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고?"이 말을 들은 케리는 두 눈을 부릅뜨고 소리를 지르고는 머릿속이 하얘져 제자리에 멍하니 있었다. '끝났어. 완전히 끝났다고!''이런 거물을 내가 어떻게 건드릴 수 있겠어?'그가 해외에서 운영하는 회사는 보통 규모로, 손씨 그룹 해외 지부의 파트너에 불과했다.즉 이익을 얻으려면 손씨 그룹의 눈치를 봐야한다는 거다."그만 먹고 가자!"케리는 빨리 이곳을 떠나고 싶어서 재빨리 일어섰다. 손가을 일가에게 미움을 산 건 따로 시간을 내서 방문하여 사과할 수밖에 없었다."나 아직 배 안 불러."안나는 평소에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지 못했던 터라 오늘같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짝!"맨날 쳐먹을 줄 밖에 모르지? 어?"케리는 화가 나서 그녀의 뺨을 때린 후 소매를 뿌리치고 나갔다.이번에 그는 아내의 말만 믿고서 제대로 당했다. '그러니까 왜 작은 회사라고 하냐고.'김준우 일가가 의기소침하게 떠났지만 아무도 그들을 주의하지 않았다.생일잔치에서 사람들이 거의 다 배부르게 먹자 사회자가 다시 무대에 올랐다."이어서 손씨 그룹의 직원 표창식이 있겠습니다."그가 말을 마치자 두 명의 아가씨가 무대에 올라와 산처럼 쌓인 돈을 감싸고 있던 붉은 천을 열었다. 이 돈은 모두 보너스였다.손가을은 대표로서 돈을 직접 분배해야 하기 때문에 무대에 올라갔다.마이크를 건네받은 후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손씨 그룹이 오늘날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저의 노력과 남편의 지지, 그리고 여러분들이 직장에서 묵묵히 일해준 덕분입니다.""오늘 제 딸 생일을 틈타 회사에 걸출한 공헌을 한 직원분들에게 상을 줄 생각입니다. 오늘 못 받으신 분들도 연말 보너스가 여러분들의 계좌에 바로 입금될 테니 걱정마세요."손씨 그룹의 규모가 이미 너무 많이 커진 탓에 직원들이 많아서 한 명 한 명 무대에 오른다면 다음달까지 나눠줘야 했기에 몇 명만 부를 생각이었다.곧이어 손가을이 컴퓨터로 피피티를 누르자 슬라이드가 대형 스크린에 나타났다. "백효영
쾅!두 손바닥이 마주 부딪치자 큰 소리와 함께 공포스러운 에너지가 사방에 흩어졌다.중년 남성은 여전히 우뚝 서 있었지만 청룡은 몇 걸음 후퇴했다.같은 전신 위였지만 처음 맞붙은 결과 청룡이 패했다.남성의 뒤에 있는 젊은이들도 약하지 않았다. 한 명은 전신이고 세 명은 무성 정점의 경지였다.이렇게 젊은 나이에 이런 실력이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범상치 않았다."더 붙어."조금 전에 진 청룡은 전의가 크게 불타올라 전신의 영역 싸움을 할 생각으로 체내의 힘을 움직였다.나머지 강자들도 잇달아 앞으로 나가 그를 도울 준비를 했다."청룡!"염구준은 입구에 서 있는 사람을 본 뒤 바로 그를 제지했다. 이에 청룡은 힘을 거두고 조용히 옆에 섰다."네가 염구준?" 남성은 머릿속에 남은 기억을 떠올리며 물었다."그래. 너희들은 어느 은세 집안의 사람들이지?"염구준은 상대방의 솜씨에 근거하여 이미 대략적인 것을 알아맞혔다."난 고씨 가문의 고대영이다."중년 남성은 말하며 자랑스러워했다.'고씨 가문?'이 말을 들은 염구준은 몸을 움찔하더니 약간 넋을 잃고 깊은 생각에 잠겼다.강호에 옥패의 정보가 하늘을 찌를 듯하지만, 그 신비한 고씨 가문의 사람이 찾아왔다는 건 좋은 일이 아니었다.만약 생모 고유란 때문에 자신을 인정하러 온 거라면 오늘까지 기다리지 않고 진즉에 왔을 것이다."너에게 알려줄 일이 좀 있어서 왔어."고대영은 마음대로 의자를 찾아 앉은 후 테이블 위의 요리를 먹기 시작했다."말해."염구준은 상대방의 건방진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만약 생모 일가의 사람이 아니었다면 이미 손을 댔을 것이다.고대영이 입을 열기도 전에 뒤에 있던 한 젊은이가 먼저 입을 열었다. "싸가지 없게 너라니? 촌수로 따지면 넌 이분을 다섯째 할아버지라고 불러야 하고 날 셋째 삼촌이라고 불러야 해."이 사람의 이름은 고황호로 전신의 경지였다. 높은 경지와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탓에 그는 늘 오만방자했다. 말을 마친 후 그는 득의양양하게 서서 염
말 한마디 할 때마다 그는 얼굴 전체가 자신의 것이 아닌 것처럼 아팠다."네 성이 고씨가 아니었으면 내 어머니를 모욕하자마자 넌 죽었을 거야."염구준은 그를 노려보며 싸늘하게 말했다."쳇. 뭐가 대단하다고. 겨우 두 마디 욕한 것 가지고."고황호는 이렇게 당해본 적이 없었기에 계속 투덜거렸다."그럼 한 마디 더 욕해 봐, 네 머리가 그대로 붙어있는지 보게."싸늘하게 말하는 염구준에게서는 살기가 뿜어져나왔다. 언제든지 상대방을 시체로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기세였다.상대의 무서운 눈빛에 고황호는 목을 움츠리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비록 전신의 경지라고 할지라도 처음으로 가문을 나섰기에 심성이 별로 좋지 않았다.팍!고대영은 젓가락을 내려놓고 일어서서 말했다."