈이 크게 떠지고 한동안 입이 벌려졌다.
바를 떠나 구준은 몰고 불과 5분도 안 되어 가까운 곳의 호텔을 찾아냈고 그곳에 투숙했다."형부."호텔 객실, 고양은 어린 소녀를 부축하며 그녀의 작은 하얀색 숄더백에서 휴대폰을 찾아낸 뒤 그녀의 지문으로 잠금을 해제하고 연락처 목록을 보고 손을 들어 구준에게 건네며 쓴웃음을 지었다."보세요."구준은 휴대전화를 넘겨받아 스크린을 한 번 쳐다보더니 무춤했다.목록의 그 연락처들의 별칭들은 전부 희한한 호칭이었는데 무슨 피카츄 ,선녀... 별칭 같았다, 제대로 된 호칭이 전혀 없었다!"요즘 젊은이들은!"구준은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그리고는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냈고, 소녀는 정면 사진을 찍은 뒤 문자 한 통을 편집해 전송했다.수취인: 주작!내용은 단 한마디: 이 여자의 신원을 조사하고, 그녀의 가족의 연락처를 찾아, 즉시!약 3분 뒤 구준의 휴대폰이 살짝 울렸다.주작전존이 답장을 보내왔다.'성명, 홍천기, 나이, 출생지는 흑산성, 아버지는 홍영, 별명 홍 어르신, 한때 운해시 지하 대표였고, 개인 휴대폰 번호는......'"이 여자가 홍 어르신의 딸?"구준은 문자를 보고는 다시 고개를 돌려 술이 덜 깬 어린 소녀를 보고 잠시 사색하다가 주작 전존이 알아낸 전화번호대로 홍천기의 휴대전화로 홍 어르신에게 전화를 걸었다....이때.해동성 축제, 운해 도심, 최대 복합 유흥업소, 크라운 노래방!140층에 달하는 우뚝 솟은 건물은 더할 나위 없이 번화한 도시의 핵심에 우뚝 서 있었으며 전체 부지는 축구장 20여 개에 해당했고 주체 건물은 물론 뒤에 고식 정원 건물도 있었는데, 바로 홍 어르신이 손을 씻은 뒤 휴양하며 가꾸는 곳이었다.정원 안에는 가지와 잎이 무성한 정자 아래 한 양복 입은 남자가 휠체어를 밀고 있었는데 그 옆에는 다른 중년 남성 3명이 모두 고개를 숙이고 경외심 가득한 얼굴로 앞에 있는 노인을 바라보고 있었다.60대 초반으로 보이는 예전 수도의 대표는 은발이 가득했고 정자 바깥의 대나무 숲 안에 앉아 있었다.맞은편에
홍 어르신은 손에 호두 두 개를 가지고 놀며 구준의 이름을 묵념하고는 "알았으니 돌아가라"라고 하며 손사래를 쳤다.어......다섯 사람은 서로 얼굴을 보고는 주저하며 떠나려 하지 않았다.손태산은 휠체어에 앉아 이빨을 세게 깨물었다.온 얼굴에는 원통함이 가득했다."홍 어르신, 비록 강호에 계시지 않으시지만 다들 누가 수도에서 어르신 말 한마디면 다 된다는 걸 모르겠습니까!""염구준 그 자식은 제 다리 절름뱅이가 드린 데릴사위입니다. 그는 수도에서 제멋대로 행동하고 있어요. 어르신을 전혀 안중에 두지 않았습니다, 어르신......"손태산은 겨우 반쯤 말했을 때 옆에 있던 수척한 늙은이의 얼굴이 갑자기 차가워지더니 어떻게 손을 썼는지도 모르게 한 자루의 반짝 빛나는 긴 검이 꺼내 지 더니 검 끝이 바로 손태산 인후에 놓였다!"내가 말했지. 할 말은 하고 하지 말아야 할 말은 한마디도 하지 말라고!"수척한 노인은 손태산을 냉랭하게 쳐다보았는데 목소리는 차갑게 사람을 몰아세웠다."감히 반 글자만 더 말한다면, 내가 반드시 네 목을 취하리라."정원 전체가 조용해졌다.'귀검'이라는 별명이 붙은 이 수척한 노자는 홍 어르신 옆의 제일의 강자로, 생애 피를 많이 묻혔는데 취한 목숨은 백은 안된다 해도 팔십은 되였다.이곳의 모든 지하세력은 이 '귀검'의 무서움을 알고 있었다. 홍 어르신께서 손을 씻기 전부터 그는 이미 절정의 강자였고, 개인 무력은 성도 전체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늙은이, 겁먹게 하지 마."홍 어르신은 담담하게 손짓을 하며 귀검에게 손을 거두라고 손짓한 뒤 손태산을 훑어보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내가 비록 강호에 있지는 않지만 수도의 강호를 한 외부인이 원하는 대로 하게 둬서는 안 되지.""그 사람 이름이 염구준이라지? 늙은이, 네가 한번 가봐, 그를......"갑자기 말소리가 멈추었다!바로 이 순간 홍 어르신의 주머니에서 휴대폰이 갑자기 진동을 계속하였는데 전화가 걸려온 게 분명했다."응?!"홍 어르신은 플라스틱
정원 뒤뜰 대나무 숲에 홍 어르신의 심장이 요동쳤는데 목소리가 빠르게 가라앉았다. "천기의 핸드폰이 네 손에 있어? 너는 누구냐? 천기와 무슨 사이야!""우연히 만났을 뿐입니다."구준은 차분한 어조로 말했는데 목소리는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았다."오늘 저녁 친구와 함께 술집에 가서 기분을 풀던 차에 마침 만났어요. 그녀는 술에 취해서 일어나지 못하니 큰 문제는 없습니다. 만약 홍 어르신께서 여유가 있으시다면 이 아가씨를 다시 데려갈 수 있으신지. 주소는......"호텔 주소를 말하며 그는 빙긋 웃었다."아, 하마터면 까먹을 뻔 했네요. 제 이름은 염구준입니다."염구준?!!홍 어르신은 살짝 얼떨결에 무의식적으로 앞에 있던 손태산을 쳐다보고는 또 눈살을 찌푸리며 핸드폰을 입에 가까이 대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옛날부터 영웅은 소년으로부터 나왔다고, 염씨 소동무가 요즘 이름 날리기가 한창이라 나도 들었소.""여기에 염씨 소동무의 친구 몇 명이 있는데, 염씨 소동무가 꼭 만나고 싶을 거라고 생각하네만."호텔 거실에서 구준은 잠시 사색한 뒤 후엔 옅은 웃음을 지었다."좋습니다!"말을 한뒤 고개를 돌려 고양을 보며 미소 지었다."고양아, 여기서 편히 쉬어. 내가 이 홍씨 아가씨를 집으로 데려다 줄 테니."그렇게 구준은 고양을 남겨두고 혼자 이곳에서 잠을 못 깬 홍천기를 부축하고 호텔을 나와 커다란 붉은 포르쉐를 몰고 운해시로 질주했다....약 두 시간 뒤인 새벽 1시."와라, 아가씨를 들여보내!"크라운 노래방, 뒷마당의 죽림에서 하녀 몇 명이 나와 홍천기를 부축해 침실로 갔다.홍 어르신은 대나무숲 돌 걸상에 앉아 구준을 향해 주먹을 안고는 말했다."앉으시오!"말하는 사이, 수척한 늙은이 '귀검'이 구준의 뒤에서부터 빠른 걸음으로 홍 어르신 곁으로 다가갔다."홍 어르신 안심하십시오,천기양은 무사합니다, 여전히 완벽한 몸입니다!"후!홍 어르신의 얼굴빛은 다소 누그러졌고 눈빛도 온화해졌다."염씨 소동무가 어린애를 바래다 주어서
그의 압도적인 무력에 민현파의 사람들은 더 이상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민현 빼고는 아무도 대장로와 무공을 비길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래, 이래야지. 아직도 불만 있는 사람은 말해도 돼. 우리 민씨 가문은 민주적인 방식을 중요하게 생각하니까.”대장로는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사람들을 쳐다보며 오만하게 말했다.“제가 불만이 있습니다!”이때, 문 밖에서 민현의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민현?”대장로는 민현을 보자마자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얼굴을 굳혔다.상황이 그의 계획과 조금 다르게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의 계획대로라면 민현은 이미 죽었어야 했다.‘혹시 염구준이 민현에게 당한 건가?’“그래요, 접니다. 