당시 너의 어머니가 가져간 가문의 물건을 돌려주렴. 가문 사람들이 화가 나면 네가 골치 아프게 될 거다."그는 고씨 가문을 내세워 협박하면 충분할 거라고 생각했다."지금 협박하는 건가?"그러나 염구준한테는 이런 수법이 통하지 않았다. 그는 재빨리 되물었다."협박은 아니야. 일을 좋게 끝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 거지."고대영은 돌려말했지만 그 뜻은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그럼 이만 돌아가봐. 물건은 내 어머니께서 남기신 것이니 돌려주지 않을 거야."염구준은 한쪽의 말만 들을 생각이 없었다. 어머니가 이미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증거가 없었다.염구준이 깔끔하게 거절하자 고대영의 얼굴은 빠르게 어두워졌고 주먹을 너무 꽉 쥔 나머지 '뿌드득' 하는 소리까지 들렸다."그럼 네가 그럴 능력이 있는지 한번 볼까?"좋게 말해서 통하지 않으니 강하게 나가기 위해 그는 위선적인 가면을 던지고 협박했다."진작에 이럴 것이지."염구준은 앞으로 걸어가 기운을 풀어 상대방을 눌렀다.반보천인의 기운은 어마무시했다.자신보다 강한 기운에 고대영은 가슴이 떨렸다. 그는 전에 보았던 정보를 떠올렸다.'정보가 진짜였군.'그러나 협박을 이미 했으니 상대방의 실력이 어떻든 간에 한 번 붙어봐야 했다
"괜찮아, 갈비뼈가 네 개 부러진 것 뿐이니까."고대영은 입가의 핏자국을 닦아내고 천천히 일어나 알약을 꺼내 복용했다.'이게 괜찮다고?'네 명의 젊은이는 모두 멍해졌다. 그들의 눈에 이건 중상이었으니.어릴 때부터 은세 집안에서 생활하면서 평소에 학문을 닦는 걸 위주로 한 터라 그들은 크게 다쳐본 적이 없었다."가자!"고대영은 고개를 들어 2층을 보며 속에서 화가 치밀어 올랐다.나오기 전에 그는 물건을 가지고 돌아가겠다고 약속했었다."삼촌, 먼저 가문으로 돌아가서 강자들을 데리고 올까요?"고황호는 고대영을 부축하며 물었다."가문으로 돌아가? 염치란 게 있어야지.""일단 임무를 맡았으면 무조건 완수해야 해. 문제에 부딪치자마자 움츠러들 게 아니라."고대영은 화가 나서 후배들을 한바탕 꾸짖다가 너무 화를 낸 탓에 내상을 입을 뻔했다.가문 내의 중요한 인물로서 그는 적지 않은 임무를 해내여 고씨 가문을 위해 큰 공을 세웠었다."그... 그럼 저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고황호는 놀라서 겁먹은 목소리로 물었다."먼저 지낼 곳을 찾아야지. 시기를 찾아서 물건들을 다시 되찾자."고대영은 책임감이 있는 사람이라 어떤 임무든 쉽게 포기하지 않고 반드시 해내려고 했다.그는 이번 임무가 전에 생사가 오갔던 임무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느꼈다."쿨럭!"전에 화를 낸 것으로 인해 그는 또 다시 세게 기침했고, 기침을 할 때마다 몸도 가볍게 떨렸다."정말 세게도 쳤군. 같은 가문 사람끼리."말하면서 그는 사람들을 이끌고 교외 방향으로 걸어갔다.하지만 그는 염구준이 봐줬다는 걸 몰랐다. 만약 봐주지 않았으면 이미 시체가 되어버렸을 거라는 것도.똑똑똑!고대영이 해안가 교외의 버려진 아파트에 들어서자마자 밖에서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누구야?"임무를 나온 경험이 없는 고황호가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이에 고대영은 머리가 아파왔다.'이럼 자신을 드러내게 되잖아.'"오, 여기 있었네!"문 밖에서 낯선 소리가 들리더니 누군가가 문
고대영은 생각에 잠겼다. 자신과 흑풍 사이에 아무런 교점이 없는데 왜 자신을 도와주겠다는 건지 납득이 되지 않았다.그러나 임무가 달려있으니 그는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먼저 말해봐, 구체적으로 어떻게 도와줄 건지."흑풍은 표정이 별로 변하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크게 기뻐했다. '걸려들었어!'그는 대답하지 않고 반문했다."당신은 당신이 염구준의 상대가 된다고 생각하시나요?""그 놈은 이미 반보천인이라 난 적수가 안 돼."고대영이 직언했다. 반보천인에게 져도 창피하지 않았다."그렇죠. 억지로 가지려고 하면 안 돼요. 염구준은 정의를 중시한다는 게 약점이고요.""염구준의 생부는 북방 염씨 가문 사람으로, 며칠 전에 술을 많이 마셔서 알콜중독에 걸려 생일잔치에 오지 못했어요."흑풍은 자세한 주소와 염진의 구체적인 상황이 적힌 종이를 전달했다.종이를 보고 나서 고대영은 얼굴이 굳어진 채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네 말은, 나더러 염진을 납치해서 염구준더러 물건을 내놓으라고 협박하라는 거냐?"오랫동안 강호를 돌아다닌 터라 그도 눈치 빠른 여우여서 끝까지 말을 하지 않어도 바로 눈치챘다."맞아요.""그러면 염구준은 반드시 북방으로 갈 거고 청해시가 비게 될 테니 그 틈에 제가 그의 가족들을 건드릴 수 있겠죠."흑풍은 그의 계획을 전부 털어놓았다. 이 계획은 쉽게 엮어놓고 생각할 수도 없었기 때문에 주도면밀한 편이었다."후."고대영은 숨을 깊게 들이쉬며 생각에 잠겼다.이렇게 오랫동안 임무를 해오며 그는 비열한 수단으로 적을 협박해 본 적이 없었다."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되죠. 북쪽으로 가는 마지막 여객기가 곧 이륙할 겁니다."흑풍은 비행기 표 다섯 장을 건네주었다. 이런 것까지 주도면밀하게 생각한 것이다."가자!"고대영은 비행기표를 꽉 쥐고 원칙과 임무 중에서 임무를 선택했다.밤이 되어 생일잔치가 끝나자 모두들 제각기 집으로 돌아갔다."할아버지, 아직 안 나으셨어요?"소파에서 염희주가 휴대폰을 들고 염진과 영상통화를 했다."
염진은 자신이 건장하다는 걸 나타내기 위해 가슴을 몇 번 두드렸다."그래도..."염구준이 말하려고 하자 염진이 손을 들어 말을 막았다."내가 이틀 후에 너를 보러 갈 거니까 너는 올 필요 없어. 내 손녀만 잘 돌보면 돼.""정 그러면 지금 당장 퇴원해서 청해시로 가마. 직접 괜찮은지 안 괜찮은지 확인하게 해줄게."염진은 자신이 늙었다는 걸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아들의 부담이 될 나이는 아직 아니라고 생각했다."네. 좋으실대로 하세요."염구준은 더 이상 말리지 않고 뒤에 있는 한설을 바라보았다. "아주머니, 아버지를 부탁드릴게요."비록 한설은 계모이고 둘 사이에 감정도 별로 없었지만, 줄곧 그의 아버지를 돌보고 있으니 정말 미워할 수가 없었다."당연하지, 구준아. 내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인 걸."한설이 자애롭게 웃었다."네."염구준이 고개를 끄덕였다.염진이 술에 빠져 사는 건 그도 말리지 않았다. 말려도 쓸모 없었다.고유란이 죽은 후, 염진은 늘 술로 자신을 마비시켰다.이때 갑자기 휴대폰 화면이 바뀌었다."당신들은 누구시죠?""여긴 들어가시면 안 됩니다."쾅쾅!휴대폰 화면이 흔들리더니 서문당, 북궁야가 날아 들어왔고 그들의 입과 코에서 피가 끝없이 흘렀다.염씨 가문의 두 강자가 순식간에 당한 걸 보면 습격한 사람의 실력이 약하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었다.'습격?'툭.휴대폰도 바닥에 떨어져 화면이 깜깜해졌다."아버지, 무슨 일 있어요?"염구준은 휴대폰을 꼭 잡고 큰 소리로 외쳤다. 너무 꽉 잡은 탓에 휴대폰은 약간 변형되었다.'설마 아버지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건가?'방금 전에 본 장면 때문에 염구준은 걱정을 떨칠 수가 없었다."헤헤, 또 만났네, 염구준."얼마 지나지 않아 휴대폰 화면이 정상으로 회복되더니 익숙한 얼굴이 그의 눈앞에 나타났다.'고황호!'"뭘 어쩌고 싶은 거야?" 고황호를 본 염구준은 마음이 좀 놓였다.만약 상대가 그들이라면 염진의 목숨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아버지는 어떻게 됐지?""괜찮으니까 안심해. 물건을 받기만 하면 무사히 풀어줄게."고대영은 말하면서 카메라를 염진에게 겨누었다.화면에 나온 염진은 몸이 좀 더러운 것 외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구준아, 오지마라! 날 신경쓰지 마!"염진은 손발이 묶인 채로 힘껏 발버둥쳤다. 그는 자신의 아들이 자신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게 하고 싶지 않았다. 이렇게 오래 지났지만, 그는 여전히 고유란의 죽음은 자신 때문이라고 생각하여 마음을 놓지 못했다."제가 꼭 구해드릴게요."염구준은 엑셀을 밟아 속도위반으로 달렸다."부자지간이 사이가 좋네.""사람을 봤으니까 물건도 보여줘야 하지 않겠어?"고대영이 여기까지 온 것도 목숨을 걸고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서였다."가져왔으니까 내가 도착하면 볼 수 있을 거야."운전하느라 물건을 보여줄 수 없었다."그래. 너도 어차피 함부로 속임수를 쓰지 못할 테니."고대영은 강요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제발 아무 일 없기를.'지금 염구준은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어 마음속으로 기도할 수밖에 없었다.어릴 때 어머니를 여의었는데 만약 아버지까지 잃는다면 그는 고아가 되는 셈이 된다.'뭐지?'전조등이 흔들리자 염구준은 이상을 발견했다. 전조등이 막혔다는 건 앞에 장애물이 있다는 거였다.쾅!염구준은 조수석의 검함을 움켜쥐고 천장을 연 후 높이 뛰어올랐다.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전방의 장애물을 들이받은 차에는 곧 불이 붙어 어둠운 밤길을 환하게 비추었다. 관성의 영향을 받아 염구준은 착지하고 몇 번 구른 뒤 일어났다.너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정신이 없었지만 다행히도 반응이 빨라서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조금만 더 느렸다면 죽거나 다쳤을 것이다."그런 거였어."염구준은 오는 내내 차가 한 대도 지나가지 않은 길을 회상하며 누군가 그를 함정에 빠뜨렸다는 걸 알았다. 스슥.소리를 듣고 염구준은 몸을 돌려 어둠 속을 바라보며 외쳤다."나와. 앞으로 매복할 때는 걸을 때 발 끌지 않게 조심하고."