저더러 적혈석을 찾아오라고 한 게 가주가 되고 싶어서 그러신 걸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네요.”민현은 눈 앞의 장면을 보며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대충 눈치챘다.더욱 심오한 계획은 알지 못했지만 말이다.곧이어 염구준도 나타났다. 두 사람의 대화를 들은 그는 머리를 굴려 사건의 전말을 거의 다 짐작할 수 있었다.대장로는 적혈석을 찾아오라는 핑계로 민현을 보내 염구준의 손을 빌어 상대방을 죽일 생각이었던 거였다. 그렇게 하면 가주의 자리를 차지하고 민씨 가문을 완전히 장악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는 괜찮은 계획이었지만 그가 간과한 것이 있다면 염구준은 살인을 일삼는 성격이 아니라는 것이다.“당신, 저희 가문의 일에 참견할 생각입니까?”대장로는 민현을 무시한 채 경계심 가득한 눈빛으로 염구준을 바라보며 물었다.그는 민현처럼 무술에만 몰두하지 않았기 때문에 외부 소식을 아는 게 많았고, 그렇기에 염구준의 전적도 잘 알고 있었다.반보천인의 경지에서 무적이라고 불리던 공무적도 상대방에게 졌으니, 그는 더 이길 자신이 없었다.“민씨 가문의 내부 싸움에는 관심 없습니다. 다만 따로 할 일이 있으니, 먼저 할 거 하시죠.”그러나 염구준은 전혀 관심이 없다는 듯이 말했다. 많은 것이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결탁하지 않았다면 괜찮을 겁니다.”염구준은 상대방을 안심시키기 위해 약속했다.이후 그는 몇 마디를 더 당부한 뒤, 민현과 함께 민씨 가문으로 향했고, 호찬과 용필은 손씨 그룹 본사로 돌아갔다.그는 거록 존주와 연관된 것은 모두 철저하게 정리할 생각이었다. 사악한 수련법이 세상에 퍼지지 않도록 말이다.두 사람은 거의 말이 없이 몇 시간을 거쳐 민가진에 도착했다. 민가진은 도로가 험난하기 때문에 특별한 일이 없으면 사람들이 보통 가지 않았다. 비록 주변이 전부 대도시였지만 이곳만은 은둔처처럼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었다.은세집안인 민씨 가문은 이곳에 자리를 잡았으며 이 마을의 유일한 가문이었다. “멈추세요. 당장 돌아가주시기 바랍니다.”험난한 길가에서 갑자기 두 사람이 튀어나와 염구준과 민현의 길을 막아섰다.“비켜. 나 안 보여?” 그러자 민현이 분노에 차 소리쳤다.돌아오는 내내 대장로가 거록 존주와 결탁한 일로 머리가 복잡했었는데, 자기 가문의 사람들에게까지 길을 막히니 그는 화가 치밀어 오를 수밖에 없었다.“민현 님, 오셨군요.”두 사람은 말을 하면서 공손하게 한쪽으로 물러섰다. 민씨 가문에서 공인한 제일 강자의 체면을 지켜줘야 했기 때문이다.“염 선생님, 가시죠.”민현은 두 사람을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고 염구준을 보며 말했다. 그러나 두 사람이 막 지나가려는 순간, 순찰자들이 주저하면서 말했다.“민... 민현 님, 대장로님께서 외부인을 마을에 들이지 말라고 명하셨습니다.”쾅!이에 민현은 강한 기운을 내뿜어 말한 사람을 밀어내며 싸늘하게 말했다. “왜, 내 일에도 관여하려고? 요즘 가문 규율이 엉망이네.”“죄송합니다!”이에 순찰자는 가슴을 움켜쥔 채 더는 막으려고 하지 않았다.염구준은 이 일을 통해 민씨 가문이 겉보기와 달리 내부가 화목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민현과 대장로 사이가 좋지 않은 것 같네.’하지만 세상엔 많이 묻지 말아야 하는 일도 있는 법이기 때문에 그는 먼저 대장