염구준은 검은 유령처럼 어둠 속으로 날아갔다.'매복작전에 실패하니까 바로 도망치려고 하다니. 나를 갖고 노는 것도 아니고.'"아악, 싫어!"곧 어둠 속에서 처량한 비명소리가 울렸다. 듣는 사람이 소름 돋을 정도였다. 그들은 순식간에 아주 깨끗이 제거되었다.염구준이 그들을 처리하는 소리에 불쌍한 주변의 촌민들만 크게 놀랐다. 몇 년이 지났음에도 그 밤을 언급하면 촌민들은 그 날 귀신이 나타난 게 틀림없다며 몸을 떨었다.모든 일을 처리한 후 염구준은 교통수단이 없어 걸어서 갈 수밖에 없었다.염씨 가문까지 아직 몇 백 킬로미터가 남은 상태였다.한편, 염씨 가문 저택.현재 모든 염씨 가문 사람들이 한데 묶여 거실에 던져진 상태였다."대영아, 우리는 어쨌든 친척이잖니. 유란이를 봐서라도 다른 사람들을 풀어줄 수 없겠니?"염진은 다른 사람들이 고생하는 것을 보며 차마 참지 못하고 애걸복걸했다."안 됩니다. 물건을 못 가지면 아무도 안 보낼 거예요." 고대영은 의자에 앉아 고개를 더었다.어떤 일은 하지 않을 수는 있어도 일단 했으면 마음이 약해지지 말아야 했다.심한 부상을 입은 북궁야가 계속 경련을 일으키며 입에서 피를 흘렸다."가주님, 저희 할아버지가..."한 소년이 소리 없이 슬피 울었다."북궁야 형님!"염진이 큰소리로 외쳤다. 비록 그가 고용주였지만 그의 눈에 북궁야는 친형제보다 더 형제 같았다."대영아, 제발 형님을 병원에 모셔다 줘."지금 북궁야의 상태로는 더 지체했다가 병원이 아닌 영안실에 가게될 것이 뻔했다."제가 말했잖습니까. 물건을 가지지 못한다면 누구도 보내드리지 못한다고요."고대영은 손목시계를 보고 또 바깥을 보며 얼굴이 어두워졌다.규정된 6시간이 곧 다가오는데 좀처럼 염구준의 그림자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뚜뚜...""고객님께서 거신 전화는 서비스 지역에 없습니다. 잠시 후 다시 걸어 주십시오."전화를 해도 받지 않으니 고대영은 조금 불안했다.'만약 염구준이 오지 않는다면 염진은 어떡하지?'"삼촌
“…”우두머리는 너무 아파 소리도 못내고 두 손으로 소중이를 감쌌다. 어엿한 무성지상 고수가 이렇게 망가지다니 정말 안타깝지 그지없었다.그것도 여자에게 홀려서 소중이까지 망가져버렸다.“저년을 쳐라!”나머지 부하들은 그제야 반응하고 우르르 쓸어왔다.방심한 탓에 이런 꼴을 당한 것이다.“하. 다 쓸어와도 소용없어.”주작은 가볍게 웃음을 치며 전력으로 맞섰다.“젠장, 저년 실력을 감추고 있었어. 적어도 전신 경지야. 얼른 튀어!”누가 소리를 지르자 일행들은 바로 몸을 돌려 도망치려 했다.하지만 이미 늦었다.주작은 그들이 뿔뿔이 흩어지기 전에 전부 쓰러트렸다.염구준이 한 놈이라도 살려두라고 하지 않았더라면 전부 죽였을 것이다.“말해. 누가 너희들을 보냈어? 본거지는 어디야?”주작은 단도직입적으로 묻지 않고 은밀하게 말을 돌렸다.첫 번째 질문은 가짜이고 두 번째가 진짜 목적이었다.“청…”펑펑!잔뜩 겁을 먹은 부하가 말하려고 할 때 머리에 총을 맞고 즉사했다.총소리가 연달아 울리더니 미행하던 일행이 전부 죽었다.주작은 경계심을 놓치지 않고 설웅 곁으로 다가가 전신 영역으로 총알을 받아냈다.이 정도 공격으로 그녀의 방어를 뚫을 수 없었다.“저격수가 1킬로미터 밖에 있습니다.”설웅을 보호해야 해서 그녀는 움직일 수 없었다.“도착했어.”마침 염구준이 저격수 뒤에 나타났다.첫 총성을 들었을 때 상대방의 위치를 파악하고 그곳에 간 것이다.“언제 왔어?”저격수는 뒤에서 말소리를 듣고 화들짝 놀랐다.퍽!염구준은 기운으로 저격수를 밀쳐내고 평가를 내렸다.“방금 도착했지. 사격은 봐줄만했는데 자아 보호 실력은 엉망이네.”“아악!”저격수는 중상을 입고 피를 토하더니 비틀거리면서 비수를 꺼냈다.“넌 뭐야?”염구준이 사악하게 웃으면서 천천히 다가갔다.“협조하지 않으면 바로 네 목숨을 앗아갈 사람이지.”“꿈 깨!”저격수는 비수를 들고 죽을 각오로 공격했다.“죽고 싶어서 환장했네.”염구준은 허공에 주먹을 날려 그 자리에서