이렇게 당하기만 하면 틀림없이 패배할 것이다.쿵!염구준은 거센 주먹으로 상대방이 나타나도록 유인했다.그리고 민현이 모습을 드러낼 때 바로 쓰러트렸다.“쿨럭… 우웩!”민현은 속이 울렁거려 아침에 먹었던 음식들을 그대로 토하고 말았다.“어떠세요. 계속 싸우시겠어요?”염구준은 공격을 멈추고 질문했다.화려한 공격으로 지금까지 버틴 것도 꽤 실력이 있다고 인정했다.“마지막 초식이 남았어요. 그것까지 파괴한다면 패배를 인정할게요. 이번에 무기를 사용하는 게 좋겠어요.”민현은 일어서서 다시 기운을 끌어냈다.무기를 쓰라고 했으니 센 것이 올 것 같았다.“포추자!”민현이 마술천을 송곳 모양으로 만들어 오른손에 장착하며 어마어마한 기운을 발산했다.스스슥!그리고 빠르게 공격했다.“칠상권궁극오의, 칠권합일!”염구준도 최강 권법으로 대응했다.쿵!강력한 두 초식이 한참을 대치하더니 민현의 마술천이 흩날리고 강한 기운이 그의 몸을 강타했다.“우웍!”민현은 바닥에서 몇 바퀴 굴러서야 겨우 멈추었다.이윽고 입에서 검붉은 피를 뿜고 말았다.중요한 순간에 마술천으로 몸을 막아서 다행이었다.게다가 염구준이 힘을 거둔 덕분에 살 수 있었다.“이 늙은이를 봐줘서 감사합니다. 정말 진심으로 승복했습니다. 궁금한 게 있으면 얼마든지 물어보세요. 알고 있는 것을 전부 알려드리겠습니다.”민현은 져도 억지를 부리지 않고 현실을 받아들였다.패배한 이상 적혈석을 달라는 요구도 하지 않았다.염구준은 사양하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적혈석을 평소 누가 관리하고 있었습니까?”“이 물건은 민씨 가문에서 강자를 상징하니 가문에서 최고 고수인 제가 관리하고 있었습니다.”민현은 상대방 의도를 몰랐지만 괜한 의심을 하지 않고 묻는 대로 대답했다.그 말을 들은 염구준은 민씨 가문 내부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민씨 가문에서 보물처럼 여기는 것을 왜 마술쇼에 상으로 내놓은 겁니까?”그랬다. 당사자는 알지 못해도 방관자는 알고 있었다.그제야 민현도 이상하
스스슥!염구준은 앞으로 돌진하며 황금빛이 번쩍이는 주먹을 힘껏 찔렀다.그러자 민현은 제자리에 서서 마술천으로 몸 전체를 가렸다.이런 방식은 처음이지만 염구준은 멈추지 않고 계속 주먹을 무찔렀다.촤아악!강력한 기운을 이기지 못하고 마술천이 순식간에 찢어졌다.그런데 천 뒤에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보는 앞에서 멀쩡한 사람이 순식간에 사라진 것이다.이런 마술 기법은 세계 최고 마술사 로브도 따라하지 못할 것이다.“재미있네. 무술과 마술의 결합이라니 보는 눈이 즐겁네.”염구준은 전의가 불타올랐다.그는 정신을 가다듬고 기운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뒤야!”기척을 느끼고 갑자기 돌아섰지만 여전히 마술천만 있고 사람은 없었다.보통 실력이 아니었다.스스슥!이번에 귀를 움직였다. 바로 그때, 왼쪽에서 허공을 가르는 소리가 들렸다.염구준이 한 줄기 기운을 빠르게 발사하자 수십 개의 비도가 바닥에 떨어졌다.그래도 여전히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노인의 전투 방식이 비주류라 왠지 늙은 여우를 상대하는 느낌이 들었다.멀리서 용필과 호찬은 맥주와 땅콩을 먹으면서 관전하고 있었다.“늙은이가 이상한 수법을 쓰네요. 우리 형님을 도와줄까요?”“걱정 마. 구준이는 얼마든지 상대할 수 있어. 이건 공평한 대결이라서 끼어드는 거 싫어할 거야.”두 사람은 상의한 끝에 나서지 않기로 결정했다.전투 범위 내에서 두 고수는 여러 번이나 맞붙었다.그제야 염구준은 상대방의 수법을 대략 파악하고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다.민현도 같은 생각인지 진짜 실력으로 대응했다.갑자기 염구준의 양쪽에 똑같게 생긴 마술천이 나타났다.정상적인 사고방식이라면 두 천 중에서 하나는 가짜이거나, 하나만 공격을 하거나 아니면 동시에 공격할 거라 생각할 것이다.하지만 염구준은 세 가지 경우에 신경 쓰지 않고 두 주먹을 들고 전방을 무찔렀다.마술은 속임수에 불과하니 마술천도 시야를 혼란스럽게 할 뿐이었다.쿵!염구준은 전방에서 그의 주먹과 부딪치는 무언가를 발견했다.그때 민현이 모습을