“고객님, 안목이 있으시네. 우리 가게에서 성능이 최고로 좋은 놈이라 1억만 주세요.”사장은 두 손바닥을 비비며 교활하게 웃었다.‘돈에 환장했나.’염구준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사장이 계속 설명했다.“비싸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저희들도 여기까지 끌고 오느라 운비만 해도 꽤 돈이 들었어요. 우리 집 물건은 이 바닥에서 제일 싼 편이라고 장담할 수 있어요.”염구준은 개떡 같은 이유를 듣지 않고 스노우모빌에 올라타 연료 탱크를 점검했다.그리고 아무런 표정도 없이 한마디 던졌다.“이체할게요.”휘발유는 그래도 얼지 않는 것으로 사용했다.“네.”거래가 성사되자 사장은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은행 계좌를 알려줬다.이것만 팔아도 이번 달은 장사를 접어도 되었다.염구준은 추가로 휘발유 두 통을 샀다.“고객님, 어디 멀리 가십니까?”사장은 염구준이 산 물건들을 보며 물었다.휘발유 두 통에 연료 탱크에 있는 휘발유까지 하면 수백 킬로는 족히 달릴 수 있다.“여행하러 왔으니 멀리는 못 가고 주변만 돌아보려고요.”염구준은 그럴싸하게 대답했다.사장의 손등에 있는 나뭇잎 문신을 보고 이미 신분을 알아챈 것이다.정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남극 빙원에서 청목 조직의 세력은 각 업계로 뻗은 것 같았다.“그렇군요.”사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더는 묻지 않았다.그때 이어폰에서 주작의 목소리가 들렸다.“부두 3시 방향 설산 뒤에서 미행자들이 공격할 것 같습니다.”염구준은 고개를 돌려 5킬로미터 떨어진 곳을 바라봤다.잡것들이 고새를 참지 못하고 움직인 것이다.부릉부릉!염구준은 스노우모빌 시동을 걸고 주작이 알려준 방향으로 달렸다.부두를 나서며 그가 주작에게 지시를 내렸다.“한 명 정도는 살려둬, 물어볼 게 있어.”남은 일행도 스노우모빌을 사고 각자 출발했다.부두 근처에는 워낙 스노우모밀을 대여하는 유람객들이 많아서 이상한 티가 나지 않았다.설산 반대편에서 주작과 설웅은 각자 스노우모빌을 타고 천천히 달렸다.그때 뒤에서 모터가 몇 대 따라오
“알았어. 함께 청목을 처단하자.”“작전에 참여한 걸 환영해. 그럼 너와 청목 사이의 원한과 그놈의 행방을 말해 봐.”염구준이 이어폰을 하나 건넸다.이번 작전에서 조력자 한 명이 늘었다.설웅은 유골을 품에 안고 가족들의 사연을 떠올리며 이야기를 시작했다.“우리 설씨 가문은 적을 피하려고 남극 빙원에 도피했어. 그곳에서 일찍 정착한 편이었어. 빙원에서 생활은 무료했지만 가족들은 서로 아끼고 보살펴서 그럭저럭 살만했는데 청목이 나타난 거야. 우리를 자신의 노예로 삼겠다고 해서 아버지가 따르지 않자 바로 주먹을 휘두르더라고. 참지 못한 사람들은 반항하다가 죽고 나머지 가족과 노비들은 끌려가서 생체실험을 당했어. 그놈은 완전히 미친놈이야!”설웅은 서러움에 북받쳐 마지막에 고함을 질렀다.“청목의 전력과 부하들의 실력, 그리고 본거지가 어딘지 알아?”설웅이 고개를 가로저었다.“몰라. 아버지는 전신 경지에 도달한 고수지만 한 주먹도 받아내지 못했어.”반천인 경지는 전신 경지 고수를 한 주먹에 죽일 수 있지만 반대로 전신 경지는 그럴 수 없다.“됐어. 쉬고 있어. 함부로 밖에 나가지 마.”염구준은 본인들 객실로 돌아가 짧게 회의를 열었다.지금 흑풍이 청목과 손을 잡아 반천인 경지 고수가 두 명이나 되어서 상황이 낙관적이지 않았다.그동안 염구준이 옥패의 무술비법을 베껴서 전신전의 부하들에게 보여준 덕에 전체적으로 실력이 눈에 띄게 향상했다.백호, 주작, 현무는 전신지상 경지에 도달하고 나머지 전왕들은 전신 경지에 도달해 반천인 경지에 도달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었다.이어서 며칠은 의외의 사고가 발생하지 않고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했다.유람선을 내릴 때 설웅은 주작과 한 팀으로 움직이고 나머지 일행은 신분을 감추려고 캐리어를 든 유람객으로 분장했다.주작은 여자라 염구준을 연상시키지 못하게 일부러 안배한 것이다.“존경하는 유람객들 주의하십시오. 남극 빙원에 도착했으니 여기서 이틀 정착하겠습니다. 이곳의 치안이 복잡하여 가이드가 없거나 강력한 실력이
“깨어났네.”그때 청년의 손가락이 움직였다.방금 그를 구할 때 반항할까 봐 염구준이 손으로 기절시켰다.“윽!”청년은 몸을 비틀며 일어서더니 뒷목을 문지르며 눈을 떴다.“당신들 뭐야?”정신이 들자마자 일행을 본 그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경계했다.오랫동안 도피 생활을 해서 신경질적으로 예민해졌다.“널 구한 사람이다.”염구준이 담담하게 대답했다.청년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얼굴을 본 기억이 없었다.“왜 나를 구했어?”“난 청목의 적이니까. 아까 보니까 너도 청목한테 원한이 있는 거 같은데 우리 손을 잡는 게 어때?”“그런 당신은 무슨 원한이 있지?”그 말에 염구준은 인상을 찌푸렸다.“뭐가 그렇게 궁금한 게 많아?”질문이 끊기지 않아 짜증이 밀려왔다.“알았어. 묻지 않을게.”청년은 흠칫 놀랐다.그가 묻지 않으니 이번에 염구준이 질문했다.“이름이 뭐야?”“설웅이야. 남극 빙원 설씨 가문의 소주다.”설웅은 자신의 정체를 밝혔다.하지만 염구준이 원하는 정보는 아니었다.“난 청목을 죽이려고 남극에 가는 중이야. 나랑 같이 가지 않겠나?”만약 상대방이 원하지 않으면 다른 얘기를 해도 의미가 없었다.“그건…”설웅은 망설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솔직하게 말해서 꿈에서도 청목을 죽이고 싶었지만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염구준의 말에 구미가 당겼지만 현실적이지 못해서 허풍이라 여겼다.“참, 아저씨는 어디 있어?”설웅이 흥분하며 물었다.사람은 죽었지만 여태 그를 돌보았으니 제사라도 치러주고 싶었다.“책상 위 함에 있어. 내가 이미 화장하고 유골을 유골함에 넣었어.”염구준이 대답했다.사람도 구했는데 시신을 거두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고마워. 이 은혜는 죽지 않는 한 꼭 갚을게.”설웅은 유골함을 끌어안고 슬픈 표정으로 객실에서 나갔다.그동안 온갖 고초를 겪었더니 사람을 쉽게 믿지 못했다.“이 문을 나서면 더는 널 도와주지 않겠다. 너도 곧 죽음을 당하겠지.”염구준은 의자에 앉으면서 말했다.그는 착한 사람이 아니었다
잔뜩 겁에 질린 매니저는 찍 소리도 못하고 부랴부랴 도망쳤다.지금 이 순간만큼은 사람이 죽은 것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다.그때 청년이 일어서서 버럭 소리를 질렀다.“너희들 저주할 거야. 청목 존주도 저주할 것이다.”청목 존주의 적이라는 것을 확인한 염구준은 가슴이 벌렁거리고 뇌가 빠르게 돌아가더니 계략을 짜기 시작했다.친구의 친구는 반드시 친구가 될 수 없지만 적의 적은 또 말이 달랐다.염구준 일행은 남극 빙원에 있는 청목의 행적을 모르고 있으니 안내자가 있다면 일이 수월하게 될 것이다.그가 작은 소리로 부하들에게 임무를 맡겼다.“시간 됐다. 죽어!”우두머리는 1초도 지체하지 않고 칼을 높이 들었다.바로 그때 모든 전등이 꺼졌다.갑자기 어두워지자 홀에 비명이 쏟아지고 서로 밀치고 도망치느라 난장판이 되었다.“도망쳐! 살인이야!”누가 고함을 지르자 현장은 더 혼란스러워졌다.“아아악!”여러 사람들의 비명 소리가 들리더니 바로 피바다에 쓰러졌다.그들은 죽을 때까지 누가 자신을 죽였는지 몰랐다.옆 사람들도 모두 자신을 보호하느라 정신없어서 누가 죽었는지 신경도 쓰지 않았다.염구준 일행은 야간 투시경을 끼고 혼란스러운 틈을 타 홀에서 나왔다.계획은 차질 없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백호는 어깨에 청년을 메고 도망쳤다.“CCTV를 피해서 객실로 돌아가자.”염구준이 지시를 내렸다.사람을 구한 것을 반드시 비밀로 해야 했다.아니면 저들이 쫓아오는 날에 일이 더 귀찮아질 것이다.“네.”백호는 혹시나 들통날까 봐 커다란 캐리어를 찾아 젊은이를 집어넣었다.객실에 돌아온 후, 염구준은 잠든 청년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이 녀석이 있으면 남극 빙원에서 길을 헤매고 다니지 않겠지.’