“미안하게 됐습니다.”민현은 한마디로 사과하고 찾아온 목적을 말했다.“적혈석은 귀한 물건은 아니지만 민씨 조상들이 남긴 거라 의미가 있어요. 그러니 돌려주면 합니다.”염구준은 듣다가 웃음을 터트렸다.“그게 다입니까?”달랑 입만 들고 와서 내놓으라니 너무 어처구니가 없었다.적혈석은 민씨네 물건은 맞지만 염구준이 싸우면서 거록의 손에서 빼앗은 것이었다.“그리고 민씨 가문 대신 적혈석을 지켜주고 천석을 죽인 놈에게 대신 복수해 주어서 감사합니다. 그러니 이 늙은이 체면을 봐서라도 적혈석을 돌려주길 바랍니다.”이번에는 오만한 태도를 거두고 말투가 많이 공손해졌다.염구준은 손을 저으며 말했다.“태도가 좋아서 지난 일은 따지지 않을게요. 그냥 돌아가세요.”적혈석에 관한 의문이 풀리지 않았으니 쉽게 넘겨줄 리가 없었다.이런 물건이 바위성의 마술쇼에 나타난 것부터 이상했다.염구준이 직설적으로 말하자, 민현은 안색을 굳히며 기운을 움직였다.여기서 싸우자는 뜻이었다.“어른들은 일단 일을 저지르면 본인이 한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합니다.”그나마 상대방이 나쁜 사람 같지 않아서 한마디 주의를 주었다.호찬과 용필이 다치지 않았으니 여기서 싸우고 싶지 않았다.필경 반보천인의 파괴력이라면 손씨 그룹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오해하지 마세요. 그쪽과 내기를 해서 적혈석을 가져오고 싶을 뿐입니다.”민현은 기운을 거두고 빈손으로 요구한 자신의 처사가 타당하지 않다는 것을 알아챘다.그러니 절충안을 마련하여 서로 적이 되는 것을 피해야 했다.강호에서 무술인들끼리 무력으로 해결하는 것은 극히 정상적이었다.“하하하. 원래 제 물건인데 어르신의 조건을 들으면 저만 손해를 보잖아요.”염구준이 큰소리로 웃었다.이런 조건을 제시하다니 역시 뭔가 있는 게 틀림없었다.“그럼 어떻게 하고 싶습니까? 사양하지 말고 말해 보세요.”민현이 말을 바꾸었다.“저도 곤란하게 하지 않을게요. 이따가 어르신이 지면 몇 가지 질문에 대답해 주세요.”염구준은 상대방을 함정에 빠트리
“명심해. 어떤 상황인지만 알아보고 절대 위험하게 끼어들지 마. 안전이 우선이야.”“알았어.”초상비는 언어 변환기를 챙기면서 고개를 끄덕였다.본래 염구준이 직접 가려고 했는데 당분간은 자리를 비울 수 없었다.바위성 전투가 끝난 뒤, 거록이 돌아다니면서 광기를 부리기에 최대한 빨리 잡아내고 싶었다.그 반면에 흑풍은 워낙 죽음을 두려워해서 중상을 치료하려면 한동안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그때 누군가 경호실에 뛰어들어와 다급하게 말했다.“염 선생님, 민씨라는 사람이 찾아 왔습니다.”올 것이 드디어 왔다.적혈석이 그에게 있고 바위성에서 민천석이 죽었으니 가문에서 가만히 있을 리가 없었다.염구준이 일어서며 초상비에게 말했다.“지금 바로 출발하고 계속 연락하자.”말을 마친 그는 민씨 가문을 만나러 밖으로 나갔다.손씨 그룹 밖에 숨결이 깊고 걸음걸이가 진중한 노인이 서 있었다.무술인이라면 딱 봐도 실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비켜. 세상에 나 민현더러 기다리게 하는 사람은 없어!”