“두 가지 선택을 줄게. 여기서 죽거나 바다에 뛰어내려서 헤엄쳐 가.”듣다 못한 노인이 언성을 높였다.“여긴 용하국의 해역이다. 너희들 멋대로 행패를 부릴 수 없다.”“아니지. 1분 전에 용하국을 벗어났어.”우두머리가 사악한 미소를 짓더니 휴대폰을 꺼내 시간을 체크했다.“시간이 많지 않아. 5분 줄 테니까 대답해.”장난치는 게 아니라 시간이 되면 진짜 말한 대로 할 것이다.청년과 노인은 상의할 여지가 없다는 것을 알고 속만 끙끙 앓았다.“3분 됐어.”우두머리는 계속 시간을 말해주었다.참다 못한 노인이 따져보려고 입을 열었다.“너희들… 컥!”말을 꺼내기 전에 노인의 머리가 멀리 날아갔다.일행의 살의는 생각보다 강했다.“쓸데없는 소리 지껄이라고 했어?”우두머리는 바닥에 쓰러진 시체를 발로 툭툭 찼다.단진무성 초기에 도달한 무술인이었다.기운만 봐도 우두머리의 실력을 가늠할 수 있었다.“아저씨!”청년은 머리 없는 시체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아 울음을 터트렸다.“사람을 죽였어!”파티를 즐기던 사람들이 이 장면을 보고 기겁하는 소리를 지르며 흩어졌다.피범벅이 된 살인 현장에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쏠렸다.“누가 감히 천랑성호에서 살인을 저질러?”살인 사건이 터지자 매니저가 경호원들을 데리고 현장에 나타났다.“왜 청목 존주님의 일에 너희들이 끼어들어?”남자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청목 존주님?’청목 존주란 이름은 전에 들어본 적 없었지만 최근에 용하국에 이름이 자자했다.유람선을 운영하는 매니저는 혹시나 부딪칠까 걱정했는데 하필 오늘 만날 줄은 생각도 못했다.“형님들 마음대로 하세요.”
승무원은 초면인 사람에게 더 건방지게 굴었다.“거지 같은 파티에 티켓 없으면 들어갈 방법이 없나?”염구준은 믿지 않았다.금전을 숭상하는 유람선에서 돈으로 해결하지 못할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한 사람당 티켓 200만 원 내면 들여보낼게. 그럴 돈이 있어?”승무원이 의기양양한 말투로 물었다.몇 시간밖에 안 되는 파티에 200만 원이라니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하. 생각보다 싸네. 7장 줘.”염구준은 돈 뭉치를 테이블 위에 던졌다.그가 돈 뭉치를 던질 줄은 생각도 못했는지 승무원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뭘 봐? 이건 돈이 아니야?”염구준은 큰소리치며 전혀 체면을 주지 않았다.‘사람이 서로 존중해야지 때리지 않은 것만 해도 많이 봐준 줄 알아.’큰소리에 깜짝 놀란 승무원이 꽥하고 소리질렀다.“안 돼. 차림새가 너무 촌스러워!”그녀는 트집잡기 선수였다.방금 금목걸이에 모피를 걸친 사람도 들여보냈는데 염구준 일행은 안된다고 잡아뗐다.원래 문지기 개는 주인보다 사나운 법이었다.“매니저 어디 있어? 얘기 좀 해야겠어.”염구준은 승무원과 쓸데없이 에너지를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경호원, 누가 소란을 피워요. 빨리 오세요!”오히려 승무원이 적하반장으로 저쪽을 보며 소리질렀다.이 일이 매니저에게 알려지면 바로 쫓겨나게 되니 절대 만나게 하면 안 되었다.“이 사람들 잡아서 쫓아내세요.”20명 넘는 경호원이 나타나자마자 이유도 묻지 않고 바로 달려들었다.쓸데없는 말을 하기보다 사람을 잡는 게 더 확실하다고 생각했다.쿵!그때 주작이 기운을 펼치며 달려오는 경호원들을 전부 튕겨버렸다.“제대로 서지도 못하면서 무슨 싸움을 하겠다고. 너희들 목숨줄이 그렇게 길어?”아무리 간이 부어도 상대가 누군지 보면서 덤벼들어야 하는 거 아닌가.문외한들은 무술에 대해 모르니 경호원들이 날아가는 장면을 보고 이상하게 생각했다.그때 함성 소리와 함께 승무원 옷을 입은 꺽다리가 나타났다.“너희들 지금 뭐 하는 거야?”“매니저님, 이 사람들 행패