노인이 거만하게 말했다.“하, 세상에서 아무 사람이나 염 선생님을 만날 수 없어요.”호찬은 노인이 들어오지 못하게 입구를 막고 있었다.실력이 뛰어나고 출처가 확실하지 않는 고수들은 항상 조심해서 상대해야 했다.“흥!”민현은 콧방귀를 끼며 강력한 기운으로 호찬을 물리쳤다.반보천인 실력이었다.하지만 입구를 막은 두 사람은 인상을 굳히며 꿈쩍하지 않았다.민현은 이해되지 않았다.반보천인 고수 앞에서 일반 무술인들이 보이던 반응이 아니었다.‘설마 겁을 먹었나?’바로 그때 호찬이 말하면서 똑같은 기운을 발산했다.“반보천인은 강하지만 그렇다고 손씨 그룹 앞에서 자랑할 자격은 없습니다. 얌전히 기다려 주세요.”용필도 맞장구를 쳤다.“그럼요. 소란을 피우지 마세요.”무시당한 민현은 얼굴이 울그락불그락 달아오랐다.“그럼 진짜 실력을 보여주마!”말이 끝나기 바쁘게 민현은 강력한 실력을 보여줬다.“막읍시다!”호찬은 용필과 함께 2대1로 맞서 싸웠다
“와, 한동안 갖고 놀 수 있겠어요.”염희주는 너무 기쁜 나머지 덩실덩실 춤까지 추었다.“마음에 들면 됐어.”염구준도 활짝 웃으면서 딸을 사랑스럽게 쳐다보았다.그런데 선물을 받은 염희주가 다른 조건을 말했다.“아빠, 오늘 주말인데 나랑 같이 해양박물관에 가서 놀아요.”그 말에 염구준은 아내를 떠올렸다.“엄마 아직 일하는데 우리끼리 놀러가면 삐치겠지?”“왜, 내가 없는 사이에 내 흉이라도 봤어?”범도 자기 흉을 보면 나타난다더니 손가을이 회의를 마치고 집에 돌아왔다.“엄마 세상에서 제일 좋아요. 아빠가 우리를 데리고 해양박물관에 가자고 했어요.”딸의 말에 염구준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누구에게 배운 것인지 어린 나이에 잔꾀가 엄청 많았다.“구준 씨, 이제 집에 들어왔으면 좀 쉬어.”손가을은 딸과 함께 보채지 않고 걱정스럽게 물었다.“피곤하지 않아. 지금 가자. 늦으면 문 닫겠어.”염희주 표정을 보고 도무지 거절할 수 없었다.그러다 돌아서서 두 노인을 쳐다봤다.“장인어른, 장모님, 저희 같이 가시죠.”염구준의 말에 두 노인은 손을 저었다.“우리 지인이랑 포켓하기로 했어. 너희들끼리 가. 게다가 고기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노인은 세 식구가 오붓하게 지낼 시간을 주는 것이었다.나중에 손가을이 제이든을 불렀지만 시무룩해하며 거절했다.그렇게 세 식구는 해양박물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특히 염희주는 처음 온 것도 아닌데 연신 감탄을 자아내며 사진도 잔뜩 찍었다.“아빠, 장수경은 세상에서 가장 큰 동물이라는데 왜 올 때마다 보이지 않아요?”그녀는 다양한 동물을 보며 질문했다.“너무 커서 여기서 살기에 적합하지 않아.”딸의 질문에 염구준은 인내심 있게 대답하고 다른 지식도 알려주었다.“그렇구나.”아직 실감이 나지 않지만 염희주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실은 해양박물관에 오자고 한 것은 핑계이고 부모와 함께 놀고 싶었다.그렇게 해양박물관이 문을 닫을 때까지 실컷 물고기를 보았다.“너무 기뻐요!”저녁에
다들 웃고 떠들면서 식사하는 가운데 윤걸만 어색해 보였다.식사를 마친 뒤, 청룡은 그를 데리고 전신전으로 돌아갔다.붉은 장미 일행은 각자 귀국하고 염구준도 청해로 돌아왔다.청해 공항.염구준이 공항에서 나오자 손태석이 마중을 나왔다.“장인어른, 집에 계시지 어쩌다 마중하러 오셨어요?”왠지 가슴이 뭉클해지고 따뜻했다.“한 식구인데 당연히 마중하러 와야지. 가을이 중요한 회의가 있다길래 내가 대신 나왔어. 그리고 너희 아버지는 북쪽 변경으로 돌아갔어.”손태석은 손을 흔들며 주차한 곳으로 향했다.“네, 저도 들었어요.”염구준은 앞장서서 차문을 열어주었다.