“이쪽은 가짜, 저쪽은 진짜예요. 됐죠? 당신들은 나가세요.”승무원의 태도는 반감을 살 정도로 불쾌했다.염구준은 무시하고 지나칠 수 있지만 나머지 6명은 절대 참을 수 없었다.“우리 티켓이 가짜라면 말없이 나갈 수 있어요. 근데 그쪽 태도가 영 마음에 안 들어요.”염구준이 나지막하게 말했다.“흥, 불만이세요? 여기서 내 말이 법이에요.”승무원이 표독스럽게 대꾸했다.최하 등급 티켓을 산 사람들에게 아예 예의를 갖추지 않았다.촥촥!보다 못한 주작이 바로 승무원에게 싸대기를 날렸다.“네가 뭔데?”감히 보스 앞에서 법을 내세우다니 참을 수가 없었다.승무원은 오랫동안 근무했지만 이렇게 폭력적인 상황은 처음이라 어리둥절했다.최하 등급 티켓을 사는 주제에 감히 자신의 뺨을 맞은 것이 억울해 바로 전기봉을 들었다.“미친년, 방금 날 때렸어?”탁!하지만 내려치기 전에 전기봉이 주작의 손에서 두 동강이 났다.이어서 묻지마 폭행이 이어졌다.“주둥이를 확 찢어버릴라. 방금 뭐라고 했어?”“아가씨, 잘못했어요. 너무 아파요!”승무원이 비명을 질렀다.“저년 바다에 처넣자. 아니면 귀찮아져.”옆에서 백호가 주변을 둘러보더니 멍청한 말을 꺼냈다.그 말에 승무원은 물론 옆에 있던 모녀까지 벌벌 떨었다.눈도 깜빡이지 않고 사람을 바다에 처넣다는 말에 단단히 겁을 먹었다.“아니요, 제가 잘못했어요. 제가 안목이 없어서 무례를 범했습니다. 당신들 티켓은 진짜예요.”승무원은 눈물 콧물을 질질 흘리며 사정했다.“만약 귀찮게 일을 벌리면 바로 물고기 먹이가 될 줄 알아. 꺼져!”염구준은 살기를 뿜으며 승무원에게 겁을 주었다.만약 복수한다고 사람을 부른다면 일이 귀찮아지게 될 것이다.“절대 안 그럴게요. 절대요.”제대로 겁먹은 승무원은 네 발로 기어서 도망갔다.“따… 딸아. 우리 그냥 티켓 다시 사자.”아주머니가 떨리는 목소리로 딸에게 말했다.염구준 일행은 겉보기에 선한 얼굴이지만 화가 나면 저승사자 같아서 괜히 건드리고 싶지 않았다.“잠깐
“저기요. 뭐 좀…”“아는 척하지 마세요. 차림새를 봐.”말이 끝나지 않았는데 젊은 승무원에게 무시를 당했다.‘작전을 위해서 참자.’현무는 억지로 웃으면서 물었다.“9527호실은 어디로 가면 됩니까?”그들 일행은 일련번호가 찍힌 티켓을 들고 있어 방 한 칸만 찾으면 되었다.“몰라요.”승무원은 눈을 흘기며 으리으리하게 차려 입은 남자에게 달려갔다.“고객님, 천랑성호에 탑승한 것을 환영합니다. 원하는 서비스가 있을까요?”고급진 장소일수록 인간의 본성이 드러났다.그 모습을 지켜본 현무는 열 자리 이상 숫자인 통장 잔고를 승무원에게 보여주고 싶었다.무시당하는 기분이 정말 불쾌했다.“한 사람 한 층씩 찾아.”염구준은 이어폰으로 객실을 찾으라고 명령을 내렸다.이번 작전에서 첫 명령이었다.“네. 알겠습니다.”일행은 작전 명령이라 여기고 빠른 걸음으로 객실을 찾으러 떠났다.얼마 지나지 않아 이어폰에서 말소리가 들렸다.“찾았어요. 3층 중간 방입니다.”객실에 도착한 후, 염구준은 일행이 도착하자마자 짧은 회의를 열었다.“이번 작전은 아주 위험해. 내가 반천인 경지 개조 로봇을 봤어. 그러니까 방심하지 말고 불필요한 상황에서 절대 나서지 마. 만약 밖에 나가서 놀고 싶다면 주작을 찾아서 분장한 다음에 나가. 알겠지?”엄숙한 표정으로 짧게 설명하던 염구준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이번 여행을 즐기자. 유람선에서 비용은 내가 다 쏜다.”그 말에 다들 눈을 반짝였다.“형님 만세! 벌써 신나요.”세계 유람이라도 다들 비용을 낼 형편은 되었다.하지만 다른 사람이 비용을 낸다면 기분이 달랐다.똑똑!다들 기뻐할 때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음식을 주문하지 않았고 아는 사람도 없는 유람선에서 누가 찾아왔는지 어리둥절했다.염구준이 일어서 문을 열자 낯선 모녀가 밖에 서 있었다.“무슨 일입니까?”아주머니가 퉁명스럽게 말했다.“휴, 당신들 우리 열쇠를 훔치고 우리가 예약한 방에 들어왔는데 무슨 일이라니요?”아주머니의 눈길을 보니 당장이라도