염씨 가문의 산업도 꽤 규모가 커서 염진은 고집을 피우며 지금까지 최전선을 지키고 있었다.염구준이 은퇴하라고 몇 번이나 설득했지만 자신의 영역에 침범하지 말라면서 아예 말을 듣지 않았다.“구준아, 이번 일은 순조롭게 해결했어?”손태석이 갑자기 질문했다.“잘 해결했어요. 나흘도 되지 않아서 돌아왔잖아요.”염구준이 웃으면서 태연하게 말했다.왠지 그에게 어려운 일이란 없는 것 같았다.“그럼 됐어.”손태석은 잠시 생각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구준아, 네가 평범한 녀석은 아니란 걸 안다. 퇴역한 대장처럼 간단한 신분은 아니겠지. 그에 대해 캐묻지 않겠지만 밖에서 항상 조심해야 한다. 가족들은 너를 떠날 수 없고 또 너한테 무슨 일이 생기는 거 바라지 않아.”솔직히 함께 산 세월이 짧지만 그동안 겪은 일들이 많아서 손태석도 어느 정도 눈치를 챘다.“장인어른, 저 벌써 들통난 거예요? 대단하세요.”염구준은 숨기지 않고 오히려 칭찬했다.“당연하지. 내가 바보도 아니고. 그렇게 뻔한 걸 모르겠어?”손태석은 웃으면서 퉁명스럽게 말했다.염구준을 보면 볼수록 참 훌륭한 사위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그가 가족을 위해 한 일들은 전부 지켜보고 항상 감사하게 여겼다.가문이 으리으리한 사위가 전혀 부럽지 않았다.가는 동안 두 사람은 편하게 남자들 사이의 대화를 나누었다.그러다 도중에 손태석이
“염 선생님, 우리 마씨 가문을 구해줘서 정말 감사합니다.”마거봉은 술잔을 들고 연신 감사를 표했다.“당연한 일입니다. 게다가 마거봉 씨 결정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어요.”염구준은 모두 사소한 일이라 여기며 술잔을 단숨에 비웠다.잔을 비우자 마거봉이 바로 술을 따르며 말을 이어갔다.“염 선생님, 어렵게 바위성에 오셨는데 며칠 더 머무르면 제가 직접 가이드가 되어드리겠습니다. 저희 바위성의 풍경은 아름답고 명승고적도 많거든요.”생명의 은인에게 보답할 길이 없으니 최대한의 성의라도 보이고 싶었다.“아닙니다. 식사를 마치고 바로 떠나야 합니다. 아직 처리할 일이 많아요.”염구준은 완곡하게 거절했다.임무를 완성했으니 붉은 장미 일행은 귀국하여 이번 작전 상황을 보고하고, 전신전 부하들도 각자 맡은 임무가 있어 빨리 제자리로 복귀해야 했다.마거봉은 더는 설득하지 않고 재산 절반을 염구준에게 주려고 했지만 또 거절을 당했다.하지만 이미 내놓은 돈을 다시 받을 수 없으니 모두 자선단체에 기부했다.염구준은 돈을 위해서 타인을 돕지 않았다.오로지 마거봉이라는 사람이 있으면 용하의 발전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이거 놔. 당신들 대장 나오라고 해. 이거 그 사람이 준 명함이야!”다들 기분 좋게 식사하고 있을 때, 밖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파티 주최자인 마거봉은 안색을 굳히며 밖으로 나갔다.“뭐가 이렇게 시끄러워?”“경찰이 볼일이 있다면서 들어오려고 합니다.”밖에서 경호원도 막기 버거운지 힘겹게 대답했다.경찰이 내민 명함에 이름은 없고 주소만 적혀 있어서 함부로 들여보낼 수 없었다.“들어오라고 하세요. 그분도 공을 세웠어요.”두 사람의 대화를 듣던 염구준은 엊저녁에 온몸에 피투성이면서도 물러나지 않았던 남자가 생각났다.경찰이 방으로 들어오더니 염구준을 보며 말했다.“역시 여기에 계셨군요. 제 이름은 윤걸입니다. 당신 부하가 되고 싶습니다.”윤걸은 밤새 생각했었다.아직 종사 경지로 실력이 턱없이 부족하니 더 많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